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2.04.18 02:50
최근연재일 :
2022.05.02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91
추천수 :
0
글자수 :
60,028

작성
22.04.29 06:00
조회
28
추천
0
글자
8쪽

12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DUMMY

해가 숲 사이로 가려지기 시작하자, 수녀님이 와서 아이들과 노인들을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우리는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다들 안에서 주기도문과 함께 성경 구절을 외기 시작했다. 나도 그들을 따라서 외쳤다.


22시가 되자, 종이 울리는 것과 함께 모두 잠자리로 향했다. 내가 누울 침대가 없는 모양으로 수녀님은 양희와 같은 침대에서 잘 수 있냐고 부탁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좋아해주며 승낙해주었다.


“잘자렴. 애들아.”


“네에~”


불이 꺼졌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은 채로 서로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코 고는 소리와 함께 울적이는 소리가 들렸다.


“우는 거야? 나와 같이 자자.”


옆에 있던 한 꼬마 아이가 건너편에 있는 울고 있는 아이와 같은 침대로 들어갔다.


“저 애는 참 대단해. 저런 나이인데도 어른 같다고나 할까.”


양희가 말을 걸어왔다.


“어때, 여기에 몇 시간 동안 놀아본 느낌은?.”


“음... 좋아. 솔직히 말해서, 꿈만 같아.”


“꿈이라. 맞아. 나도 그랬어. 처음 올 때 꿈만 같았어. 하지만, 여기는 꿈이 아니야. 현실이야. 우리는 여기서 아픔을 이겨나가면 되는 거야.”


“...”


그녀가 손을 뻗어서 내 손을 잡았다. 나는 왠지 힘을 주었다. 그러면, 그녀한테 도움이 될까 싶었다.


“너는 참 부러워.”


“왜?”


“너는 복수를 했잖아.”


“복수?”


“나는 복수를 하지 못했어. 우리 가족을 죽인 흡혈귀를 복수하지 못했어. 아직까지도 어딘가에서 발 뻗고 자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분노 때문에 도저히 잠잘 수가 없어. 내 인생을 망친 값으로 나는 어떡해서라도 복수할 거야.”


“잠깐만. 무슨 말이야? 내가 복수를 했다고?”


“응. 그래. 너와 같이 잡아 온 흡혈귀를 처형할 거라고 했어.


“뭐? 안 죽인다고 했는데.”


“그래? 내가 아저씨한테 듣기로는 죽인다고 했거든.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참 다행이야. 너는 복수를 했잖아.”


“...”


머리가 복잡해져 갔다. 혈지가 죽는다. 나는 뛰어가서 그녀를 살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녀는 내 가족을 죽였다. 복수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도, 왜 나는 그녀가 걱정돼서 미칠 것만 같은 것일까.


“그 흡혈귀가 어디에 잡혀 있는지 알아?”


“왜?”


“그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무슨 이야기?”


“그러니까. 왜 그랬는지?”


“...”


그녀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나도 궁금할 것 같아. 그 흡혈귀를 만난다면 물어볼 것 같아. 왜 죽였는지 말이야.”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내가 어디 있는지 알아. 내가 데려다줄게.”


“정말?”


“아까 놀다가 한 탑으로 가려다가 못 가게 했잖아. 왜냐면, 거기에는 흡혈귀를 잡아놓는 곳이어서 그래. 원래는 흡혈귀를 만나는 것은 안 되긴 하지만 말이야. 몰래 만날테니까. 괜찮을거야.”


우리는 조용히 방안을 나왔다. 문 앞에 있는 견습 수녀한테 화장실로 간다고 하니까. 알겠다면서 보내주었다.


“어차피, 30초 후면 자니까. 언제든지 돌아가도 되.”


그녀는 미로처럼 복잡한 이곳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앞에서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급한 발걸음이었는지 빠르게 들려왔다. 우리는 들키면 안 됐기에 가장 가까운 계단 위로 올라갔다. 다행히 아무런 일도 없이 지나쳤고 발걸음은 점점 멀어져 가기 시작하자 다시 움직였다.


“내가 보러 가는 것이 맞을까.”


걸어가고 있는 나는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여기에서 생활하면서 깨달은 것이 뭔지 알아? 내가 오늘 봤던 ‘죄와 벌’이랑 똑같아. 책의 주인공은 자신의 철학으로 살인해버려. 그렇지만, 끝에는 자수하지.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해.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때문이야. 어디까지나 네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상관없어. 네 마음이 편하다면... 그것이 정답이라고 나는 생각해.”


“좋지 않은 선택인데도?”


“선택에는 좋은 것이든, 안좋은 것이든. 존재하지 않아. 그것은 결말에 따라 다르거든. 어때, 계속 갈래?”


“갈게...”


우리는 최대한 들키지 않게 움직이면서 그녀가 말한 장소에 다다랐다.


“젠장. 왜 있는 거지? 보통은 없는데.”


“무슨 일이야.”


“문지기가 지키고 있어. 흡혈귀가 있으니까. 경호를 붙었나 봐. 저기 안에만 들어가면 되는데.”


고개를 내밀어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남성을 보았다. 이상하게도 킁킁거리면서 냄새를 맡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네. 내가 저 아저씨의 주의를 끌어서 벗어나게 할게. 그때, 네가 몰래 들어가.”


“나올 때는 어떻게 하려고.”


“괜찮아. 거기 안에는 작은 창문이 있어. 내가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되어있으니까. 너도 나올 수 있을 거야. 거기로 내려와. 그곳은 올라가기는 힘들어도 내려오기는 쉽거든. 그 앞에서 내가 기다리고 있을게.”


“너도 같이 가고 싶은 것 아니었어?”


“나도 흡혈귀 낯짝을 보고 싶었지만, 급한 것은 내가 아니라 너잖아. 가서 네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이야기하고 와버려.”


“양희야. 도대체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야?”


“나는 너를 보면서 나와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


그녀는 나가더니 소리쳤다.


“꺄아~ 아저씨! 아저씨! 여기 이상한 것이 있어요.”


그 남성은 숨어 있던 나를 지나쳐서 그녀로 향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자가 서 있던 그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은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눈이 적응하면서 보이기 시작했다. 안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쇠창살로 된 감옥으로 되어 있었다. 중세시대에서나 있을법한 감옥이었다. 점점 깊숙히 들어가니 내가 처음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기구들이 있었다. 생활하면서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감옥과는 맞지 않는 기구였다. 니퍼에 집게, 톱, 망치... 있을필요 없는 공구뿐이었다. 점점 더 들어가자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고문 기구들이 나왔고 땅바닥에는 지워지지 않은 핏자국도 있었다. 나는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발걸음을 빨라졌고 소리쳤다.


“혈지야!”


가장 깊은 곳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진선아.”


소리가 나는 곳은 연하게 조명으로 밝혀지고 있었다.


“혈지야...”


그곳에는 혈지가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알던 모습의 혈지가 있지 않았다. 생기있던 그녀의 얼굴이 아니었다. 활기가 가득 찼던 그녀의 몸이 아니었다. 내가 마지막에 봤던 그녀의 나체와 비슷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두 손이 수갑으로 묶인 채로 앉지도 일어서지 못하게 걸려 있었다. 얼굴에는 피멍으로 붓지 않은 곳이 단 하나도 없었고 옷은 어디로 갔는지 나체 상태였다. 그리고... 내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는 끈적거리는 액체와 함께 상처가 나 있었다.


“혈지야...”


“진선아... 진선이니?”


“진짜, 끔찍한 짓을 했구나.”


뒤에서 들리는 분노가 섞인 음성. 크리스틴이었다.


“인간들은 우리를 보고 괴물이라고 하지. 하지만, 궁금해. 우리가 괴물이라면 우리보다 더한 존재를 뭐라고 부를지... 인간이라고 해야하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15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5.02 35 0 18쪽
14 14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5.01 30 0 7쪽
13 13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30 26 0 8쪽
» 12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9 29 0 8쪽
11 11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8 32 0 8쪽
10 10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7 46 0 12쪽
9 9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6 33 0 5쪽
8 8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5 31 0 9쪽
7 7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4 37 0 8쪽
6 6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3 35 0 8쪽
5 5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2 41 0 9쪽
4 4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1 42 0 8쪽
3 3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0 41 0 8쪽
2 2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19 51 0 10쪽
1 1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18 83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