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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오늘부터 이세계 학교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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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2.10.12 11:16
최근연재일 :
2022.11.13 18:0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919
추천수 :
2
글자수 :
198,894

작성
22.10.22 18:00
조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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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0쪽

4번째 에피소드 : 직업체험2

DUMMY

우리는 용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좋아. 다들 설문지 가져왔지. 다 줘 봐.”


카밀라는 조용히 손을 들면서 말했다.


“아, 그, 미안해. 아까 저 용이 부탁해서... 가 아니라 습격당한 나머지. 내가 한 장을 못 가져왔어.”

“누군데.”

“미노타우로스라고 한데.”

“근방이네. 받으러 가자.”

“근데 앨리쉬.”

“응?”

“왜 목마를 타고 있는 거야?”

“아.”


모르고 있었던 거였어?


아리엘은 싫다면서 땡깡을 부렸지만, 앨리쉬는 내리고 빨리 반으로 가라고 했다. 그녀는 울상을 지으면서 반으로 향했다.


“다크 엘프와 친하네.”

“옛날부터 같이 다녔으니까. 악연이지.”


솔직히 말해서 너한테 엘프 친구가 있었다는 것이 가장 놀랍지만.


“너 방금 무례한 생각했지.”

“아닙니다.”


멀지 않은 곳에 미노타우로스 기숙사가 있었다. 들어가려고 하는데 앨리쉬가 멈춰 섰다.


“여기에 있는 거야?”

“응. 교실에 없다고 해서.”

“흐음. 뭐. 괜찮겠지. 선생님이 그런 멍청한 짓을 할 리가 없고.”


각자의 기숙사는 그 종족마다의 특성이 있다. 흡혈귀는 오래된 저택의 느낌이고, 엘프는 아름다운 성, 나무요정은 정글, 용족은 하늘 위에 있는 식인데, 왠지 모르게 이곳은 소 목장으로 되어 있다.


미노타우로스가 소여서 그런가. 보통은 미궁 같은 모습이 더 좋지 않나.


“이쪽이야.”

“이것으로 오늘 할 일 끝이네.”

“봉사 시간 몇 시간 나올까.”


앨리쉬는 웃으면서 아무런 말 없이 손가락 10개를 펼쳤다.


“10시간???”

“그래. 그러니까. 내가 도와주지.”


선생님, 교권 남용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여기야.”


앨리쉬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동그란 무언가를 누르면서 신호를 울렸다. 소리가 사방에 퍼지면서 땅바닥에 작은 진동이 울렸다.


“안나오는데. 잠자나?”

“잠깐만. 이상한 진동이 울리지 않아?”


우린 조용히 귀에 집중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눌러볼게.”


다시 신호가 울리자 다시 땅바닥에서 진동이 울렸다. 점점 커지더니 우리를 향해 온다는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음메!!!!”


문을 박아버리는 소리와 함께 뿔이 문 사이로 튀어나왔다. 다시 들어가더니 발소리가 들리면서 다시 문을 박았다.


“다들 도망쳐!!!”


앨리쉬의 소리에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런데 앨리쉬의 짧은 다리와 체력으로 벌써 뒤처졌고 카밀라는 발에 걸려 넘어진 나머지 정신을 잃어버렸다.


다들 뭐 하는 거냐고!


나는 그들을 향해 다시 뛰어갔다. 카밀라를 내 등에 업히고 앨리쉬를 겨드랑이 속으로 넣어 붙잡았다. 둘 다 한 무게하고 있어서 더럽게 무거웠지만, 내 뒤에서 문을 뚫고 나온 미노타우로스가 보이자 정신없이 뛰어갔다.


“오, 오, 오고 있어! 바로 코앞이야.”


땅울림이 온몸으로 전해지자 나는 조건반사적으로 방향을 틀어 몸을 던졌다. 다행히 타이밍 좋게 미노타우로스의 박치기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시 몸을 돌려서 우리를 향해 뛰어왔다. 나도 그들을 다시 업고서 도망쳤다.


“젠장 발정기였어,”

“발정기?”

“미노타우로스는 일 년에 한 번씩 발정기를 갖는단 말이야. 그때는 신화에 나오는 애처럼 모든 걸 다 부숴버린다고.”


그녀는 활을 들어 몇 방 쐈는데 맞아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빨간색 없어?”

“빨간색은 왜?”

“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야.”

“미노타우로스한테도 통할까.”

“그러길 바라야지.”


원래 없던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이제 미노타우로스부터 도망칠 힘이 없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앨리쉬의 화살촉을 잡고 가슴을 긁었다. 붉은 피가 흘러나오면서 내 하얀 옷에 번졌다.


“뭐 하는 거야!”

“이렇게 너희들을 데리고 도망칠 수는 없어. 내가 미끼가 된다.”

“바보야. 죽는다고.”


죽는다라. 아주 오랜만에 듣는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안 좋은 몸으로 인해서 매일 각오하던 그 죽음이었는데. 이렇게 마주 보게 될 줄이야.


“그래도 다 죽는 것보다 좋잖아.”


그녀들을 내려놓고 옆으로 뛰어갔다. 내 몸에 묻은 붉은색 때문인지 그는 방향을 틀어 내 쪽으로 뛰어왔다. 그 녀석은 왠지 모르게 더욱 흥분된 상태가 되었다. 더욱 빨랐고 거셌다. 운 좋게 구덩이에 빠지면서 피할 수 있었지만, 다음은 없었다. 그 녀석의 뿔이 나의 어깨를 박으면서 하늘 높이 던졌다. 이렇게 많이 올라간 적은 처음이었고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진 적도 처음이었다. 정확히 얼굴이 땅바닥에 박히면서 목뼈가 부러져 죽는 상상을 할 때, 누군가가 나를 공주님 앉기로 붙잡았다.


“눈 떠.”


살며시 눈을 뜨자 헤라 선생님이 두 손으로 나를 붙잡고 있었다.


“선생님!!”

“너무 늦게 와버렸네. 미안하다. 수진아.”

“음메!!!!”


미노타우로스는 다시 우리를 향해 뛰어왔다. 선생님은 나를 땅바닥 아래에 내려놓고는 입고 있는 가운을 벗고 하얀 와이셔츠만으로 그한테 다가갔다.


“선생님. 위험해요. 도망쳐야 해요.”

“미노타우로스로부터 이기기 위해서 알아둬야 할 것들을 알려줄게. 특강이다. 귀 열고 잘 들어. 수진. 첫 번째 미노타우로스는 소처럼 빨간색을 좋아해. 그 말뜻은 다르게 말하자면 빨간색을 보면 흥분하니까. 절대로 보이지 말아야 해.”


선생님은 뛰어오는 미노타우로스의 뿔을 능숙하게 잡으면서 힘의 방향을 바꿔 땅바닥에 눕혔다.


“두 번째 소와 비슷한 신장 구조를 가진 미노타우로스는 약점까지 똑같아. 그것은 바로 코. 코를 붙잡으면 아무것도 못 하지.”


코를 붙잡고 아래로 눌러버리자, 미노타우로스는 소리만 지를 뿐 일어나지를 못했다.


“다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려도 되지만 다쳐서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할게. 세 번째 강인한 체력과 단단한 몸을 가진 미노타우로스 같은 종족을 기절시키는 방법은 가장 쉬운 것은 단 하나밖에 없어. 기절할 때까지 때리기.”


선생님은 주먹을 들고 목뒤를 치더니 한 방에 기절시켜버렸다.


“끝. 그리고...”


나는 선생님의 강연을 끝까지 듣고 싶었지만, 머리가 어질해지더니 쓰러졌다. 시선이 멀어져가면서 흐르는 피를 바라봤다. 미노타우로스의 어깨에 박힌 곳이 심하게 다친 모양이다.


“...”

“...”

“...”

“...”

“...”

“...”

“...”


기절했나. 내가 왜 자고 있지.


“...”

“...”

“...”

“...”

“... 반성하세요!!!!”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인가요.”

“아닙니다.”

“그럼 아니면 다인가요.”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다인가요.”

“아닙니다.”

“그럼 아니면 다인가요.”

“죄송합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뜬 곳은 학교 의무실이었다. 내 옆에서 한 자리에 3명이 무릎을 꿇고 보건 선생님한테 혼나고 있었다.


“발정기 상태일 때는 꼭 문에 표지판을 걸어놓으라고 했잖아.”

“죄송합니다. 음메~”

“헤라 선생님도. 이런 위험한 일을 학생한테 시키면 안 되죠.”

“미안. 나도 이럴 줄 몰랐어.”

“앨리쉬 학생도 활과 화살을 아무렇게 들고 다니면 안 돼요.”

“네.”


나는 몸을 일으켜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내 모습을 처음으로 봤다. 한쪽 팔은 깁스에, 그 윗부분의 어깨는 뚫린 곳을 꼬맸고, 가슴에 난 상처는 감쪽같이 없어졌다.


“수, 수, 수진아!!”


옆에 있던 카밀라가 나의 모습을 바라보고 감격에 찬 나머지 뛰어와 안겼다.


“잠깐. 커흑!”


한쪽 팔이 다시 부서지는 고통이 느껴졌다. 보건 선생님이 와서 떼어놓지 않았으면 다시 기절할 뻔했다.


***


“좋아. 잘 움직여?”

“네. 다 이상 없어요.”

“한동안은 뼈가 붙을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깔끔하게 부서져서 웬만해서는 잘 붙을 거야. 부모님한테 연락했으니까. 집에 바로 가면 돼.”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그들이 나를 향해 뛰어오려고 했다.


“멈춰.”


그들은 나의 말에 멈추면서 안절부절못하며 속상해했다.


“아직 아파?”

“아프긴한데. 괜찮아.”

“미안해. 수진아. 기절해버려서 아무것도 못 했어.”


그 미노타우로스는 나의 앞으로 와서 90도로 꺾어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다. 수진아. 내 불찰이야. 발정기인지 알았으면 이야기를 해놓는 것이었는데. 실수로 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헤라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고. 사과했으니까. 받아주겠지만 말이야. 너의 그런 작은 실수가 위험을 초래한단다.”


어찌 보면 모든 원흉은 당신이잖아!


안에서 듣고 있던 보건 선생님은 문을 열고 나와 헤라 선생님을 데리고 들어가 다시 설교를 시작했다. 우리는 그녀를 무시한 채로 떠났다.

그 미노타우로스는 끝까지 사과하면서 기숙사로 돌아갔다. 카밀라는 기숙사 생활하면서도 우리 집까지 오려고 했다. 앨리쉬가 가방을 들어서 집까지 데려다준다는 조건으로 꺾어낼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단둘이서 노을을 바라보며 집으로 간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선생님.”

“응?”

“대단했지.”

“응.”

“뭐 하는 사람일까.”

“...”


진짜 여러 방면에서 뭐 하는 사람일까.


부모님은 나의 다친 모습을 보고 첫 번째로 놀라고 데려온 친구가 엘프인 것을 보고 두 번째로 더 놀랐다. 그녀는 공손하게 인사하고는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면서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 모습에 우리 부모님은 눈물을 흘렸다. 그 운 이유가 아들이 살아남아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친구가 생기고 그 애가 똘똘해서 그런 것일까. 내가 보기에는 후자가 맞는 것 같다.



p.s. 하이든의 설문지

1. 지킬의 아내

2. 지킬의 처

3. 지킬의 집사람




안녕하세요. 작은 우주입니다. 제 작품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되신다면 댓글과 추천 부탁 드립니다. 아주 큰 힘이 됩니다^^(부족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작품은 코미디에 대해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옴니버스 형식이기에 각 에피소드마다 이야기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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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번째 에피소드 : 고민 상담부 22.10.14 28 0 16쪽
2 0번째 에피소드 신학기 22.10.13 47 1 23쪽
1 프롤로그 22.10.12 94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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