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칄공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피디는 스타를 만들고 싶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칄공
작품등록일 :
2024.01.17 20:49
최근연재일 :
2024.02.21 08:2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48,495
추천수 :
1,461
글자수 :
240,991

작성
24.02.12 08:20
조회
935
추천
37
글자
18쪽

취향저격

DUMMY

[‘지민정’의 감정이 크게 동요합니다.]

[‘지민정’이 잠시 안정을 느낍니다.]

[추천! ‘지민정’의 고유 특성이 개화되기 위한 특별한 계기가 필요합니다.]


추천? 무슨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방송 하루 전, 급하게 추가된 엔딩곡을 멤버들과 맞춰보고 있는 지민정의 머리 위로 여러 문구들이 떠오른다.

그 문구들을 차례대로 읽어보니 내가 그녀에게 해주었던 말이 도움이 꽤 되었나 보다.

혼자 저 멀리서 바짝 긴장하고 있길래 가서 몇 마디 던져준 게 끝인데 말이다.

물에 빠진 강아지처럼 오들오들 떨고 있던 그녀의 뒤통수 위로 불안이니, 두려움이니 갖갖은 부정적인 문구들이 떠오르는데 어떻게 두고만 볼 수 있겠냐.

성공적인 3번째 <하진뮤직>을 위해 게스트를 안정시킬 필요도 있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세 명이 함께 있는 그림을 살펴보기 위해 캠 카메라를 등지고 섰다.

목전엔 송유화와 도지원, 그리고 사이에 지민정이 있었다.


“음···.”


세 명의 멤버는 카메라 테스트와 리허설을 위해 방송 날에 보여줄 모습과 똑같이 샵을 다녀온 상태였다.

다들 메이크업도 너무 화려하지 않고, 담백한 느낌인 게 딱 적당했다. 안세미 실장이 선물해준 고가의 DSLR 캠으로도 멤버들의 화사한 비주얼이 잘 담겼다.

하나같이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개성이 있어서 그런가, 얘네들은 연한 화장이 본인들 외모를 더욱 부각시켜주는 듯하다.

도지원, 얘도 화장기 없는 얼굴만 보다가 처음으로 꾸민 모습을 봤는데 송유화, 지민정 사이에 있어도 전혀 꿀리지 않았다. 오히려 셋 전체의 얼굴합이 꼭 들어맞는 느낌.

이렇게 보면 누가 봐도 비주얼로 승부하려는 걸그룹 같았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이 조합으로 홍보가 실패할 것이란 생각은 전혀 들 수가 없었기에.

비록 4인조 걸그룹을 위해선 아직 멤버가 1명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의 이 3명만으로도 안정감이 물씬 와닿은 것이었다.

그러나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일러도 너무 일렀다. 방송의 목적은 홍보에만 치중된 것이 아니었기에.


[‘999’님이 ???원 서브미션(1-1)을 신청하셨습니다.]

[난이도 : A+]

[걸그룹 결성을 위한 투자금 펀딩받기 (목표 금액 : 10억)]

[미션 진행률 : 0 / 1,000,000,000]


10억···.

핸드폰 화면이 정확히 10억이란 숫자를 송출한다.

어찌 보면 하나의 걸그룹을 결성하기엔 당연한 금액, 그러나 결코 푼돈은 아닌 거액.

그 10억이란 무게가 괜히 나의 심장을 압박하는 듯했다.

하지만 앨범 제작비랑 뮤비 촬영 비용을 생각한다면 이 10억이란 거금은 성공적인 데뷔를 위해 필수적인 금액이었다. 혹은 10억도 부족할 수 있고.

그러니, 투자금은 미션이 있으나 없으나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

대표가 집을 담보로 운영비를 메꾸는 이 회사에 들어가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내가 감안해야 했던 페널티였다.


“투자금 펀딩···, 10억···”


가능할까? 기업들이 기획사에게 100억도 툭툭 던지듯이 투자한다는 연예 기사를 종종 보긴 했었는데···. 스케일이 미국이나 글로벌 쪽으로 넘어가면 투자금의 단위는 수천억대로도 넘어갔더랬다.

물론, 현재의 루트뮤직이 털끝도 따라가지 못할, 대형 규모의 연예 기획사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지만은.

그 와중에 엔딩곡으로 부를 지민정의 신곡, ‘Lost Wish’의 연습이 끝난 멤버들의 잡담이 들려왔다.


“와아···, 그런데 이 노래 되게 좋다. 이걸 민정이 네가 만들었다고?”

“응! 그치?! 작곡은 아니고, 가사만 내가 했어···!”

“가사 잘 지었네. 곡 분위기랑 어울려.”


다들 이틀 전에 발매된 지민정의 신곡을 칭찬하기 바빴다.

나야 지민정의 신곡은 나오자마자 들어봤지만, 송유화와 도지원은 아무래도 익숙지 않아 할 것 같아 방송에서 부를 곡 리스트에선 제외했었는데···

나머지 두 멤버가 지민정의 옆에서 화음만 넣어주는 것으로 이제라도 급하게 추가하길 잘한 듯했다.

뭔가···, 저 ‘Lost Wish’라는 노래가 큰 한방을 보여줄 것 같기도 했고.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 또한 충분했다.

나는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Lost Wish’ 반주 소리를 귀에 담으며 ‘악성樂聖'을 활성화했다.


['악성樂聖'을 사용하여 곡의 잠재력을 확인합니다.]

+

제목 : ‘Lost Wish’

가수 : ‘지민정’

가수와의 적합도 : 매우 높음

히트 포텐셜 : SS+

종합 평가 : ‘Lost Wish’은 원곡 가수의 인생에 있어서 큰 전환점이 되어줄 곡입니다. 원곡 가수의 곡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큰돈을 쓸어 담을 것입니다.

+


원곡 가수의 곡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큰돈을 쓸어 담는다, 즉 상대의 지갑이 열린다.

이 문장에 대해 지금에서야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민정의 신곡, ‘Lost Wish’가 어쩌면 ‘투자금 10억’ 미션을 위한 핵심적인 열쇠가 되어줄지도 모르겠단 예감이 들었다.

역시, 되새길수록 지금이라도 엔딩곡을 추가하길 잘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얘네들을 믿고 ‘하진뮤직’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뿐이겠지.


“오케이.”


심장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한결 나아졌다.

짝. 동시에 박수가 나오며 그 박수 소리에 송유화, 지민정, 도지원이 일제히 날 쳐다보기 시작했다. 똘망똘망한 눈망울들이 깜빡댄다.

너희들만 믿는다.






<하진뮤직> 방송 당일.

방송 스튜디오로 쓰일 ‘루트뮤직’ 합주실은 원래의 삭막했던 분위기와는 정반대인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졌다.

곰돌이, 기린, 사자와 같은 동물 인형이 소파 곳곳에 놓여 있었고, 못 보던 선인장 화분들도 원목 선반을 채워 따뜻함이 물씬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그러한 소품들은 정해진 위치 없이 막 흩뿌린 듯했지만, 묘하게 깔끔해 보였다.

훨씬 낫네. 미리 부탁했던 대로 스튜디오도 잘 가꾸어진 것 같아 매우 흡족스러웠다.


“자, 다들 준비됐죠? 떨지 말고, 그렇다고 너무 편하게는 하지 말고.”


고개를 돌리자 담요를 깔아둔 소파 위로 정연히 앉아 있는 송유화, 지민정, 도지원이 시야에 들어온다.


“응.”

“쓰읍, 후우···, 후우···, 어떡해요? 나 갑자기 떨리는데···?”

“네. 화이팅!”


그 앉은 순서대로 대답이 돌아왔다. 은색 빛 리본으로 단발을 양 갈래로 묶은 지민정이 제일 긴장한 상태였고.

아무래도 나머지 멤버와는 달리 스트리머 출신인지라 걱정을 완전히 배제하기엔 힘든 모양이다. 그런데 지민정이 입은 아이보리색 니트가 소매를 살짝 덮고 있으니 떨고 있는 그녀가 더 앙증맞아 보이기도 했다.

그녀에게 딱 알맞은 코디였다.

안세미 실장이 멤버들의 코디를 전부 담당했는데 이 사람, 눈썰미가 끝내주는 것 같았다.

지민정 외에 나머지 2명도 안세미 실장으로 인해 천상 연예인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도지원에겐 가디건을 입혔다. 헤어스타일은 같은 단발머리인 지민정과는 달리 어깨 위로 쭉 내려뜨렸고.

그 덕에 그녀의 몸매와 점잖은 분위기가 더욱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반면, 외모만으로도 모두의 눈길을 빼앗는 송유화에겐 심플하게 하얀색 긴팔 티만 입혀 그녀의 화려한 외모를 부각했다. 유일하게 귀걸이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한 개도 걸치지 않았는데도 얘는 뭔가 모를 아우라가 느껴진다.

그렇게, 코디 하나로 멤버 각자의 매력이 뿜어져 나오는 신기한 광경을 구경하고 있는 동안 앞에서는 이 신기한 마술을 부린 당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진 씨, 그러면 시작하면 될까요?”


방송 시간이 다가오며 카메라 밖에 서 있는 안세미 실장이 신호를 주었다.

나는 먼저 고개를 돌려 멤버들과 무언의 눈짓을 주고받은 뒤, 그녀를 향해 끄덕였다.


“네, 시작합시다.”


이윽고, <하진뮤직>이 3번째 게스트와 함께 시작되었다.


- 하이

- 캬 얼마만에 하진뮤직

- 스튜디오 바뀜?

- ??? 지밍이 왜 저기있지?

- 오늘 게스트 최고의 걸그룹이라 하지 않았나요?

- 유화다!

- 맨 오른쪽은 누구지?

- ???

- 얘네들 걸그룹 데뷔함?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예상했던 것과 같이 시청자들은 무서울 기세로 채팅창을 채우기 시작했다.

시작한 지 1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시청자 수는 3,700명. <하진뮤직>이라 적힌 방송 제목도 한몫 했겠지만, 지민정의 중대 발표 공지글이 이토록 폭발적인 시청자 유입에 큰 역할을 차지한 듯 보였다.

그 때문인지, 채팅창과 후원은 대부분 지민정을 향한 물음이었다.


- 그래서 지밍이 중대 발표가 뭐임?

- 지밍아 왜 방송 안 켜?

- 지민정이 게스트?


띠링━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설명 좀 해주시죠


이때 즈음, 나의 입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돌아온 ‘하진뮤직’입니다. 오늘 여러분들이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게스트분들을 모셨습니다. 제가 공지로 미래에 최고의 걸그룹이 될 3명을 모신다고 말했었죠?”


채팅창은 여전히 의아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중이었다.


- ???

- 설마?

- 에이...

- 진짜 데뷔한다고?


“네, 맞습니다. 그 3명이 바로 이분들입니다. 먼저 차례대로 자기소개해 주시죠.”


송유화, 지민정, 도지원이 앉은 순서대로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루트뮤직’이 된 송유화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루트뮤직’ 소속 지민정입니다아···.”

“안녕하세요! ‘루트뮤직’ 소속 연습생, 도. 지. 원. 입니다!”


그러자 채팅창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 루트뮤직???

- 연습생? 루트뮤직이 어딘데?

- 아니 우리 유화가 듣보 소속사에 들어갔다고?

- 유화는 루트뮤직 자체가 되어버렸다는데?

- ㅋㅋㅋㅋㅋㅋ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지

- 도지원? 이쁘다 합격

- 몰카임?

- 비주얼은 미쳤긴 해


그리고 나도 인사를 올렸다. 루트뮤직 소속이 된 유하진으로서.


“저도 같이 인사드리겠습니다. 이번에 ‘루트뮤직’과 채널 계약을 맺으며 '루트뮤직' 소속 스트리머 겸 매니저가 된 유하진입니다. 드릴 말씀이 많지만, 저보다 먼저 여러분들과 얘기해야 할 사람이 있죠?”


고개를 돌려 지민정을 쳐다보았다.

지민정의 아이돌 데뷔 선언은 그녀가 직접 발표해야 했기에. 지민정의 팬들은 그녀의 입에서 나올 중대 발표만 기다리고 있었을 터였다.

지민정은 나의 시선에 잠시 흠칫하더니 끝내 결심했다는 듯이, 캠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했다.


“네, 네···. 많이 놀라셨겠지만, 제가 공지로 남긴 중대 발표가 바로 이거였어요. 앞에서 소개해드렸다시피 ‘루트뮤직’에 들어가 유화랑 지원 언니랑 데뷔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지민정의 시선은 이내 카메라를 피하고 밑으로 향하게 된다.

목소리의 떨림도 점차 진해졌다.


“저,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고···, 사실 제가 학생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어서··· 그렇다고 제가 막 아이돌 하기에 충분하다는 건 아니에요. 부족해 보이지 않게 멤버들이랑 열심히 연습도 할 거고···”


말끝까지 흐려진다. 시청자들, 팬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확인하는 것도 무서워 최대한 채팅창을 보지 않으려 하는 것도 느껴졌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어쩔 수 없다. 그녀가 이겨내야 했다.

옆자리에 앉은 송유화가 조심스레 지민정의 손등을 잡아준다. 그리고 지민정은 눈을 질끈 감으며 남아있는 용기를 모조리 쥐어 짜냈다.


“그, 그러니깐···! 아이돌을 준비하는 지민정도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데뷔 준비하면서 방송도 꾸준히 할 테니 그런 점에선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잠시 스튜디오가 고요해졌다.

지민정은 차마 눈도 못 뜨겠다는 식으로 어깨를 움츠리며 돌아오는 반응만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다 그 순간.

한 후원 메시지 알림이 들려왔다.


띠링━


[‘세계최고아이돌지민정’님이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언제 데뷔하나 했다


“응···?”


그 후원 메시지를 시작으로 지민정의 눈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채팅들이 담기기 시작했다.


- 캬 드디어...!

- 지밍이 아이돌 안 되면 누가 하냐

- 항상 응원할게!

- 벌써부터 라인업 설렌다

- 조금 뜬금없긴 하지만 당연하긴 해. 지밍이 데뷔하는 건


모두가 그녀를 응원해준다. 3년 넘은 세월 동안 그녀가 받은 사랑이 절대 헛된 것이 아님을 증명하듯이.

시청자들은 그저 아이돌이 되겠다는 그녀를 믿고 환영해줄 뿐이었다.

그 바람에 지민정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으이잉···, 고마워요···! 여러분. 열심히 해서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지민정의 입꼬리도 울기 직전의 아이처럼 움찔움찔한다.

그때 즈음에, 내가 바톤을 이어받았다.


“네, 뜬금없겠지만 제가 매니지먼트 담당으로 이렇게 아이돌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다만, 그룹원은 4명이 목표라 아직 완전체는 아닙니다. 그래서 그룹명도 정해지지 않았고요. 제 목표는 이들의 데뷔까지 지금처럼 소통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겠죠?”


띠링━


[‘yoouooy’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지갑을 열라는 말을 잘 돌려서 얘기하는구나 옜다 나의 응원


얘기가 빠르군.

눈치 빠른 시청자 덕에 나의 목적이 부드럽게 잘 녹아내렸다.

이제 우리도 무언갈 보여줘야겠지?


“후원 감사합니다. 저희도 답례를 해드려야겠죠? 멤버들 실력도 보여줄 겸.”


본격적으로 쓸어 담아 보자, 투자금.






“그대라는 시가- 난 떠오를 때마다-”


- 와... 목소리 합 봐라

- ㅋㅋㅋㅋㅋㅋ 진짜 미친 거 아님?

- 지금 당장 데뷔해도 현 아이돌 1티어 싹 다 정리한다

- 도지원 쟤도 보물이네


송유화와 도지원이 함께 눈을 맞추며 발라드 듀엣곡을 부른다.

담백하면서도 각자의 특색이 있는 것이 닮은 듯하면서도 닮지 않은 화음을 이루며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송유화와 도지원은 한 음 한 음 더욱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기 위해 본인들이 자아내고 있는 멜로디에 깊게 심취한 것처럼 보였다.

마치 오늘의 노래가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듯이.


띠링━

띠링━

띠링━


[‘유화는못말려’님이 3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woqjf’님이 1,5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kotakina’님이 777,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

·


그리고 둘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엄청난 후원금이 한 번에 밀려들었다.

방금 1분 만에 직장인 한 달 월급을 받은 듯하다.


“후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이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나를 따라 송유화와 도지원도 고개를 꾸벅 숙인다.

시청자 수는 14,000명. 지민정의 팬들과 더불어 3명의 비주얼과 노래 실력이 이룬 합작이었다.

14,000명이라니, 진짜 미친 거 아닌가? 처음 보는 시청자 수와 폭발적인 채팅 화력에 전율이 끓어올랐다.

그런 여운을 즐기는 와중, 지민정은 조심스레 마이크를 움켜쥐었다.

그토록 고대했던 엔딩곡이 나올 차례였다.


“이제 벌써 마지막 곡이네요. 엔딩곡은 민정 님의 신곡, ‘Lost Wish’입니다. 민정 님, 준비되셨죠?”


지민정과 눈을 마주친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자신을 믿어주는, 응원하는 팬들 덕분에 한껏 달라진 눈빛으로.

그 눈빛 속엔 크게 타오를 불씨와 같은 긍지가 일렁이고 있었다.


[‘지민정’의 고유 특성이 개화되기 위한 고동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3번째 <하진뮤직>을 마무리할 ‘Lost Wish’의 반주가 흘러나오고.

지민정은 눈을 살며시 감은 채 노래하기 시작했다.


“어둡고 고된 길을 걸어갈 때면- 차라리 헤매고 싶단 생각을 해-”


- 캬...

- 믿고 듣는 지민정

- 저번에 들었을 때보다 뭔가 더 좋아진 거 같은데?

- 오늘 지밍 컨디션 최상인 듯


비로소 마음을 다잡게 된 건가?

채팅의 반응대로 지민정의 노래는 한 단계 성장한 듯한 느낌이었다.

이전보다 더욱 맑고 진해진 음색. 세심한 감정 표현. 관중을 뒤흔드는 흡입력.

드디어 제 역량이 모조리 표출해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밤하늘 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는 찾을 수 있겠지-”


그렇게, 나침반 없이 항해하던 배가 길을 찾은 것만 같이 그녀는 자신을 확신하게 되었다.


"내가 꿈꿔왔던- 그 소중한 별자리-"


그녀의 꿈은 여전히 가수라고.

더 큰 무대를 원하고, 더 큰 사랑을 원한다고.

그리고, 자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아스라이 반짝이는 꿈처럼- 영원히 사라지지 않길-”


송유화와 도지원이 화음을 넣으며 지민정의 음색에 힘을 실어주며.

지민정의 노래는 갈수록 분명해지고 끝없이 나아간다.


- ㅠㅠㅠㅠㅠ 진짜 살면서 이런 합을 보게 되다니

- 와 ㅋㅋㅋㅋㅋ 미쳤다

- 왜 갑자기 내가 다 울컥하냐


그리고 나는 그때 즈음에 확신이 들었다.

이 3명은 끝까지 함께일 것이라고.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주길-”


그녀의 눈동자가 차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빛을 품었으니,

그녀가 아이돌이 될 것이라 작정했으니 말이다.


[‘지민정’이 긍지를 얻었습니다.]

[특별한 계기, ‘긍지’를 얻어 ‘지민정’의 고유 특성 개화를 위한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지민정’의 고유 특성, ‘취향저격’이 개화되었습니다.]


+

이름 : 지민정

나이 : 23세

특성 : [춤 A+], [가창력 S+], [무대매너 S], [무대연기 S], [포텐셜 SR]

고유 특성 : 취향저격 (입덕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피디는 스타를 만들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4.02.21 366 0 -
공지 제목 변경 공지 24.02.05 975 0 -
37 히, 히히···. 유화찡 +3 24.02.21 484 24 16쪽
36 괴짜 +3 24.02.20 562 28 14쪽
35 여자의 촉이란 +3 24.02.19 616 34 15쪽
34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3 24.02.18 712 30 14쪽
33 거짓말하기는 +4 24.02.17 722 33 16쪽
32 뻔한 개수작 +2 24.02.16 795 35 15쪽
31 이건 좀 센데? +3 24.02.15 834 33 16쪽
30 하루 휴방하지 뭐. +2 24.02.14 860 36 15쪽
29 미쳤나봐아아-! +2 24.02.13 890 35 15쪽
» 취향저격 +2 24.02.12 936 37 18쪽
27 이제부터 매니저라고 불러요 +3 24.02.11 969 40 14쪽
26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24.02.10 1,059 35 15쪽
25 다 방법이 있죠 +5 24.02.09 1,082 31 16쪽
24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5 24.02.08 1,095 38 18쪽
23 혹시 ‘하진뮤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2 24.02.07 1,136 39 13쪽
22 우리가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작은 기적, 밍기적 +2 24.02.06 1,198 38 15쪽
21 왜 욕짓거리야?!! +6 24.02.05 1,210 41 13쪽
20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럽니다. +4 24.02.04 1,229 42 14쪽
19 탑스타 제조기 +2 24.02.03 1,283 38 13쪽
18 얼씨구? +4 24.02.02 1,264 42 16쪽
17 이게 그 스며든다는 것일까. +4 24.02.01 1,295 44 14쪽
16 당연히 그래야지, 싯팔. +3 24.01.31 1,350 43 22쪽
15 이것이야말로 힐링이지. +5 24.01.30 1,418 48 16쪽
14 최고의 스트림 +2 24.01.29 1,464 41 13쪽
13 낭만 합격이다 +2 24.01.28 1,454 43 15쪽
12 이렇게 빨리···? +2 24.01.27 1,490 38 12쪽
11 진짜······ 최고다 +3 24.01.26 1,535 42 13쪽
10 후, 후원이 갑자기···! +2 24.01.25 1,566 4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