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천연황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을 부리는 치킨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천연황
작품등록일 :
2023.05.10 23:37
최근연재일 :
2023.06.17 12:48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66
추천수 :
10
글자수 :
147,274

작성
23.05.31 13:54
조회
19
추천
0
글자
10쪽

15화 죽음의 진실

DUMMY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았다.

다시금 말을 이어가는 선장은 허리를 더 꼿꼿하게 세웠다.



[ 오로지 진실은 그 어떠한 것에도 굴복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진실을 외면하고 눈을 감는다면, 세상은 결코 변할 수 없습니다.


그날 제가 술을 마셨다는 식당의 주인에 증언이 필요하다면, 바로 확인을 해드릴 있습니다.

증언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는 것은, 사고 초기의 수사에 부실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법적, 도덕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저는 특별한 사람이 아닙니다.

특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특별할만한 힘도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의 힘이 왜소한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낸 것입니다.

오늘 국내 언론사들 앞에 서지 않은 이유는 굳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진실을 배제한 채로 유리한 쪽을 한 번도 선택한 적이 없었음도 말씀드립니다.


거친 바다의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온 시간이 35년입니다.

그 35년 시간 속에서 체득한 것은, 자연보다 절대로 앞설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진실의 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저에 힘은 비록 작지만 진실의 힘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믿습니다.

진실에 힘이 저의 목숨까지 지켜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저에 말씀은 여기까지입니다.

시간 내어 준 해외 언론사들에게 고맙습니다.]


“질문은 받지를 않겠습니다.”

선장은 선을 그었다.


***


“서민들은 먹고 살기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뭔 병아리 몇 백 마리 죽었다고 저리 난리인지!”


“선장이 왜 독박을 자처하는 것인지···.”


“지금 여야의 정치적인 민감한 문제를 저것으로 돌리려는 꼼수가 아닐지!”


“씨발~!! 저 양반도 얼마 안가서 자살로 막을 내릴 것 같은데.”


“도대체 진실이라는 것이 어디에 있다는 것이야!”



선장의 양심고백 방송에 많은 이들이 생각을 드러냈다.

백인백색이니까.



***


무심수탉은 마음이 불안했다.

식당주인과 나누었던 말들이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자살과 타살의 경계는 모호하다.

죽은 자은 말을 할 수 없으니까.

기록도 믿을 수가 없기에.


조작이 판치는 세상이기에.

진실을 드러내고자 자신을 죽여야 하는 슬픈 세상이니까.


진실을 덮고자 또 다른 힘이 작동되는, 코미디 같은 세상.


무심수탉은 올라오는 생각들이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다.


【 진실은 무슨 색깔일까.

진실은 전부 다 선한 것일까.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이 세상이 곧바로 무너질까.


진실이 주는 힘은 어느 정도일까.


진실을 토해낼 때 그 진실을 믿는 자들은 얼마나 될까.


보이지 않는 그 진실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인간들은 왜 진실에 그리도 목숨을 거는 것일까.


진실의 그 기준은 무엇일까.


지금 선장과 식당사장은 진실을 밝히고자 엄청난 결심을 했다.


절대로 자살을 하지 않겠다는 그 말은??


우리 닭들에서 자살이라는 말은 너무 낯설다.


자살이라는 말이 이미 사치인 것이다.


우리 닭들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인간들은 소중한 생명을 거둘 수 있다.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음이 행복일까.

이러한 것이 인간만의 능력일까.


나는 지금 엄청나게 헷갈린다.

진실과 자살을 같이 보는 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진실을 밝히는 것이 목숨을 버릴 수도 있는 힘겨운 여정이라면.


나는 분명코 닭인데, 왜 의식은 인간들과 맞닿아 있는 것일까.】


올라오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는 무심수탉.

굳이 다듬을 필요도 없었다.

그냥 토해내는 것뿐이었다.


번잡해질수록 더 자신 속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글이었다.

글은 또 다른 힘이다.

글은 혼탁함을 정화시키는 수단이다.


‘도통 알 수 없는 인간들~~ 여전히 내 머리는 닭대가리 수준이니.’


‘내일 당장 도쌤을 만나보면 답답한 것이 풀릴 수 있을까?’

많은 생각들을 중얼거리는 무심수탉.



‘지금 내가 인간들을 걱정해도 되는 것이여~ ㅋㅋㅋ.’

허탈하게 웃으면서 눈을 감아버리는 무심수탉.


“드르렁”

“드르~~렁”


코를 심하게 골면서 단잠에 빠져버린 무심수탉.




***


다음날 무심수탉은 사내를 만났다.



“도쌤, 선장 앞으로 어찌 될 것 같아요?”

“내가 무슨 미래를 보는 사람이냐고??”

사내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났다.


“저리 양심고백 하다가 한방에 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뭔 소리를 하는 것이야?”


“식당 사장님은 절대로 자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했지만요···.”

불안하고, 찝찝한 얼굴 표정으로 물어보는 무심수탉


“누가 자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야?”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겠지요?!”


“너무 확장을 시키는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사내의 목소리가 훅하고 높아졌다.


“도쌤은 지금 아무런 걱정이 되지 않아요?”

“우리가 왜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인데?!”


“어제 선장의 양심고백 방송을 보지 않았어요?”

“봤어. 그런데 그것이 왜??”

강하게 되묻는 사내의 얼굴에 불만이 가득했다.


“우리들의 첫 번째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고요!”

“이미 엎질러진 물인데 어찌하라고?!”

사내의 말은 여전히 퉁명스러웠다.


“그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그냥 넘어가자는 것이에요?”

“사람들 사는 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모순들이 있는데, 뭘 어쩌라고!”


“그럼 선장의 양심고백은 완전 또라이짓을 한 것이네요!?”

분노와 울분이 뒤범벅이 된 무심수탉의 목소리.


“그것도 선택인 것이라면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것이야.”

“이기적인 것이에요,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이에요?”

독하게 말을 뱉어내는 무심수탉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되었다.


“나는 지금 진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야!”

“그런데요?”

“자꾸만 뭘 그런 데야!?”

“엥?? 뭔 말이 그래요!”

“나는 확실하게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야!”

“······.”

사내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무심수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진실을 밝혀낸 다음에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된다면···.”

사내는 열이 올라있는 무심수탉을 감싸 안았다.

“어머나~! 징그럽게 왜 이래요!!”

무심수탉은 화들짝 놀라면서 몸을 뒤로 뺐다.


“너의 마음도 충분히 알아. 선장의 마음도 알고.”

“그런데 왜 그리 냉정한 것인데요?”


“아프다고 계속 소리를 낸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없는데!”

“계속 변화를 해야 한다고 말을 한 것을 벌써 까먹은 것인가요?”

무심수탉은 사내의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핵심인데··· 우리 인간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야.”

“도쌤은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것인가요?”


“역시 너의 생각은 빨라! 하하하.”

“지금 이 마당에 웃음이 나와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되받아치는 무심수탉은 사내를 흘겨보았다.


“다시금 병아리들을 선발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다.”

사내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도쌤은 사람인데 어찌 그리도 감정이 없는 것이에요?”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야.”

“뭐라고요?”

“모든 사람들이 어떤 일들이 터질 때마다 다 출렁거리면, 이 지구가 감당을 할 수 있겠냐고!”


“그리 깊은 뜻으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았다고요??”

“좋은 쪽으로 보자면 그런 것이고.”


“참으로 대단하세요.”

무심수탉은 비아냥거렸다.



“대단했으니 너를 만난 것이잖아!?”

“아이구야!!”

무심수탉은 자신의 머리통을 쥐어박았다.


“너는 지금 자꾸만 정답만을 찾는 것 같은데, 정답은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아!”

“정답이 없는데 그 정답을 만들어놓고서 그것을 쫒으라는 것은 뭔데요?”


“그러니까! 인간들이 모순 덩어리라는 것이야. ㅋㅋㅋ.”

사내는 유쾌해서 웃는 것이 아니었다.

속으로 아픈 것을 토해내는 것이었다.


“으음~~~”

무심수탉은 사내의 말에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정답만을 쫒았다면, 지금의 이런 일들은 아예 만들 수도 없었을 것이고··· 병아리들도 죽지 않았을 것이겠지!!”

“도쌤의 이런~ 깊은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다니요.”

무심수탉은 사내가 전혀 다르게 보였다.

조금 전까지는 생각도 없고, 이기적인 사람으로만 보였는데.


“고정된 생각은 그래서 위험한 것이야. 하루에 오만가지의 생각들이 올라오는데 어떻게 생각이 변하지 않아.”

“도쌤의 말을 잘 새겨들을게요.”


“나도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야. 그럼에도 내 생각 안에 갇히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을 뿐이야.”

한없이 낮게 내려오는 사내가 무심수탉은 엄청나게 크게 느껴졌다.


“선장이나 식당사장이나 자살보다는 외부적인 압박을 엄청나게 받을 것 같은데···.”

갑자기 화제를 바꾸는 사내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인가요?”

“그래도 자살보다는 나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

사내는 올라오는 생각들을 툭하니 꺼냈다.


“도대체 도쌤 생각의 영역은 어디까지래요?”

“그딴 것은 없어!!”


“항상 생각은 흘러가는 것이니까. 흘러가는 것에 무슨 경계가 있다고!”

“오우~ 도쌤 만난 이후로 가장 멋진 말인데요.”

무심수탉은 손뼈를 쳐주면서 환하게 웃었다.

가식 없는 아주 순수한 웃음이었다.


***


낯선 번호이다.

선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굳이 받을 이유도 없었다.


세 번째 같은 번호로 전화가 울렸다.


“그냥 전화를 받기 싫으면 아예 차단을 시켜버려요!”

선장 부인은 계속 울려 되는 전화벨 소리에 짜증을 냈다.


선장은 아주 짧게 생각했다.


‘피한다고 피할 수 없는 것인데··· 결자해지(結者解之)라면.’

선장은 통화음을 눌렀다.


-당신만 고고하면 나머지 인간들은 다 죽어야 하는 것이요?-

인사도 없이 본론으로 들어가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묵직했다.


“용건이 뭐요!”

선장은 쫄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리 잘 먹고 살아온 것이, 누구 덕분인데 그리 뻣뻣한 것입니까?-

“나를 죽인다고 뭔 세상이 달라지겠소!”

선장은 당당하게 말했다.



“너무 과한 욕심은 반드시 화를 불러오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어서 고맙소이다.”

“······.”

전화기 너머에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을 부리는 치킨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 30화 길을 찾다(4) 23.06.17 9 1 11쪽
29 29화 길을 찾다(3) 23.06.15 11 0 11쪽
28 28화 길을 찾다(2) 23.06.14 10 0 11쪽
27 27화 길을 찾다(1) 23.06.13 16 0 10쪽
26 26화 비열한 인간들(2) 23.06.12 14 0 12쪽
25 25화 비열한 인간들(1) 23.06.11 15 0 11쪽
24 24화 죽지 말라고 23.06.10 14 0 11쪽
23 23화 대단한 반전(3) 23.06.09 14 0 11쪽
22 22화 대단한 반전(2) 23.06.09 14 0 11쪽
21 21화 대단한 반전(1) 23.06.07 15 0 11쪽
20 20화 다르게 생각하라! 돈이 된다! 23.06.05 14 0 10쪽
19 19화 감당 할 수 있겠어(2) 23.06.04 15 0 11쪽
18 18화 감당할 수 있겠어(1) 23.06.03 17 0 12쪽
17 17화 아이디어 방출(2) 23.06.02 20 0 10쪽
16 16화 아이디어 방출(1) 23.06.01 13 0 12쪽
» 15화 죽음의 진실 23.05.31 20 0 10쪽
14 14화 분노하라(3) 23.05.30 16 0 11쪽
13 13화 분노하라(2) 23.05.29 14 0 11쪽
12 12화 분노하라(1) 23.05.28 15 0 10쪽
11 11화 마이 웨이(2) 23.05.27 14 0 11쪽
10 10화 마이 웨이 23.05.25 17 0 12쪽
9 9화 이제는 말할 수 있다(2) 23.05.23 19 0 9쪽
8 8화 이제는 말할 수 있다(1) +2 23.05.21 23 1 12쪽
7 7화 액션, 큐(3) 23.05.18 17 0 11쪽
6 6화 액션, 큐(2) 23.05.17 19 0 10쪽
5 5화 액션, 큐(1) 23.05.16 19 1 10쪽
4 4화 미묘한 함수관계 23.05.15 17 1 11쪽
3 3화 앞날을 안다면 +4 23.05.12 29 2 11쪽
2 2화 연결고리 +4 23.05.11 32 2 11쪽
1 1화 운명의 만남 +2 23.05.10 85 2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