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을 통해 많은 분들께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이에 대해 조금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1. 초반부 일시반이 생각이 짧은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하여.
초반부의 내용에서 많은 분들께서 주인공 일시반이 너무 생각이 짧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초반부에서 일시반이 지나치게 영리하고 통찰력이 있어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며 글을 썼습니다.
1화 기준 일시반에 대해 비유를 좀 하자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경제적으로 나쁘지 않은 중산층 가정의 차남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회사에 취직하겠다는 생각으로 학창 시절 내내 공부만 하다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스무 살 청년입니다.
그 뒤 이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저도 정말 깜짝 놀라 박수를 친 5화에 대왕미르 님께서 남기신 댓글을 인용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갑자기 강도가 뛰어들어서 부모님을 죽이고 경찰서까지 뛰어가서 신고를 하고 정신을 잃었다가 눈떠보니 미얀마 마약농장인 수준.'
이러한 상황을 글을 통해 독자님들께 자연스럽게 납득시키지 못한 건 작가인 제 역량 부족입니다. 그래도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시점의 변화에 대하여.
이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글을 쓸 때 인물의 심리 묘사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리 묘사가 너무 많다고 말씀하시지만, 저것도 사실 정말 많이 덜어낸 것입니다.
원래는 표정, 눈빛, 몸짓, 목소리, 호흡 등 비언어적 혹은 반언어적 표현을 통해 심리를 묘사하고자 했으나, 이것이야말로 제 역량 부족으로 전달되지 않아 인물의 심리를 글로 쭉 묘사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점이 계속 변화하는 듯 보여 어지럽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더 죄송한 건, 그럼에도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글을 쓸 거라는 사실입니다.
계산해보니 지난 2년 반 동안 천만 자 정도 글을 썼더군요.
계속해서 변화와 성장을 시도하는 것도 분명 하나의 방법이고, 저도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저는 제가 글을 쓰는 방식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천만 자의 글을 쓰는 동안 이것이 제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3. 제목에 대하여.
무거운 주제와 분위기에 비해 제목이 너무 가볍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사정이 있습니다.
현재 제목인 '변경의 죄수는 검성을 꿈꾼다'로 제목을 바꾼 건 3월 7일입니다.
그 전 3월 6일, 14화까지 연재한 시점에서 당일 조회수 총합은 38이었습니다. 3월 7일 제목을 바꾸고 15화가 연재된 뒤 당일 조회수 총합은 364였고, 선작수가 꾸준히 늘어나 3월 11일에 처음으로 무료 베스트 말석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4. 작가가 자기 만족용으로 쓴 글이라는 것에 대하여.
아니라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맞다고 말하는 건 더 어렵겠군요.
우선 이 글이 제 취향 100%로 쓰는 글이란 걸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저 자신의 만족을 위해 썼냐고 하면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이걸 어떻게 증명할 수는 없는데, 정말 제가 순수하게 자기 만족만을 위해 썼다면 대충 어떻게 될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시반은 100화가 넘는 분량 동안 그림자 숲에서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게 될 겁니다.
한 장면의 묘사로 편당 1만 자씩 꽉꽉 눌러 담아 2화에서 3화씩 썼을 겁니다.
심리 묘사 완전 좋아합니다. 이것만으로 다른 묘사 하나도 없이 논스톱으로 5만자도 쓸 수 있습니다.
현재 38화까지 연재했는데, 여기까지만 해도 퇴고하는 과정에서 한 5만 자 정도 버렸습니다. 수정한 게 아니라 버린 게 그 정도 됩니다.
또한 한 편을 5천에서 6천 자 내외로 자르지 않은 것도, 안 그래도 느린 전개가 더 느려질 것을 걱정해 제 기준에서 한 편을 완성한 뒤 자르지 않고 그대로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든 댓글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고 있습니다. 삭제된 댓글도 알림으로 떠서 그것도 전부 읽고 있습니다. 지금껏 문피아에 연재하며 안 읽고 넘긴 댓글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첫 작품이 유료화에 성공하고 댓글이 많이 달릴 때도, 하루에 200개가 넘는 댓글을 앉아서 하나하나 다 읽었습니다.
제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지만, 저의 자기 만족 속에는 독자님들의 즐거움도 분명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5. 부적절한 댓글에 대하여.
댓글을 삭제하면 알림으로만 떠서 작가만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종종 부적절한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재미없다.'라는 짧은 말도 종종 좋은 비판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작가는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은 얼마든지 댓글로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환영입니다.
그러나 작가와 작가의 가족에 대한 욕 혹은 위협은 결코 비판이 될 수 없습니다.
부디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6. 유료화에 대하여.
많은 분들께서 연중을 걱정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전작 '흑염룡 이립'이 연중한 탓이겠죠. 네, 저는 작품 제목을 줄여 말할 때는 보통 주인공 이름으로 말합니다. 이립은 그냥 이립이 아니라 반드시 오글거리게 '흑염룡 이립'으로 불러줘야 하지만요. 이건 연중한 작품을 본 분들만 이해하실 수 있겠죠.
아무튼, 35화에 작가의 말로 말씀을 드렸지만, 못 보신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 이렇게 공지를 통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연중 안 합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읽어주시면 되고요. 주변에도 연중 안 한다고 꼭 알려주십시오. 막 엄청 화려하게 하지는 않아도 되고, 은근슬쩍 많이 알려주기만 해도 됩니다. 그래도 화려하게 해주실 수 있으면 그렇게 해주시는 게 더 좋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네.
7. 끝으로.
언제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매일매일 노력하겠습니다.
독자님들의 하루가 언제나 즐겁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adilet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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