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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翠郞)의 서재

재벌이 되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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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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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65
추천수 :
3,444
글자수 :
225,811

작성
24.08.10 21:20
조회
4,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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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글자
12쪽

5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2)

DUMMY

5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2)


나는 인터넷 방송을 떠나서 3년이 넘었으니, 얼굴을 모를 수 있었다.

하지만 형철이는 달랐다.

내 편에 서면서 넷닌자 크루와 사이가 험악해지기 전에는 나름 중견 스트리머였다.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나 같은 하코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을 거야.”


말은 그렇게 했으나, 녀석은 입을 닫았다.

하지만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걱정하지 마. 그 두 곳에서 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소리야.”


다른 곳에서 방송을 하면 됐다.

일단 스트림헤이븐이 있었다.

굳이 그린란드 TV나 버즈팝에 목맬 필요는 없었다.


‘옛날이면 모르겠지만.’


그때 주변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 킴구루 아니냐?”

“맞는 거 같은데.”


손님 중 몇 명이 수군거리자, 형철이가 말소리를 줄여서 물었다.


“그럼 다른 곳에서 방송하겠다고?”

“맞아.”

“어디? 두 곳 말고 활성화된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이 없잖아? 설마 포테이토 TV나 럽허브 같은 곳에서 방송한다는 거냐?”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어이없는 소리에, 손에 든 뻥튀기를 던졌다.

포테이토 TV와 럽허브는 19금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


“내가 뭐 보여줄 게 있다고 거기서 방송하겠냐?”

“네 얼굴이면 남캠으로······”

“헛소리 그만해라.”

“그럼 어디서 방송한다는 거야?”

“스트림헤이븐이라는 신생 업체야.”

“스······뭐?”


형철의 얼굴이 떨떠름해졌다.

처음 들어보는 업체였으니 당연했다.


“그런 곳이 있어.”


어차피 녀석이 스트림헤이븐의 내 방송을 봐도 상관없었다.

승아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인터넷 방송으로 인식될 테니까.


“그, 그래. 어쨌든 방송을 다시 시작한다니 다행이다.”


그래도 한시름 놓은 표정이었다.


“요즘 방송 어때?”

“뭐, 그냥 항상 똑같잖아.”


대답과 달리 얼굴에 수심이 스치고 지나갔다.


“고민 있으면 말해.”


형철이가 고개를 저었다.


“네가 신경 쓸 건 아니야.”

“내가 해결은 못해도 들어줄 수는 있어.”


걱정거리를 혼자 끌어안고 끙끙거리는 성격의 녀석이었다.

이야기라도 들어주고 싶었다.

망설이던 형철이가 입을 열었다.


“요즘 평청자가 많이 떨어졌어.”

“얼마나?”

“요즘 100따리다.”


이 녀석이?

나와 함께 할 때보다 떨어졌지만, 그래도 평청자가 1,000명은 되던 녀석이었다.

언제 그렇게까지 떨어졌지?


“무슨 논란이나 사건 있었냐?”

“그런 거 없었어. 이제 슬슬 내 방송에 한계가 온 것 같다.”


그럴 리 없는데?

녀석은 주로 스포츠 중계나 스포츠 콘텐츠를 주력으로 삼았다.

방송 특성상 떡상할 일이 없지만, 떡락하기도 힘들었다.


‘시간 나면 한 번 살펴봐야겠어.’


마음먹은 후 녀석과 소소한 화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째 주변의 시선이 느껴져서 오래 이어가지는 못하고 금방 헤어졌다.


**



띠링-


효과음과 함께 백연희가 접속했다.


「백연희: 오랜만에 뵙네요. 도선생님 말대로 건국국채를 매입했어요. 기업들이 헐값에 내놓은 국채를 가격이 오르지 않게 조심스럽게 매입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어요.」


소통할 때마다 그녀는 어떤 시점인지 궁금했다.

나는 거의 매일 만나는 느낌이었으나, 백연희는 세월을 건너뛰며 뜨문뜨문 만나는 느낌이려나?


“제 것도 매입했나요?”


내가 그녀와 같은 배를 탔다는 걸 상기시켰다.


「백연희: 물론이죠. 도선생님께 드릴 생각이었던 후원금으로 모두 건국국채를 매입했어요.」


백연희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부탁합니다.”


어차피 스트림헤이븐은 시간을 초월했다.

국채가 상환되는 5년도 그리 길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

호프에서 킴구루를 봤다. 사짜 도선생이랑 같이 있더라. 그 일이 있고 3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잘생겼더라. 맘고생이 심했는지 많이 마르긴 했어.

└ 사짜 도선생? 아- 도사짜?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다. 역시 힘들게 사는구나.

└ 도사짜라면 논란 있던 사람 아님?

└ 논란은 무슨. 옳은 소리 했다가 밉보인 건데. 네가 논란을 만들고 싶은 건 아니고?

└ 슬슬 시동거는 거 보니 3년이 지나도 악성들이 남아있구나.

└ 병먹금

└ 도사짜라······ 반가운 이름이네.

└ 그리고 보니 미루는 잘 있나?

└ 방송 잘하고 있어. 도사짜에게도 자주 연락한다던데.

└ 당연해 그래야지. 도사짜가 그렇게 된 게 미루를 지키려다 그런 거잖아.

└ 가만있는 미루의 머리채를 왜 끌고 오냐?

└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마라. 미루랑 도사짜랑 떼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잖아.

└ 그 일만 아니었어도 도사짜는 여전히 잘 나갔을 텐데.


**


며칠 전부터 매일 아미트 데쉬무크라는 시청자가 접속했다.

처음에는 신기하다는 듯이 나와 대화를 이어가던 아미트 데쉬무크였다.

그러나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꼬투리 잡기 시작했다.


「데쉬무크: 자네 방송에 들어오면 대화밖에 할 게 없어서 지루하군. 이럴 거면 차라리 친구와 만나는 게 나을 것 같아.」

“하하하, 제가 시청자의 친구가 아니겠습니까?”

「데쉬무크: 스트리머 친구를 둔 기억은 없네.」


다른 모두가 좋아하는 내 대화가 지루하다니.

백연희는 나와 대화 한 번 하려고 시공을 넘어서까지 방송국에 접속하는데.

정말 지루하면 그냥 방송에서 나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다시 삼켰다.

아미트 데쉬무크는 맘 편히 나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인도 최고의 부자가 될 남자라니······’


내가 사는 202X년에 아미트 데쉬부크는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이었다.


“시청자님의 요즘 관심사는 뭘까요?”

「데쉬무크: 정말 방송 거리가 떨어졌나 보군. 내 관심사를 묻다니. 뭐, 내 관심사는 돈이야.」

“뜻밖이군요. 저는 가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데쉬무크: 가족? 흥, 나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모든 것이 변했어.」


그래도 며칠간 그와 소통한 보람이 있어서 대화에 막힘이 없었다.

여전히 까칠했으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지금 경영권 분쟁으로 한참 머리가 아플 테니까.’


그의 부친이 죽은 시기는 2009년도였고, 2010년부터 동생과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아미트 데쉬무크는 석유화학 등의 전통적인 산업에 중점을 둔 반면, 동생인 비크람 데쉬무크는 정보통신 쪽에 중점을 뒀다.

그룹 내에서는 동생인 비크람 데쉬무크가 많은 지지를 받았다.


‘아미트 데쉬무크는 지금 상당히 초조한 상황이야.’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요 며칠 동안 내 방송에 상주하는 걸지도 몰랐다.

현재 그가 있는 시대는 2010년으로 인터넷 스트리머가 낯설지 않은 시기였다.

덕분에 데쉬무크는 나와 내 방송의 존재를 이상하게 느끼지 않았다.


“가족으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면 가족으로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데쉬무크: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제가 처음에 사람의 앞날을 잘 본다고 하지 않았나요?”

「데쉬무크: 처음 듣는 말이네.」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까먹은 건지 시치미를 떼는 건지.


“미리 이야기했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저는 사람의 앞날을 잘 봅니다.”

「데쉬무크: 세계의 부자들에게 관심이 많은 게 아니라?」


갑자기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데쉬무크: 아무래도 자네는 내가 라리안트 그룹의 부회장 아미트 데쉬무크라는 걸 아는 것 같아. 얼마 전에 장남 결혼식으로 전 세계에 올라간 뉴스라도 본 거 아닌가?」

“재운이 상당한 시청자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유명한 부호였군요.”


처음 안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

어차피 접속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뜬다는 걸 못 믿을 테니까.


「데쉬무크: 나와 몇 번 채팅창으로 대화한 것만으로 내 앞날을 예언하기라도 한다는 건가?」

“예언까지는 아니지만, 몇 가지 도움이 될 말을 드릴 수 있습니다.”

「데쉬무크: 흥미롭군. 어디 한 번 들어볼까?」


드디어 그의 입에서 원하던 질문이 나왔다.

검색으로 얻은 아미트 데쉬무크의 정보를 되새기며 입을 열었다.


“어머니를 만나십시오.”

「데쉬무크: 어머니를?」

“제가 알기로 데쉬무크 님의 어머니는 그룹 일에 나서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데쉬무크: 잘 아는군. 그러니 잘못된 조언을 한다는 것도 알겠군?」

“하지만 어느 어머니가 재산을 가지고 형제가 싸우는 걸 좋아하겠습니까? 어머니를 만나서 그룹 분할을 제안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데쉬무크: 그룹을 나누라고? 미친 소리를 하는군.」


말은 거칠었으나 한참 채팅이 안 올라오는 걸 봐서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석유화학 부문과 라리안트 인더스트리를 달라고 하십시오.”

「데쉬무크: 석유화학과 라리안트 인더스트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데쉬무크의 채팅에서 노기가 느껴졌다.

앞날을 아는 나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 큰 그룹을 통째로 먹으려면 희생이 없을 수 없습니다. 이 경우는 시간을 소비하는 게 가장 적은 희생입니다.”

「데쉬무크: 일단 나눈 후 나중에 통합하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일단 석유화학과 라리안트 인더스트리를 가져간 후 때를 기다리십시오. 제 생각에는 5년이면 모든 그룹이 데쉬무크 님에게 돌아올 겁니다.”

「데쉬무크: 흐흐흐, 말은 잘하는군.」


마음이 흔들리는 게 분명했다.

이때 그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그룹을 통째로 동생에게 넘겨줘야 했다.


‘분할이라는 방법을 충분히 생각할 만하지만, 지금 너무 시야가 좁아져 있어.’


실제로 그는 나중에 어머니에게 중재를 요청해서 그룹을 나눠서 갖는다.


‘동생인 비크람 데쉬무크는 전통적인 산업에 관심이 적어서, 모든 역량을 정보통신에 기울이지만······’


계속된 실패로 경영권을 아미트 데쉬무크에게 넘겨주게 된다.


「데쉬무크: 흥미롭군. 자네의 조언이 일리가 있어.」

“감사합니다. 만약 일이 잘 풀리면 후원 부탁드립니다.”

「데쉬무크: 스트리머들은 후원으로 먹고산다고 했던가? 조언 대한 보답으로 후원을 하지.」


오오- 후원!

아무리 지금 상황이 여의찮아도 데쉬무크는 인도 최고 재벌의 부회장이었다.

얼마나 큰 후원을 해줄지 기대됐다.


‘?’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그의 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마음이 바뀐 건가? 아니면 시스템 이상? 일해라, 스트림헤이븐!’


한참 후에 데쉬무크의 채팅이 올라왔다.


「데쉬무크: 자네가 앞날을 잘 본다고 했지? 그러면 비트코인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의 말에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미래에는 가치가 꽤 오를 겁니다.”

「데쉬무크: 내 생각과 다른 걸? 이런 실체 없는 데이터가 가치가 생길 거라고는 보지 않네.」

“가치라는 건 실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데쉬무크: 그렇단 말이지? 마침 누가 귀찮게 비트코인을 주더군.」


비트코인은 2009년에 생겼다.

지금 데쉬무크의 시점에서는 가치 없게 느껴지는 건 당연했다.


「데쉬무크: 그렇게 비트코인의 가치를 높게 본다면, 후원을 이걸로 해줘도 괜찮겠군?」


나를 놀리듯 말했다.

비트코인으로 후원하지 말라고 하면 거짓말을 한 게 될 테고, 비트코인으로 후원하라고 하면 아주 적은 후원을 받게 될 테니까.

어떤 선택을 할지 흥미진진해 보였다.


‘당연히 비트코인으로 후원을 받아야지.’


한쪽 모니터로 비트코인 시세를 띄우며 미소 지었다.


“시청자의 후원이라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데쉬무크: 흐흐흐, 난 분명히 후원한 거니까 나중에 섭섭하다고 하지 말라고.」


작가의말

더취커피님 후원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선작과 추천, 알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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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건드리지 않으면 물지 않는다(1) +2 24.08.12 4,681 101 12쪽
6 6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3) +9 24.08.11 4,746 10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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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백할머니 전설의 시작(1) +5 24.08.09 5,043 104 12쪽
3 3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3) +4 24.08.08 5,210 109 12쪽
2 2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2) +3 24.08.08 5,617 107 11쪽
1 1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1) +7 24.08.08 7,220 1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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