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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약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의 정석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강U백약
그림/삽화
강백약
작품등록일 :
2021.03.26 16:00
최근연재일 :
2022.07.15 10:0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16,588
추천수 :
254
글자수 :
261,898

작성
21.12.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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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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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삼국지의 정석_65. 돌아온 마초(복수혈전)(上)

DUMMY

한편 형주의 지원군이 도착한 것을 확인한 낙성 안의 장수들도 대책 회의를 열었는데, 장임이 나서서 말했다.


“성을 지킨 지 일년 가까이 되어 병사들은 몹시 지쳤고, 군량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적이 성을 완전히 포위하면 우리는 모두 굶어 죽을 겁니다. 저에게 병력을 내어주시면, 성밖으로 나가 군량 수송로를 확보하겠습니다.”


“장군의 말에 일리가 있소. 병사 5천을 내어줄 테니 임무를 완수해 주시오.”


잠시 후 장임이 군대를 거느리고 유비의 진영에 싸움을 걸자, 황충이 상대를 하였다. 이에 양쪽 군대가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데, 쉽사리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법정이 유비에게 말했다.


“장임은 성이 포위되기 전에 수송로를 확보하려 나왔을 겁니다. 성도로 가는 길목인 금안교를 점거하려 할 테니, 미리 복병을 심어두십시오.”

“좋소, 그곳에서 장임을 잡도록 합시다!”


법정의 계책에 따라, 유비는 장비와 조운에게 병사를 주어 금안교 근처의 언덕 뒤에 매복하도록 했다. 매복이 끝나자 유비는 징을 쳐서 군사를 거두었고, 장임은 서둘러 금안교로 향했다.


잠시 후 금안교에 도착한 장임이 병사들을 시켜 영채를 세우는데, 갑자기 북소리가 울리더니 유비 군이 두 갈래로 짓쳐 들어왔다.


“장익덕이 여기서 기다린 지 오래다!

“적장 장임은 그 목을 내놓아라!!”


이에 장임이 군을 수습해 싸워보려 했지만, 복병을 만난 그의 병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결국 싸움은 싱겁게 끝이 났고, 끝까지 저항하던 장임은 포로가 되어 유비 군의 본영으로 끌려갔다.


유비는 법정, 팽양 등에게 장임이 충성스럽고 용맹한 장수라고 들었기 때문에, 장임에게 부드럽게 항복을 권했다.


“경의 명성은 내 익히 들어 알고 있소. 그만하면 유익주에게 충성을 다했으니, 이제 내 밑에서 일해보지 않겠소?”


하지만 장임은 고개를 꼿꼿이 들고 말했다.

“이 늙은 신하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 어서 베어라!”


유비는 장임을 아깝게 여겨 계속 설득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난 명예롭게 죽을 것이다!”


결국 유비는 주변에 명해 장임의 목을 베고, 그 시신을 금안교 근처에 묻어주도록 하였다.




이렇게 유비가 낙성을 공격하는 사이, 농서 지역에서는 마초가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었다. 앞서 마초는 조조에게 패하고 농서 깊숙이 달아났는데, 조조는 마등을 비롯해 업에 있던 마초의 일족을 모두 처형해 버렸다.


이에 마초는 절치부심하며 복수를 다짐했고, 강족의 수령들을 설득해 군사지원을 얻어냈다. 관중지역에서 마초의 위명이 대단했기 때문에, 강족 수령들은 마초가 재기에 성공할거라고 믿고 병사를 내어준 것이었다. 마초는 한중의 장로에게도 지원을 요청했는데, 장로는 수하장수 양앙(楊昻)에게 병사를 주어 마초를 돕도록 하였다. 이는 마초가 옹량주에서 기세를 떨쳐야, 조조가 한중까지 내려오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1만이 넘는 병력을 모은 마초가 거병하자, 농서의 많은 군현들이 겁을 먹고 마초에게 항복하였다. 하지만 기현은 예외였으니, 그곳에는 마초를 몹시 경계했던 참군 양부가 있었다.

양주자사 위강(韋康)과 양부는 기성을 거점으로 삼아 마초에게 대항했는데, 거느린 병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위강은 구원을 요청하는 전령을 몰래 내보냈지만, 마초의 병사들에게 발각되어 죽고 말았다.


이렇게 기성은 고립되었고 성안의 식량마저 떨어지자, 위강은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항복할 생각을 품었다.


“마초는 난폭한 반역자인데, 어찌 그에게 항복하려 하십니까?! 조금만 더 버티면 장안의 하후연 장군이 오실 겁니다!”


양부를 비롯해 조앙 등이 반대하고 나섰지만, 위강은 이미 뜻을 굳힌 상태였다.

“이대로 버티면 백성들은 굶어 죽거나, 마초에게 도륙 당할 것이오. 일단 백성들을 살리고 훗날을 기약할 것이오..”


위강은 성안 백성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항복을 요청했고, 마초는 순순히 이를 허락하였다.


하지만 기성에 들어온 마초는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렸다.


“형세가 다급해져 항복한 것은 믿을 수 없다. 위강의 목을 베어라!”


이러한 마초의 명령에 방덕이 우려를 표했다.

“위강을 죽인다면, 양부, 조앙 등 그 수하들도 모조리 죽여야 합니다. 이들은 주인의 원수를 갚으려 반란을 일으킬 겁니다!”


그러나 마초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수하들까지 모두 죽이면 기현의 민심이 악화될 거네. 원래 우두머리만 없애면, 나머지는 기가 꺾이지 않는가?! 저들은 목숨을 건진 것을 그저 다행으로 여길 걸세!”


결국 위강은 처형당했고, 양부 등은 속으로 분노를 삼키며 복수를 다짐 하였다.

44. 기성 전투.png

마초가 기성을 점령한 다음날, 급보가 전해졌다.


“장군, 하후연의 군대가 이곳으로 오고 있는데, 이미 진창을 지났다고 합니다!”


“흥, 강노지말(强弩之末: 강한 활도 멀리 날아가면 그 힘이 약해져 비단도 뚫지 못함)이라고 했으니 겁낼 거 없다. 놈들이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들이치면, 반드시 이길 것이다!”


마초는 곧바로 군을 점검하여 성 밖으로 나갔다. 이후 마초의 군대는 동쪽으로 움직였는데, 200리쯤 가서 하후연의 군대를 만날 수 있었다.


“돌격하라! 단숨에 적을 무찔러다!”


마초의 호령에 따라 서량 기병들은 일제히 적에게 달려 들었고, 양 군은 뒤엉켜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싸움은 의외로 싱겁게 결판이 났다.


“전군 후퇴하라! 퇴각하여 군대를 정비한다!!”


하후연의 명에 따라 그의 병사들은 동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 마초의 예상대로, 하후연의 군대는 먼 길을 달려오느라 몹시 지쳐 있었다. 특히 하후연은 중원에서 가장 빠른 행군속도를 자랑하는 장수였다. 그 이동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하후연의 군대는 사흘이면 5백리, 엿새면 1천리(약 400km)를 간다’ 고 말할 정도였다. 하후연은 빠른 진군 속도로 적의 의표(意表: 생각 밖, 예상 밖)를 찔러 승리를 거두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 빠른 속도가 오히려 독이 된 것이었다.


결국 하후연의 군대는 장안까지 후퇴했고, 농서를 손에 넣은 마초는 정서장군, 병주목을 자칭하며 크게 세력을 떨치게 되었다.

이렇게 마초가 재기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지만, 마초의 주변에는 불안요소가 남아 있었다. 특히 양부가 호시탐탐 마초를 제거할 기회를 엿보았는데, 어느날 임조에 있던 양부의 아내가 죽고 말았다. 그러자 양부는 마초를 찾아가서 말했다.


“어제 저의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이 왔습니다. 장군께서 며칠만 말미를 주시면, 임조에 가서 아내의 시신을 수습하고 왔으면 합니다.”

“알겠네, 잘 다녀오게나.”


다행히 마초는 별다른 의심 없이 양부의 요청을 들어 주었다. 그러자 양부는 임조로 가서 아내의 묘를 쓴 다음, 역성(歷城)을 지키고 있는 강서를 찾아갔다. 강서와 양부는 서로 사촌 지간이었기 때문에(강서의 어머니가 양부의 고모), 양부는 강서를 설득해 함께 마초를 공격할 생각이었다.

강서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올린 후, 양부는 강서에게 마음 속 생각을 털어놓았다.


“형님, 제가 지금까지 구차하게 살아 있는 것은 주인의 원수를 갚기 위함입니다. 형님께서 병력을 지원해 주시면, 제가 마초의 목을 베겠습니다!”


그러자 강서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네 뜻은 알겠다. 하지만 마초는 그 무용이 뛰어나 승상께서도 어려움을 겪으셨고, 최근에는 하후연 장군도 패했다. 우리가 마초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기성의 양관, 조구를 포섭해 놓았으니,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형님께서 군사를 일으켜 마초를 유인하고, 그 사이 양관과 조구가 기성을 접수하는 겁니다. 기성을 손에 넣고 하후연 장군께서 오실 때까지 버티면 됩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강서의 모친도 거들고 나섰다.

“설사 이 일이 실패해도, 너희는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이니 아까울 것이 없다. 만약 늙은 어미가 걱정돼 망설여진다면, 내가 먼저 죽어 너의 근심을 덜어주겠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어머니의 단호한 말에, 강서는 양부를 돕기로 결심하였다. 이후 강서와 양부는 윤봉, 조앙 등을 추가로 포섭하였는데, 조앙은 아들이 마초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조앙은 집으로 돌아와서 어두운 얼굴로 아내 왕이에게 말했다.


“강서 장군이 함께 마초를 공격하자고 하오. 그런데 우리 아들 월이가 마초에게 잡혀있으니, 내 어찌 하면 좋겠소?”


아들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지만, 왕이는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앞서 위강이 기성을 지킬 때, 왕이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마초 군에게 활을 쏜 여장부였다. 스스로 전장에 나선 여전사답게, 왕이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원래 충과 효는 양립할 수 없으니, 두 가지가 충돌하면 충을 따르라 하였습니다. 하물며 부모의 목숨도 아닌 자식의 목숨을 아끼겠습니까?! 자식은 또 낳으면 되니, 걱정 마시고 마초를 치십시오.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알겠소, 내 부인의 말에 따르리라..”


이에 조앙은 마음을 굳게 먹고 강서를 따르러 갔다.




212년 건안17년 9월, 강서는 마초 토벌을 선언하며 군대를 일으켰는데, 양부와 강서는 노성(鹵城)에 주둔하고, 윤봉과 조앙은 기산에 진영을 세웠다.

이 소식을 들은 마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초는 조월의 목을 베어 기성에 높이 걸고, 방덕, 마대와 함께 병사들을 거느리고 노성으로 향했다. 그러자 노성에 있던 강서도 병사들을 이끌고 성 밖으로 나왔는데, 양부가 마초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한 황실을 배반하고 사내 대장부의 약속을 저버리는 마가 놈아! 내 오늘 반드시 위강님의 복수를 하겠다!”


“시끄럽다! 오늘 네 놈 일족의 씨를 말려 버리겠다!”


마초는 불같이 화를 내며 양부를 향해 말을 달렸다. 이에 양군이 전투를 벌이는데, 마초와 방덕이 선두에서 용맹을 떨치자 강서의 군대는 진열이 크게 흐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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