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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리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 헌터의 빽은 루시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엠리언트
작품등록일 :
2019.07.01 03:30
최근연재일 :
2019.07.02 08:20
연재수 :
4 회
조회수 :
310
추천수 :
3
글자수 :
16,910

작성
19.07.01 06:40
조회
98
추천
1
글자
11쪽

1화.

DUMMY

어둡고, 칙칙한 기분 나쁜 빛이 사라지며, 흔들렸던 시야가 돌아왔다.

천천히 눈을 떴을 때, 나의 눈에 들어온 건 익숙하고 오래된 천장이었다.


“여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곳은 내가 헌터가 되어 돈을 어느 정도 모으기 전까지 살던, 좁아터지고 허름한 원룸이었다.


“분명...죽었었는데..”


나는 믿기지 않는 상황에 천천히 내 왼쪽심장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살아있어...”


믿어지지 않았다.

녀석들의 칼에 심장이 관통당하고 그들의 능력 때문에, 살아있는 상태에서 심장이 불에 타고, 얼려지며, 녹아내리는 고통을 겪었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책상위에 놓여있는 휴대폰을 집었다.


2022년 5월 22일


그날이었다. 5년 전, 내 인생 최대이자 최악의 25번째 생일.

바로 12사도 중 한명인 염제(焰帝)를 만난 날이었다.


“회귀라니..”


믿어지지 않았다.


요즘 판치고 있는 회귀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상황이 지금 내가 현실로 겪고 있는 상태였으니,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띠링!


순간, 내 손에 들려있는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떤 내용일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소집! D급 게이트 발령!!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 날을 잊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내 생일뿐만 아니라, 녀석이 염제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는 힘을 각성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생일이라고 기억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날 나와 염제를 제외하곤, 모두 게이트 안에서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녀석이 나를 왜 살려두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 게이트 안에서 반드시 녀석을 죽였어야 했다. 당시 녀석과 같은 등급이었지만, 가지고 있는 힘 자체가 달랐다.


어떻게든 녀석을 죽였다면, 훗날 12사도 중 한 명이 되어, 대 재앙을 몰고 오지는 않았겠지.

녀석은 이날 게이트에서 나머지 헌터들을 모조리 죽이고, 그 힘을 얻자 S 급의 헌터로 올라 설 수 있는 발판을 얻었다.


S 등급으로 각성시켜준 그 힘!


이번엔 내가 가진다.


* * *


당시, 각성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의 능력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보다는 조금 더 힘이 강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체력이 좋은 정도? 그러다보니, 능력자체가 허접해 들어가는 던전마다, 죽다 살아난 적도 수 없이 많았다.


그때를 생각해본다면, 항상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었고, 능력은 없으니 무시당하며, 게이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도 일반 직장인들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그나마, 협회에 소속이 되어, 국가에서 지원되는 보조금이 아니었으면, 때려치우고 회사나 다녔어야했고, 보조금이 없었으면, 하급 헌터들이 목숨을 담보로 게이트에 들어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대충 준비를 끝내고, 게이트로 향했다.

이미 그 곳에는 먼저 온 헌터들이 게이트키퍼의 설명을 듣고,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어이”

“응? 아니, 이게 누구야? 강철 길드의 핵심 인물인 자네가 웬일이야?”

“핵심 인물이라니, 누가 들으면, 욕하겠어.”

“하하하!! 그건 그렇고, 협회주관 게이트는 잘 안 나오지 않았어? D 급의 하급 게이트인데?”

“그건 그런데, 길드에서 신입들 데리고 경험 좀 쌓아주라고 해서 말이야.”

“아? 길드에서 관리하는 건 C급 부터였지?”

“응. 그래서 D 급의 루키들이 연습하기에는 좀 위험해서.”


분명, 저 D 급의 루키들 중에 녀석이 포함되었지.


아직, 게이트로 진입하려면 시간이 남았기에,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그런데, 요즘 게이트관련해서 길드 간에 서로 살벌하던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 거야?”

“이유라고 할 게 있나? 게이트 땅따먹기 때문이지.”


게이트 땅따먹기란, 옛날 삼국지 게임처럼 전국에 뿌려져있는 게이트를 각 길드에서 점령하고, 그들끼리 소규모 전쟁으로 소유권을 확보하는 걸 말했다.


“땅따먹기라..”

“사실, 지금 땅따먹기가 더 심해진 이유는 이번에 서초동에서 C 급 게이트가 새로 생성되었는데, 그 곳에서 마석이 발견되었거든.”


저거다!

바로 마석!


일반적인 마나석과는 다르게 여러 신의 힘이 들어있는 광석이었다.

마석을 흡수하면, 거기에 따른 스킬들과 스탯 등 여러 가지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쉿! 조용히 해. 소문나면 애꿎은 많은 사람들이 다칠 수 있어.”

“아...알겠어”


보통 협회의 게이트가 발동이 되어도, 거대 길드들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은 역시나, 돈이 되지 않거나, 이득을 볼 만한 것들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런 게이트들은 보통 난이도가 낮아 길드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중소길드에 소속된 헌터들에게 일정량의 수수료를 받고 제공해주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녀석이었다.


“왔냐?”


그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길드원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녀석은 자신의 길드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으드득


녀석을 보자, 나도 모르게 이가 갈렸다.


빌어먹을 새끼! 이번에는 내가 꼭 네놈을 시작으로 모조리 씹어먹어주마!


* * *


“강준이형, 고블린 따위에 상처를 입으면, 어쩌자는 거예요?”


1시간도 지나지 않아, 내 팔에 생긴 상처를 보며, 지금 능력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몬스터 중 최하급에 속하는 고블린 따위에게 팔을 베이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최악이었다.


내 팔에 난 상처를 치료하며, 연신 투덜거리는 하늘색 머리의 꼬맹이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최하급 헌터라지만, 이 정도 능력으로 레이드를 뛸 생각을 하다니.. 몇 번을 생각해봐도 고블린에게 상처를..”


계속 해서 팩트를 날리는 이 꼬맹이를 향해 살인 주먹을 날릴까 생각했지만, 회귀 했으니 한번은 봐주자.

그런데, 이 꼬맹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형, 진지하게 말하는데, 이 정도 녀석들에게 상처 입을 거면, 지금이라도 헌터일 그만두는 게 나아요.”


다시 한번 녀석의 팩트에 진짜 순간 살의를 느꼈다.


“이름이 뭐냐?”


내 질문에 녀석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헐...저 누군지 몰라요?”


니가 누군지 내가 꼭 알아야 하냐?


“어떻게, 날 모를 수 가 있지? 형! TV도 안보고 살아요?”


내가 아무런 말없이 녀석을 멀뚱히 쳐다보자, 녀석은 한 숨을 쉬며 입을 열었다.


“강철길드의 최연소 힐러! 무려 12세의 나이에 C 급의 헌터가 된 절 모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요!”


생각났다.

이 꼬맹이가 누군지.

염제라는 타이틀을 녀석이 얻어 유명해지기 전, 먼저 최연소 C 급 힐러라는 명성을 얻어 유명해진 류재현.


회귀 전에도 그랬지만, 각성자들의 능력은 대체로 전투에 특화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보조 계열의 각성자들은 딜러 계열의 각성자들보다 더욱 희소성이 높아,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오늘 개죽음 당했지.


만약, 나로 인해, 상황이 변하게 된다면, 녀석은 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녀석은 같은 길드원인 염제에 의해 죽을 팔자다.


근데, 이 녀석은 내 이름을 어떻게 알고 있지?


-쾅!


고개를 돌려 폭음이 들린 쪽을 보니, 강철 길드의 길드원들과 최소 D 급의 헌터들이라 그런지, 게이트 안의 몬스터들을 사냥한다기보다는 거의 학살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역시나, 눈에 띄는 사람은 미래의 염제 권정빈 이었다.


재수 없는 새끼. 더럽게 강하네.


D 급의 헌터지만, 지금 녀석이 보여주는 능력은 이미 C 급에 다다른 것 같아 보인다.


지금 내가 녀석을 죽인다는 건, 계란으로 바위치지기.


“형”


아까부터 이 녀석은 왜 자꾸 달라붙어서 말을 거는지.


“말장난으로 듣지 말고요. 이게 다 형을 위한 말이에요.”

“왜?”

“예?”

“내가 왜 그만둬야 하는데? 그리고, 오늘 처음 보는 녀석이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는 좀 오버 아니냐?”


정색하면서 류재현에게 말을 하니, 녀석이 순간 당황했지만, 결국은 또 팩트를 한방 날렸다.


“그렇지만, 그러다 형 죽어요.”


진짜 이 빌어먹을 새끼를 왜 염제가 죽였는지 알겠다.


“날 걱정해주는 건 알겠는데, 나도 다 사정이 있어. 그리고 헌터 일에 목숨 안내놓고 하는 인간이 얼마나 되냐? 하물며, 아직 12살 밖에 안된 꼬맹이도 지금 내 옆에 있는데, 내가 벌써 은퇴하면 안 되지.”


나의 말에 류재현은 자신이 생각해도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는지, 고개를 떨구었다.


역시, 어린애들한테는 강하게 나가야...


“흥! 기껏 능력도 없어 보이는 사람 신경 써서 챙겨줬더니, 뭐가 어째? 역시 이래서 능력 없는 떨거지들은 신경 써줄 필요가 없다니까!”


저....저...빌어먹을 꼬맹이 새끼가..


“이제부터 형이 상처를 입든, 죽든 신경 쓰지 않을 거니까, 마음대로 해요!”


하...저 나이어린 꼬맹이랑 지금 뭐하고 있는 건지..


녀석과 실랑이를 하는 중에 앞의 상황은 어느덧 정리가 되는 분위기였다.

생각해보니, 오늘 내가 들어와서 몬스터를 잡은 거라곤, 한 마리도 없었다.


“자~ 게이트 초반부는 어느 정도 처리가 된 것 같으니, 각자 장비를 정비하고, 슬슬 보스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게 어떻습니까?”


게이트 입구에서 강철길드의 수행원으로 따라왔던, 길드의 인물이 주변의 헌터들을 알게 모르게 이끌었다.

그의 말에 헌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레이드가 D 급의 게이트긴 하지만, 오늘 처음으로 오신 분들과 등급이 D 급이 안되시는 분들에게는 보스는 솔직히 말해 무리입니다. 보통 D 급의 보스는 심한 경우 C 랭크의 몬스터가 나올 경우도 있습니다.”


시작이군.


당시에도 강철길드 녀석들은 저 이야기를 하며, 주변의 여론을 자신들에게로 이끌었다.

겉으로는 길드의 루키들을 경험시켜주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했지만, 분명, 녀석들이 노리는 건 바로 마석!!


이 게이트를 지키고 있는 녀석의 마석이 나오는 걸 알고 있었다. 보통 게이트의 보스라고 해서 모두 마석을 토해내는 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이곳에서 마석이 나오는 줄 알았던 거지?


내가 이런 의문을 품고 있을 때, 녀석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길드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소수의 헌터들은 표정이 구겨졌다.


“물론 쉽사리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저를 포함한 이 곳에 C급의 헌터가 몇 명 더 있으니, 너무 걱정들 하지 마십시오.”


그 말이 끝남과 함께 그들의 뒤에 서있던, 정빈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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