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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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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2.04.18 02:50
최근연재일 :
2022.05.02 06: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594
추천수 :
0
글자수 :
60,028

작성
22.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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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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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8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DUMMY

“그래서, 계속 이야기를 할게. 흡혈귀에서는 크게 세 귀족이 존재해. 혈정. 혈가. 혈검. 내가 있는 곳은 혈검이고. 혈지. 네가 있는 곳은 혈정이야. 그 정도는 알거야.

내 것부터 먼저 말하자면, 혈검은 다른 흡혈귀와 다르게 많은 곳에서 조용히 살아가. 종속을 늘릴 생각도 안하고 무리지어 다니지도 않아. 사람들 속에서 살거나 혼자 산 속가서 사는 흡혈귀도 봤지. 반대로 혈정같은 경우에는 무리를 지어 다니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자기들끼리 지내려고해. 그래서 다른 흡혈귀보다 인간들을 극히 싫어하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인간끼리도 그렇고 흡혈귀끼리도 트러블이 많이 일어나지. 다음으로는 혈가는 세 귀족 중에서 가장 인간들과 친하게 지내지. 인간들 속에서 같이 살아가려고 노력해.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곳도 혈가귀족 친구인데 우리를 도와준다고 했어.”


“만약에, 진선이 제 종속이 되어 같은 흡혈귀가 되면 아버지가 죽이러 오지 않는 거잖아요.”


“그렇지.”


“그렇다면 저희를 따라오려는 이유는 뭐죠. 시간이 지나면... 흡혈귀가 될 수 있을 텐데.”


“안 믿거든. 종속된다는 것을 안 믿어. 사실, 종속이 된다는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아. 아무리 혈가귀족들이 노력해도 성공할 확률이 낮지. 봐바. 네가 돼지라고 생각해봐. 근데, 네가 좋아하는 돼지가 다른 돼지를 삽겹살로 구워서 먹고 있다면 좋아할까. 그런 거야.”


나는 더는 들을 수가 없었다.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은 그저 나한테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졸음이 찾아왔고 나는 애써 반항할 마음이 없었기에 잠을 잤다.


이번에도 꿈을 꾸었다. 그때, 그 순간이었다. 나는 문을 열어서 집으로 들어갔다. 거실 불을 켰고 옆에 있는 진희의 방에는 혈지가 있었다.


“너는 왜 그런 거야?”


“잘 모르겠어.”


“오빠. 살려줘.”


“진선아. 살려줘.”


“엄마. 아빠. 진희야. 미안해. 미안해.”


“진선아. 나를 죽여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죽여줘.”


“조용히해.”


“왜 죽이지 못하는거야?”


혈지를 향해 우리 가족은 말했다.


“저년을 죽여!”


“저딴 년을 없애버려!”


“너는 우리가 죽었는데도 괴롭지 않은 것이니. 저 애를 죽여야 해!”


“으아아아!”


나는 혈지의 목을 부여잡고 땅으로 박았다. 목뼈를 부러트려서라도 죽이려고 했다. 다신 내 꿈속에 안 나오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눈물을 흘리면서 내 뺨을 어루만져주었다. 내 손에는 힘이 풀리더니 꿈을 깼다.


“도착했다.”


밖에는 오두막처럼 큰 집이 있었다. 손쉽게 검은 머리 그녀의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일 다시 출발하고 오늘은 여기서 하룻밤 쉬도록 하자. 안으로 들어와. 배고프지. 뭐 좀 먹자.”


집 안으로 들어섰다. 내 아픈 다리 때문에 움직이는 것에 애를 먹었다. 혈지가 그런 나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도움의 손길을 쳐냈다.


“가장 끝에 있는 내방을 제외하고는 아무것이나 사용해도 돼.”


나는 가장 가까운 방을 보았다.


“거기도 나쁘지 않아.”


그녀가 나를 향해서 말하고 있었다. 문을 열자, 방에는 침대 하나 빼고는 없었다. 누군가 청소를 했는지 깨끗했다.


“그 방 할래? 진선아?”


내 옆으로 다가와 혈지는 말을 걸었지만, 애써 무시하면서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이제야 혼자가 될 수 있었다. 흡혈귀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몸을 가다듬고 침대에 누웠다. 핸드폰을 켜니, 친구로부터 데이트가 어떻게 됐냐고 카톡이 와있었다. 가뿐히 무시하고 뉴스를 봤다. 어떠한 곳에도 우리 집에 대한 메스컴으로 오른 것이 없었다. 최근에 오른 살인 사건은 저번 달에 있었던 모녀 살인 사건밖에 없었다.


흡혈귀에 대해서 조사해보았다. 하지만 흡혈귀나 뱀파이어에 관한 게임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도배되어 있었고 내가 원하던 그런 자료는 없었다. 핸드폰을 닫고 보이지 않게 던져 버렸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흡혈귀. 혈지. 그들은 나를 죽이려고 쫓아온다. 검은 머리 그녀. 피. 종속.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장례식을 치러야 하지 않을까. 집에 가야 하지 않을까. 이제 혼자 어떻게 살아가지. 고등학교는 어떻게 하지. 미래에 어떻게 살지. 살기 위해서라면 흡혈귀가 되는 방식밖에 없는 것일까. 흡혈귀가 된다고 해도 어떻게 하지. 근데, 내가 왜 살아야 하지.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있나. 혈지를 죽여야 하나. 죽일 수는 있나. 죽여버려야 하나. 그녀는 우리 가족을 죽였다. 나도 그녀를 죽이고 싶다. 그러나, 죽이지 못했다. 죽이고 싶어도 그러지 못했다. 왜 그럴까. 왜 그때 힘이 빠졌을까. 내가 그녀를 좋아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나. 흡혈귀가 되지 못한 것을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지 않나. 내 분노가 약해서 그런 것일까. 잘 모르겠다.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진선아. 먹을 것 좀 가져왔어.”


제발 나를 내버려 둬라. 혈지야. 나를 내버려 둬라. 나한테 다가오지 말란 말이야.


“...”


“알았어. 여기에 놓을게 먹고 싶으면 문 열어서 먹으면 돼.”


“...”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선택지는 몇 가지가 있다. 두 가지. 아니, 세 가지가 있다. 혈지를 죽이는 것. 흡혈귀가 되는 것. 그리고 지금 여기서 자살하는 것. 나는 살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 고통을 내가 왜 견디고 있어야 하는 거지.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이제 내가 죽어도 나를 슬퍼해 줄 사람이 없지 않은가. 오히려, 죽으면 나를 슬퍼해 줄 사람이 있든 없든 상관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죽자. 죽어버리자. 이 지옥 같은 곳을 떠나자.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


방문을 열었다. 혈지가 계란후라이로 만든 간단한 음식이 놓여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긴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들 각자의 방 안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모퉁이를 돌자, 아까 봐왔던 거실에 들어갔다. 주변에 있는 서랍과 냉장고를 열면서 찾아보았다. 그러자, 한구석에서 수면제라고 쓰인 알약통을 발견했다. 안에는 적지 않은 양이 들어가 있었다. 내 손에 최대한 많이 털고서 입에 부었다. 물컵에 수돗물을 채워서 입에 넣으려는 순간, 창문에 비친 검은 머리 그녀가 있었다. 나는 뒤돌아봤다.


“계속해.”


입에 있던 약들을 뱉었다.


“왜 그래. 죽는 것은 네 맘이야. 오히려, 네가 미래를 보자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300년 넘게 살아봤지만. 살아있어서 좋았다고 느꼈던 것보다 죽을걸 그랬다라고 후회하는 순간이 더 많았어.”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 왜 그렇게 도와주는 거야. 무슨 생각이 있는 거 아니야?”


“하하. 그냥 노망난 배려라고 생각해. 그래서, 안 죽을 거야?”


“...”


“그래. 자살 안 할 거면 비켜줄래. 수면제가 없으면 난 잘 수가 없거든.”


그녀는 내게 다가오더니 내가 뱉은 약 중에서 하나를 짚고서 입에 넣고 내 컵에 있는 물을 마시면서 삼켰다.


“흡혈귀가 되면 알게 되겠지만, 나는 흡혈귀가 인간보다 좋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오래 산다고 해서 좋은게 많은 것은 아니더라고. 슬픈 것이 더 많지. 적당히 살아야 해. 지루하고 따분해. 죽고 싶을 만큼이나 말이야.”


“자살이라도 하지 그래?”


“하하. 그러면, 하나님이 지옥에 보낼지도 모르잖아.”


“하나님은 인간을 먹으라고는 않았어.”


“아니. 그렇지 않아. 그것은 인간들이 바라보는 시선일 뿐이야. 흡혈귀가 보고 있는 시선으로 보면 다르지.”


“예수님은 사람이야.”


“우리도 어찌 보면 인간이야. 내가 이날까지 살면서 느낀 것 중 가장 큰 것은 종교가지고 싸우면 이보다 쓸데없는 것은 없다는 거야.”


그녀는 나를 지나치고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한동안 거실에 있다가 약을 쓰레기통으로 털어버리고 아까 있던 침대에 누웠다. 시간이 지나자 왜인지 모르게 졸음이 찾아왔다. 아까 먹었던 수면제가 목에 넘어간 듯했다. 천장을 바라보며 나는 잠시 잠을 잤다. 꿈은 꾸지 않았다. 아니, 꿨을지도 모른다. 그저, 광활한 하얀 공간에서 나는 서있었다. 가만히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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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5.02 35 0 18쪽
14 14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5.01 30 0 7쪽
13 13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30 26 0 8쪽
12 12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9 29 0 8쪽
11 11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8 33 0 8쪽
10 10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7 46 0 12쪽
9 9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6 33 0 5쪽
» 8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5 32 0 9쪽
7 7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4 37 0 8쪽
6 6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3 35 0 8쪽
5 5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2 41 0 9쪽
4 4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1 42 0 8쪽
3 3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20 42 0 8쪽
2 2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19 51 0 10쪽
1 1화 내 여자친구는 흡혈귀 22.04.18 8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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