퀵바

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633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8.25 10:00
조회
51
추천
2
글자
9쪽

삼국지의 정석_43. 적을 눈앞에 두고 다투는 원 씨 형제(유비 의문의 1승)

DUMMY

203년 건안8년 5월, 조조는 허도로 귀환하면서 수하장수인 가신(賈信)에게 여양을 지키도록 하였다. 조조가 업성을 포기하고 물러가자, 원담은 원상에게 다음과 같이 서신을 보냈다.


‘지금 조조가 패하여 도망가고 있고, 그의 장병들은 고향을 그리워하여 전의를 상실한 상태다. 적이 황하를 건널 때 습격하면 큰 승리를 거둘 것이다.

지난번 내가 조조에게 패한 것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군대의 갑옷이 낡고 병장기가 무뎌졌기 때문이다. 현보 네가 새 갑옷과 병장기를 지원해 준다면, 내가 조조군의 배후를 공격해 승리를 안겨주마!’


하지만 원상은 원담이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의심해 이 말에 따르지 않았고, 원담은 자신의 요구가 거절당하자 크게 분노하였다. 그러자 곽도와 신평이 원담에게 말했다.


“선공(원소)께서 거기장군을 형의 양자로 들여 후사를 잇게 한 것은 모두 심배가 꾸민 짓입니다. 심배가 있는 한, 원상은 장군께 협조하지 않을 겁니다.”


“심배 이놈! 내 업성을 손에 넣고 원상과 심배를 함께 처형할 것이다!!”


원담은 심배에게 깊은 한을 품고, 은밀히 군사를 일으켜 원상을 제거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원상에게 포착되었고, 원상도 급히 군대를 일으켰다. 이에 양 군이 성문 앞에서 전투를 벌였는데, 병력에서 큰 우위를 보인 원상이 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29. 원상, 원담 내전.png

패한 원담은 허둥지둥 남피로 달아난 다음, 청주의 관리들에게 자신을 구원할 것을 명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관리들은 이미 원담에게서 등을 돌린 상태였고, 오직 별가 왕수만이 병력을 모아 남피로 달려왔다. 그러자 원담이 왕수의 두 손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많은 이들이 날 배신했는데, 공은 꿋꿋이 나를 도우러 왔으니 참으로 충신이요. 원상이 내 자리를 빼앗고 업에 웅크리고 있는데, 내 어찌해야 아버지의 기업을 되찾을 수 있겠소?”


그러자 왕수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형제란 양손과 같은 것인데, 남과 싸우면서 먼저 오른손을 자르고 ‘내가 반드시 이길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형제끼리도 화합하지 못하면, 세상 누구와 힘을 합칠 수 있겠습니까?!

참언을 일삼는 곽도 등 소인배들의 목을 베어버리시면, 형제가 다시 화목해 질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다음 하북을 굳게 지키면, 원 씨가 다시 천하를 호령할 날이 올 겁니다.”


아쉽게도 원담은 왕수의 충언을 받아들일 만큼 큰 그릇이 되지는 못하였다.

“자네도 지금 원상의 편을 드는 것인가?! 자네에게 실망했네!”


원담은 벌컥 화를 내며 왕수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달아난 원담이 남피에서 병력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에, 원상은 대군을 이끌고 남피로 향했다. 이에 원담이 군대를 거느리고 성밖으로 나가 전투를 벌였지만, 병력과 사기 면에서 원상의 상대가 되지 못하였다.

원담은 대패하여 남피성 안으로 들어갔는데, 원상이 성을 포위하고 급히 공격하자 한밤중에 성문을 열고 나와 평원으로 달아났다. 원상은 승리한 기세를 몰아 평원까지 추격했고, 원담은 평원의 현성에서 농성을 하게 되었다.

30. 박망 전투.png

한편 조조는 곽가의 계책대로 원상 형제를 안심시키기 위해, 여남군 서평현에 군대를 주둔시켜 형주를 노리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자 이를 파악한 유비가 유표를 찾아가 말했다.


“장군, 조조가 완과 가까운 서평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습니다. 아직 하북을 평정하지 못한 조조가 형주에 전력을 집중시키지는 않겠지만, 국지전을 벌여 형주 외곽지역을 노릴지도 모릅니다.

저에게 출병을 허락해 주시면, 남양 군으로 가서 조조 군의 남진을 막아내겠습니다.”


“알겠네. 현덕의 뜻대로 하게. 다만 너무 적진 깊숙이 들어가지는 마시게나.”


유표는 유비의 출병을 허락해주며 병사 2천명을 지원해 주었다. 이에 유비가 남양으로 향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조조가 하후돈을 불러 말했다.


“원양, 우금과 이전을 부장으로 붙여 줄 테니 남양으로 내려가 건방진 유비 녀석을 혼내주게. 기왕이면 산채로 잡아다 주면 좋겠어!”


“오랜만의 출병이군. 내 귀 큰 도적놈을 잡아오겠네!”


하후돈은 조조에게 받은 1만 병사를 거느리고 남쪽으로 향했다. 이후 양군은 남양군 박망(博望)현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날이 어두워져 전투를 하지 않고 각자 영채를 세웠다. 다음날이 되어 하후돈이 적진을 살피는데, 정찰병이 돌아와서 말했다.


“유비 군이 군영을 불태우고 달아나고 있습니다. 신야로 돌아가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 유비가 신야성에 들어가기 전에 냉큼 사로잡아야지!”


하후돈이 급히 유비를 추격하려 하는데, 이전이 말리고 나섰다.

“장군, 유비가 싸워보지도 않고 물러났으니, 속임수를 쓸까 염려 됩니다. 남쪽으로 가는 길은 좁고 풀이 우거졌으니, 적을 추격하여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하후돈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만성, 일반적인 경우라면 자네 말이 맞네. 하지만 상대는 겁쟁이 유비 아닌가?! 유비는 우리 조조 군의 깃발만 보면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는 녀석이네. 승리보다는 그저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게 중요한 녀석이란 말일세!”



하후돈은 이전을 남겨 군영을 지키도록 하고, 우금과 함께 본대를 거느리고 추격에 나섰다. 이후 하후돈이 한참 말을 달리니, 저 멀리 ‘유(劉)’자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오오, 조금만 더 가면 유비를 잡을 수 있겠어. 전군 힘을 내서 진군하라!”


하후돈의 명을 받은 병사들은 수풀을 베며 행군을 계속했다. 잠시 후 하후돈 군의 선두가 막 좁은 길목을 벗어나려는 데, 갑자기 징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장군, 적의 매복입니다! 후방에 적이 나타났습니다!!”


“뭐라고? 유비가 수를 썼단 말이냐?!”


놀란 하후돈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뒤편 멀리에 ‘關(관)’, ‘張(장)’ 두 개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게다가 달아나던 유비도 말머리를 돌려 공격에 나서니, 하후돈의 군대는 앞뒤로 포위되고 말았다. 이에 하후돈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를 질렀다.


“내 조공의 신뢰를 받아 유비를 토벌하러 왔는데,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 대오(隊伍: 편성된 군대의 행과 열)를 정비하여 굳게 수비를 해라! 적의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하후돈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전투는 일방적인 유비 군의 우세로 흘러갔다. 후방에서는 관우와 장비가 용맹을 뽐내며 조조 군을 몰아 부치고 있었고, 전방에서는 조운이 현란한 창 솜씨를 선보이며 적을 쓰러뜨리고 있었다. 복병을 만나 기세가 꺾인 데다가 무시무시한 장수들이 돌격해오자, 조조 군의 병사들은 다들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 내가 한쪽 눈만 잃지 않았더라면 직접 포위를 뚫을 텐데··· 참으로 한스럽구나.’



하후돈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초초하게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적의 포위망은 좁혀졌고, 이대로 있다가는 전멸을 면하지 못할 터였다. 결국 하후돈이 창을 고쳐 잡고 돌진할 준비를 하는데, 우금이 달려와서 소리쳤다.


“장군, 제가 길을 열겠습니다. 제 뒤를 따르십시오!”


말을 마친 우금은 적진을 향해 말을 달리기 시작 하였다. 그때였다. 갑자기 요란한 북소리와 함께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조공께서 건무장군(建武將軍)을 구하기 위해 직접 오셨다!!”


이때 유비는 오랜만의 승리에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문득 저 멀리서 조조의 지원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의 다 되었는데.. 다 잡은 하후돈을 놓아줘야 하는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유비는 결국 퇴각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유비 군은 포위를 풀고 물러났고, 덕분에 하후돈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잠시 후, 장수 하나가 말을 달려 하후돈에게 다가오니, 바로 이전이었다.


“장군, 적의 복병이 염려되어 군영을 지키라는 명을 어겼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이전의 말에 하후돈이 고개를 떨구며 대답했다.

“나야말로 자네에게 사과하겠네. 자네 말을 듣지 않아 위험에 빠졌다가 자네 덕에 살아났구먼. 내 너무 오랜만에 전쟁터에 나섰더니 판단력이 흐려졌나 보네..”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 군대를 운영하며 이기고 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라 하지 않습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고맙네, 일단 본진으로 돌아가세.”



하후돈은 남은 병사들을 거느리고 서평현의 본진으로 돌아갔고, 조조는 크게 분노해 소리쳤다.


“원양이 귀 큰 도적놈에게 패했단 말인가?! 유비 놈이 제법이군 그래. 내 신야로 진군하여 유비의 목을 벤 다음, 양양까지 함락시킬 것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62 악지유
    작성일
    21.08.25 11:12
    No. 1

    유비은 군세가 너무 약해서...ㅉ
    형주의 유표 신세를 더 져야할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8.25 23:07
    No. 2

    그런데 유표의 견제가 너무 심했죠. 안그랬으면 조조가 요동정벌할때 유비가 허도습격을 감행했을지도 모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악지유
    작성일
    21.08.28 04:40
    No. 3

    유표가 유비에게 진심으로 잘 대해준걸로
    알고있었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군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8.29 20:51
    No. 4

    네, 유표에게 유비는 방패막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비육지탄이 나왔겠습니까ㅜㅜ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의 정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삼국지의 정석_44. 원수에게 구걸하는 원담(부처님 손바닥) +2 21.08.27 40 2 7쪽
» 삼국지의 정석_43. 적을 눈앞에 두고 다투는 원 씨 형제(유비 의문의 1승) +4 21.08.25 52 2 9쪽
26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下) +2 21.08.23 42 1 8쪽
25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上) +2 21.08.20 77 1 10쪽
24 삼국지의 정석_27. 장수, 조조를 잡다(역린) +2 21.06.18 85 2 12쪽
23 삼국지의 정석_26. 가짜 황제 원술(신궁 여포)(下) +2 21.06.16 54 2 13쪽
22 삼국지의 정석_26. 가짜 황제 원술(신궁 여포)(上) +2 21.06.14 56 1 10쪽
21 삼국지의 정석_25.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는 유비(기생충)(下) +2 21.06.11 71 1 9쪽
20 삼국지의 정석_25.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는 유비(기생충)(上) +2 21.06.09 69 1 8쪽
19 삼국지의 정석_24. 조조, 둔전제를 도입하다(도시농부) +2 21.06.07 77 1 9쪽
18 삼국지의 정석_23. 조조, 황제를 모시다(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下) +2 21.06.04 68 1 7쪽
17 삼국지의 정석_23. 조조, 황제를 모시다(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上) +2 21.06.02 69 1 10쪽
16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下) +2 21.05.31 55 1 11쪽
15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中) +2 21.05.28 66 1 9쪽
14 삼국지의 정석_22. 목숨을 걸고 장안을 탈출하는 황제(산전수전)(上) +4 21.05.26 81 1 9쪽
13 삼국지의 정석_21. 소패왕 손책(추격자) +4 21.05.24 79 1 6쪽
12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下) +2 21.04.05 171 1 14쪽
11 삼국지의 정석_7. 동탁 추격전(황제 탄핵)(上) +2 21.04.05 210 2 12쪽
10 삼국지의 정석_6. 반동탁 연합(공공의 적)(下) 21.04.05 231 3 12쪽
9 삼국지의 정석_6. 반동탁 연합(공공의 적)(上) 21.04.05 258 3 14쪽
8 삼국지의 정석_5. 동탁의 등장(어부지리) +2 21.04.02 285 3 10쪽
7 삼국지의 정석_4. 십상시의 최후(마녀 사냥)(下) 21.03.31 357 4 11쪽
6 삼국지의 정석_4. 십상시의 최후(마녀 사냥)(上) +2 21.03.29 371 5 11쪽
5 삼국지의 정석_3. 논공행상(공무원 갑질) 21.03.26 499 4 15쪽
4 삼국지의 정석_2. 난세에 출현하는 영웅(황건 개미운동)(下) +2 21.03.26 765 5 14쪽
3 삼국지의 정석_2. 난세에 출현하는 영웅(황건 개미운동)(上) 21.03.26 1,531 10 15쪽
2 삼국지의 정석_1. 난세의 시작(비선실세 국정농단) 21.03.26 2,531 12 7쪽
1 [공지] 삼국지의 정석_소설 집필배경 +9 21.03.26 2,661 1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