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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煩悶)

좋소 탈출 천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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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
작품등록일 :
2024.09.05 15:38
최근연재일 :
2024.09.19 06:36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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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30
추천수 :
322
글자수 :
106,912

작성
24.09.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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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자
12쪽

18화_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DUMMY


남자가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는가?

아내가 친정에 간다고 해놓고 이른 복귀를 했을 때?

아니다.

책 속에 있던 비상금이 걸렸을 때?

이것도 아니다.

길을 가다가 화끈한 몸매의 여자에게 눈을 돌렸을 때?

으음,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전 여친의 이름을 말했을 때?

아니다.


그건 바로.

질문에 올바른 답을 하지 못했을 때다.

나는 지금 태풍이 부는 초원의 촛불과도 같았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공포.

DNA에 내재한 두려움이 나를 떨게 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여자친구도 없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공포인가?

그렇다.

나는 여자친구가 분명히 없는데, 이상하게 무서움을 느끼고 있다.

마치 추궁당하는 이 느낌.

경찰서 조사실에서 신문 당하는 그런 기분 말이다!


왜지? 어째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 람비신 : 오.

- 시부레 : PTSD 몰려오네.

- 람비신 : ㅋㅋㅋㅋㅋㅋ

- 람비신 : 윈터님은 누구 팬이시길래?

- 시부레 : 메리인가?

- 시부레 : 확실히 하린이 팬은 아니신 듯ㅋ


저저, 이 사람들이!

우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전우가 아니던가!

왜 강 건너 불구경처럼 그저 웃고 떠들기만 하는 거지?


─────촤라락!


[윈터님께서 사탕 10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대답’


자자, 승찬아.

이건 기회야 잘 생각하면 살 수 있다.


지금 내가 왜 이 지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분위기에 맞추자.

근본적인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내가 왜 윈터님께 추궁을 당해야 하는 거지?

저 수상하게 돈이 많은 시청자가 뭐라고?

내 방송 열혈이라서?

어, 대충 그런 거 같긴 해.

아무리 내가 인세를 많이 받는다고 해도 주는 돈은 언제나 옳은 거니까.

음···.

흠······시발.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정답을 알고 있다면 알려줘!


“라고 할 뻔.”


그래.

이거다.

내가 선택한 1289376897가지의 경우 중 유일한 파훼법!


[윈터님께서 사탕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그럼?’


됐다!

역시 이게 정답이었다!

하지만 아직 2%가 부족하다.

남은 멤버는 세 명.

메리, 겨울, 닌닌!

이 중에서 누가 정답일까?

이 미친 사탕 살인마가 원하는 대답은 대체 뭘까?


잠시 고민하다가 문뜩 윈터님의 닉네임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서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윈터 이즈 겨울!

그래. 윈터는 우리 말로 겨울이지.

공기도 우리가 의식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것처럼, 닉네임은 그냥 저 사람을 부르는 호칭 따위로만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닉네임을 정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떠올린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고.


이걸 왜 이제야 생각한 거냐고! 젠장!


깊게 호흡한 뒤.

마이크에 대고 속삭였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스파의 정체성은 겨울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겨울 씨가 최앱니다. 물론 다른 분도 좋아하고요.”


─────촤라락!


[윈터님께서 사탕 1000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합격’


합격.

갑자기 긴장감이 풀리면서 눈시울이 아렸다.

저 두 글자가 내게 주는 안도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런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마치 이등병 시절, 자대 배치받고 첫 사격 하러 갔을 때.

분대장이 만발 못 하면 알지?라고 하는 말을 듣고 만발을 맞췄을 때 느꼈던 안도감도 이것보다는 덜한 느낌이다.


“하하. 윈터님도 겨울 씨를 좋아하시나 보네요?”


[윈터님께서 사탕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아닌데? 나는 영원이 좋아함.’


영원이?

아이스파 팬이 아니라 브이아 팬이셨어?

그런데 왜 나를 이렇게 압박한 거야?

괜히 제 발 저렸던 건가?

하···.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 람비신 : ㅋㅋㅋㅋㅋㅋㅋ

- 람비신 : 아 배 찢어진닼ㅋㅋㅋㅋ

- 시부레 : 그럼 대체 왜?

- 시부레 : 지금 나만 이 상황 이해가 안 가나?


시부레님 나도 그래요.

진짜 칼 들고 협박하는 줄 알았는데, 아이스파 멤버가 아니었어.

그런데 왜 합격이라고 한 거지?

설마, 내가 아이스파 말고 브이아 멤버 말하는지 테스트한 건가?

그럼 이해할 수 있다.

덕질에도 순덕이 있고 잡덕이 있다.

나의 순애보와 지조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랬던 거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이돌이 31가지 골라 먹는 재미를 가진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말이지!


“근데, 왜?”


[윈터님께서 사탕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갈대 같은 남자인지 시험해봤음’


“아.”


[윈터님께서 사탕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우리 방장 의리는 있넼ㅋ’


다행이다.

내가 의리 있는 인간이라서.

사탕을 받으면서 유난을 떤 이유는 열혈을 붙잡기 위함도 있지만, 상황극에 맞춰주기 위함도 컸다.

그래. 나는 지금 윈터님의 놀이에 맞춰준 것에 불과했다.

후원을 받는데, 뭐가 무섭다.


“하하.”


- 람비신 : 방장 실성한 듯.

- 시부레 : 나라도 저렇게 물으면서 거금 던지면 무서울지도?

- 람비신 : 그런데 오늘은 작업 안 하시나요?

- 시부레 : 그러게? 다른 작가님이랑 디코 할 때 라디오 같아서 좋았는데.


“아아, 미리내 작가님은 일어난 지 얼마 안 돼서 씻고 오신다고 그랬습니다.”


내가 미리내 작가의 이름을 스스럼없이 밝힌 이유는 우리가 함께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공개했었다.

원래 웹소설이 웹툰 작업 들어갈 때, 주변 사람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미리내 작가의 의지도 완고했고 김구준 대표의 의지도 강했으니까.

현재 웹소설 각색과 웹툰 작업이 중간에 무산될 일은 없었다.

그리고 또 처음에 김구준 대표에게 물어보니, 괜찮다고 해서 밝히게 됐다.


[윈터님께서 사탕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아무튼, 나 마왕으로 넣어줘.’


“네네. 물론이죠. 윈터님. 딱 기다려요. 지금 연재분에서 70화가 지나면 나올 거니까.”


[윈터님께서 사탕 10개를 후원하셨습니다.]

‘ㅎㅎ’


-디리링!


“어! 들어왔네. 미리내 작가님. 제발 좀 일찍 일어납시다. 기다린다고 목 빠지는 줄.”

-하하. 지금 방송 중이죠?

“장사 원투데이 하는 것도 아니고, 알면서 묻습니까?”

-쯧.


미리내 작가의 반응에, 시청자들이 웃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의 작업을 시작했다.


**


서울 모처.

아이스파 숙소.

김겨울은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태블릿에 꽂힌 시선은 미동도 없었다.


“헤헤.”


기분이 좋았는지, 실실 웃기만 했다.


“나를 어떤 식으로 묘사하려나? 여자라고 밝힐 걸 그랬나?”


침대에 누운 채로 발을 동동 구르는 김겨울.


“아이스파 팬인 건 확실한데···.”


김겨울은 조금 전 상황을 다시 떠올렸다.


“하린이 언니 이름이 나올 때 조금 서운했었는데, 역시 정답을 찾아갈 줄 아는 남자였네.”


김겨울은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에는 자신을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


-녹녹


“네에~”


김겨울이 황급히 태블릿의 볼륨을 줄였다.


“뭐해?”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유하린이었다.

외출 복장을 한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나 방송 보던 중이었는데?”


김겨울이 유하린을 확인하고는 다시 시선을 태블릿에 뒀다.


“메시지 보내도 답장이 없더만, 또 인방 보고 있었냐?”

“응? 메시지 보냈었다고?”


김겨울이 메신저를 확인했다.


“어? 그러네? 헤헤. 쏴리~”

“헤헤. 쏴리~ 이러고 있다. 일정 변경돼서 출발해야 곧 출발해야 하니까. 얼른 준비하고 나와.”

“엉? 진짜?! 아···.”

“뭐가 ‘아···.’냐. 빨리 준비하고 나와 매니저 언니 차 대놓고 기다린대.”

“알겠어.”

“근데 맨날 뭐 보는 건데? 그때 그 작가님?”


유하린이 다가와서 침대 귀퉁이에 앉았다.


“응.”

“그렇게 좋냐?”

“슴슴하이~ 좋음. 언니는 보지 마.”

“왜?”

“그냥.”


유하린이 눈을 가늘게 떴다.


“겨울이 네가 그러니까. 더 보고 싶은데?”

“아이, 진짜.”

“크크. 알았으니까. 얼른 준비해. 오늘 일정 빨리하면 일찍 마친데, 이거 시간 조정돼서 이후에 일정 없으니까. 칼퇴도 가능.”

“진짜?!”

“응.”


유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싸!”


몸을 튕기며 일어난 김겨울이 빠르게 옷을 갈아입었다.

아직 태블릿에서는 승찬의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뭔데? 윈터? 예명이랑 비슷하게 지으면 어떻게 해?”

“뭐가?”

“누가 알아보는 거 아냐?”

“에이, 누가 알아본다고. 그리고 윈터라는 닉네임 흔한 건데, 나라고 어떻게 아냐.”


김겨울이 무식하게 맞받아쳤다.


“그런가? 소리 좀 들어도 되지?”

“응.”


유하린이 태블릿의 볼륨을 올렸다.

승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간간이 들리는 여자 목소리도.


“여자도 있네?”

“아, 번민 작가 소설 웹툰 그려주는 사람.”

“음~ 그래?”

“혼자 방송할 때도 재밌었는데, 둘이 떠드는 거 들으면 현실 남매인 줄.”

“오. 부럽다. 나도 오빠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김겨울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유하린은 승찬의 방송에 집중했다.

묘하게 미소를 짓는 유하린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겨울이가 왜 이 사람 방송을 맨날 보는지 알겠다.


그녀의 시선이 화면 하단에 있는 채널명으로 향했다.


번민. 나중에 나도 봐야지.


**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웹툰 작업 시작은 2개월이 흘렀었다.


-작가님! 오늘 드디어 런칭 당일이네요!


승찬은 석장미와 통화하고 있었다.


“네. 진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미리내 작가님이 혼자 작업해서 시간이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어떻게 2개월 안에 해결이 됐네요.

“아휴, 말도 마세요. 아침부터 전쟁이에요. 진짜 징글징글해요. 여동생이 생긴 줄 알았다니까요? 어찌나 안 일어나는지. 맨날 늦게까지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해도.”

-하하하! 진심 남매 모먼트네요.

“아, 대표님은 남매시죠?”

-네네. 어렸을 때 오빠랑 엄청 싸웠는데, 그때마다 할아버지께서 맨날 오빠 편만 들어주니까. 얼마나 화가 나던지.

“아무래도 할아버님은 장손이라고 생각하시니.”


수화기 너머에서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렸다.


-씁쓸한 기억이 떠오르니까. 아무튼! 웹툰 런칭 축하드립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제가 웹툰까지 오게 된 건 대표님 도움도 컸으니까요.”

-제가요?

“온전히 작업만 할 수 있게 생활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다 케어해주시니까. 빠르게 원고를 쌓을 수 있었죠.”

-하하하! 우리 작가님. 정말 겸손하시다니까. 오늘 혹시 시간 되시면 우리 기분이라도 낼까요?

“저야 좋죠. 그런데 제가 오늘 작업 분량 마치고 판교 넘어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거 같은데, 괜찮으세요?”

-에이, 저희가 픽업하러 가야죠. 작가님은 작업만 하고 계십쇼! 지영 씨 보낼 테니까. 놀라진 마시고요.

“넵!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네, 작가님!


전화를 마친 승찬이 웹브라우저를 켰다.

기본 웹사이트가 메이버였다.

홈 화면에는 기사가 간격을 두고 넘어갔다.


“응?”


그의 눈에 헤드라인 하나가 들어왔다.


“모래폭풍처럼 부는 K-팝의 저력?”


승찬은 기사를 놓치지 않았다.

이런 제목의 기사는 아이돌물에 좋은 재료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

마우스로 기사를 클릭했다.


“중동 지역에서 K-아이돌의 인기가 미국 팝가수의 인기를 추월한 지 오래다. 최근에 자카르타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아이스파의 여운이 아직 길거리에 남아있었다. 아이스파의 노래가 길거리 공연에 사용되기도 하는 등.”


승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아이돌물 쓰면 중동 에피도 고려해볼 법하네. 막 공연장 가다가 게릴라 만나서 총탄을 가지고 싸우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남돌의 전투 장면 이런 것도 괜찮을 거 같고.”


새로운 소재에 입맛을 다시는 승찬이 기사 보던 것을 갈무리하고 웹툰 페이지로 넘어갔다.


“요일 웹툰이었지?”


스크롤을 한참이나 내렸다.

이제 출발하는 걸음마 단계.


“이야, 내 작품이 요일 웹툰에 걸릴 줄이야.”


감개무량한 순간.

승찬은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즐겨찾기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시 06시 25분 연재입니다.


오늘 10시 이후로 제목 변경이 됩니다.

'좋소 탈출 천재 작가'로 변경되니 이용에 불편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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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6화_더 줘 24.09.12 627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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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3화_이거 본의 아니게 실례를 저질렀네? +2 24.09.09 756 21 15쪽
2 02화_어? 일등이네!? +2 24.09.09 781 2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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