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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翠郞)의 서재

여포, 우주전함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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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랑(醉郞)
작품등록일 :
2024.06.20 19:05
최근연재일 :
2024.06.27 22:15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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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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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수 :
49,163

작성
24.06.2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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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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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화 바이올렛 그레이먼 백작 영애(2)

DUMMY

5화 바이올렛 그레이먼 백작 영애(2)


말소리를 따라서 가보니 티타니아 외부에 아리엘과 제논이 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을 둘러싼 병사들.


‘저건?’


병사들의 어깨와 가슴에 박힌 검은색 수련 문장.

수면 학습 장치로 머릿속에 억지로 들어온 지식으로 그레이먼 후작가의 문장이라는 걸 알았다.


‘후작의 병사들이 왜?’


여포의 지식 속에서 그레이먼 후작가는 상당한 명문가로 알려져 있었다.

현재 300년 이상 제위를 유지하며 제국을 혼란에 빠트린 황제의 치세에서 그만한 인물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알타아르 행성에는 네메시스 판도라 교를 몰아내려는 그레이먼 후작의 전진기지가 있었다.

아리엘도 그래서 이곳에 들러 재정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네메시스 판도라 교의 광신도라고 시비를 거는 이유가 뭐지?


‘이상한 걸?’


수상함을 느낀 여포가 티타니아에서 내렸다.

상체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하의만 입은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의 시선이 잠시 그를 향했다.

신경 쓰지 않고 아리엘에게 물었다.


“뭐가 문제인 거야?”


아리엘은 그를 힐끔 본 후 병사들을 노려봤다.


“우리가 네메시스 판도라 교의 출몰 지역에서 왔고, 그들의 고속함까지 끌고 왔다고 수상하다네요. 내부에서 공작하려는 거 아니냐고 억지를 부리고 있어요.”


흐음?


여포는 턱을 쓰다듬었다.

그냥 자초지종을 들으면 끝날 이야기인데 굳이 광신도들이랑 엮으려고 하는 게 이상했다.

아무리 전투를 앞두고 흥분했어도 지나친 대응이었다.


“저는 이곳에서 카펫 회사를 운영하는 제논이라고 합니다. 결코 네메시스 판도라 교의 광신도 따위가 아닙니다.”


한쪽에서는 제논이 열심히 선량한 신민임을 주장하고 있었으나 병사를 지휘하는 대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광신도들과 전투를 앞둔 시점에서 너무 공교롭지 않나? 일단 모두 체포해서 끌고 간다.”


그의 명령에 병사들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이봐요, 대위. 몇 번이고 말하지만, 신원조사를 하면 끝나는 일이에요.”


아리엘의 말에 대위는 코웃음을 쳤다.


“시간을 끌려는 수작인 거 모를 줄 아나? 굳이 신원조사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수상하다. 모두 끌고 가.”


그의 말에 여포가 앞으로 나섰다.


“너무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러면 너도 무사하지는 못할 텐데?”


웬만한 성인보다 훨씬 큰 키와 덩치의 여포가 앞에 나선 모습은 꽤 위협적이었다.

그래서인지 대위는 흠칫하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가 이내 수치심으로 표정이 일그러졌다.


“지금 반항하겠다는 건가? 광신도들이 공항을 위협한다. 모조리 죽여!”


대위의 명령에 병사들이 멈칫했다.

아무리 상관이라도 비무장한 자들, 그것도 혐의가 확실하지 않은 자들을 죽이라는 명령에 거부감이 드는 듯했다.


“내 말이 안 들려! 어서 쏴, 쏘라고!!”


얼굴이 빨개지면서 버럭 소리를 지르자, 몇 명이 총구를 겨눴다.


“왜 이렇게 돌아가는 거야.”


아리엘이 짜증 난다는 듯 내뱉었다.

여포는 언제든지 튀어 나갈 준비를 했고, 제논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당장이라도 유혈사태가 벌어질 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모두 멈춰라!”


그때 날카로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척척척-


목소리의 주인인 듯한 여성과 몇 명의 장교들이 절도있게 걸어왔다.

여성은 웨이브가 들어간 금발을 출렁이며 대위에게 다가갔다.

다른 장교들과 마찬가지로 군복을 입고 있었으나 계급은 무려 중령이었다.

아무리 봐도 이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외모에 비해서 무척 높은 계급이었다.


“바, 바이올렛 중령님.”


대위가 급히 경례했다.

병사들 역시 급히 총구를 내렸다.


“씨발······”


그리고 아리엘은 나직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어깨와 가슴을 쫙 편 후 고개를 뻣뻣하게 들었다.


“무슨 일이지?”


나직하게 묻자, 작은 대답이 들어왔다.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왔어요.”


아리엘의 말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을 봤다.

장교들은 모두 나이가 있어 보였고 아리엘과 접점은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대위 앞에 선 채 보고를 받는 젊은 여성.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중령 계급장을 달고 있는 여성이 그 주인공인 듯했다.


“지금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광신도로 몰아서 죽이려 했다는 건가?”


보고를 받은 여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하, 하지만 바이올렛 중령님. 저자들 모두가 수상합니다. 특히 저 덩치 큰 놈은 저를 위협했습니다.”


대위의 손가락이 여포를 가리켰다.


“수상하다고?”


바이올렛 중령은 우리를 밟아 봤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다가왔다.


“제논 씨 오랜만이에요.”


제논은 바이올렛이 아는 척을 하자 반색을 했다.


“바이올렛 님, 반갑습니다.”

“요즘도 카펫 사업을 하시는 거 아니었나요? 혹시 네메시스 판도라 교에 입교하셨나요?”

“마,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저는 카펫 영업을 위해서 포모나 행성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광신도들에게 잡혀서 몸값을 요구받고 있을 때 이 두 분이 구해주셨습니다.”

“그렇군요.”


바이올렛 중령은 대위를 바라봤다.

대위는 제논이 바이올렛과 아는 사이라는 걸 보고 얼굴이 굳었다.


“후작님이 제논 씨가 납품하신 카펫에 무척 만족하시더군요.”

“오오- 만족하셨다니 기쁩니다.”


그녀는 제논에게서 시선을 뗀 후 여포 앞으로 다가왔다.


“정말 키와 덩치가 심상치 않군. 맞는 강화복을 찾는 것도 쉽지 않겠어.”


바이올렛 중령은 감탄하면서 여포의 상체를 훑었다.


“근육도 아주 멋있어.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실전으로 만들어진 근육이잖아?”


감탄하던 그녀는 옆에 선 아리엘을 바라봤다.


“평소 함께하던 사람들이 안 보이는걸? 모두 해고하고 이 사람을 보디가드로 고용한 거야? 아리엘 드레이크.”

“그들과는 사정이 생겨서 헤어졌어. 그리고 여포 씨는 고용인이 아니라 친구야, 바이올렛 그레이먼.”

“후후후, 몇 년 만에 만났는데 변함없이 엉뚱하구나. 사관학교를 졸업해 놓고 모험가가 되질 않나, 갑자기 네메시스 판도라 교 광신도들의 고속함을 나포해서 끌고 오질 않나.”


바이올렛 중령은 대위에게 다가갔다.


“모두 조금만 조사하면 알 수 있는 사람들이네.”


대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특히 아리엘 드레이크는 드레이크 재벌가의 막내딸이야. 기사 몇 줄만 조사해도 알만한 사람은 아는 유명인이지. 그런데 갑자기 광신도라고 즉결 처분한다고?”

“죄,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


대위가 사색이 됐다.


“그래, 몰랐겠지. 설마 죽여달라고 청탁받은 사람이 드레이크 가문의 막내딸인 줄 몰랐겠지.”

“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

“브라운 대위, 우리도 바보가 아니야. 내가 왜 여기 왔다고 생각하나?”


그녀는 브라운 대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더니 계급장을 떼어냈다.


찌이익-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계급장이 떼어졌다.


“브라운 대위를 체포해. 그리고 그의 집을 철저히 조사한다. 즉결 처분처럼 자기에게도 부담되는 짓을 하려 했다면,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


바이올렛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네메시스 판도라 교의 청탁을 받았다거나······”


병사들이 브라운 대위를 체포했다.


“저, 정말 실수였습니다. 제발 믿어주십시오.”


브라운 대위가 끌려가면서 외쳤으나, 바이올렛 중령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럼 내 집무실로 가볼까?”


그녀의 말에 아리엘이 콧방귀를 끼었다.


“흥, 지금 동창이랑 사이좋게 담소나 나누고 싶지 않은데?”


그러나 바이올렛 중령은 빙그레 웃었다.


“너와 학창 시절 이야기나 나눌 생각은 나도 없어. 하지만 가장 최근에 그 광신도와 접촉한 건 너잖아? 그러니까 대화 좀 하자는 거야.”


아무래도 광신도들의 정보가 필요한 듯했다.


“저는 잠깐만 통화하고 와도 괜찮겠습니까?”


제논이 바이올렛 중령의 허락을 받고는 단말기로 어딘가와 통화했다.

바이올렛 중령은 그를 보호하는 건지 감시하는 건지 모를 병사 한 명을 붙여준 후 앞장서서 걸어갔다.


“일단 따라가 보죠.”


아리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뒤를 따랐다.

정보 제공도 제공이지만, 현재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으아악!”

“어엇!!”

“막아!”


여포가 발걸음을 옮기려 할 때 갑자기 공항 안이 소란스러워졌다.

비명과 고함, 그리고 벼락같은 소리가 들렸다.


“큰형님에게 광신도라는 누명을 씌우고 죽이다니 용서할 수 없다.”

“으악!”

“커억!”


바이올렛 중령의 발걸음이 멈췄다.


“무슨 일이지?”

“모, 모르겠습니다.”


그때 병사들 사이에서 머리 한두 개는 큰 듯한 덩치의 사내가 나타났다.

구레나룻과 사자처럼 뻗은 험상궂은 얼굴에서 오는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다.

그는 병사들을 몇 명을 주먹으로 때려눕히며 나타나더니 바이올렛 중령을 바라봤다.


“네가 큰형님을 죽이라고 했구나!”


벼락처럼 소리치더니 달려들었다.


“피하십시오.”

“무슨 짓이야!”


호위병이 급히 구레나룻 사내에게 달려들었으나 소용없었다.


퍽-

팍-


주먹 한 방에 바닥에 나뒹굴었다.

부관이 급히 에너지 건을 뽑아 들었다.


“당장 멈추지 않으면 쏘겠다.”


그러나 구레나룻 사내의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부관은 방아쇠를 당길 틈 없이 날아가서 바닥에 나뒹굴었다.


“알렉스!”


바이올렛 중령이 부관의 이름을 부르며 경악했다.


“당장 형님을 살려내라!”


사내가 그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콰드득!


그의 주먹은 바이올렛 중령에게 닿지 않았다.

여포가 그녀 앞을 가로막은 후 구레나룻 사내의 주먹을 막았다.


“어엇?”


그가 놀란 틈에 팔목을 움켜쥐었고, 두 사람의 움직임이 멈췄다.


“너 뭐냐?”


구레나룻 사내의 물음에 여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뭐 하는 작자인지 모르겠지만, 함부로 날뛰는 꼴을 못 봐주겠어.”

“저 계집의 경호원이라도 되나? 좋은 말 할 때 비켜라. 아니면 뜨거운 맛을 볼 거다.”

“그건 내가 할 말인데?”

“이 자식이!!”


여포의 손아귀를 뿌리치려고 했으나 생각처럼 안 되자 구레나룻 사내의 표정은 더 험악해졌다.


“죽엇!”


그는 반대쪽 주먹을 휘둘렀다.

여포는 가볍게 고개를 움직여 공격을 피했다.


휘이잉-


단순한 주먹질이었으나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날카로웠다.


“뭐 하는 거야, 저자를 죽여!”


간신히 정신을 차린 부관이 소리쳤다.


“잠깐 기다려.”


바이올렛 중령이 병사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그녀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두 덩치의 공방을 지켜봤다.

자신들을 구경하는 시선에 아랑곳없이 구레나룻 사내의 공격은 계속됐다.


“제발 맞아라!”


그의 공격은 허공을 칠 분 여포에게 닿지 않았다.


“힘이 좋고 기술도 나쁘지 않아. 하지만 이 정도 실력으로 나를 이기려면 멀었다.”

“으아악!”


말을 마치자마자 구레나룻 사내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쿠웅-


바닥이 박살 났을 듯한 소리와 함께 그는 제압됐다.


“크어억!”


고통을 견디며 여포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으나 무리였다.

그의 팔이 구레나룻 사내의 목을 졸랐다.


“씨발, 감히 바이올렛 중령님을 습격하다니!”


제압당한 구레나룻 사내의 얼굴에 알렉스 부관이 주먹을 날렸다.


퍽-


“크악!”


비명과 함께 주먹을 부여잡고 주저앉은 건 오히려 알렉스 부관이었다.

반면 구레나룻 사내의 표정은 멍해졌다.


“바, 바이올렛이라고? 서, 설마 후작님의 영애 바이올렛 아가씨입니까?”


그는 자신이 습격한 사람이 누군지 몰랐던 듯했다.


“그래, 내가 바이올렛 그레이먼 중령이다.”


바이올렛은 가슴을 펴고 오만하게 말했다.


“조나단!!”


그때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제논이 놀라서 외쳤다.

조나단이라 불린 사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제논 형, 살아있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1 k4******..
    작성일
    24.06.24 14:57
    No. 1

    다른 차원도 다른시공간도 아니고 설정에 무리수가.... 우주는 커녕 냉병기 가지고노는 낙후된 행성을 광신도우주해적이 최소2년 이상 지배중인데 가만히 놔뒀다는게 이해가안되네요 자원채굴이나 행성급노예공장 같은건 뒤로 하고서라도 당장 우주선타고 내려와서 우주문명 조금만 비춰도 진짜 신행세를 할수있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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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여포, 우주로(1) 24.06.20 23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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