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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요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아웃소싱 파견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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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요
작품등록일 :
2020.10.05 16:55
최근연재일 :
2020.10.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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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0.0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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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 파견 - 7

DUMMY

“신우군, 이게 어떻게된 일인지 알겠나?”


만춘이 말했다.


여전히 거칠어진 목소리가 수그러질줄을 몰랐다.


“글쎄요··· 저도 잘···”


신우로서도 어찌된 일인지 알수없는게 당연했다.


만춘은 예측할수 없었던 뜻밖의 사건을 겪고 감정이

격해져 그 감정이 낚시터관리인인 신우에게 터져나왔

으나,


스쳐가는 바람과 함께 시간이 지나자 감정이 좀 수

그러들었다.


화가나는 일이지만 신우의 잘못은 아니라는 자각이

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만춘은 이후로는 그저 묵묵히

땅바닥에 널브러진 장비들을 주워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신우와 소율도 만춘을 도와서 함께 캠프를

정리했다.


특수한 소재로 만들어진 초저중량 캠핑장비들,

야생에서 생존하는데 유용하게 쓰이는 휴대용 부쉬크

래프트 장비들,

그리고 최첨단 무기로 전투를 치르는 SF소설에 나오면

어울릴것 같은 신기한 전자장비 몇개에 뭍어있는 모래

를 털어내고 만춘이 장비들을 끌고오는데 사용했었던

손수레에 차곡차곡 담았다.


“이게 단가? 이게 다가 아닐텐데···”


더이상 주변 바닥에 널브러진 장비가 보이지 않았을때

손수레 안을 들여다본 만춘이 말했다.


차에서 장비를 끌고올때에 비해서 손수레가 많이 비어

있었나 보다.


세사람은 손전등을 들고 주위를 샅샅히 비춰보았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장비는 더이상 발견되지 않았다.


“없어진 장비가 몇개 있어.

내 장비는 대부분 비싼건데···”


만춘이 허탈해하며 말했다.


“일단 어쩔수없지, 날이 밝으면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그럼 없어진거 말고는 다 챙긴건가..?

아차! 낚싯대.”


깜박할 뻔 하다가 불현듯 낚싯대가 생각이난 만춘은

저수지 쪽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만춘이 낚싯대 7개 정도를 드리워 놓았던 자리에는 아

무것도 없었다.


뻥 뚫린 시야에 장막같은 어둠뿐이었다.


만춘이 낚싯대가 드리워져 있던 자리로 조금씩 발을

내딛어 다가갔다.


신우와 소율도 다가갔다.


더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저수지 앞에까지 갔을때

낚싯대 여러개가 저들끼리 뒤엉켜서 저수지 위에

두둥실 떠있는것이 보였다.


“젠장.. 저건 왜 저깄는거야.”


만춘은 짜증을 내며 다시 장비들을 담은 손수레로

돌아갔다.


손수레 안을 뒤적거린다.


발목부터 허리까지 방수를 해주는 웨이더장화가 들어

있나보다.


“만춘아저씨!”


신우가 다급하게 만춘을 불렀다.


“낚싯대는 내일 날이 밝으면 제가 와서 꺼내드릴게요.

오늘은 그냥 두세요.”


만춘은 여지껏 본적이 없었던 신우의 단호한 태도를

보았다.


그것은 저수지에 관련된 소문 때문이라는 것을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수있었다.


“그렇게 할까···”


의외로 만춘이 순순히 물러났다.


그간 저수지에 관계된 소문이나, 그런 소문을 믿고

발길을 끊은 낚시꾼들을 두고 미신이나 믿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던 만춘이었지만.


어쩌면 그런 생각이 지금도 전혀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이순간, 이런 일을 겪고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초인

은 아니었다.


“아저씨, 오늘은 낚시가게 옆에있는 펜션에서 묵으시

도록 하세요.

사장은 요즘같이 손님이 없는 낚시터에는 관심없으니

까 상관없어요.”


만춘은 순순히 신우의 말을 따랐다.


세사람은 낚시가게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만춘의 손수레가 굴러가는 소리가 침묵한 어둠속을 감

쌌다.


이같은 사건을 또다시 목격한 소율도, 저수지로 돌아

가겠다는 주장을 접고 오늘밤도 펜션에서 지내기로 했

다.


신우는 만춘과 소율을 각각 다른 방으로 안내해주고

샤워를 한 후, 자신은 허름한 방에 와서 누웠다.


낚시터관리인으로서 낚시터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

에 머릿속이 뒤숭숭했지만 어제도 잠을 설쳤기 때문인

지 의외로 스르륵 잠이 들었다.


하지만 깊은 숙면은 취하지 못했는지 새벽에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깨고 말았다.


샤워실에서 샤워기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소리가 들

려왔다.


‘이 새벽에 누가와서 샤워를 하는거지···’


짧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가나 싶었지만

눈꺼풀이 무거운 신우는 다시 잠이들었다.


컨테이너에는 그나마 창문이라도 한뼘 설치되었기 때

문에 아침이 되자 햇볕이 스며들어 왔다.


신우는 눈을 떳다.


이제는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자면서 식은

땀을 흘렸는지 온몸이 축축했다.


신우는 샤워용품을 챙겨 샤워실로 먼저 향했다.


‘새벽에 샤워하던 사람은 대체 누굴까···?’


조잡한 철제계단을 내려가는 신우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만춘아저씨와 소율씨는 펜션 방안에 샤워실이 있으니

까.. 아니겠지···?

그러면 장씨부부일까?

하지만 왜 굳이 늦은 새벽에?

낮에도 샤워는 했는데 말이지.

낚시하다가 물에 빠지기라도 한건가.’


대체 새벽에 와서 샤워한 사람이 누구일지 유추해보며

샤워실 앞에 닿은 신우는 남자샤워실의 문을 당겨서

열고 들어갔다.


“아니, 이게 대체 누구짓이야.”


샤워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탈의실이 먼저 나타났다.


그런데 탈의실 바닥에는 축축한 진흙투성이였다.


진흙이 뭍은 발자국이 몇개 찍혀있는 정도가 아니라

진흙탕에 빠졌던 사람이 탈의실에 들어와서 뒹굴은듯

이 온 바닥에 진흙 투성이였다.


신발을 벗지않고 그대로 샤워실까지 들어가 보았다.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신우는 혹시 몰라서 여자샤워실도 살펴보았다.


역시 여자샤워실도 같은 상황이었다.


이 광경을 발견한 신우는 순간적으로 화가났다.


‘샤워실이 딸려있는 방에서 묵은 만춘아저씨나 소율씨

가 이랬을리는 없고,

장씨아저씨 부부가 새벽에 와서 이렇게 만들고 간건가?

하지만 두분 모두 낮에 샤워를 하고 갈때는 샤워실을

깨끗하게 사용하고 갔는데···

설마 새벽에 왔다가면 자기들인줄 모를거라고 생각하

고 이런짓을 한건가?

장씨부부는 만춘아저씨랑 소율씨가 펜션에서 묵고있다

는 사실을 모를테니까···?’


대체, 누가 왜 이런짓을 했는지 신우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장씨부부를 의심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이 사실

이었지만 증거도 없이 쉽게 확정 지을수는 없는 일이

었다.


어쨌거나 신우는 샤워하기 전에 청소도구를 들고

샤워실 청소부터 해야했다.


신우가 샤워실에 들어가서 나올수 있을때까지 오랜시

간이 지나야했다.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상쾌하지 않고 노동후에 느끼는

피곤함으로 몸이 무거웠다.


샤워용품을 방에 두고나온 신우는 낚시가게로 들어갔

다.


“······ 아, 글쎄 그렇게 됐다니까요.

사장님, 저수지에는 CCTV가 없습니까?”


신우가 가게로 들어갔을때, 안에서는 간만에 찾아온

사장과 만춘이 어젯밤의 일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신우가 들어서자 두사람의 대화는 잠시 중단되었다.


“신우야, 네가 어제 수상좌대 탔냐?”


가게로 들어온 신우를 보고 사장이 언짢은 표정을 하

고서 낚시가게의 유리문 바깥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신우는 사장이 가리키는 곳을 돌아보았다.


장씨부부의 수상좌대는 저수지 한가운데에 멀쩡히 떠

있었는데,


육지에 정박해 있어야 할 다른 수상좌대 하나가 한켠

에 뜬금없이 나가서 떠있엇다.


“아니요.”


신우가 대답했다.


어찌된 일인지 신우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더 할

말은 없었다.


사장은 꼬투리를 잡아 짜증을 한번 부리고 싶은 눈치

였지만 신우의 잘못이란 증거가 없어서 넘어가고 말았

다.


만춘에게 어젯밤에 있었던 일에대해 얘기를 듣고난

사장은 대책을 한번 생각해보자고 말한후 가게 밖으로

나갔다.


얼마후 사장의 픽업트럭이 굉음을 내지르며 산 아래를

달려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만춘과 신우는 먼저번에 물에 빠진 소율의 낚싯대를

건지는데 사용했던 기다란 갈고리를 들고 만춘의

캠프가 있던 자리로 향했다.


가는길에 만춘이 해준 말로는.


사장에게 지난밤의 사건을 말하고 어차피 손님도 없는

데 예약기간동안 펜션에서 지내게 해주면 어떻겠냐는

뜻을 비췄지만,


사장은 펜션에서 지내려면 추가요금을 내라고 했다고

한다.


업자의 입장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소유의 사업

장에서 사고를 당한 손님에게 조금의 배려도 해주지

않는 사장이 지독하게 인색한 구두쇠라고 신우는 생각

했다.


만춘도 같은 생각인듯 사장이 돈버는 꼴을 보기 싫다

며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무슨일이 있어도 펜션에서

묵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두사람은 어젯밤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 도착했다.


물살이 거세지 않은 저수지이기 때문에 다행히 낚싯대

들은 그자리에 그대로 떠있었다.


다시한번 기다란 갈고리를 이용해서 어렵지 않게 건져

내었다.


하지만 사라진 다른 장비들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돌아온 낚시가게 안에는 소율이 와서 앉아있었다.


만춘의 얘기를 듣고난 소율은 자기도 다시 저수지로

나가서 캠핑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우는 말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어쩔도리가

없었다.


만춘은 펜션을 정리하고 나와 다시한번 아웃도어 장비

가 가득찬 손수레를 끌고 저수지를 향해 떠났다.


얼마후, 마찬가지로 소율도 자신보다 덩치가 큰

백팩을 짊어지고 저수지로 떠나갔다.


날이 어두워지자 하늘에는 먹구름도 가득껴서 달빛을

가리고 있었다.


암흑속에서 주위에 보이는 거라곤 낚시가게의 유리문

을 통해 흘러나오는 전등불빛 뿐이었다.


홀로남은 신우가 외로이 낚시가게를 지키고 있을때

낡은 유리문이 삐그덕 거리며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긴장한 빛이 역력한 소율이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긴장해서 도자기처럼 굳어있는 얼굴이 왠지 더 아름답

게 보였다.


“소율씨, 어서와요. 저수지에서 또 이상한 느낌 같은건

없었어요?”


신우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예, 괜찮아요.

저.. 좀 앉아있다 가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앉아계세요, 코코아 한잔 타드릴게요.”


낚시가게 한복판에는 양철로 만든 화목날로가 타오르

며 가게안을 훈훈하게 댑혀주고 있었다.


난로위에 올려놓은 주전자에서 이미 물이 끓고 있었기

때문에 코코아를 몇스푼 넣은 머그컵에 끊는 물을 붓

고 휘휘 저은 다음 소율의 앞에 놓아준 후,


자신의 코코아도 한잔 타가지고 소율의 건너편에 앉았

다.


뜨거운 코코아에서 보기좋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

다.


신우는, 소율이 할말이 있어서 왔다는것을 쉽게 눈치

챌수 있었다.


하지만 소율은 좀처럼 쉽게 입을 떼지 못하고 김이

피어오르는 머그잔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신우는 소율에게 시간을 좀 주기위해 잠자코 기다려주

었다.


뜸을 많이 들인 소율이 드디어 결심한듯, 하지만 어렵

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신우씨, 저를 도와주실수 있으세요···?”


“물론이죠, 말해보세요.”


소율이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신우는

믿음직스럽게 대답할수 있었다.


머그잔을 내려다보던 소율이 고개를 들어 신우와 눈을

맞췄다.


소율의 눈은 슬픔에 잠긴듯 촉촉했다.


살짝 충혈되어있는 눈빛이 아찔하게 느껴졌다.


“저는 실종된 친구를 찾고 있어요.”


예쁜 목소리가 살짝 갈라져 나오는것이 신우의 마음을

간지럽혔다.


“좀 더 자세히 말씀해 보세요.

제가 어떻게 해드리기를 원하시죠?”


신우가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제 친구는... 신우씨 전에 일하던···

이 낚시터의 관리인 이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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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낚시터 파견 - 4 +1 20.10.06 3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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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낚시터 파견 - 2 +2 20.10.05 37 3 11쪽
2 낚시터 파견 - 1 +2 20.10.05 4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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