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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연금술로 던전 정복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녹색유자
작품등록일 :
2023.05.15 20:27
최근연재일 :
2023.07.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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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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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 헌터 자격 -2-

DUMMY

[입금 : 20,000,000원. 헌터 협회]


헌터 협회가 현상금 2천만원을 계좌로 보냈다.


“이걸 어떻게 나누죠?”


우리들은 보수를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다.

그런데, 2천만원은 3등분할 수가 없다.


“일 한 만큼 가져가라! 어때요?”


“저는 반대합니다.”


조용하가 유서연의 의견에 바로 반대했다.


“자신의 성과를 증명하는건 어렵습니다. 몬스터를 죽이고 가는것과 피해가는것. 누구의 성과가 더 큽니까? 예방하는 사람의 성과는 평가절하되고, 무턱대고 덤비는 사람의 성과는 과장될게 분명합니다.”


“그치만, 이번에는 누가 활약했는지 확실하잖아요! 안그래요 강선호씨?”


“예?”


“강선호씨 아니었으면 우리 전부 미믹한테 잡혀 먹혔어요!”


“하지만 미믹 입속에 들어간것도 저 때문이죠. 저한테 필요한 재료를 찾다가 생긴 일이니까.”


“어머, 그것도 그렇네요.”


“그리고 이 현상금을 물어온건 유서연씨죠. 유서연씨가 없었으면, 아예 받지도 못했을 돈이고요.”


“저를 구해주신건 또 여러분 두 분이고요!”


떠들던 세 사람은 다들 말이 없어졌다.

돈을 받는것보다 나누는게 더 힘들었다.

각자 생각에 잠긴채, 회의실에서 조용히 5분이 지나갔다.


“조용하씨. 그리고 유서연씨. 우리 이렇게 할까요.”


나는 두 동료들의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길드를 만듭시다.”


“길드요!”


“네. 셋이서 헌터 길드를 만들고, 이 2천만원은 길드 자금으로 넣어두죠.”


“흠. 과연. 길드라면······.”


조용하는 썩 만족스런 눈치였다.

유서연의 반응도 비슷했다.


“길드! 좋아요! 저 꼭 길드에 들어가고 싶었거든요!”


그녀도 어린아이처럼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어차피 2천만원을 삼등분할 수는 없죠. 그리고 계속 생각해 봤는데, 우리 셋은 꽤나 조합이 좋잖아요?”


피투성이 광전사. 근접 마법사.

두 사람의 모자란 연비를 채워줄 연금술사.

조용하와 유서연은 바퀴가 네모난 마차랑 똑같았다.

그들이 달려갈 울퉁불퉁한 도로를 만들어 주면 둘 다 활약할거다.

연금술사인 내가 두 사람을 위한 도로를 닦으면 된다.


“정말 그렇네요! 우리 셋이서 길드! 좋은걸요?”


유서연은 동의했고.

조용하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슬쩍 눈짓을 보냈다.


“하지만 강선호씨. 당신은 더 좋은 길드에 갈수도 있을텐데요.”


“아뇨. 전 남의 밑에 들어갈 생각 없습니다.”


“그렇다면. 강선호 마스터.”


조용하가 오른손을 내밀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마스터. 길드 마스터!

낯간지러운 호칭에 쑥스럽게 그와 악수했다.

반대쪽에서 유서연도 손을 불쑥 내밀었다.


“저도 잘 부탁해요 마스터님!”


“아직 길드는 만들지도 않은걸요.”


“그래도요! 아, 그런데요. 길드를 만들려면 사람이 모자라지 않아요?”


“길드는 헌터 혼자서도 만들수 있어요.”


“아뇨아뇨. 사무 업무 볼 사람도 필요하잖아요.”


들뜬 분위기가 한순간에 싸늘해졌다.


“사무······업무?”


“네. 일단 의뢰 물어올 사람도 있어야 하구요. 협회랑 계속 연락 주고받고, 다른 길드랑도 연락하고, 그러면서 길드 내부의 인사, 재고, 시설, 재무, 회계, 법률, 홍보, 의료······.”


유서연은 조잘조잘 순식간에 말을 늘어놨다.


“저. 유서연씨.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죠?”


“전에 길드에서 아르바이트 했거든요!”


“그럼 유서연씨가······.”


“아뇨! 전 현장에서 일할 거예요!”


유서연은 딱잘라 거절했다.

싫다는 사람 억지로 시키기도 그렇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용하를 슥 쳐다봤다.


“강선호씨.”


“네.”


“저는 공부를 못합니다.”


“그렇군요.”


강선호의 완곡한 거절에 대고 할 말도 없었다.


“유서연씨. 그럼 다른 길드는 어떻게 처리하죠?”


“대형 길드들은 전속 사무원을 따로 뽑죠. 회계나 법률처럼 어려운 부분은 전문가랑 계약하구요.”


“그럼 중소 길드들은요?”


“마스터가 직접 하죠?”


잠깐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했다.

사무, 회계, 재무, 인사, 관리, 등등 온갖 업무를 하면서, 엘릭서의 재료를 모을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일단 그러면, 각자 적합한 사람을 찾아보죠. 길드도 당장 만들지는 말고, 돈은 계좌에 넣어둘게요.”


조용하도 유서연도 돈 욕심은 없는지, 내 계좌에 돈을 넣어둔대도 불만이 없었다.

아니면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뜻이거나.

어쨌든 이렇게 현상금 분배는 마무리됐다.

이제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남았다.


‘헌터 특별 채용 시험이 내일이었지?’


**


집으로 돌아온 나는 문과 창문을 단단히 닫았다.

냄새가 밖으로 새어나가 불필요한 주목을 끌까봐.

그리고 경건한 마음으로 연금술 작업대 앞에 섰다.


‘후우. 드디어 만드는구나······.’


능력 강화의 포션.

어쩌면 나를 각성시켜줄지도 모르는 희망의 포션이다.

<연금술사의 책> 레시피를 펴놓고 침착한 마음으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신록의 밧줄을 끓는 물에 우려낸다.’


살아있는 뱀처럼 꾸물꾸물 움직이는 연둣빛 가느다란 덩굴을 끓는 물에 천천히 담갔다.

덩굴은 물에 닿은 부분부터 안으로 말려들어갔다.


‘그 다음. 자주먹물버섯를 말려 가루로 빻는다.’


훈제 기구에 올려둔 버섯을 꺼내 절구에 넣고 힘껏 빻았다.

거의 물처럼 줄줄 녹아내리던 버섯을 말렸더니, 조금 남은 부분은 무슨 쇳조각처럼 딱딱했다.

그걸 가루로 빻았더니 땀이 줄줄 났다.


‘신록의 밧줄을 우려낸 물에 부화하지 않는 알을 넣어 녹인다.’


거미소굴에서 가져온 거미줄 뭉치를 물에 넣었다.

기다란 유리 막대로 휘휘 젓자, 솜사탕 풀어지듯 알이 녹아내렸다.


‘그리고 중급 생명력 포션, 기력 포션, 마력 포션을 2 :1 :1 비율로 넣는다.’


이 포션들의 레시피는 이미 마스터했다.

재료를 융합해 만든 포션을 물에 쪼르륵 부어넣었다.


‘마지막으로, 불을 끄고 물결무늬 붉은 바위를 넣어 4시간 우려낸다.’


조심조심 바윗조각을 솥에 넣고 뚜껑을 덮었다.

4시간 타이머를 맞춘 뒤.

포션을 기대하며 잠깐 눈을 붙였다.

누워서 눈을 감자마자 두서없이 생각들이 떠올랐다.

내게 고기를 사주던 김성준. 나를 총으로 쏜 강선재.

진중한 조용하와 시비걸던 변창섭. 좀 엉뚱한 유서연.

그리고 헌터 협회장······.


삐비비빗! 삐비비빗!


타이머 소리를 듣고 벌떡 잠에서 깼다.

허둥지둥 포션 솥뚜껑을 확 열었다.

푸르스름한 연기가 구름처럼 훅 올라왔다.

거의 넘치기 직전까지 찰랑이던 포션은, 솥 밑바닥에 살짝 고일 정도밖에 안 남았다.

솥을 기울여 내용물을 조심스레 포션 병에 옮겨담았다.


<레시피 마스터 : 능력 강화 포션 1>


머릿속에서 들리는 음성으로 확신했다.

무사히 만들어낸 포션을 바로 벌컥 마셔버렸다.


“음?”


뭐라 형용키 어려운 미묘한 맛이다.

덜 익은, 아니면 너무 익어버린 열대 과일의 과즙을 물에 10배 희석한 맛이랄까.

그리고 막상 포션을 마셨지만, 딱히 달라진 느낌은 없었다.

능력 강화 포션의 힘으로 특채 시험을 통과할 생각이었는데.


‘이거, 괜찮은거 맞나?’


**


헌터 승급 심사 및 신규 헌터 특별 채용 시험.

현수막을 읽고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걸어갔다.

시험은 헌터 협회 제 3 체육관에서 열리는데, 벌써 체육관 앞 주차장은 버스와 헌터들로 북적거렸다.


“자, 응시자분들! 이쪽으로 모이실게요! 일단 출석부터 부르겠습니다! 출석 불리신 분은 안으로 들어가 기다려주세요.”


직원이 사람들을 호명하기 시작했다.

다른 헌터들의 이름이 속속들이 불려갔다.

그동안 나는 끝까지 혼자 뻘쭘히 서 있었다.


“그럼 출석 안 불리신 분?”


“아, 저요.”


“성함이?”


“강선호요.”


체육관 입구에는 담배피러 나온 버스 기사와 나, 출석 부르는 직원 뿐이었다.


“강선호씨요? 실례지만 길드가 어디시죠?”


“없는데요.”


“그럼 헌터 랭크는 어떻게 되시죠?”


“없습니다. 특별 채용 시험 보러 왔거든요.”


“그러세요? 잠시만요.”


직원이 명부를 계속 펄럭거렸다.

설마 협회장이 날 물먹였나?

살짝 등골이 뜨끔할 즈음에 직원이 말했다.


“실례지만, 오늘 어떻게 아시고 찾아오셨죠?”


“헌터 협회장님이······.”


“아! 협회장님? 아이고, 죄송합니다. 갑자기 연락와서 명부에 반영이 안 됐네요. 잠시만요.”


직원은 휴대폰을 꺼내 업무용 메신저를 켰다.

그는 강선호의 얼굴을 슥 보고, 식은땀을 살짝 흘리며 웃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서, 저희도 혼란스럽거든요.”


“예. 그럴수 있죠. 이해합니다.”


“네! 그럼 안으로 들어가주시죠. 강선호씨. 환영합니다.”


체육관에 입성하자, 남의 동창회에 실수로 끼어들어온 것처럼 어색했다.

먼저 들어온 다른 헌터들은 전부 자기들끼리 아는척이었다.

그래. 그럴수 있다. 헌터 길드들끼리 협력해서 던전 원정을 가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다.

신규 헌터 특별채용 참가자들도 벌써 자기들끼리 아는척이었다.

내가 누구 제자고, 어느 길드 채용 내정자고, 친척이 무슨 A랭크 헌터인데······어쩌구저쩌구.

나만 모르는 헌터 지망생 커뮤니티가 있는걸까?

심지어 한두번 본 사이도 아닌것 같았다.

그 틈바구니에 혼자만 끼어있으려니 어색했다.

게다가, 나를 곁눈질 하며 자기들끼리 쑥덕대는 사람도 있었다.


“자, 정숙해 주세요!”


협회 직원이 오늘 일정표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우선 공지합니다. 오늘 심사관으로 예정되어 있던 장문호 헌터님께 사정이 생겨서, 심사관이 바뀌었습니다.”


“뭐라고요! 그런건 미리 알려야 되는거 아닙니까?!”


어디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낮고 섬뜩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왜 미리 알려야 합니까?”


들떠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착 가라앉았다.

체육관으로 들어온 남자는 저벅저벅 무대 위로 올라갔다.

그는 눈짓으로 직원을 쫓아버리고 마이크 앞에 섰다.


“특정 심사관이 아니면, 안 될 이유라도 있습니까? 시험 문제를 미리 유출했거나. 시험 편의를 봐주거나. 그런 부정 행위라도 준비했습니까?”


“그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그럼 입닥치고 가만있는게 좋을겁니다. 던전은 결코 아무것도 미리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는 한마디로 체육관을 휘어잡고 마이크를 손에 들었다..


“반갑습니다. 헌터 여러분. 그리고 미래의 헌터 여러분.”


나는 그를 안다.

그도 나를 안다.

우리는 잠깐 눈이 마주쳤고, 금새 시선이 어긋났다.


“저는 강선재입니다. 오늘 시험의 심사관을 맡게 되었습니다.”


물 끼얹은듯 체육관이 조용했다.


“제가 심사관을 맡게 되면서, 시험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잠시만요!”


누군가 번쩍 손을 들었다.


“강선재 의원님! 오늘 응시자들 중에 강선재 의원님의 동생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제보니 아까 나를 보고 쑥덕이던 헌터였다.


“그래서?”


“시험이 공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까? 우리 응시자 일동은 시험 내용 변경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강선재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던전은,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시시각각 변화한다. 그리고 너희 헌터들은 던전을 공략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공정? 어처구니없군. 공정함을 찾는다면 최대한 빨리 헌터를 때려치우길 바란다.”


질문했던 헌터가 기가 죽어 움츠러들었다.

강선재는 체육관에 모인 헌터들을 죽 노려봤다.


“다시 설명하겠다. 너희 헌터들은 던전을 공략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헌터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뭘까. 두뇌? 재능? 자본? 노력? 아니.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강선재가 손가락을 딱 마주쳤다.

푸른 마력 배리어가 바닥에서 솟아올라 체육관 안에 투기장을 만들었다.

시험에 응시한 헌터들 전원이 투기장에 갇혀버렸다.


“힘이다. 구구절절 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지. 너희들의 강함을 증명해라.”


강선재 의원이 모두에게 명령했다.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 끝까지 살아남는 한명만 합격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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