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과 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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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때 또 혁의 내부에서 묘한 웃음소리와 함께 말이 공명되어 혁의 머리에 각인 되었다.
‘내 일등 호위들이야! 후후후........! 이제야 왔어, 이제야. 그래도 변치 않는 충성심만큼은 높이 사줘야 되겠군. 후후후........!’
‘그럼, 내 부하도 되는 거냐?’
‘물론!’
‘그래? 하하하.........! 고맙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지 모르지만 자신에게 부하가 생겼다는 말에 강혁은 신이나 명했다.
“너희 둘! 그만 일어나!”
“네, 주군!”
그런데 일어난 두 놈의 모습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나는 온통 붉은색 일색에 얼굴마저 검붉었고, 키는 2미터가 넘는 장신이었으며, 무성한 고슴도치 수염에 생김도 우락부락했다.
게다가 이곳이 마계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머리에는 뿔 하나가 우뚝 솟아 있었다. 또한 자신의 키만 한 쇠막대 하나를 들고 있어,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범인은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또 하나는 이와 대조적으로 푸른색 일색의 옷에 185cm 정도의 키, 이마에 외뿔은 동일했으나 부드러운 생김. 그리고 평범한 장검 한 자루를 소지하고 있었다. 이때 내부에서 알 수 없는 자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저 붉은 옷의 귀신이 클라우디, 푸른 놈이 에밀리에라 불러.’
‘알았어.’
“그만 일어나!”
“네, 주군!”
“클아우디, 에밀리에!”
“네, 주군!”
“보이지? 땔감 부족한 것. 가서 해와.”
“넵!”
두 명이 사라지자 혁은 본격적으로 속옷을 말리기 위해 옷을 하나 둘 벗었다. 그러며 천제소녀에게 말했다.
“궁금할 텐데 계속 봐.”
“안, 안 봤어!”
당황한 소녀가 허둥지둥 대답했으나 혁은 태연했다.
“계속 봐도 돼. 어차피 부부사인데, 못 보여줄게 뭐 있어.”
“나 안 보고 있거든.”
“됐고. 그러나저러나 큰일이다. 밖은 엄동설한 이고, 식량도 라면 부스러기 몇 개인데.........”
“라면은 또 뭐야?”
“먹어보면 알아, 그 맛이 쥑이지.”
자랑스럽게 말하던 혁이 더 이상의 대화를 중단했다. 풍생수가 또 나무를 해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불을 쬐며 가만히 생각하는 그이 머리에는 또 하나의 근심이 떠올랐다. 이곳의 생태적인 환경이었다.
그래서 혁은 내부에 잠자고 있는 녀석에게 물었다.
‘야, 침입자! 이곳의 생태 환경이 어떻게 되냐?’
‘귀찮게 시리, 왜 자꾸 깨워.’
투덜거리면서도 녀석은 제법 자세하게 답변을 했다.
‘내 이름은 루시퍼 이곳의 대 마왕 중의 하나지. 아무튼 이곳에 떨어져 계속 고생한 보답으로 상당한 세력을 구축할 수 있었지. 그러자 야심이 발동하더군. 그래서 나는 이곳의 대 마왕 중 하나인 벨제뷔트와 손잡고, 이곳의 실질적 지배자인 사탄 대 마왕을 쳤어.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지. 사탄의 세력을 거의 분쇄할 무렵, 나와 손잡은 벨제뷔트라는 놈이 돌연 배신을 했어. 내가 겁난 놈은 나와 내 세력을 갑자기 치기 시작한 거야. 생각지도 못한 기습에 나는 참담한 패배를 맛보았고, 죽음 직전에서야 간신히 이곳까지 탈출 할 수 있었어. 그 전에 측근들에게는 이곳으로 도망쳐 올 것을 명했고, 나의 변할 모습 즉 나의 또 하나의 분신인 너의 모습을 녀석들에게는 알려준 관계로, 쉽게 너를 저들이 알아보고 명을 받드는 거야.’
대충은 이해를 한 혁이 제일 궁금한 것을 물었다.
“이곳은 안전한가?”
‘상당기간 동안은. 놈이 설마 내가 이 극지까지 탈출한 줄은 모르는데다, 그 거리가 수백만 리 떨어져 있으니 당분간은 안전할 거야. 또 한 이유는 사탄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테니, 당분간은 둘의 싸움에 전력을 기울일 거야. 그렇지만 둘의 쟁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니, 하루라도 네가 빨리 강해져야 해. 즉 내 사라진 힘을 되찾는 게 급선무야.’
자신의 생명과도 직결되므로 혁이 곧장 다시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하면 네 힘을 되찾을 수 있지?’
‘나의 안배에 따르면 돼. 우선은 지옥의 1관문으로 가면 돼.’
‘지옥?’
지옥이라는 무시시한 말에 반사적으로 혁이 되물었다.
‘후후후........! 그렇게 겁먹을 것 없어. 내 능력의 일부만 되찾아도 그 관문을 쉽게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너를 단련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일 거야.’
‘젠장 나는 이제 죽었구나!’
탄식하면서도 궁금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이 어디지?’
“이곳을 벗어나 죽 북상하면 돼. 내 일등 호위들이 충실히 알려줄 테니까, 너무 걱정 말고.‘
‘젠장, 알았다.’
이제 자신의 진로를 알게 된 혁은 이곳을 벗어나면 어떻게 될지 상황 유추에 들어갔다. 그러자 제일 먼저 걱정이 되는 것이 추위에 견딜 수 있는 옷가지였다. 자신이야 방풍, 방한, 방수가 되는 등산복을 입으면 큰 문제가 없으나, 자칭 천제소녀라는 이제 자신의 아내가 된 여인의 허술한 옷이 문제였다.
남자의 체면 상 그 옷은 자신이 입고 아내에게는 등산복을 입혀주어야 했다. 그러자면 당장 추위에 견딜 수 있는 옷이 필요했다. 혁이 이런저런 걱정으로 인상을 펴지 못하고 있는데 두 부하가 잔뜩 땔감을 취해 왔다.
혁은 곧장 두 놈에게 명했다.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옷을 구해와.”
“네.”
대답은 곧장 튀어나왔으나 녀석들은 즉각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이를 보고 뭔 이유가 있는 것 같아 혁이 한마디로 물었다.
“왜?”
“너무 배고픕니다. 주군!”
“그래?”
즉각 배낭 안에 있는 라면을 떠올린 혁이었지만 동시에 후회도 밀려왔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라면이나 배낭 안에 잔뜩 넣어 올 걸. 에라, 모르겠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어? 어떻게 되겠지. 우선 한 끼 해결하고 보자고.’
결심을 굳힌 혁은 배낭을 뒤져 주섬주섬 꺼내놓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 가닥 위안은 삼겹살 세 근과 소주 세 병이 아직도 배낭에 고이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혁은 전부인 라면 다섯 개와 물을 끓일 수 있는 용기인 코펠마저 꺼내놓았다. 그것도 몇 단으로 되어 있는 놈 중 가장 큰 용량인 놈으로.
‘불은 모닥불이 있으니 되었고.’
생각한 혁이 코펠을 내주며 클라우디에게 명했다.
“이것 끓이게 가서 물 떠와.”
“넵!”
그러나 혁은 곧 자신의 명을 정정해야 했다.
“야, 온천물로 뭔 라면을 끓여. 차라리 눈이나 잔뜩 퍼와.”
이렇게 명한 혁은 눈을 끓이면 부피에 비해 현저히 물의 양이 줄어들 것을 감안해, 나머지 코펠도 두 개씩 두 놈에게 안겨줘 눈을 퍼오도록 지시했다.
곧 두 개의 코펠에 동시에 라면이 다 끓여지고 혁은 곧 이를 네 등분했다. 그러자 풍생수도 조금 주어야 된다는 선녀의 말에 그 또한 조금 주었다. 그것도 선녀의 몫에서 덜어서. 자신은 조금만 먹어도 된다는 말에 그렇게 한 것이니, 인정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또 먹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일단은 나무젓가락이 두 개뿐인 것이 문제였고, 종내 혁이 손수 가는 나무를 꺾어와 임시 젓가락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두 놈 다 젓가락질이 서툴러 처음과 같이 끝내 그 뜨거운 놈을 손가락으로 먹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내인 선녀는 체면 상 끝까지 생전 처음해보는 젓가락으로 라면을 먹느라 그 속도가 사람의 속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어찌 되었든 두 놈을 먹여 놓은 효과는 금방 발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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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읽어주시고, 선작 , 추천해주신 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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