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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煩悶)

좋소 탈출 천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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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
작품등록일 :
2024.09.05 15:38
최근연재일 :
2024.09.19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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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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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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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화_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친다

DUMMY

**


승찬이 전화를 받기 위해서 조금 떨어졌다.

그가 전화를 받는 동안.

중개인이 승찬의 어머니께 물었다.


“아드님이 무슨 작가예요?”


목소리가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어딘가 부러움이 묻어났다.


“소설을 써요.”

“아. 그렇구나.”

“인터넷에서 본다고 하는데···.”


승찬의 어머니가 중개인을 봤다.


“그런데 방금 전화로 나온 말이 뭔지 아세요?”

“아이스파 겨울이가 샤라웃 했다는 거 말이시죠?”

“네.”


승찬의 어머니는 생전 처음 듣는 단어였다.

아이스파, 겨울이, 샤라웃.

그래서 걱정이었다.

수화기에서 나온 목소리는 분명 상당히 놀란 목소리였었다.

분위기가 아무리 좋은 쪽이었다고 해도.


“그거는 어머님.”

“네.”

“아이스파라는 여자 그룹이 있는데, 거기 멤버가 아드님인지 아드님이 쓴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언급하면서 짱이라고 말했다는 의미일 거예요.”

“그래요?”


승찬의 어머니가 조금은 마음을 추스르며 중개인을 봤다.


“저도 대학생 아들이 있는데, 허구한 날 누가 샤라웃 했다고 말하는 통에 안 건데, 유명인이 샤라웃을 해주면 아주 좋다고 하더라고요.”

“아.”


이제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 정도로 마음이 놓인 승찬의 어머니였다.


“그런데 아드님이 꽤 유명한 작가인가 보네요? 유명한 아이돌이 그러는 걸 보면.”

“아. 그 아이라고 하는 그룹이 유명한가 보네요?”

“네.”


중개인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몸짓이 과장됐지만, 승찬의 어머니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온통 아들 생각뿐이었으니까.


“요즘 여자 아이돌 그룹 중에서 손에 꼽는 애들이라고 아들이 그러더라고요. 뭐, 저번에는 걔들 공연 보러 간다면서 용돈 달라길래. 어휴.”


중개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면서 승찬의 어머니를 봤다.


“어머님은 정말 좋으시겠어요. 아드님이 집도 사드린다고 하고.”

“아. 하하···.”

“저희 아들은 군대 갔다 와서도 정신을 못 차리니···.”


승찬의 어머니가 중개인을 봤다.


“사장님께서 잘 다독이시면서 기다리면 아드님도 분명히 사장님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할 겁니다.”

“호호. 어쩜 말씀도 기품있게 하세요.”

“감사해요.”

“호호.”


중개인이 눈웃음을 지었다.

작은 틈으로 승찬의 어머니를 곁눈질했다.

그녀가 너무 부러웠다.


**


조금 거리를 벌린 승찬이 말했다.


“대표님 다시 말씀해주시겠어요? 누가 뭐라고 했다고요?”

-엥? 작가님 밖이세요?

“아. 오늘 집안일 좀 보고 있었어요.”

-아아.

“대표님 덕분이에요.”

-네?


석장미가 당황했다.


“대표님이 선인세를 많이 주셔서 부모님 집 보러 나왔습니다.”

-아!

“정말 감사해요.”

-아휴, 아닙니다. 다, 작가님께서 글을 잘 쓰신 덕분이지. 저는 은영기에 상품 가치를 봤기 때문에 시원하게 질렀던 거고요. 너무 그러지 마세요.

“시원하게 지른 결정은 대표님이 하신 거니까. 감사하죠.”

-하하···.


석장미는 괜히 쑥스러워졌다.

덕질하는 작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런데 아까 아이스파라고 듣긴 했는데.”

-아, 참참. 아이스파 겨울이가 작가님을 샤라웃 했더라고요.

“겨울 씨가요?”

-겨울 씨? 혹시 아시는 분이세요?

“아뇨.”

-그런데 왜?

“높이냐고요? 안면이 없으니까요.”

-아.


석장미는 뭔가 싶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석장미가 말을 이었다.


-작가님 혹시 오늘 조회수 확인하셨어요?

“네? 아뇨. 유료화도 확정이고 예약 글도 다 점검해서 따로 확인하지는 않았는데요.”

-아하! 지금 확인해보시겠어요?

“네.”


승찬은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아이돌의 샤라웃과 자신의 조회수가 상관이 있을까 싶었으니까.


-보셨어요?

“어?”

-보셨구나. 어때요. 작가님? 댓글 미쳤죠? 장난 아니죠? 저도 눈피아 돌아다니면서 이런 수치는 처음입니다. 재벌집 장남 아들이나 전지적 동자 시점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진짜 대단한 수치에요. 작가님!

“와···. 댓글은 안 보고 옆에 숫자만 봤는데, 지금 3천이 맞는 숫자인가요?”

-네네.


석장미가 확인한 이후로 댓글이 더 달렸다.

그리고 조회수도 몇만이나 더 늘었고.

현재 승찬의 작품인 ‘은퇴한 영웅은 기둥서방’의 조회수는 기형적이었다.

1화와 2화의 조회수 차이가 수십만 차이였다.

하지만 24화까지 80%를 유지하면서 곧 있을 유료화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석장미가 예상했던 5만 전환을 아득히 넘겨버릴 기대감 말이다!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겠네요.”

-네?

“기업들이 왜 이미지나 맨파워가 강한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써서 홍보하는지요.”

-하하하하! 그렇죠. 양날의 검이긴 한데, 아이스파 정도면 검보다는 칼이라고 봐야죠. 날이 한쪽뿐인데, 휘두르는 사람이 아닌 상대방을 향하는 그런 그룹이니까.


승찬에게 이롭다는 말을 풀어서 말했다.


“그런데 어떻게 샤라웃 했길래 이렇게 반응이 오는 겁니까? 웹소설을 읽으시나?”

-저도 처음 확인했을 때 댓글을 쭉 살폈는데, 겨울이가 라방에서 언급했더라고요.

“와.”

-그래서 라방 클리퍼들 쭉 훑어서 봤는데, 그냥 대놓고 작가님 작품 선호작 누른 거 보여주면서 츄라이하더라고요.

“하하하.”


승찬은 괜히 웃음이 나왔다.

겨울이란 아이돌의 이미지에서 츄라이츄라이라니, 어울리지 않아서다.


-보니까. 스포 요소를 피하면서 은영기 내용을 말하던데.

“진짜로?”

-네. 저도 놀랐다니까요. 진짜 아이돌 이미지만 벗겨내면 전문 리뷰어인 줄 알았다니까요.

“전화 끝나면 영상 좀 공유해주실 수 있죠?”

-네! 물론이죠! 작가님.

“진짜 어안이 벙벙하네요. 제가 살면서 이렇게 어안이 벙벙할 일은 대표님께 거금을 선인세로 받을 때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세상은 넓고 저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어린이인가 봅니다.”

-하하하하! 작가님. 나중에 여유가 생기시면 여행 추천해 드려요. 휴양지에서 글 쓰시는 작가님들도 계시거든요.

“제가 여행을 다녀본 적이 거의 없어서···.”

-혹시 집돌이?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여건이 안 돼서 미루다 보니까. 하하···.”


최근까지 좆 오브 좆에서 평생을 다짐했던 그였다.

집을 사려고 차곡차곡 돈을 모으면 모았지. 여행은 그에게 사치에 가까웠으니.


-에이, 그럼 뭘 걱정하세요. 작가님.

“네?”

-저희가 있잖아요.


석장미의 목소리가 왠지 모르게 푸근했다.

든든하기까지도.


“아.”

-작가님 케어에는 작가님이 생각하는 모든 게 포함입니다. 외국에서는 다들 이렇게 케어를 받으세요. 물론 거기 작가님들이 버는 수익이 어마어마하긴 한데, 그래도 작가님이 이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을 생각하면 그래도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아는 곳만 다니셔도 충분히 만족하실 거예요.


말끝에 아련하게 들리는 웃음소리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아휴, 또 이러신다. 아무튼. 작가님! 제가 나중에 알아보고 겨울이랑 어떻게 조인할 방법이 있으면 알아보겠습니다! 이슈가 됐을 때 한 번 기념 촬영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해서요.

“아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네?

“저야 겨울 씨랑 만나서 사진 찍으면 좋겠지만, 팬들이 봤을 때는 저 새끼 껄떡대는 거 아니냐는 시선이 생길 테니까요.”

-음···. 생각해 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혹시 그쪽에서 연락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생각해 보시죠? 아이스파 자컨으로 작가님 초대석 같은 걸 만들면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잖아요?


잠시 생각했다.

아이돌 자체 콘텐츠로 초빙돼서 만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네. 그러겠습니다.”

-그럼. 통화는 이쯤 하겠습니다. 작가님 일 보시다가 괜히 저 때문에 시간 뺏을 수는 없으니까요. 단순히 축하 전화이니.

“네. 그럼 서울 가면 연락 드릴게요.”

-네.


승찬은 석장미가 먼저 끊기를 기다렸다.

회사에 다니면서 생긴 습관이었다.

윗사람이 끊을 때까지 전화를 끊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면서 신입 때 많이 혼났었기 때문.


-어? 지영 씨 뭐라고?


수화기 너머에서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뭐지? 무슨 일이라도 터졌나?


승찬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라도 터졌나요?”

-네? 아! 아직 전화 안 끊으셨구나! 저는 작가님이 전화 끊으신 줄 알았는데.

“회사에서 상사분들 전화는 끊을 때까지 안 끊는 버릇이 들어서.”

-저는 상사가 아닌데요?

“일단 대표님이시니까.”

-하하하. 아! 그건 그렇고. 지금 작가님.

“네.”

-잠시만요. 지영 씨 뭐라고? 김구준 대표님?


김구준 대표.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업계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다.


“거래처 사장님 전화인가 보네요?”


자신과 통화하는 터라, 회사로 전화를 걸었나 싶었다.


-거래처는 맞긴 한데···. 저, 메이버 웹툰 대표님이세요.

“메이버 웹툰이요?”

-네! 앗! 잠시만요. 응? 어. 어?! 진짜로? 일단 알겠다 하고 내가 금방 다시 연락 드린다고 전해드려. 응, 고마워. 지영 씨. 작가님!


석장미가 소리쳤다.

그 소리에 승찬이 화들짝 놀랐다.


“네에!?”

-진짜 대박이에요!

“뭐, 뭐가요?”


승찬은 어리둥절했다.

소리치는 것도 그렇고 혼자서 신난 목소리도 그렇고.

내막을 모르는 입장에서 석장미의 반응이 너무 유난스러웠다.


-방금 메이버 웹툰 김구준 대표가 직접 연락 와서 하시는 말씀이 작가님이랑 미팅을 한 번 했으면 좋겠다고 그러시네요.

“미, 미팅이요?”

-네! 아! 웹툰 미팅! 메이버 웹툰을 지금에 이르게 한 레전드가 작가님 작품 너무 재밌게 보고 있다면서 지명하셨어요. 웹툰 제작하자고!

“와.”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달린 뭐라고 설명할 수가 있을까.

잽으로 터지는 좋은 일이 아니고 연타석으로 묵직한 일이 터지니 정신이 아득해질 법도 했다.

제자리에 서서 정신을 붙잡는 것만으로도 승찬은 벅찰 정도였다.


-작가님 일정이 있으니까. 작가님께서 서울 오면 만나자고 제가 조정해둘게요.

“서울 가기 전날 연락 드릴게요. 쇠뿔도 단김에 빼야죠.”

-하하하! 작가님은 시원시원하셔서 너무 좋다니까. 그럼 올라오시는 날에 이틀 뒤?

“네. 하루 더 있다가 가야 할 거 같아서요.”

-네네! 그러세요. 서울 올라오시면 무척 바빠지실 테니까요!

“그럼 서울 올라갈 때 연락 넣어둘게요.”

-네. 작가님!

“그럼.”


전화를 끊었다.

승찬이 코웃음을 쳤다.

지금 지나간 태풍이 가물었던 대지에 단비를 뿌리는 선물이었지만, 정신은 없었다.


“와, 이게 무슨 일이야···.”

“왜? 무슨 일이라도 있다니?”


승찬의 어머니가 기척을 내며 물었다.


“어, 네. 무슨 일이 있긴 한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좋은 일이거든요.”

“좋은 일?”

“메이버 웹툰 사장님이 직접 웹툰 제작 제의를 주셨다고 하네요.”

“허업!”


옆에 있던 중개인이 숨을 크게 들이켰다.


“괜찮아요?”


승찬의 어머니가 중개인을 챙겼다.


“이틀 뒤에 올라간다고 일정 조율했으니까. 얼른 집 보러 가죠.”

“그래. 그러자. 우리 아들. 고생했다. 우리 아들.”


승찬의 어머니가 그를 안았다.

지금 승찬이 느끼는 따뜻함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음이었다.


“가시죠.”

“아차차! 맞다! 네네. 얼른 가시죠. 좋은 매물이 있으니까. 천천히 둘러보세요. 저기 그리고 작가님?”

“네?”

“나중에 가실 때 사인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사인요? 무슨?”

“가게에 걸어두게요. 작가님 사인.”

“네? 제가 유명한 것도 아닌데, 필요하실까요?”

“아유, 나중에 유명해지실 수 있잖아요. 메이버 웹툰 사장님이 콕 집은 분이신 데요. 호호”

“네. 일단은 집 좀.”

“따라오세요!”


승찬은 어떤 생각이 스쳤다.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친다.

웬디 워홀이 에고가 강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그냥 자기 경험담이었구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다.

썩 나쁘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연휴가 되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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