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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백수 마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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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00:44
최근연재일 :
2016.03.16 20: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4,007
추천수 :
73
글자수 :
14,855

작성
16.03.15 00:52
조회
753
추천
15
글자
9쪽

나무꾼과 선녀

DUMMY

2


그녀의 곁으로 다가간 혁은 옷을 하나하나 들어 용도며 입는 방법을 설명했다.

“이 놈은 팬티라는 것으로 제일 안쪽에 입고........”

“나는 쳐다보지 말고 설명해.”


“이제 우린 부부 아니야?”

“.........”

그녀는 말이 없었다.


혁이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맞아, 안 맞아?”

“딸 셋 낳을 때까지만.”


“딸이건 아들이건 낳으려면 서로 살을 맞대야할 텐데, 그렇게 해서 되겠어?”

“부끄러우니까, 그렇지.”

“알았어. 알았으니까 일단 옷이나 입고 얘기하자. 나도 불편해.”


“속으로는 좋으면서.”

“그렇다고 치자.”

더 이상 입씨름하기 싫은 혁이 돌아서서 천천히 걸어가자, 그녀는 신속히 찬의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다 입었어.”

그녀의 말에 다시 돌아선 혁이 물었다.

“풍리장인가 뭔가 찾아야 된다며?”

“아, 그렇지!”


돌연 그녀가 옆구리에 손을 척 걸치더니 사방을 쏘아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그만 안 나와!”

이때였다. 눈 덮인 한 산에서 한 물체가 소녀의 앞으로 뛰어내렸다.


사뿐 착지한 놈을 보고 혁은 깜짝 놀랐다. 얼굴의 생김은 표범인데, 몸에 난 털은 푸르고, 크기는 너구리정도였다.

‘별 괴상하게 생긴 짐승도 다 있군.’


내심 중얼거리며 혁이 물었다.

“처음 보는 짐승이군. 뭐라고 불러야 돼?”

“풍생수(風生獸).”


“풍생수?”

“자세한 건 나중에 설명해줄게.”

그렇게 말한 소녀가 여전히 옆구리에 손을 걸친 채 풍생수라는 놈에게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화완(火浣)은 어디 갔어?”

“물이 두려워 멀리 도망갔습니다.”

“그럼, 네 놈이라도 찾아. 빨리 들어가 찾아오지 못해!”


풍덩!대답 대신 녀석은 바로 온천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혁으로서는 황당했다. 자산의 귀에는 소녀의 말 밖에 들리지 않는데, 그녀는 풍생수라는 짐승의 말까지 다 알아듣는 듯 대화에 거침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그녀가 한국어를 알아듣고 한국어로 말하는 것 또한 이상한 일이었다. 그래서 혁이 물었다.

“어떻게 내 말을 알아듣고 짐승과 대화할 수 있지?”


“이것.”

들어 보이는 소녀의 새하얀 팔목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두 가닥의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그 은팔찌가 그렇게 대단한 효능이 있단 말이야?”

“몇 가지 효능이 더 있어. 독을 감별하고 유사 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하지. 그리고 .......”


소녀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그 중의 한 가닥을 떼어 혁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선물이야.”

혁이 능글맞은 음성으로 물었다.


“부부가 된 정표야?”

급 빨개진 얼굴로 소녀가 시선을 돌리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안 받으려면 말고!”

“후후후.........! 고마워!”


혁은 날름 낚아채 자신의 왼 팔목에 찼다. 그런데 이것이 자동으로 크기가 조절되는지 가는 소녀의 팔목에 맞았던 것이 자신에게도 딱 맞았다. 이에 신기한 듯 혁은 팔찌를 이모저모 뜯어보았다. 중앙 부분이 두툼한 게 꼭 무엇이 들어 있을 듯 했다. 그리고 양 끝은 원형으로 마무리 되어 있었다.


이때.

푸악.........!

물속에서 풍생수라는 놈이 솟구쳤다.


“찾았습니다. 찾았어!”

앞발로 들어 보이며 소리치는데 이번에는 녀석의 말이 혁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다. 아무튼 녀석은 빠른 속도로 헤엄쳐 나오더니 그것을 곧바로 소녀에게 전달했다.


혁은 소녀의 손에 들린 물체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황금색으로 30cm 정도 크기의 지팡이였다. 혁이 궁금해 물었다.

“그 놈도 특별한 효능이 있어?”


“나중에 알려 줄게.”

“뭐든 다 나중이군.”

혁이 불만스러워 투덜거리나 그녀는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다.


“우리 이제 뭐 하지?”

‘빨리 각성을 해!’

‘이건 뭔 소림 미?’


분명 사내의 목소리였다. 혁이 사방을 둘러보나 주변에는 둘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혁이 소녀에게 물었다.

“당신이 나한테 변성으로 물었어?”


“무슨 쓸데없는 소리야.”

이때였다.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네 놈 내부에 있다.’


“야, 이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야!”

깜짝 놀란 혁이 사방을 둘러보고 답답해 팔짝팔짝 뛰어도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영일체(二靈一體)라 할까? 아니 우린 애초부처 한 몸이었지.’

“너 누구야?”

다시 사방을 둘러보며 큰 소리로 묻는 혁을 보고 의아한 소녀가 물었다.


“누가 또 있어?”

혁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또 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네 내부에 있는 내가 보 일리 없지. 아무튼 일차로 영육(靈肉) 모두가 강해져야 우린 살 수 있어. 아! 피곤하다. 나 잠시 눈 좀 붙일게.”

그 이후로 더 이상 사내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홀린 듯한 혁으로서는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런 혁에게 접근한 소녀가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에고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더 이상 알 수 없는 상태라 혁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 문제는 일시 덮어두었다. 그리고 소녀의 물음에 답했다.


“우선 옷부터 말리는 게 급선무겠어.”

등산복이라 방수 기능이 있었지만 장시간 물속에 있었던 관계로 혁의 옷은 속옷부터가 전부 젖어 있어 찝찝함을 금할 수 없었다.


“불부터 피워야겠어. 나뭇가지 주워 올게.”

소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혁은 사방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주변에는 태울 만한 나뭇가지 하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혁이 골짜기 밖으로 걸어 나간 순간.

“에취.........!”

혁은 크게 재채기를 하며 오들오들 떨었다. 골짜기 밖은 온통 눈 세상인데다 굉장히 추웠기 때문이었다.


골짜기 안은 온천물의 수온과 수증기로 인해 봄날처럼 포근했지만 밖은 그야말로 엄동설한이었기에 혁은 신속히 제자리로 돌아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이 모습을 본 소녀가 혁의 의도를 눈치 채고 말했다.


“네가 가서 땔나무 구해와.”

풍생수에게 하는 말이었다.

“네.”

간단한 대답과 함께 풍생수가 빠른 속도로 산 속으로 사라졌다.


무료해진 혁이 장난삼아 그녀를 불렀다.

“여보!”

황당한 부름에 한동안 어이없는 표정이던 그녀가 톡 쏘았다.

“그렇게 부르지 마.”

“그럼 뭐라고 불러?”


“천제소녀(天帝少女), 조성(釣星), 은비녀(隱飛女), 셋 중의 하나를 택해.”

그러나 혁은 능글맞게 웃으며 말했다.

“후후후........! 나는 여보가 마음에 드는데......”


“참........!”

어이가 없는지 한동안 혁을 바라보던 그녀가 말했다.

“그랬다간 죽어~!”

‘어! 성깔 있는데.’

내심 중얼거린 혁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천제소녀는 너무 길고....... 어? 천제소녀? 당신이 옥황상제의 딸이라도 되는 거야 뭐야?”

말없이 빙긋 웃은 그녀가 말했다.


“내 분명히 말했지, 천제님을 보좌하는 한 소녀라고. 그리고 이곳은 마계야.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어느 귀신이 채가지도 모르게 죽어. 그러니 쓸데없는데 관심 갖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강해져.”


“그럼, 내가 정말 죽은 거야?”

“그렇다고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생명은 돌고 도는 무한한 존재........”

“내가 빨리 죽으면 당신한테는 좋은 것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어. 내가 당신에게 호기심이랄까, 신선함을 느꼈거든.”

“에고, 나는 뭐가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


이때 풍생수라는 놈이 땔감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두 발로 껑충껑충 뛰며. 그래봐야 몸뚱이 크기가 있으니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이 모양을 보고 천제소녀도 부족함을 느꼈는지 풍생수를 더 해오라고 다시 산속으로 쫓아 보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혁은 품을 뒤져 라이터를 꺼냈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자신이 담배 한 대 안 피운 것이 신통했다.


어쨌거나 혁이 라이터를 켜나 돌이 젖어 켜지지를 않았다. 할 수 없이 혁은 배낭에서 비상용 라이터를 꺼냈다. 다행히 배낭 안은 전혀 젖질 않아 라이터도 정상 작동되었다. 곧 모닥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혁이 겉옷을 벗어 속옷을 말리려는데 이들을 향해 신속히 다가오는 인영이 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깜짝 놀란 둘이 본능적으로 일어나 그 인영을 바라보는데, 놈들이 신속히 땅바닥에 엎어져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주군!”

‘이건 또 뭔 시추에이션?’


----------------


작가의말

지금까지 읽어주시고, 선작, 추천해주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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