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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603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8.20 10:00
조회
76
추천
1
글자
10쪽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上)

DUMMY

그 해 겨울이 지나고 다음해인 202년 건안7년이 되자, 허도의 조조는 다시 군대를 일으켰다. 하지만 조조의 1차 목적지는 업이 아닌 패국의 초현이었다. 당대 최고 실력자인 원소에게 대승을 거두었으니, 조조는 고향을 방문해 금의환향의 기쁨을 누리고 싶었다.


초현을 방문한 조조는 영을 내려 고향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을 베풀어 주었다. 초현 사람들에게 땅과 밭을 나누어 주고 소를 빌려주어 마음 놓고 농사를 짓게 하고, 학사를 세워 교육을 시켜주도록 하였다. 이후 조조는 과거 태위 벼슬을 했던 교현(橋玄)의 묘를 방문하여 태뢰(太牢: 소,양, 돼지를 모두 제물로 쓴 정중한 제사)를 올렸다.


교현은 과거 낙양에서 조조의 재능을 알아보고 이렇게 말했었다.

“내가 천하의 명사를 수없이 보았지만, 자네만큼 뛰어난 사람은 본적이 없네. 이제 나는 늙었으니, 내 일가족을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네!”


당대 최고의 명사였던 교현의 극찬 덕분에 조조는 세상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는데, 조조는 이 일에 보답하는 제사를 올린 것이었다.


이렇게 고향 방문을 마친 조조는 군대를 인솔해 다시 관도로 향했는데, 이는 관도를 거점으로 삼고 기회를 엿보다가 원소를 공격하기 위함이었다. 물론 조조는 다른 세력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으니, 하후돈에게 여남태수 만총과 함께 형주의 유표와 양주의 손권을 견제하도록 하였다.



한편 업의 원소는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는 기주의 이탈세력들과 관련이 있었다. 관도, 창정에서의 패배 이후 기주의 수많은 군현들이 원소에게 반기를 들고 조조에게 투항해버린 것이었다. 원소는 한 달 정도 쉬며 병을 추스른 다음, 군대를 이끌고 반기를 든 군현들을 잇달아 평정하였다.

이에 원소는 상당한 영토를 되찾을 수 있었지만, 아픈 몸으로 무리를 하는 바람에 병이 도지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조조 군이 관도에 주둔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원소의 근심은 깊어지고 병은 악화되어만 갔다.


그러자 원소는 평소 총애하던 원상을 후계자로 삼고 싶었지만, 그에 따른 역풍이 염려되었다. 유교사회에서는 아버지의 기업을 맏아들이 물려받는 것이 당연시되었기 때문에, 셋째인 원상이 후계자가 되면 많은 반발이 있을 것이었다.

고민 끝에 원소는 원담을 형의 양자로 호적에 올려, 장자로서 원담의 정통성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막상 원상을 후계자로 선언하면, 원담이 이에 반발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다고 원담을 후계자로 삼자니, 그 동안 원상과 그의 세력을 너무 키워준 것이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원소의 총애를 받는 유씨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원소는 결국 후계자를 발표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는데, 때는 서기 202년 건안7년, 5월이었다. 원소는 하북을 통치함에 있어, 인정을 바탕으로 백성들을 보살펴왔다. 그래서 위로는 선비부터 아래로는 노비에 이르기까지 원소를 좋아하는 이가 많았는데, 원소의 죽음은 이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원소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저자 거리에는 통곡이 끊이지 않았고, 원소를 아버지처럼 생각해 상을 치르는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원소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죽음을 이용해 세력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바로 원상 일파였다. 심배와 봉기는 원소의 유언을 조작해 원상이 정식 후계자가 되었음을 선포하고, 원상을 대장군 겸 기주∙청주∙유주∙병주목으로 추대하였다.

이렇게 대권을 잡은 원상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어머니 유씨와 함께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었다. 원소의 후처인 유씨는 원래 성품이 가혹하고 시기가 심했는데, 원소가 죽자마자 그의 총애를 받던 애첩 다섯 명을 모두 죽여버렸다. 또한 저승에서 죽은 애첩들이 원소를 만날 것을 염려해, 시체의 머리를 깎고 얼굴을 찢고 먹을 칠해 주검을 망가뜨렸다. 원상도 유씨를 거들고 나섰으니, 애첩의 일가족을 모조리 잡아죽여 후환을 없애 버렸다.


한편 청주에서 이 소식을 들은 원담은 격렬히 반발했다.

“장자인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어찌 현보가 아버지의 직위를 물려받는 단 말이냐?! 이는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 내 즉각 군대를 이끌고 업으로 달려가 일을 바로잡을 것이다!”


그러자 곽도와 신평 등이 원담을 말리고 나섰다.

“도련님, 조조가 관도에 있는 상황에서 업을 공격하면, 하북의 민심이 등을 돌릴 것입니다. 일단 참으시고 천천히 기회를 엿보십시오. 먼저 거기장군을 칭하시고, 여양에 주둔하며 원상에게 지원군을 요청하십시오.

여양 일대에는 아직 원상을 마음으로 따르지 않는 장수와 호족들이 많습니다. 여양에서 그들을 포섭하면, 많은 병력과 물자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후 조조의 진격을 막아내면, 하북의 민심이 도련님에게 쏠릴 겁니다. 그런 다음, 원공의 후계자 자리를 되찾으셔야 합니다!”


“알겠소, 내 공들의 말에 따르겠소.”


이때 곽도가 원담에게 추천한 관직인 거기장군은, 과거 원소가 반동탁연합군의 맹주가 되었을 때 자칭했던 직위였다. 이는 원담이 과거 원소처럼 간적들을 토벌하기 위해 힘쓴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원담은 원상에게 서신을 보내 ‘거기장군으로서 조조 군을 물리칠 테니, 지원군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자 원상은 심배, 봉기와 상의한 끝에 봉기에게 병사 3천을 주어 원담을 지원하게 하였다. 이는 원담을 지원했다는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봉기를 파견하여 원담의 행동을 감시하려는 의도였다.



잠시 후 봉기가 여양으로 떠나자, 심배가 원상에게 기발한 계책 하나를 내놓았다.


“우리 군이 여러 차례 패한 상황에서, 적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은 이롭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적의 본거지를 습격하는 것이 좋은데, 아시다시피 조조의 본거지는 허도입니다. 기주를 굳게 지키면서 별동대를 파견해 하동을 점령하십시오. 그 후 서량의 마등과 연합하면 풍익, 홍농, 하남을 거쳐 허도를 공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조조는 급히 허도로 회군할 것이고, 우리가 그 뒤를 들이치면 대승을 거둘 겁니다.”


“오오, 심배공! 그것 참 좋은 계책이오!”


원상은 수하의 용맹한 장수인 곽원(郭援)에게 병사 1만을 주어 허도 공략의 임무를 맡겼다. 또한 서신 세 통을 작성하여 각기 병주의 고간, 남흉노 선우 호주천, 서량의 마등에게 보내 지원을 요청하였다.

다행히 고간, 호주천, 마등 세 사람 모두 원상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고간은 곽원에게 지원 병력을 보내 주었다. 그러자 곽원은 신속하게 병주를 거쳐 하동으로 진격해, 하동의 여러 군현을 하나 둘 손에 넣기 시작했다.


당시 조조의 서쪽 방위거점인 장안을 지키던 인물은 종요였다. 이각, 곽사가 패망한 이후, 조조는 종요를 시중수사례교위(侍中守司隷校尉)로 임명해 장안에 파견하여, 관중의 여러 장수들을 통제하도록 한 것이었다.

이때 종요는 호주천이 불순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보고를 받고, 평양에 주둔한 호주천의 군대를 선제 공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주천의 수비가 만만치 않아 종요가 토벌에 애를 먹고 있는데, 급한 소식이 전해졌다.


“곽원이 대군을 거느리고 하동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양주에서 마등의 움직임도 심상치가 않습니다!”


연달아 악재가 터졌지만, 종요는 침착하게 상황 판단에 나섰다.

‘원 씨가 곽원을 보내면서 호주천과 마등에게도 손을 뻗쳤구나! 호주천은 양쪽의 승부를 보고 움직이려는 것 같은데··· 문제는 마등이다!

마등이 서쪽에서 쳐들어오면, 지원군이 올 때까지 장안을 지켜내기 어렵다. 마등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거나 최소한 중립으로 만들어야 한다!’


종요는 신풍현 현령 장기(張旣)를 급히 마등에게 파견하고, 자신은 황하의 지류인 분수(汾水) 건너편으로 후퇴해 영채를 세웠다. 이에 장기가 부지런히 말을 달려 마등을 찾아갔는데, 마등은 속 마음을 감추고 장기에게 물었다.


“무슨 일로 날 보자고 하셨소?”


“장군께서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든다는 소문을 듣고, 말리려고 찾아 뵈었습니다.”


“어째서 내가 불구덩이에 뛰어든다는 것이오?”


“원상은 명분과 실력에 있어서 모두 조공께 미치지 못합니다. 조공께서 황제를 모시고 원 씨를 토벌하고 있으니, 장군이 원상과 손을 잡는다면 함께 역적의 오명을 쓰실 겁니다.

원소는 패전의 울분으로 죽고 원상과 원담이 두 패로 갈라져 싸우니, 하북의 민심이 원 씨를 떠난 지 오래입니다. 조공이 하북을 평정하는 것은 시간문제인데, 장군께선 어찌 원상이라는 썩은 동아줄을 잡으려 하십니까?!”


장기의 날카로운 분석에 마등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던 마등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경의 말이 옳소, 원상과의 동맹은 없던 일로 하겠소.”


“단순히 동맹을 끊는 것에 그치지 말고, 조공을 도와 주십시오. 그러면 조공께서 훗날 장군을 후히 대해드릴 겁니다. 장군께서 양주의 실력자로 남으실지 여부가 오늘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좋소, 내 이번에 조공을 확실히 도와 드리리라!”


장기에게 설득된 마등은 맏아들 마초에게 병사 1만을 주어 종요를 돕도록 하였다.

27. 분수 전투.png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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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2 악지유
    작성일
    21.08.20 13:22
    No. 1

    마등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마초는 훗날 촉국 유비의 맹장으로
    활동하지 않나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8.21 00:38
    No. 2

    네, 마초는 유비의 수하가 됩니다. 하지만 큰 활약없이 단명합니다ㅜㅜ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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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下) +2 21.08.23 41 1 8쪽
» 삼국지의 정석_42. 원소, 화병으로 세상을 떠나다(형제의 난)(上) +2 21.08.20 77 1 10쪽
24 삼국지의 정석_27. 장수, 조조를 잡다(역린) +2 21.06.18 8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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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삼국지의 정석_26. 가짜 황제 원술(신궁 여포)(上) +2 21.06.14 5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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