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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606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06.11 10:00
조회
70
추천
1
글자
9쪽

삼국지의 정석_25.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는 유비(기생충)(下)

DUMMY

귀가 솔깃한 진궁의 말이었지만, 여포는 씁쓸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갈 곳 없는 날 받아준 유비를 어찌 배신한단 말인가?!”


“장군, 지금은 난세입니다. 강해지지 않으면 잡아 먹힐 뿐입니다. 유비는 장군을 서주를 지키는 개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니, 죄책감을 느끼지 마십시오!”


“···알겠네. 하비로 가세!”



원래 도겸의 군대에는 단양 출신 사람들이 많았는데, 조표도 그 중 하나였다. 덕분에 조표는 많은 권력을 행사했는데, 유비가 기존 세력의 병권을 빼앗아 관우, 장비 등에게 나눠준 것이었다. 이에 조표는 불만을 품고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이를 눈치챈 장비가 조표를 제거하려고 나섰다. 그러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조표가 단양 병사들과 함께 방어태세를 갖춘 후, 여포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이었다.


여포는 양심에 가책을 느꼈지만, 서주 땅과 군량미에 눈이 멀어 유비를 배신하기로 결정했다. 여포는 휘하의 정예기병 3천을 거느리고 하비성으로 향했고, 조표의 병사들이 성문을 열고 여포를 맞아 들였다.

장비는 이런 상황을 까맣게 몰랐고, 느닷없이 여포 군이 나타나자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대패한 장비는 황급히 측근들과 함께 성밖으로 달아났고, 여포는 유비와 원수가 되고 싶지는 않았기에 굳이 추격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표는 입장이 달랐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 조표는 수하 병사들을 거느리고 악착같이 장비를 추격하였다.


“거기 서라! 장비야!!”


조표의 호통에 장비는 대꾸하지 않고 부지런히 말을 달렸다. 하지만 하비성과 거리가 멀어지자, 장비는 말머리를 돌려 조표에게 창을 겨눴다.


“네 이놈, 조표야! 조조가 쳐들어왔을 땐 열심히 도망만 치더니, 이제 서주를 통째로 팔아 넘기는구나!”


“흥, 네놈들은 밖에서 굴러들어온 주제에 서주의 실권을 독차지했다. 난 서주와 단양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려고 네놈과 싸우는 것이다!”


조표가 지지 않고 받아 치자, 장비는 말을 달려 조표에게 달려 들었다. 이에 양 장수는 창을 휘두르며 싸움을 벌였는데, 조표는 장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수 합 만에 조표의 목이 달아나 버렸고, 장비는 피 묻은 창을 비껴 들고 큰 소리로 외쳤다.


“네 놈들도 조표처럼 죽고 싶으냐?! 죽고 싶으면 덤벼라!!!”


겁을 먹은 조표의 병사들은 하비성으로 달아났고, 장비는 남은 병사 수십 명을 거두어 우이로 향했다. 잠시 후 장비가 찾아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유비는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서주는 원래 내 것이 아니었거늘, 잃는다 해도 아까워할 것이 무엇인가!”


그러자 옆에 있던 관우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형님과 우리 가족들은 어떻게 되었나?”


“모두 성안에 계시오···”


장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관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찌 조표를 다독이지 못하고 일을 크게 벌였느냐?! 최소한 우리가 돌아갈 때까지는 기다렸어야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소···”


그러자 유비가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괜찮다, 일단 하비로 돌아가자꾸나.”



이후 유비는 서주를 되찾기 위해 하비로 향했는데, 가는 도중에 탈영병이 속출하였다. 탈영병 중에는 특히 단양 출신이 많았는데, 이들은 하비로 달려가 여포에게 투항을 해 버렸다. 결국 유비는 서주를 되찾는 것을 포기하고, 남쪽의 광릉군 해서현으로 군대를 움직였다.


하지만 여포가 서주를 접수했다는 소식을 들은 원술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원술은 기세좋게 해서로 향했고, 양 군은 또다시 전투를 벌이게 되었다. 유비는 황급히 수비태세를 갖추었지만, 병사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싸움이 될 수 없었다.

전투는 원술 군의 대승으로 끝이 났고, 달아난 유비가 패잔병을 수습해 보았지만 군량이 바닥나 버렸다. 이에 유비가 쓴 웃음을 지으며 관우와 장비에게 말했다.


“일단 하비로 돌아가자꾸나. 달리 갈 곳이 없어...”


그러자 관우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형님은 어찌 사지(死地)로 들어가려 하십니까?!”


“지금 여포와 나는 순망치한(脣亡齒寒 : 입술과 이처럼 서로 도와야 하는 상황)의 관계일세. 우리끼리 다투면 원술이나 조조에게 잡아 먹히게 되는데, 여포도 이를 모르진 않을 걸세! 여포가 탐내는 것은 서주이지 내 목이 아니야.”


수하들의 반대를 물리친 유비는 패잔병을 이끌고 하비로 향했다.


한편 하비를 점령한 여포는 원술에게 사람을 보내 공치사를 하면서, 약속한 군량미 20만곡을 요구 하였다. 반나절 후, 원술에게 보냈던 사자가 돌아오자 여포가 반색을 하며 물었다.


“군량을 벌써 가져왔단 말이냐?!”


“장군, 일단 이 서신을 읽어 보십시오···”


사자가 내미는 서신을 여포가 낚아채서 읽어보니, 그 내용이 다음과 같았다.

‘아직 유비의 머리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군량미를 보내 드리기는 어렵소. 내 유비의 머리를 얻는 대로 20만곡을 보내 드리리라!’


여포는 서신을 손으로 구긴 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원술 놈이 날 속이다니! 내 당장 원술을 공격할 것이다!”


그러자 진등이 나서서 말했다.

“원술은 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있고, 강동의 호랑이 손책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원술을 공격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유비를 거두어 원술을 견제하게 하십시오. 유비가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장군께서 군사를 기르시면 됩니다.”


하지만 진궁의 생각은 달랐다.

“유비는 믿을 수 없는 자입니다. 유비는 공손찬을 섬기다가 상황이 안 좋아지자 서주로 도망을 왔습니다. 이번 기회에 원술을 도와 유비를 제거해, 서주를 완전히 장군의 것으로 만드십시오.”


이렇게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리는데, 여포는 진등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번에는 원룡이 의견이 맞는 것 같네. 유비가 없어지면 원술이 날 노릴 것 아닌가?! 어차피 우리도 홀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니, 당분간 유비와 손을 잡는 것이 좋겠네!”



마음을 정한 여포가 유비에게 사람을 보내려는데, 마침 유비가 보낸 사자가 찾아와 화친을 요청하는 서신을 올렸다. 여포는 유비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 들이면서, 유비의 가족들을 수레에 태워서 돌려보내 주었다. 그러자 유비가 감사인사를 하러 하비성을 방문했고, 여포는 환하게 웃으며 유비를 맞이했다.


“내 본래 동생의 성을 빼앗을 생각은 없었네. 다만 조표가 난을 일으켜 하비성이 혼란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진정시키려고 군을 움직였을 뿐이네.”


이에 유비도 웃으며 말했다.

“저는 원래 형님에게 서주를 양보하려 한지 오래입니다. 다만 제 병사들이 머무를 곳이 없으니, 소패를 빌려주시면 당분간 그곳에 있고자 합니다.”


“알겠네. 그렇게 하게!”


여포는 유비를 소패로 보낸 다음, 조정에 유비를 예주자사로 추대하며 대외적으로 우호를 과시했다.


반면 이 소식을 들은 원술은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비가 멀리 달아나면 서주를 공격할 생각이었는데, 뜻밖에도 여포와 유비가 힘을 합친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나쁜 소식이 원술에게 전해졌다. 그 동안 원술의 객장 노릇을 하던 손책이 원술에게 절교를 선언한 것이었다. 손책을 강동을 평정한 후 원술에게 서신을 보내, 황제의 자리를 욕심내지 말고 신하로서 본분을 다할 것을 충고했었다. 하지만 원술이 받아들이지 않자, 손책은 이것을 명분 삼아 원술에게 절교를 선언한 것이었다.


“손랑이 어찌 감히 이럴 수 있단 말이냐! 손견이 죽고 오갈 곳 없는 아이를 거두어 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 같으니! 지난번에는 날 가르치려 들더니, 이제는 절교를 선언해?! 내 강동을 쑥대밭으로 만들 것이다!!”


흥분한 원술이 길길이 날뛰자, 양홍(楊弘)이 말리고 나섰다.

“주공, 손책은 지금 떠오르는 태양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 손책과 전쟁을 벌이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유비를 없애고, 여포를 포섭해 주변을 토벌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여포가 유비를 구원하지 않겠는가?”


“여포는 생각이 짧아 눈앞의 이익을 보면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인물입니다. 여포의 딸을 며느리로 삼겠다고 하시고, 지난번 주지 않았던 군량미를 보내주십시오. 미천한 여포는 고귀한 주공과 사돈이 되는 것을 기뻐할 겁니다. 그 후 군대를 보내 유비를 죽이고, 여포의 딸을 인질 삼아 여포를 부리십시오!”


이러한 양홍의 계책에 원술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 참 묘안이군. 당장 실행하도록 하게!”

25. 기령.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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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2 악지유
    작성일
    21.06.11 13:34
    No. 1

    수장이라는 자가 그릇이 저 정도 밖에 안되는데
    무슨넘의 대업타령인지... 원술도 소인배지만
    그의 참모들도 간신모리배 수준...ㅉㅉㅉ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 강U백약
    작성일
    21.06.11 22:45
    No. 2

    원 씨만 아니었다면 그냥 양아치로 살다 죽었을 원술이죠. 그릇이 저 정도이니 원소에게 장자 자리도 뺏기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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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삼국지의 정석_26. 가짜 황제 원술(신궁 여포)(上) +2 21.06.14 56 1 10쪽
» 삼국지의 정석_25.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는 유비(기생충)(下) +2 21.06.11 7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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