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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성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와 마왕, 마녀와 성기사, 그리고...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우이성
작품등록일 :
2021.05.01 20:19
최근연재일 :
2024.05.06 21:58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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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수 :
1,427,240

작성
22.07.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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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기억한다는것 또 다시 겪는다는것.

DUMMY

기억.


그것은 축복이기도 하고 저주이기도했다.


이미 지나가버린일에 속박될수도있고.


앞으로의 앞날을 응원하는 원동력이 될수도있으니까.


현실은 녹록치않다.


언제 어디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자신이 알고있던 사실이 부정당하는일도 있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경험들속에서.


우리들은 스스로가 적응했다고 착각한다.


현실에서 전해오는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자신이 바라는것들만 취사선택하고서는.


스스로의 선택이 옳다고 여기며.


다시는 후회하지 않을것이라 자신하지만.


그 자신감은 하루는커녕 지금당장 눈녹듯 사라질지모를일이다.



기억은 좌표였다.


내가 지금 어느 장소에 있는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수있는 단서이자.


이전과는 달라진 입장을 재확인하게되는 수단이다.


모든것들은 변하고 멈추지않는다.


멈춘다는것은 죽음을 의미했기때문에.


그 누구도 자신이 옳지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기억이라는 개념을 생각하지 않고 말하면 모순이 발생할수밖에 없었다.



기억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달리말해 잊을수없다는 말이기도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길래 지워지지않고 남아있을까.


수많은 이유들이 있고 사정이 있을것이지만.


한문장으로 정리한다면.


그때의 기억과 지금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괴리를 감당하지 못했기때문이다.


헤어지고서 헤어지기전을 추억하듯이.


후회하고서 후회하기 전을 그려보듯이.



다시 떠올린다해도 아픔뿐인데.


그렇게라도 그때 그순간을 느껴보고싶어서.


가능하면 그때로 돌아가고싶어서.


부여잡고. 과거에 사로잡히는것이다.


이미 지나간 나의 입장과 위치 그리고 능력.


그 모든것들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것.


그것을 인정하는것이 스스로를 전면부정한다고 생각하며.


두려움에 몸을 움직이지못하고.


용기를 내지못해서 제자리에 멈춰서있다.



누군가가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내가 고민해 결론을 낸 답이 아니라.


누군가에게서 빌려온 답을 가지고 삶을 살아간다.


그것은 이미 죽었다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르는것은 아니다.


세상은 부조리의 연속이니까.


불공평의 연속이니까.


조금이라도 나아지고싶어 발버둥치다가.


자신의 이익을 먼지한톨이라도 빼앗기기싫어.


사람을 절벽에 밀치는 그 현실에 지쳐서.


더는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기지않아서.


홀로 고립되고.


살려달라고.


그렇게 말할 기운조차없어서.


이럴바에야 죽는게 났다고.


그러면서도 숨이 막히는 순간까지.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며 구원의 손길을 바라는것이다.



기억은 말했다.


과거의 너는 이러지 않았다고.


지금의 너는 구재불능이라고.


일어서는것이 잘못이라면.


살려고하는게 죄라면.


평화롭던 과거를 떠올릴때마다.


자신의 비참한 현실을 바라보며 아파하는게 당연한걸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길이 있다고 희망을 가지는게.


바보같은 짓일까?



나는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수없었다.


그래서 반항했고. 거부했고. 아득바득 그들이 말하는 평균에 도달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들이 말한 평균은 사실 존재할수없는것이었다는 사실을.


평균을 넘어선이들과 평균에 못미치는 이들이 있을뿐.


평균이라는것은.


부자가 서민이라는 단어를 이용하며 사람을 낮춰부르듯이.


기만하고. 속으로 무시하며 조롱하기위한 정당성을 부여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더이상 평균에 얽매이지 않기로했다.


내가 다르다는것을 이상하다고 말해온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지 않기로했다.


어차피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삶.


내가 무엇을 한들 상관없을것이다.


그러나.


나는 단 하나를 바랐다.


내가 나답게 결말을 맺는것.



누군가가 볼때.


그저 지나가는 행인이 되어도 괜찮았고.


대역죄인이 되어 죽어도 괜찮았고.


위인이 되어 역사에 남는것도 괜찮았다.


나는 어떻게 남겨지더라도.


그것이 나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것이다.


무엇하나 성취할수없는 내가.


유일하게 해볼수있는 가장 만만한 목표였으니까.



아픈것은 이미 익숙하다.


아픔에 내성이 생기지는 않지만 버틸만했다.


웃으면서 뒤에서 칼을 찔러도 그러려니했다.


그것이 내가 나로 있기위해 지불하는 대가라고 느꼈으니까.


보다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기위해 필요한 충돌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몇번이고 부딪히고 깎여나갔다.


우는것이 이상하다는 그들의 말에 귀를 막았다.


갖갖은 잣대를 들이밀며 행동을 보이지 않는 이들의 말이 나를 찌르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갈고 닦았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기억하고있던 현실이 달라지기시작했다.


괴물이라 불리던 순간들이 과거가 되었다.


나를 차갑게 쳐다보고 조롱하던 이들이 기억에만 남겨졌다.


현실은 점차 내게 빛이 되어 다가오기 시작했다.


웃펐다.


처음에는 내가 부족해서 관계를 그만뒀는데.


이제는 그들이 부족해서 관계를 그만둬야한다는 사실이.


처음에는 정성들여 마음을 열었던 순간이.


지금은 누군가가 매달려도 과거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분명.


처음이 중요하다고 들었던것같은데.


지금보니까.


그때그때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라는걸 느꼈다.



그래도 하루빨리.


이 파도같이 정신없는 나날이 진정되었으면했다.


그 파도가 내 행동이 불러들인 결과라는걸 알면서도.


나는 멈출수도 없었고.


바라지 않을수도 없었다.


감정이 이리도 강력하게 나를 후려치는데.


나는 그저 뺨을 갖다대는것처럼.


어떤 반항조차 생각하지 못한체.


스러져내린다.


낙엽도 이렇게 기운없지는 않을것이다.


바라지않는 힘이 스스로를 끌어당기고.


기어코 바닥을 마주하게 한다.



내가 많은걸 바랐던가.


내가 큰걸 원했던가.


나의 목표가 선명해지면 질수록.


그 목표는 남들의 손으로 이룰수없다는걸 깨닫는다.


나에게서 떠나가는것들이 늘어만간다.


점차 내것이 아닌것들이 멀어져갔고 사라져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된다.


어쩌면.


내가 담겨있는 이 몸뚱아리조차도.


나의것이 아닐수있다는 생각이 전신을 지배한다.



언제부터였을까.


방과후에 시간을 보낼 공간이 사라져버렸다.


세나에게 협회의 사정을 털어놓었다.


몸상태가 좋지않아 보건실에 들렸다.


때때로 도서관에 들러 시간을 때웠다.



별다른 일은 없었는데.


요즘들어 잠에 들때마다.


기억나지 않는게 당연했던 3달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루하루가 흘러갈때마다.


나의 기억은 점차 기나긴 100일의 공백을 매워갔다.


세나와의 첫 만남.


선생님의 비밀과 동아리의 시작.


그 순간순간들에서 겪었던 감정의 소용돌이가.


나를 휘젓고 혼란스럽게 했다.



빛나는 빛의 기둥을 손에 넣기전.


어둡기만했던 전쟁터가 나를 괴롭혔다.


나의 발작이 완치되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몇번이고 싸워서 쟁취한것이었다.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릴때마다.


그때 느꼈던 고통들이 나를 덮쳤다.



상상조차 해본적없는 고통이 한꺼번에 몰려들었고.


이대로 성불을 하는게 아닐까싶을정도로 아찔했다.


한번의 폭풍이 지나가고.


나는 다시 떠올려본다.


그때의 고통을.


그 순간들이 내게 주었던 의미를.


내가 앞으로 나아가기위해서.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하나하나 침몰시켰듯이.


나의 무의식으로 가라앉을수있도록.


나는 몇번이고 올라오는 불안과 두려움을 잠식시켰다.


점점 그 수는 늘어만가고.


내가 잊어버리고 말았던 마지막의 기억이 다가오기시작했다.


상식이 무너져내리고.


내가 알던 세상에 혼란이 치밀어오른다.


온몸에 있던 감각기관들이 폭주를 시작했다.


얼마지나지않아 본능적으로 기억을 차단할듯했다.


그런 생각들을 억지로 부정하고서.



나는 과거의 내가 그러했듯이.


다시 나만의 전장을 열었다.


부정할수없는 현실이 내 앞길을 가로막는다.


그것을 모르는게 아니었다.


불확실성의 연속에서 누가 확신을 유지할수있을까.


그런걸로 세상을 상대하는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급류에 떠내려가는 죽음이 되지않기위해서.


거슬러올라가는 선택을 단행했다.


오늘따라 온몸이 으슬거린다.


청명하면서도 그 끝을 알수없어 어두운 수면.


한계를 헤아릴수없는 생각들이 파동을 일으키면서.


나를 가라앉히려했다.


나의 숨구멍을 막고.


다시는 입을 열지 못하게 하려한다.


내가 나만의 걸음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초월적인 무언가가 나에게 던진 의문. 그리고 내기.


도무지 받아들일수없는것들을 생각하지 않기로했다.


어차피 내가 받아들일수있는 정보는 한정되어있었다.


주먹구구식으로 빈칸에 들어갈 숫자를 찾아헤메듯.


몇번이고. 몇번이고.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나의 억지가 정답에 도달할때까지.


몇번이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다시 기록할것이다.


나만의 답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주어진것들중에서 내 한계를 깨달을뿐.


정답이라는 허상의 목표를 붙들고서.


기어코 내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지경에 발을 옮긴다.


물리적인 한계에서는 사람은 물위를 걷지못할지라도.


사고의 한계는 그 상황을 능히 실현시킬테니까.



벗어나야한다.


단조롭고. 단순한. 그런 생각들에서 떠나야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도 그래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직관을 통해 앞으로나가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지워지지않는 기억이 불러일으키는 그리움의 향기는.


도저히 참을수 있는게 아니었으니까.


이성의 한계에 서있어도.


감정의 전혀다른 성질을 가지고있었으니까.


감정에 빠져버려 허우적대지 않으려면.


지금 벗어나야했다.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간절했다 하더라도.


다시 시작할수없는것은 옳은게 아니었다.


느끼고 배우고 깨달아서 앞으로 나아가야했다.


그러기위해.


나는 어둠속에서 빛을 부여잡은것이니까.



나는 언제나 넘어서왔다.


그것이 어떤것이든.


몇번이고 깨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면서.


절대 물러날수없는 순간마다.


나의 모든것을 버리듯이 던져왔다.


그렇게 나에게 아픔은 단련의 연속이었다.


기억해달라며 아우성대는 달콤한 목소리가.


지금은 나를 저 밑바닥에 끌어내리려는 저주처럼 느껴진다.


다시 그 아픔을 그 그리움을 느낄때마다.


과정에 불과한 순간들이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나를 가두려하고.


몇번이고 속이려하고.


나를 무너지게 만들려했다.


기억은 점차 가속했고.


3달이라는 시간을 고작 3일이라는 시간에 욱여넣은 여파는 굉장했다.


머리가 터져나갈거같았고.


심장은 과호흡으로 내 시야를 하얗게 만들었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나오고.


생존기관을 제외한 모든기관의 감각이 둔해졌다.



그리고 내가 만들어낸 심상의 전장을 송두리째 바꿀만큼의 여파가 흘러나온다.


내가 추측했던 절대자의 영역이 나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사람들의 이상향.


그러나 그 누구도 닿을수없는 그의 끝자락이 나타났다.


존재 자체만으로 압도적인 두려움을 자아내는 모습에.


본신을 드러낸것이 아님에도 전율하게되는 감각에.


찰나의 시간.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적은 시간속에서의 흔적은.


사람의 한계를 비웃듯이.


내가 만들어놓은 모든 생각과 이론 가치관을 파괴했다.


살고싶다는 본능조차도 아득히 멀어져가는 감각속에서.


이대로 눈을 감고싶어질정도로 편안함이 동시에 찾아오는.


어떻게 버텨낸것인지 스스로도 이해할수없을정도로.



나는 억지를 부렸다.


창조의 근본을 부정하고.


존재를 부정한 스스로를 또 다시 부정한다.


상식으로 이어지지않던 기억들이 의미를 만들어내고.


아무리 떠올려도 이해할수없는 허점투성이 가치관이 생겨난다.


나는 그것을 변화의 시작이라 칭했다.


억지로 만들어낸 화풀이와 저주의 감정은 오히려 날 괴롭게했다.


모든 것들이 흐릿해져버리는 공간속에서.


내가 선택한것은 눈물이었다.



지금까지 나를 있게만들었던 생명의 물.


그 샘물이 끊이지않고 흘러나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나의 모든감각의 근원이자 나의 생각의 원천.


나는 모든 불순물을 제하고.


그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바라본다.


나라는 존재.


이 바다보다 거대한 호수가.


나를 지금의 순간까지 나아갈수있게 만들었으니.


그 삭막하기만했던 전쟁터밑에서.


조용히 모여 그 세를 벌려가고있었던.


눈물이라는 감정의 결정체가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에.


다시 일어설수있게 나를 씻겨주는 그 정결함에.


나는 일어섰다.


지금당장 정신을 잃어버릴것같았지만.


아직 끝내서는 안됬다.


성미에 맞지 않았다.


나만 두들겨 맡는건 기분이 더러웠다.


그렇게 잘난척하는 그 모습에 한 방 먹여주고싶었다.



내가 느낀 감정을.


아픔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만들고싶었다.


적어도 하소연하고싶었다.


그런건 사실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내가 이곳에 존재한다는걸 알아줬으면했다.


그게 절대로 지워지지않는 존재하면 더더욱.


지금 내가 이곳에 있었다는걸.


각인시켜보고싶은게 사람아니겠는가.


그것이 내가 할수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느꼈다.



활시위를 당기듯이.


마음을 가라앉힌다.


차분하게. 신중하게. 정교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담는다.


소리의 영역을 벗어난 수많은 진동들을 모은다.


내가 보낼 그 목표를 명확하게 주시한다.


감각을 넘어서 직관도 우습게 여길.


이곳에 있다고 믿는 그 어딘가에.


닿았는지 닿을수없었는지 모를 거리를 넘어서.



나와 같은 선상에 올려놓겠다는 마음을 숨기고.


눈앞에서 마주보지않으면.


나의 이 갈급함이 채워지지않을거란 사실을 예감하면서.


내가 떨어뜨린 아픔의 기억을.


다시 두손을 떠다 매마른 목을 축이는것처럼.


마시고 흘리고 또 마신다.


아련함을 넘어 아득함이 느껴졌고.


그 시선의 끝은 언제나.


단 하나의 목적지를 가리키고있었다.



여태껏 한번도 의식해보지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있었다.


시시각각 공전하며 팽창하는 별들을 주시하듯이.


매번 다른 곳에서 다른 방향을 보았지만.


나는 한번도 그 빛을 놓치려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점차 다가오는 거대한 빛이.


혜성처럼 지면에 내려오기 시작했다.


불타고 남은 돌맹이보다도 작은 하나가 깊은 호수에 떨어지며 파문을 일으킨다.


그와 동시에.


아른거리는 환상속에서 태양처럼 선명한 섬광이 그 고고한 자태를 드러냈다.


정면에서 마주보는것은 가능할리없었고.


내가 만든 심상의 호수를 통해 비춰보는것만 가능했다.


보이지않았던 호수의 끝이 보인것같은 밝음이 파동속에서 알록달록 빛났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방금전까지의 고압적인 기운이 거짓말이라는듯이.


너무나 포근하고 따스했다.


이 극과 극이 공존하는 존재를 인지한 스스로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평생이 지나도 이해할수없다는 한계가 나를 맞이한다.


시간이라는 틀에 가로막혀.


벗어날수없는 강제력에 묶여있듯이.


눈녹듯 사라지는 원망마저 나의 선택아니라는걸 깨닫고서.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않은 그의 눈앞에서.


나는 그가 내게했던말.


나를 가로막던 흑막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한순간에 나의 선택을 했다.



빛의 기둥과 어둠의 아지랑이가 섞여 내 흉부를 꿰뚤었다.


스스로를 상처입히는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지만.


내 감각을 앗아가는 환상들에 안주하고있을 수는 없었다.


아직. 나는 완성되지않았다.


낙원처럼 보이는 허상에 젖어 멈춰있을수없다.


나는 아직 해야할일이 무수히 많았기때문에.


아픔으로 나의 기억을 불러들인다.


어쩌면 이대로 끝날지도 모른다는걸 안다.


그러면 어떤가.


나는 나다.


내가 아닌체로 살게될바에야.


나인체로 끝을 맞이하는게 나았다.


그 의지를 존중한다던 그가.


나를 움직이려한다는걸 안다.


적어도 내가 선택할수있도록.


내가 나답게 나아갈수있도록 반항하는것이다.



아. 이대로 끝나는걸까.


심상을 억지로 뒤틀어버리고.


이능마저 폭주시켰다.


다음으로 나아가기위한 단서를 찾아나선다.


말로도 글로 행동으로도 전할수없었던.


내 호수가 만들어낸 파동의 노래.


그 소리가 들려오는곳으로 나의 정신을 옮긴다.


아픔과 이제는 더이상 생각하기 싫어지는 개념들이 섞여.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이렇게하지않으면 나아갈수없는 스스로를 비웃으며.


언젠가는.


그렇게 빌고 또 바라는수밖에 없는 현실을 넘어.


지금은 감히 상상도허지못했던 미래로.


그것이 다시 과거가 되어.


나의 기억이 되는 그날까지.


심상의 파동속에 잠겨버린 희망을 내 손에 쥐었다.


생명 그자체처럼 느껴진 그 기운이.


희망과 비슷한 감정을 나에게 넘겨주면서.


앞으로 여정에 축복을 내리는것같은 환상을 느낀다.


미소지으며 내 등을 밀어주는 누군가의 손길을 느낀다.


그것은 뒤로 이어지는 무수히 많은 여정이.


결코 만만한것들이 아닐것이란걸 시사했다.


그럼에도 나를 믿는 두터운 신뢰가 존재한다는걸.


어린아이처럼 주저앉은 후에야.


그 편린을 엿볼수있었음에.


나는 기운빠진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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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마녀의 연회. 22.10.24 16 0 17쪽
101 시간은 언제나 스쳐지나간다. 22.10.18 19 0 17쪽
100 용사와 마왕. 마녀와 성기사. 그리고... 옛날이야기 그 2. 22.10.10 13 0 18쪽
99 또 다른 하나. 22.10.03 17 0 17쪽
98 빛과 그림자. 22.09.26 14 0 17쪽
97 모아도 비워야하니까. 22.09.18 16 0 17쪽
96 한명이라도 나의 마음을 알아줬다면.. 22.09.12 13 0 17쪽
95 위기를 기회로. 22.09.04 18 0 17쪽
94 더는 상처입힐 용기가 없어요. 22.08.29 15 0 16쪽
93 떠나고. 잊지못해 되돌아보고. 22.08.22 12 0 16쪽
92 누구도 믿지 못했던 마음을 여는 열쇠. 22.08.13 14 0 16쪽
91 부재. 22.08.08 15 0 17쪽
90 더 높은 경지. 22.08.01 15 0 17쪽
89 Error. 22.07.24 16 0 16쪽
» 기억한다는것 또 다시 겪는다는것. 22.07.17 20 0 16쪽
87 수호신. 22.07.10 16 0 20쪽
86 조금이라도 이 시간이 이어지길. 22.07.03 17 0 19쪽
85 양자이택. 22.06.26 15 0 16쪽
84 풀기위해 거대한 사슬을 온몸에 감았다. 22.06.19 13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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