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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뱅크
작품등록일 :
2024.03.05 13:08
최근연재일 :
2024.05.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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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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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4,819

작성
24.04.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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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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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43화 어떻게 될까?

DUMMY

43화


(어떻게 될까?)










조식해는 조헌령의 말에도 뭔가 아쉬운 듯 계속 혁우련 일행이 떠난 자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혁우련의 뒤를 쫓던 양호와 한회는 서로 혁우련에게 말을 걸으라며 등을 떠밀었다.

그러나 정작 혁우련에게 먼저 말을 건 것은 그들이 아니라 장소소였다.


“공자님. 이제 화 풀리셨어요?”

“그래. 풀렸다. 그러니 앞으로는 내가 움직이는 일이 없도록 해라.”

“네. 다시는 그럴 일 없도록 만들게요. 앞으로 누가 제 손목을 잡으려고 하면 제가 그자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게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장소소는 마치 혁우련이 다른 남자가 장소소의 손을 잡아 화를 내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었다.

혁우련은 걸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처소를 떠날 때와 다른 표정의 그녀가 수줍게 혁우련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혁우련은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걸어 나갔다.

장소소는 그런 그의 곁에 붙어 서서 그에게 계속 말을 걸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장소소의 열 마디에 한마디가 되지 못했다.


***


동정호로 향하는 만곡상가 일행의 움직임은 마치 한 마을이 통째로 이주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런 이주를 방불케하는 행렬 속에는 조헌종과 조식재가 포함되어 있었다.

다른 자식들은 상가를 지키라는 의도로 떼어 놓고 가주가 첫째만 데리고 길을 떠난 것이었다.

그렇게 수하들과 수발을 들어주는 일꾼들까지 약 백여 명의 인원이 동정호로 향했다.

그리고 그 무리 속에는 혁우련 일행도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도대체 안 되는 이유가 뭐예요?”

“이유가 뭐냐니? 너는 도련님의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이냐? 한 사람당 벽곡단 하나 이상의 음식을 제공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어?”

“그건 제가 공자님과 함께 움직이며 매번 듣던 말이에요. 그런데 진짜로 지킨 적은 없단 말이에요. 인제 와서 그런걸 왜 지키려고 하는데요.”

“그동안 지키지 않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지키면 되겠구나. 자 여기 벽곡단 한 알 있으니 이걸로 허기를 채워라.”


성진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장소소와 양호를 바라보며 입속에 벽곡단을 집어넣었다.

매번 식사 시간 때만 되면 양호와 장소소는 먹는 것을 가지고 말싸움을 했다.


“아니 이걸로 무슨 허기를 채워요? 오히려 허기를 당겨 올 정도밖에 되지 않잖아요.”

“너는 무공을 익힌다는 아이가 무슨 식탐이 그리 많은 것이냐?”

“식탐이 아니라 최소한 사람이 살 수 있을 만큼은 주셔야 할 것 아니에요? 공자님에게 가서 이제부터 살림은 제가 맡겠다고 이야기해야겠어요.”

“퍽이나 도련님이 살림을 너에게 맡기겠다. 너한테 맡기면 동정호까지 가기도 전에 우리는 배를 곯아야 할 것이야.”

“왜 이래요? 돈 있어요. 저 돈 많다는 것 공자님이 이야기 안 해줬어요? 아 물론 이 돈은 저하고 공자님 그리고 성진이가 먹는 데에만 쓸 거예요. 할아버지들 몫은 없으니까 기대하지 마세요.”

“같이 먹자고 해도 안 먹을 거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얼른 자리로 가. 나중에 또 나하고 말다툼하느라 무공 수련 시간에 늦었다는 변명하지 말고······.”


양호가 먼저 장소소를 피해 자리를 이동했다.

장소소는 손에 올려진 벽곡단을 한참 바라보다 억지로 입에 집어넣었다.

동정호로 가는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를 못 했다.

조헌종이 같이 밥을 먹자고 혁우련을 몇 번이나 불렀지만 혁우련은 조헌종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 고기 굽는 냄새가 여기까지 넘어오는 것 같아.”

“사저. 허기가 져서 이제는 풀 내음까지 고기 냄새로 느껴지는 겁니까?”

“풀 내음? 아니야. 이건 분명 고기 굽는 냄새야. 봐봐. 저쪽에서 냄새가 솔솔 넘어오고 있잖아.”


장소소는 눈까지 감고 냄새를 맡으려 노력을 하고 있었다.

성진은 장소소의 말을 듣고 같이 눈감고 냄새를 맡아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의 코끝을 간지럽히는 것은 고기 굽는 냄새가 아니라 파릇파릇 새싹이 솟아 나오며 풍기는 풀 내음이 전부였다.


“좋은 자세다. 봐라. 성진이는 식사가 끝나자마자 관조(觀照)를 하며 내기를 다스리고 있지 않으냐? 그런데 너는 뭐 하는 거냐? 콧구멍 벌렁거리는 게 또 뭔 꿍꿍이를 벌이려고 머리 굴리고 있는 것 같은데?”


혁우련이 장소소와 성진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그는 마침 눈을 감고 있는 성진을 보며 성진이 관조를 하고 있다고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런 성진과 달리 장소소는 옆에서 자꾸 손으로 공기를 퍼 자기 코로 가져다 대는 것이 노는 것으로 보였다.


“너는 이제 미쳐가는 거냐? 왜? 배가 고파서 공기 중에 떠도는 기라도 받아먹으려고 그러는 것이야?”

“공자님. 저 진짜 미쳐버리겠어요. 우리 돈 많아요. 그러니 지나다 어디 마을이라도 나오면 먹을 것 좀 사서 넉넉히 먹으며 가요. 앞으로 동정호까지 가려면 열흘이나 더 걸리는데 벽곡단 만으로 어떻게 견뎌요?”

“앞으로 열흘 동안 너희에게 가르칠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러니 몸을 둔하게 만들지 말아라. 언제나 몸은 가벼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네? 가르칠 것이 있다니요? 뭘 또 가르치려고 그러세요?”


지금까지 배운 것만으로도 허덕거린다고 느끼는 장소소는 투덜거리며 혁우련의 말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그런 장소소와 달리 성진은 놀란 얼굴로 혁우련의 말에 눈을 떠 바라봤다.

혁우련 무언가를 가르친다고 직접 이야기한 적은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그런 드문 일 속에서 나오는 가르침은 매번 새로운 무공의 눈을 틔워주고 있었다.


“아. 그만 가르쳐주셔도 돼요. 지금 배운 것만으로도 소화 못 할 지경이에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꼭 배워야 한다. 내가 말했지. 너는 내가 모가지 잡아끌고서라도 정파 제일인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공자님이 계시는데 제가 어떻게 정파 제일인이 돼요?”

“나하고는 상관없이 네가 정파 제일인이다.”

“여기 성진이는요?”

“내 눈에는 너만 보인다. 무조건 네가 정파 제일인이다.”

“아 진짜.”


장소소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기 싫다는 데도 억지로 시키는 혁우련에게 불만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장소소의 의견과 상관없이 혁우련은 장소소의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지금부터 가르쳐주는 것은 새로운 내공심법이다.”

“내공심법이요? 지금 저는 자하신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 아시잖아요. 그리고 성진이는 삼청신공을 익히고 있는데 또 다른 새로운 내공심법을 가르쳐 주신다고요?”

“그렇다.”


지금까지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성진이 질문을 했다.


“사숙조.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 저희 문파의 비전 내공심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내공심법이라니 그게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혹여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내공심법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었나요?”

“아니. 내가 지금 전하려는 것은 내가 창안한 내공심법이다. 유사한 내공심법을 익힌 이는 많이 있지만 지금부터 알려주는 것은 오롯이 천지간에 너희와 나만 아는 내용일 것이다.”

“공자님이 창안했다고요? 화산파의 비전을 버리고 공자님의 내공을 익히라는 말씀이에요? 저 벌써 자한신공 삼성까지 익혔단 말이에요. 삼성까지 끌어 올리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그걸 버리고 공자님의 내공심법을 익히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내가 전하려는 것은 너희가 익히고 있는 내공심법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지 결코 지금 익히고 있는 것을 버리고 내 것을 익히라고 전하는 것이 아니다.”


장소소와 성진은 혁우련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검법과 도법 등의 신외지물을 이용하거나 장법과 각법처럼 가진바 무공을 펼쳐내는 데는 여러 가지 무공을 익히고 펼쳐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어떤 상황과 어떤 사람을 마주할지 모르기에 많은 무공을 익히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일이 많았었다.

그러나 내공은 그렇지 않았다.

하나의 내공심법을 익히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것을 익힌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내공심법이었다.

내공심법은 각자 흐르는 진기의 흐름이 다 다르기에 한 몸에 여러 가지의 내공을 익힐 수 없었다.

그래서 각파에서는 내공심법을 새로 익힐 때 전에 익혔던 것을 버리게 했다.

심지어 어떻게 버리는지에 따라 명문과 중소문파의 차이가 벌어질 정도로 내공심법을 몸에서 지워내는 일을 중요시했었다.

그런데 익히고 있는 내공심법을 도와주려 새로운 내공심법을 가르쳐 준다는 혁우련의 말에 장소소와 성진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부터 가르치는 것은 기존에 있던 것을 다듬어 가르치는 것이니 세상에 오직 너희 둘과 나만이 아는 내공심법이다. 다른 이에게 가르치려면 나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성진은 혁우련의 말에 제자리에서 번쩍 일어나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땅바닥을 짚었다.

장소소도 성진의 모습에 따라 무릎을 꿇었다.


“제자. 결코 사숙조의 가르침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할게요.”


혁우련은 장소소와 성진을 바라봤다.

최근 광명교의 제자들에게 가르쳤던 혼원공을 보완한 새로운 내공심법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실험할 생각에 동정호로 가는 도중에 그들에게 새로운 내공심법을 가르치려 하고 있었다.


‘어떻게 될까?’


무공을 창안하면 써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었다.

그러나 내공심법 특히 혼원일천기공을 바탕으로 한 내공심법의 경우에는 혁우련에게는 익힌다는 의미가 없었다.

이미 원류를 익히고 있는 상황에서 따로 또 익힌다고 하여 그것이 새로운 혼원공의 효과인지 아니면 혼원일천기공의 효과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선을 했다고 하여 어느 정도나 좋아졌는지 짐작만 할 뿐 혁우련으로서는 정확한 효과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좋은 실험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가르침을 내린다는 말에 하나는 기쁨에 겨워하고 있었으며 하나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법문(法文)은 모두 삼백자로 되어 있으며 그 시작은 다음과 같다.”


혁우련은 법문을 읊어 성진과 장소소에게 새로운 혼원공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어서어서 익혀서 어떻게 되는지 나에게 알려주거라. 그래야 무엇이 잘되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 수가 있을 테니 말이다.’


혁우련은 법문을 가르치면서도 한쪽 머리로 그것을 익혔을 때의 장소소와 성진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삼백자는 짧지만 내용상의 무리(武理)는 절대 얕지 않았다.

성진은 세 번을 듣고 나서야 다시 법문을 물어보지 않았으며 장소소는 다섯 번을 들어서야 겨우 이해가 되는 모습이었다.


“너희는 이대로 이것을 익혀나가도록 하라. 익히다 보면 내가 왜 기존의 내공심법과 함께 익혀도 된다고 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네. 감사합니다. 사숙조. 최선을 다해 익히도록 하겠습니다.”


성진은 혁우련을 향해 절을 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혁우련은 성진이 절을 하는 의미를 알고 있었다.

지금까지 성진에게 무공을 전하는 것은 잃어버린 곤륜의 무공을 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성진도 감사한 마음으로 어른을 대하듯 혁우련을 대해왔었다.

그러나 지금의 내공심법을 전수 한 것은 곤륜의 무학을 배우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성진에게 있어 혁우련은 사부와 마찬가지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적당히 해라. 내가 너에게 그런 대접 받으려고 그런 것 아니니까.”

“네. 사숙조. 앞으로 제자는 사숙조를 위해······.”

“됐다.”


혁우련은 자리에 계속 있다가는 속만 늙은 어린아이에게 이상한 말을 들을 것 같아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장소소의 곁을 지나며 목을 잡고 몸을 들어 올렸다.


“어어. 공자님 왜 그러세요?”

“뭐가 어어야. 너는 아직도 모르겠지?”

“네? 아니에요. 알겠어요. 알겠으니까 이것 좀 놔주세요.”


몸이 혁우련의 손에 들린 장소소가 바둥거렸다.


“너는 내가 특별히 가르쳐 줄 테니 따라와라.”


혁우련은 성진이라면 홀로 깨우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장소소는 그렇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녀를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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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화 의미를 부여하는 놈들에게나 의미가 있다 +1 24.05.01 309 8 14쪽
59 59화 몸에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을 기억해 내라 24.04.30 303 7 14쪽
58 58화 너는 나랑 놀자 +2 24.04.29 313 9 12쪽
57 57화 이제 협상을 시작해볼까? 24.04.28 329 8 13쪽
56 56화 정파를 이끌어 달라 24.04.27 324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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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3화 임소념의 등장 24.04.24 36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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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만곡상가 그늘아래 머무르고 있다 +2 24.04.10 527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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