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385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07.18 00:14
조회
706
추천
12
글자
8쪽

열흘동안(08)

DUMMY

경일은 별 꼴을 다 보았기 때문에 못 입을 일도 없지만, 조금은 무섭다. 하지만 동우가 더 무섭다. 해서 경일은 입기로 마음먹었다.

“휴”

경일은 숲에 들어가서 입자니 무섭고 사람들 앞에서 입자니 창피하다. 연희가 등을 돌려 선다.

“안 볼 테니, 어서 갈아입어.”

“시간 없어!”

동우의 천둥 같은 독촉이 경일의 옷을 서둘러 벗게 한다. 경일은 연희 등을 힐끗힐끗 보면서 재빨리 옷을 입고 헬멧을 썼다. 옷이 잘 입혀지자 경일 등 척추를 따라 푸른빛이 아래에서 위로 좌라락 올라갔다.

“윽!”

아까 봤던 날카로운 바늘이 경일의 척추를 따라 박혔다. 고통은 짧았다.

“휴.”

“너, 누나 업고 산 밑에 내려가서 기다려. 나는 차 끌고 올 테니까. 알았어?”

“혀, 형. 좀비 만나면 어떻게 해요?”

“없애!”

경일이 뭐라고 더 하려고 하자 동우가 명령조로 말한다.

“업어!”

“네, 네.”

경일은 연희를 업었다.

“이 길로 쭉 내려가면 사거리 나오지? 거서 기다려!”

동우는 말을 마치자마자 쏜살처럼 내려갔다. 경일이 두려워하자 연희가 경일의 목을 꽉 누른다.

“괜찮을 거야. 아까 동우가 차 지붕 뜯은 거 기억나? 이 슈트 전하무적인가 봐.”

어두컴컴한 길을 겁을 잔뜩 집어 먹은 경일이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길은 어둠 속에서도 하얗게 빛났다.

“누나, 내일도 여기서 광란의 파티가 벌어질까요?”

“글세. 네가 보기엔 어떠니?”

“저 좀비들 누군가한테 사육되는 것 같았지요? 사이렌만 울리면 여기 모여서 먹이 먹는 가축처럼요. 동물시체도 있고, 사람시체도……. 아까 국회의원 빼지 단 몸통 봤어요? 너무 끔찍해요.”

연희는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국회의원이 당했다면 국회의사당에 갈 필요가 없나? 그럼, 누가 이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누나, 어쩌면 좀비 목 뒤에 있는 칩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알 수 있을까?”

“잘 모르겠어요.”

길 밑으로 내려가던 경일이 언덕 위쪽으로 몸을 돌리려는데 연희가 막는다.

“일단 밑으로 내려가자. 동우가 기다릴 거야.”

“네, 누나.”

“나 안 무거워?”

“네, 가벼워요.”

한참 열심히 내려가던 경일이 멈췄다.

“누나, 고마워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부글거렸을 땐 이렇게 마음에 고마움이 안 차올랐는데, 지금은요…….”

“나도 고마워. 이렇게 무거운 누나 업어줘서.”

동우가 말한 사거리에 다와 갈 즈음 경일은 발걸음을 무겁게 멈추었다. 사거리엔 좀비 6놈들이 정처 없이 다니고 있는데, 제자리걸음을 하는지 거의 이동이 없다. 좀비들을 보자 경일은 두려움에 몸이 자잘하게 떨리고 있다. 연희가 작게 속삭인다.

“이러고 가만히 있으면 동우가 올 거야. 그때까지만 버티자. 알았지?”

“네, 누나.”


이 때, 옆 숲이 부스럭거린다. 연희와 경일은 안 돌아가는 목을 삐걱거리며 옆으로 돌렸다.

“꺄!”

연희 목소린지 경일 것인지 모를 비명이 밤하늘을 가른다. 연희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급히 경일을 찾았다.

“경, 경일아”

경일이가 연희를 내려놓고 양팔로 좀비의 양팔을 잡았는데, 좀비의 팔이 으스러져버렸다. 경일은 아직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지 온 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저것은 분명히 공포다. 양팔이 없어진 좀비는 입을 벌리고 경일의 목덜미를 향해서 오고 있다.

“경일아! 경일아!”

연희는 공포로 의식이 없는 경일을 위해서 주변에 있는 돌을 주워 좀비의 입을 뭉게버렸다.

“찰싹, 찰싹, 정신차려!”

“헉, 헉, 헉, 헉.”

이제야 숨을 쉬는지 경일은 격하게 공기를 빨아들인다.

“경일아, 경일아.”

“누, 누나.”

겁으로 상실했던 정신이 이제야 조금씩 돌아오고 있지만, 연희가 본 주위 환경은 별로 낙관젓이지 않다. 입에 피칠한 좀비가 다시 오고 있고 밑에서도 6 놈의 좀비들이 걸어서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경일아, 네가 저 좀비 양 팔을 없애버렸어. 봐봐.”

연희는 경일의 공포심을 가시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으아아악!”

경일의 코 앞에 바짝 선 좀비를 보고 비명은 비명대로 지르면서 두려움에 거친 손 발짓을 하고 있다. 그 좀비는 처음엔 양팔을 잃더니 지금은 얼굴이 완전히 뭉게져버렸다. 밑에선 좀비들이 여전한 속력으로 차근차근 올라오고 있다.

“어머, 좀비 죽었다. 경일아 네가 죽인거야.”

“경일아, 경일아, 네가 죽였어. 좀비를.”

“죽었어?”

“그래, 그래 네가 좀비 죽였어.”

경일은 그만 안심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여기서 안심하면 곤란한 연희는 경일에게 죽은 좀비를 보여준다. 어느새 좀비들이 10발자국 가까이 왔다.

“네가 죽였어. 처음엔 팔. 그 다음엔 머리!”

“경일아 저거 죽은 거 보이지.”

“으흐흑, 누, 누나.”

연희는 경일의 고개를 돌려 6발자국 앞으로 가까이 온 좀비를 보여줬다. 경일은 놀라서 펄쩍 뛰었다. 5m 이상 제자리 뛰기를 하고 말았다.

“누나 업혀요.”

연희는 경일을 믿고 바로 업혔다. 경일은 연희를 업고 4거리로 내리 달렸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당도하였다. 경일도 놀라고 연희도 놀랐다. 이정도로 성능이 좋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

“누나 여기 가만히 있어요. 주변을 보다가 위험하면 소리 질러요. 금방 내려올게요.”

“어, 조심해.”

경일은 연희를 뒤에 남겨두고 오르막을 달려 올라가 좀비를 하나씩 처치하기 시작했다. 연희는 동우가 오나 주시 하면서 경일을 걱정스런 눈으로 본다. 경일은 처음엔 어설펐지만 이젠 정확하게 좀비들의 뒷목을 내려쳤다. 좀비들은 금방 끝났다. 연희는 경일이 금방 내려올 줄 알았는데 땅바닥에 엎드려 뭔가 하고 있었다. 연희는 뭔가 싶어 궁금하던 차에 뒤에서 불빛이 다가왔다. 동우가 튼튼한 차를 몰고 다가왔다. 경일도 위에서 보고 있었다.

“경일아 어서 와.”

연희는 동우가 오자마자 차문을 열고 올라탔다. 부릉~ 동우는 경일을 기다리지 않고 출발한다.

“동, 동우야 뭐해? 경일이가 아직 안탔잖아.”

연희가 당황해서 뒤에 있는 경일을 보고 동우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동우는 끄덕도 않고 운전에만 신경 쓴다.

“가만히 있어 봐. 슈트 성능 좀 보게.”

“형~”

놀란 경일이가 뒤에서 동우를 부르면서 뛰어오고 있었다. 슈트를 입은 경일은 쉽게 차를 따라 잡았다. 하지만 경일은 그 일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으헝헝헝, 형, 흐흐흑, 저만 놔두고 가면 어떻게 해요. 흐흐흑.”

“잘 따라오잖냐.”

“뭐가요? 형, 누나 제가 얼마나 의지하는데, 이러기에요?”

“내가 뭘~”

동우는 심드렁하다.

“누나, 차 좀 세워주세요. 저도 같이 가요. 저 버리지 마세요.”

“너 우리랑 같이 가고 있잖아. 멍청아!”

동우가 아직도 사태 파악을 못하는 경일을 보고 소리쳤다.

“뭐가요?”

경일은 서러움에 눈물이 폭발한다.

“경일아, 지금 너 우리 잘 따라오고 있어.”

연희의 말에 경일이가 그렁그렁해져서 연희를 본다. 그리고는 자기 발을 본다. 열심히 뛰고 있다.

“난 이 차를 최고 속력으로 밟지 않았다. 아직은.”

“이 슈트 정말……. 흐흐흑, 형은 나빠요.”

동우는 차를 급 가속해서 경일을 뒤에 두고 가버렸다.


작가의말

예전에 이런 일을 있었어요. ㅎ

오늘(토욜)은 좀 이상한 일이 기다릴 것 같아

미리 올려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주말 잘 보내세요.

마음이 편해요. 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5.07.19 09:14
    No. 1

    경일이가 정신이 많이 오락가락하는군요. XDDDDDD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20 13:37
    No. 2

    중딩이 힘들었겠죠. 뭐.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그렇게 넘어가는 거예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7.19 16:35
    No. 3

    남학생 너무 민폐캐릭터네요 ㅠㅠㅠㅠㅠ 재미있는데 순간순간 몰입감을 깨는.
    아무리봐도 남자가 아니네요. 그냥 겁많은 여학생 ㅠㅠ 저런 남자는 거의 없는데 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20 13:37
    No. 4

    앗 저런 남학생 없나요?
    헉!
    우짜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5.07.21 00:20
    No. 5

    ㄴ아니에요 ㅋㅋ 저런 민폐캐릭도 있어야 저같은 독자가 속터지죠 ㅋㅋㅋ
    이렇게 밀당을 하는거에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7.27 09:28
    No. 6

    ㅎㅎㅎ 오늘은 문퍄가 좀 개않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난정(蘭亭)
    작성일
    15.07.31 21:36
    No. 7

    흐흐흐흐~ 재밌당!
    현설님 파이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현설
    작성일
    15.08.03 18:32
    No. 8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열흘동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열흘동안(31) 15.08.26 518 7 9쪽
30 열흘동안(30) 15.08.24 493 5 7쪽
29 열흘동안(29) 15.08.21 490 6 8쪽
28 열흘동안(28) +4 15.08.19 613 14 7쪽
27 열흘동안(27) 15.08.17 509 9 8쪽
26 열흘동안(26) +2 15.08.14 569 8 5쪽
25 열흘동안(25) +2 15.08.12 601 11 7쪽
24 열흘동안(24) +8 15.08.10 661 8 7쪽
23 열흘동안(23) +5 15.08.07 565 14 6쪽
22 열흘동안(22) +4 15.08.05 650 10 5쪽
21 열흘동안(21) +6 15.08.03 621 10 6쪽
20 열흘동안(20) +10 15.08.01 715 11 7쪽
19 열흘동안(19) +2 15.07.31 657 11 7쪽
18 열흘동안(18) +6 15.07.30 563 11 7쪽
17 열흘동안(17) +8 15.07.29 640 15 8쪽
16 열흘동안(16) +6 15.07.28 530 11 7쪽
15 열흘동안(15) +10 15.07.27 632 11 7쪽
14 열흘동안(14) +6 15.07.25 644 11 7쪽
13 열흘동안(13) +6 15.07.24 735 12 7쪽
12 열흘동안(12) +6 15.07.23 680 11 7쪽
11 열흘동안(11) +6 15.07.22 684 10 7쪽
10 열흘동안(10) +10 15.07.21 768 11 7쪽
9 열흘동안(09) +6 15.07.20 649 12 7쪽
» 열흘동안(08) +8 15.07.18 707 12 8쪽
7 열흘동안(07) +6 15.07.17 863 11 7쪽
6 열흘동안(06) +8 15.07.16 908 11 7쪽
5 열흘동안(05) +6 15.07.15 823 12 7쪽
4 열흘동안(04) +8 15.07.14 980 15 8쪽
3 열흘동안(03) +6 15.07.13 1,138 26 8쪽
2 열흘동안(02) +10 15.07.11 1,221 14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