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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翠郞)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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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8.08 07:2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2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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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811

작성
24.08.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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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2)

DUMMY

2화 수상한 인터넷 방송(2)


-백연희(백 할머니)

평양 출신으로 일본에서 ○○ 여자 전문대학을 졸업 후 귀국했으나, 고향이 공산화되면서 남쪽으로 넘어왔다.

한국 전쟁 중 부산에서 양말 장사를 시작해서 밑천을 모았다.


························

············

(중략)

············

························


주식투자의 전설적인 대가로 그녀가 투자하는 곳을 무지성으로 따라서 투자하는 사람도 생길 정도였다.

본명보다는 백 할머니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다.

미디어에 주식투자의 대가인 할머니가 등장하면 모두 백 할머니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라고 봐도 좋다.-


꽤 간략한 내용이었다.


‘백 할머니?’


인터넷으로 더 자세히 검색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백 할머니가 맞는 거 같은데?’


하지만 백 할머니는 94년도에 타계했다.


‘그럼 내 방송에서 소통하는 백연희는 누구지? 설마 과거 사람이 내 방송에 접속했다는 건가?’


내가 미쳤구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다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송 종료 후 다른 방송들을 둘러봤다.

전에 확인했을 때와 그다지 달라진 곳은 없었다.

이번에는 방송에 들어가서 도방하려 했다.


‘으음······’


다른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과 비교하면 비밀번호가 걸린 방이 많았으나, 그 외에는 평범한 방송들이었다.


‘어째서 내 방송만?’


황당한 생각에 잠겼다가 곧 부정했다.


-어떻게 인터넷 방송으로 1950년대 사람과 소통한다는 거야?

이러다가 테X라의 에반 머스크와 소통한다고 하겠다.


백연희에 대한 억측을 애써 지웠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운영자에게 내가 겪은 일을 문의해 놓았다.


다음날도 병원에 들러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눈 후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소 같은 하루를 보냈다.

카페 주인인 형철이 형이 케이크를 나눠줬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들어왔다.


“웬 케이크야?”

“너 먹으라고 가져왔어.”

“와아-”


한참 단 걸 찾을 나이였기에 기뻐하는 승아를 보니 흐뭇해졌다.


“오빠, 저녁은?”

“카페에서 대충 주워먹었어.”

“제대로 안 먹었구나? 밥 차려놨으니까 먹어.”

“그래? 그럼 먹어야지.”


배고프지는 않았으나, 여동생이 차려놓은 밥을 거절 할 수 없어서 조금 먹었더니 배가 불렀다.

콜라를 마시고 트림하려고 했으나, 잘 안 나왔다.

방송 중 트림하는 대참사를 막으려고 몇 번 억지로 해봤으나 어림없었다.


‘방송 중에 나오면 마이크를 끄면 되겠지.’


백연희가 오늘 올지도 알 수 없었고, 혼자 방송할 가능성이 컸다.


“지원금만 생각하자.”


오랜만에 하는 방송이라 즐거운 것도 있지만, 가장 큰 동기는 역시 지원금이었다.

방송 시작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서 바닥에 누웠다.

그러다가 깜박 잠이 든 듯했다.


띠링- 띠링-


디코에서 메시지 올라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생각보다 깊이 잠들고 말았다.


“무슨 일이야?”


신경질적으로 휴대전화를 터치했다.


“어?”


방송국 채팅과 연동한 디스코드에서 계속 알림이 울렸다.


「백연희: 오늘은 안 오나요?」

「백연희: 벌써 올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백연희: 라디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방송 시작 시간이 되자마자 대기한 건가?

말하는 게 그대로 채팅창에 올라와서 구시렁거리는 말도 올라왔다.


“으하암-”


백가 불러서 너무 푹 잤다.

여전히 속이 더부룩했으나, 일단 방송을 켜려고 일어났다.


「백연희: 앗! 누구세요?!」


갑자기 채팅창에 올라오는 글의 분위기가 변했다.


「백연희: 다, 당신 뭐야? 칼 들고 뭐 하는 건가요!」

「백연희: 살고 싶으면 집 안에 숨겨둔 돈을 달라니······ 저는 양말을 팔아서 연명하는······ 돈놀이하는 걸 봤다고요?」

「백연희: 친한 사람이 급전이 필요해서 조금 빌려줬던 것뿐이에요. 정말 돈 없어요.」


급히 방송을 켰다.

라디오를 통해서라도 뭔가 도울 수 있을까 해서였다.

오늘따라 PC와 방송이 켜지는 것도 늦었다.


“제길, 도대체 무슨 일이야?”


그러는 동안 백연희와 강도의 이야기가 계속 채팅창에 올라와서 디코 메시지로 떴다.

강도는 계속 돈을 봤다면서 달라는 듯했고, 백연희는 없다고 버티고 있었다.


“그냥 있는 돈 주고 보내라고.”


물론 얼마나 어리석은 말인지 알았다.

세상에 어떤 강도가 돈만 받고 갈까?

유일한 목격자를 살려두고 가는 멍청한 강도는 없었다.


「백연희: 가, 강도야! 사람 살려!」


결국 강도의 인내심이 끊어진 듯했다.


‘그냥 도망치라고!’


백연희 쪽 상황이 안 보여서 갑갑했다.

드디어 방송이 켜졌다.

뭐라도 하려고 음향을 최대치로 올렸다.


“꺼~억!”


더부룩했던 속이 기어코 말썽을 부렸다.

음향 볼륨이 최대로 올려진 상태에서 트림을 해버렸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김복남: 무, 무슨 소리야?」


접속자 수가 한 명 늘면서, 강도의 말이 채팅으로 올라왔다.


‘김복남?’


강도의 이름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난 괴성에 당황한 듯했다.


‘이때다.’


재빨리 TTS와 방송용 효과음을 틀었다.


-삐이익!


처음에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로 하려 했다.

그녀가 정말 나와 같은 시대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억측이 떠올라서 호루라기 소리로 바꿨다.


“김복남- 당장 칼을 버리고 나와라. 반항하면 사살하겠다.”


타앙-


TTS로 경찰 흉내를 내면서 총성까지 곁들였다.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했으나,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위키의 정보대로라면 당시 경찰은 전쟁통이라 총으로 무장하고 있었으니까.


「김복남: 어, 어떻게 내 이름까지?」


자기 이름까지 불린 강도는 당황한 게 분명했다.


「백연희: 여기 강도가, 강도가 도망쳐요!!」


이어서 채팅창이 침묵했다.


“백연희 님? 백연희 님?”


몇 번 불렀으나 채팅창에는 아무 글자도 안 올라왔다.


‘어떻게 된 거야?’


걱정됐으나 강도가 도망친 건 분명했다.

하필 이런 타이밍에 트림이 나온 건 황당했으나, 도움이 되었으니 다행이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흐른 후 결국 방송을 껐다.


**


띠링- 띠링-


“으으윽······”


깜박 잠들었는지 눈을 뜨니 새벽이었다.


또 뭐야?


휴대전화를 보니 역시 채팅창과 연결된 디코 메시지였다.


「백연희: 자나요?」

「백연희: 도선생님?」

「백연희: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백연희: 잠깐만 이야기할 수 없나요?」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백연희: 나와 주셔서 고마워요.」

“새벽에 채팅창을 그렇게 울리는데 어떻게 안 나옵니까?”

「백연희: 채팅창이요?」

“그런 게 있어요.”

「백연희: 도선생님이 계신 곳이 미국 맞죠? 그래서 이런 최신 기술로 방송할 수 있는 거겠죠?」

“아, 뭐······ 그렇죠.”


다른 말이 안 떠올라서 얼버무렸다.


「백연희: 후훗, 그래서 제가 처음 들어보는 말을 많이 쓰네요.」

‘뭐, 그쪽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연희가 쓰는 말은 지금은 잘 안 쓰는 말이었다.

개화기나 구한말, 혹은 해방 후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쓰던 말이었다.

직접 대화하면 그 시절의 말투가 더 짙게 느껴질 듯했으나, 확실히 채팅창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백연희: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한참 침묵하던 채팅창에 다시 글이 올라왔다.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군요.”

「백연희: 강도는 도선생님이 내신 소리에 놀라서 도망쳤어요.」


그녀가 무사한 것은 무척 다행이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죠?”

「백연희: 다친 곳 없어요. 돈도 빼앗기지 않았고요.」

“역시 돈을 숨겨두고 있었군요.”

「백연희: 당연하죠. 이런 전쟁통에 믿을만한 건 돈밖에 없어요.」

“그래도 목숨이 돈보다 소중하죠.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돈을 그냥 주세요.”


백연희와 대화를 나눌 수록 확실해졌다.

그녀는 백 할머니가 분명했다.

그것도 젊은 시절의 백 할머니.

어떤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과거의 백 할머니가 내 방송에 접속해서 소통하고 있었다.


그런 이상한 점만 빼고는 그녀와 대화가 꽤 즐거웠다.

나름 일본에 유학까지 갔다 온 재원이라서 그런지 소통이 꽤 자연스럽고 즐거웠다.

오랜만에 만족할 만한 소통을 한 탓인지 어느새 날이 밝았다.

어차피 물류 창고 알바는 일당직이라 하루 빠진다고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백연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했어요. 저는 이만 장사하러 나가야 해요.」


밤새워 이야기한 탓에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을 겁니다.”


백연희의 안날을 알기에 건넨 말이었다.


「백연희: 고마워요. 정말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어째 그녀의 말투에서 삶의 피로가 느껴졌다.

아무리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얼마 전에 강도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

아무리 강단 있어도 심적으로 타격이 없을 리 없었다.


“일본제 페니실린 알죠?”

「백연희: 예? 알죠. 요즘 부산에 미국제 페니실린이 풀려서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고 들었어요.」

“그걸 되는대로 매입해 두세요.”

「백연희: 예?」


솔직히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는 일본제 페니실린을 대량 매입해서 큰돈을 벌고 전설적인 존재가 된다.

그러니까 내가 하는 말은 쓸데없는 오지랖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백연희가 조금이라도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잖은가?


“아마 그걸로 큰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백연희: 후후훗- 사짜 도선생이라더니 정말로 미래를 점치는 건가요? 말만 들어도 좋네요. 혹시 그렇게 되면 도선생님께 은혜를 꼭 갚을게요.」


그렇게 한 달째의 방송이 끝났다.


‘방송을 계속할까?’


오랫동안 인터넷 방송을 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아무도 없이 혼자서 게임하면서 시작한 방송은 점차 잘되면서 나름대로 메이저 소리를 듣는 수준까지 성장했었다.


‘아니 무슨 소리야?’


그로 인해 모든 걸 잃었잖아?

어머니는 암에 걸리고, 승아 역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야 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시청자가 안 들어오면 먹고살 수가 없잖아.”


다음날 지원금 500만 원이 계좌로 들어왔다.

뭔가 이상하고 수상한 곳이기는 했으나 돈 문제는 깔끔해서 다행이었다.


‘이제 한숨을 돌렸으니.’


다시 방송할 일은 없었다.

그런 생각에 방송 장비를 중고장터에 팔려 했으나, 어쩐지 마음 내키지 않았다.

원래 뭐든지 마음먹었을 때 하지 않으면, 한없이 밀리는 법이었다.

지금 내 상황이 그랬다.

온종일 아르바이트하다 보니 장비를 치울 생각은커녕 PC를 켤 일조차 없었다.

점차 백연희, 백 할머니에 대한 기억도 흐릿해졌다.

그 일은 꿈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또 지났다.


띠링-


아침에 어머니 병문안을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다.

디코의 알림음에 휴대전화를 보니 후원금이 들어와 있었다.


‘웬 후원금?’


한 달 동안 방송을 켜지도 않았는데 무슨 후원금이 들어왔다는 걸까?

메시지를 클릭하자 정산페이지가 열렸다.


“백연희 시청자가 20만 환의 후원금을 보냈습니다?”


20만 환?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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