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서재

음악천재가 밴드부에 나타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나무가마솥
작품등록일 :
2023.08.08 22:16
최근연재일 :
2024.03.29 22:2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482
추천수 :
58
글자수 :
162,351

작성
23.08.24 22:20
조회
130
추천
1
글자
10쪽

메신저 톡(2)

DUMMY

소아에게 있어 끔찍할 정도로 싫은 금요일이었다.

그 찜찜한 금요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 씻고 얇은 이불속에 들어갔다.


그리고 스마트 폰을 열었다.


드는 생각은 한가지였다.


‘갈색 방에 다시 들어가고 싶다’


톡을 열어 헌강과의 1대 1 채팅 방을 열었다. 새로 생성된 방에 글자를 찍었다.


맨 처음 저기 라고 적었다가 다시 지우고 편하게 야 라고 적어 보냈다.


-야


‘너무 늦었나?’


꽤 늦은 시간이었고 꽤 기다려도 헌강의 답장은 없었다.


‘늦은 시간인거지.’


그러다 톡의 알람음이 울렸다.


톡톡.


-뭣땜에?


‘왜도 아니고 뭣땜에?’


그걸 본 소아가 바로 본론을 전달했다.


-갈색노래.

-어?


이미 목요일 날 소아가 그 노래의 가제를 갈색노래로 정했고 헌강에게 말까지 해놨었다.


-왜?

-듣고 싶어.

-dz


이응키읔이 영어로 된 오타가 짧게 전달되어 왔다. 그리고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첨부 파일 하나가 전달되어 왔다.


-너가 말한 갈색노래.mp3 파일열기

-고맙다


고마워 라고 처음 적었던 걸 또 한번 고민한 소아는 고맙다로 바꿔 보냈다. 그리곤 물었다.


-오늘 나 없이 연습 잘됐어?


이번에도 잘했어 로 처음 적었다가 두어 번 고치다 끝말을 잘됐어로 바꿔 보냈다.


-ㅇㅇ


소아는 뭔가 뿔이 났다. 단어의 교환비가 이상했다.


‘짜증나’


그러다 톡 알림음이 울렸다.


톡톡.


-너는 연습 잘했어?

-완전 별로였어 ㅜㅅㅠ

-ㅋ


헌강의 성의 없는 대답에 소아가 한참을 여러 가지를 지웠다 썼다가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고 있을 때 다시 알람음이 울렸다.


톡톡.


-새로 온 사람이 계속 뭐라 해?


그 말에 뭔가 복받쳤던 소아가 빠르게 스마트폰의 글자 패드를 눌렀다.



-몰라 미친놈 같애.



이상한 것 같아라고 적을까 했지만 이번에 소아는 에잇하고 미친놈이라고 곧바로 적어 보냈다.


헌강이나 헌강 친구들에게 어쩌다 물든 나쁜 말이었고 속으론 생각했어도 실제로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은 좋지 못한 말이었다.


연습생을 준비하는 자신에게는 어쨌거나 다소 격한 말이 맞았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철저한 자기 통제. 항상 몇 번 더 생각하고 항상 살았다.

그런 소아의 성격 때문에, 뮤비에 얼굴을 비춰 잠깐 인터넷상에서 빵 떴을 때는 사람들 얼굴을 보는 데 문제가 생길 정도였다.


이런 거침없는 대화는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신난다’



그리고 소아의 그런 반응에 헌강이 코드가 맞았는지 곧바로 답장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너 목소리 좋은데 걔 왜 그러냐 ㅋㅋ



***



둘의 대화는 몇 번을 오갔다. 그리고 축제곡이 궁금하단 소아 메세지에 헌강이 바로 작업하겠단 톡과 함께 폰을 두고 책상으로 향했다.


‘빨리 해서 줘야겠는데’


헌강이 정신을 차렸다. 아무래도 소아가 늦은 곡 걱정이 많이 되는 듯했다.


‘시간은 늦었지만 내일이 토요일이기도 하고.’


헌강은 아예 늦게 잘 생각을 했다. 어쩌면 밤을 새고 해가 뜬 아침이 돼서야 잠에 들 수도 있었다.



‘진짜 신나게 놀 수 있는 곡이면 좋겠는데.’



헌강은 조금 고민했다. 아무래도 앞에 다 같이 할 밴드 사운드를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기기에는 힘들 듯싶었다.


따뜻한 곡이라던가 아니면 경쾌한 곡정도만 되도 충분히 그려지는 악상이 있었지만, 밴드를 이길 신나는 곡이라 하니 머리에 딱히 그려지는 것이 없었다.


‘앉아만 있다고 노래가 나올 것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한 헌강이 책상에서 일어나 이번엔 침대에 벌렁 누웠다.


침대에 누운 채로 책상에 올려놓은 악보를 보는데 눈에 그 옆 검정고시 책이 눈에 들어왔다. 안 볼래야 안볼 수가 없는 워낙 새빨간 색으로 디자인된 표지였다.


‘저거 이제 필요 없는데, 진짜 버려야겠다.’


고등학교에 재입학 한 헌강에게는 이제 필요 없는 물건이었다.


물론 이전 소아의 말처럼 불운하게 쓸 일이 생길지도 몰랐지만, 현재 헌강의 생각이 거기까지 닿기에는 훨씬 더 많은 생각과 중대한 것들이 헌강의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저 책처럼 딱 도입부터 사로잡아서 진짜 강당 애들 다 신나서 뛰어 놀 수 있는 노래. 그런 거 만들고 싶다.’


헌강이 기타 소리를 입으로 내며 흥얼거렸다.


‘어쿠스틱 기타 소리로 어떻게 그렇게 만들지?’



그러다 헌강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되겠네.’


두둥 두두 둥둥


입으로 소리를 만들어 보며 헌강이 곧장 책상 앞에 다시 앉았다.


‘안되면 마는 거지 뭐.’


헌강의 낸 해결책은 간단했다. 불가능한 게임이라면 게임의 룰을 바꾼다.


그게 언제나 자유로운 헌강이 낸 해답이었다.



악보에 조금 끄적거린 헌강이 다시 침대위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책상으로 왔다.


폰의 잠금화면을 열자 톡에 안 읽은 메시지가 있다는 알람이 있었지만 헌강은 신경 쓰지 않았다. 헌강은 더 재밌는 걸해야 했으니까.


헌강이 유튜브에 검색 할 것을 핸드폰으로 적어 넣기 시작했다.


-드럼 악보 쓰는 법


밴드 음악의 신남을 덮는 건 단순히 더 신나는 밴드음악이라고 이미 간단히 결론 내린 헌강이 있었다.


안그래도 요 며칠 혼자 드럼도 쳐 보며 흥미가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


‘밴드 곡을 써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있어봤자 철현과 파트를 나눌 때 기타 부분이랑 그 외를 조금 손봤던 정도가 고작이었다.


누구에겐 그래서 이 같은 일이 난관이었다.

하지만 헌강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재밌는 일이었다.


헌강은 하늘에서 날 때부터 부여받은 것이 있었다. 헌강은 그게 스스로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알지 못했지만 현재 자신이 지금 강하게 갖는 생각이란 있었다.


‘새로운 건 늘 짜릿해.’



유트브를 보다 악보를 끄적이고 유트브를 보다 악보를 끄적이고.


이 짧은 패턴이 반복될 때마다 백지에는 남들이 소름끼쳐할 만한 곡이 점점 순차적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



처음 헌강은 곡을 쓰며 고민했었다.


‘확 끌리는 도입을 어떻게 쓰지?’



토요일로 들어선 그날의 새벽 밤. 헌강은 몇 달 전, 자신의 능력이 시야로 꽃핀 그날을 회상했다.


‘책상에서 구슬을 굴릴 때 썼던 노래를 좀 가지고 올까?’


헌강이 웃었다.


생각을 끄집어내려는 힘보다 더 빠르게 무언가 바깥으로 뿜어져 나오려 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넘치는 재능이었다.


‘그래서 구슬이 책상 아래로 떨어지는 파동을 더해서’


당.


헌강은 당 하고 크게 울린 파동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잔상은 축제가 있을 학교의 강당과 겹쳐 헌강의 머릿속에 상상되었다.


‘그 파동과 함께 모든 관중들의 뛰기 시작한다. 그들의 몸이든 심장이든.’


헌강이 눈을 감고 집중했다. 오늘도 건드려 봤던 드럼 소리였다. 헌강은 자신을 기준으로 삼으며 차츰차츰 곡을 써내려 갔다.


초절기교. 악기의 가장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소리의 집합.


그러다 보니 헌강은 또 자신도 모르게 고등학교밴드부에 맞지 않는 가장 테크니컬하고 화려하며


사람들을 뛰게 할 그런 곡을 쓰고 있었다.




***


헌강이 엉덩이를 긁고 있었다. 엄밀히는 뒤쪽 등허리의 조금 아랫부분이었지만.


누군가 헌강을 불렀다.


“엄마 곧 나가야돼. 빨리 안 일어나지?”

“나 아파.”


“거짓말하지 말고 빨리 밥 먹고 학교 가”


‘아 더 자고 싶다.’


헌강은 주말을 모두 곡을 만지는 데 보냈다. 톡에 몇 개의 안 읽은 알람이 꽤 늘었지만 그것도 몰랐다.



‘학교 가서 자야겠다.’


어느 순간 헌강에게 학교는 좀 불편하게 자야하는 숙박시설 정도가 되어 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는 0교시부터. 차근차근 1교시씩 시간이 또 지나가고 있었다.



***



헌강이 부실 문을 열었다. 아직 저녁시간도 되지 않은 몰래 나온 헌강만 올 수 있는 시간의 부실이었다.


“너무 오래 걸린단 말이야.”


아프다고 오전 수업을 다 자면서 보냈지만 그래도 남은 오후 수업이 참 많고 길었다. 속으로 작곡한 노래를 계속 머릿속으로 돌려보지 않았으면 지겨워 그만 쓰러졌을 것이 분명했다.


부실에 들어온 헌강이 자신의 기타가 아닌 먼저 드럼으로 갔다.


‘기타로는 질리도록 쳐봤으니까’


헌강이 같은 부원의 드러머가 듣게 된다면 거의 혼절할 정도의 연주를 시작했다. 새어나가는 소리 때문에 크게 치지 못할 뿐 실력적으론 전혀 빠지는 부분이 없었다.


그렇게 거짓말 하나 없이 실수 하나 하지 않고 악보 대로 드럼을 쳐본 헌강이 이번엔 부실에 비치된 철현의 일렉 기타를 들었다.


그리곤 다시 그 기타로 악보대로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어쿠스틱 기타를 칠 수 있다고 모두가 일렉 기타를 잘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애초에 어쿠스틱 기타와 드럼의 상관관계 보다야 어쿠스틱과 일렉의 관계가 훨씬 나았다.


일렉 기타는 또 헌강이 예전에도 건드려 본적이 많아 다루는 데 아주 조금의 이질감이나 어려움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어쿠스틱 기타를 쥔 헌강이 악보의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헌강이 머릿속에 넣어둔 드럼의 소리와 일렉 기타의 소리가, 헌강이 지금 잡아 치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와 함께 동시에 연주되며


헌강이 자리한 장소가 파란 물결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



헌강의 머릿속에 합쳐져 나온 소리는 가히 경이로웠다. 듣는 사람들을 흥분과 환희에 차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폭력적으로 변하지는 않을지 하는 헛걱정이 드는 수준이었다.


“크 쩔었어”


‘보컬까지 얹어 보고 싶은데.’


그리고 헌강은 그 보컬까지 얹혀진 소리를 듣기위해서는 꼬박 하루를 더 기다려야만 했다.


‘소아는 오늘 못 온다고 했고.’



헌강이 이 같은 생각을 할 때 소아는 이제 막 js엔터 4층에 도착해 5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번에도 이미 작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배연아가 먼저 와 있었다.


“언니 안녕하세요.”

“안녕. 주말 잘 쉬었니?”

“아뇨. 고생 좀 했어요.”


소속사 일에 더해 다른 한 가지 일로 마음고생을 좀 한 소아가 어리광을 좀 피었다.


누가 봐도 그리 편히 주말을 쉰 사람의 생기는 아니었다. 배연아가 말했다.


“시간 또 바뀌었어. 애들 다 오면 이번에는 댄스 연습실에 먼저 모여래.”


금요일날 바뀌었던 시간이 다시 원래대로 바뀌어져 있었다.




<메신저 톡(2)>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음악천재가 밴드부에 나타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지각변동(3) 24.03.29 26 0 9쪽
31 지각변동(2) 24.03.28 37 0 12쪽
30 지각변동(1) 24.01.16 56 0 11쪽
29 폭파사고(4) 24.01.11 58 0 10쪽
28 폭파사고(3) 24.01.10 51 0 10쪽
27 폭파사고(2) 24.01.04 62 0 12쪽
26 폭파사고(1) 24.01.03 59 0 11쪽
25 시연 연주(3) 23.12.28 55 0 9쪽
24 시연 연주(2) 23.12.27 52 0 11쪽
23 시연 연주(1) 23.12.22 55 0 12쪽
22 이상 행동 23.12.21 63 2 12쪽
21 입성 23.09.05 104 2 11쪽
20 도망(3) +1 23.09.01 104 1 11쪽
19 도망(2) +1 23.08.31 103 1 11쪽
18 도망(1) 23.08.30 96 1 10쪽
17 새로운 곡(3) 23.08.29 110 1 10쪽
16 새로운 곡(2) 23.08.28 117 1 13쪽
15 새로운 곡(1) 23.08.25 129 1 10쪽
» 메신저 톡(2) 23.08.24 131 1 10쪽
13 메신저 톡(1) 23.08.23 155 1 11쪽
12 헌강의 장기자랑(3) 23.08.22 164 1 11쪽
11 헌강의 장기자랑(2) 23.08.21 160 2 11쪽
10 헌강의 장기자랑(1) 23.08.18 173 3 13쪽
9 엄습하는 걱정(2) 23.08.17 183 2 13쪽
8 엄습하는 걱정(1) 23.08.16 200 2 13쪽
7 New, js엔터 신사옥 23.08.15 213 4 13쪽
6 하늘에서 난 차이(3) 23.08.14 217 4 13쪽
5 하늘에서 난 차이(2) 23.08.11 233 5 13쪽
4 하늘에서 난 차이(1) 23.08.10 244 5 10쪽
3 전학 첫날 만난 사람(2) 23.08.09 282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