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드림판다님의 서재입니다.

8괘 조합으로 64배 강해진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드림판다
작품등록일 :
2021.12.17 15:55
최근연재일 :
2022.03.04 18:0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80,671
추천수 :
1,450
글자수 :
353,247

작성
22.01.02 11:15
조회
1,895
추천
28
글자
12쪽

헌터의 탄생

DUMMY

쉬익-


A급 각성자 전원철의 사시미칼이 내 목을 그었다.


촤악-!


목에서 피가 튀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그것도 A급 각성자의 기습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나마 감각수치가 높았기 때문에 칼이 들어오기 직전에 본능적으로 피할 수 있었다. 안그랬으면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큭!”


나는 피가 흐르는 목을 손으로 누르며 급히 물러섰다. 전원철이 ‘E급 나부랭이가 내 공격을 피했다고?’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 이기 무슨 짓이고!”


박영감이 호통을 쳤다. 그러자 전원철이 김종만에게 눈짓을 했다.


“이 영감은 C급인 것 같습니다. 적어도 그 이상은 아닙니다.”


“오케이.”


전원철의 사시미칼이 쉬익 소리를 내며 날아들었다. 이번 목표물은 박영감이었다. 나는 박영감님을 뒤로 잡아당기며 일건천 스킬을 시전했다.


<원폭.>


콰앙!


<열폭.>


지이잉- 콰앙!


전원철이 뒤로 뛰어 물러나며 폭발을 피했다. 등급도 높았지만 싸움 경험이 많은 게 분명했다.


‘뭐지? 환각에 빠진 건가? 장민성이 나를 죽여서 입막음을 하려고?’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나는 일단 인벤토리에서 물약을 꺼내서 목의 상처에 부었다.


치이익-!


예상대로 빠르게 상처가 아물었다. 그것을 본 전원철의 눈빛이 번득였다.


“너 뭐야? 마술사 뭐 그런 거냐? 아무것도 없던 손에서 약병이 튀어나오질 않나, 갑자기 없어지질 않나.”


전원철이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그 약! 그 약 도대체 뭐야? 베인 상처가 곧바로 나았잖아? 그거 몇 개나 있냐? 좀 내놔 봐!”


“없어요. 있어도 칼 든 강도한테 줄 건 없고.”


“이 새끼가!”

“뒈지고 싶나!”


임성일과 김종만이 발끈했다. 전원철이 두 사람을 제지한 다음 친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 내 밑으로 들어와라. 부자로 만들어주마.”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아니 그 전에 이유나 좀 압시다. 왜 갑자기 공격한 겁니까? 대체 무슨 이유로?”


“내 밑으로 들어오면 알려주마.”


“생각 없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쐐액!


전원철의 사시미가 다시 한 번 날아왔다. 이번에는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기에 쉽게 피했다. 그리고 곧바로 뒷차기를 날렸다.


콰아앙!


전원철의 배 부분이 폭발했다.


“뭐, 뭐야 씨발!”


전원철이 뒤로 크게 물러나며 소리쳤다. 그의 팔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 발차기가 배에 맞기 직전에 팔로 막았기 때문이다.


“이 새끼 E급 아니잖아! 죽고 싶냐 종만아?”


“혀, 형님 진짭니다! 저 새끼 머리 위에 떠 있다고요! E급이라고요!”


김종만이 억울하다는 듯이 외쳤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내가 E급인 게 도대체 무슨 상관···”


그 순간, 어떤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나는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설마 당신들··· 등급이 낮은 각성자를 사냥하는 건가?”


전원철과 임성일, 김종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몸에서 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유를 말해라.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


이번에도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 박영감님을 돌아보았다.


“잠시 뒤로 물러서 계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아, 알았다 김간장. 조심해레이.”


“이 새끼가 진짜!”


세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임성일과 김종만이 좌우, 전원철이 정면이었다.


나는 심호흡을 한 다음 마지막 테스트를 시작했다. <열폭>, <이태택>에 이은 세 번째 테스트 말이다.


“중천건!”


후우우우웅-


온몸의 기가 오른손 주먹 앞 10센티미터 지점으로 빨려나갔다. 인체를 이루는 100조 개의 세포들이 한꺼번에 쥐어짜이는 느낌이었다. 이를 악물어도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끄으으윽···!


그래도 다행히 <진흙대왕> 때처럼 기절하진 않았다. 레벨과 스탯이 오른 덕분이었다.


후웅-!


주먹을 휘둘렀다. 45도 각도로, 어퍼컷을 날리듯이.


씨우웅-!


레이저 광선처럼 압축된 극한의 양기가, 태양과 태양이 겹쳐져 압축된 빛의 칼날이 공간을 찢었다.


“끄아아아!!”

“으아아아악!!”


임성일과 김종만이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 눈물 콧물에 오줌까지 싸면서 허우적거렸다.


“당장 병원에 데려가라. 손가락 잃고 싶지 않으면.”


나는 두 손으로 무릎을 짚고 헉헉거리며 말했다.


“끄으으윽···” “흐어엉-!”


임성일과 김종만이 잘린 손가락을 주워들고 울부짖었다. 그러자 전원철이 두 사람을 걷어차며 외쳤다.


“꺼져 등신 새끼들아!”


“끄흐흑 형님!” “으흐흐흑···”


전원철이 담배를 꺼내며 물었다.


“너, 우리 봐줬지?”


전원철이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오른손에는 여전히 사시미칼이 들려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주먹을 비틀었잖아. 안 그랬으면 저 새끼들, 손가락이 아니라 팔이 잘렸을 걸?”


“주먹을 앞으로 뻗었으면 니 몸에 구멍이 뚫렸겠지.”


전원철이 말없이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그리고는 사시미칼을 품속에 집어넣었다. 아마 가죽으로 된 칼집 같은 게 있는 듯했다. 권총 홀스터처럼 말이다.


“앞으로 만나지 말자. 아는 척도 하지 말고.”


전원철이 등을 돌려 걸어가며 말했다.


“왠지 존나게 방해가 될 거 같거든, 내 앞길에.”


“같이 가요 형님!”


임성일과 김종만이 손가락을 들고 울면서 따라갔다.


‘뭐 저런 놈들이 다 있지?’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각했다.


‘위험한 놈들이야. 장민성에게 이야기해야겠어.’


전원철의 말투와 태도를 보니 장민성이 시킨 것 같진 않았다.


‘그런 거였으면 자기 밑으로 들어오라고 안 했겠지.’


풍기는 분위기로 보나 옷 사이로 보이는 문신으로 보나, 조폭 출신이 각성 후에도 옛날 습성을 못 버린 것처럼 보였다.


“와~ 김간장 억수로 쎄짔네! 한두 시간삐 안됐는데 우예 그래 쎄짔노?”


박영감님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미소로 대답을 대신하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어 형님! 무사하셨군요!”


김진수가 손을 흔들며 외쳤다.


“청사 안에 계셨던 거예요?”


“응. 어르신이랑 같이 있었어.”


박영감님에게 살짝 윙크하며 말했다. 다행히 [백마고지의 불사신]은 사격솜씨만큼이나 눈치도 빨랐다.


“그, 그랬제! 근데 송원장은 개안나?”


“말도 마세요! 부상자들 치료하느라고 조뺑이, 아니 진이 다 빠졌어요. 이제야 좀 쉬는 거예요.”


지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송영화를 안쓰럽게 바라보며 김진수가 말했다.


“하기사, 우리 송원장은 치료도 되고 치유도 되니까 정신없었겄지.”


박영감님도 대견한 눈으로 송영화를 바라보았다. 나는 송영화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회복물약을 주었다.


“이거 드세요.”


“또 수상한 약이네요.”


송영화가 웃으며 물약을 마셨다. 그러자 순식간에 화색이 돌고 생기가 돌아왔다.


“와~ 이거 이름이 뭐예요? 제조사는요? 이런 약은 듣도 보도 못했어요!”


소아과 의사인 송영화가 자꾸 캐물었다. 하지만 애매하게 웃으며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송영화, 박영감님, 김진수와 함께 경찰차를 타고 김포공항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길가에 세워 놓은 노란색 봉고차로 갈아타고 목동으로 돌아왔다.


***


원룸에 돌아와서 샤워를 했다.


입고 나갔던 자켓과 티셔츠, 바지는 더 입기 힘들어서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우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정말로 기나긴 하루였어···’


낮에 열린 게이트, 거기서 튀어나온 고블린들과 고블린 로드, 무한루프던전에 3단연계퀘스트, 진흙병사, 장군, 대장군, 대왕과의 싸움과 레벨업, 그리고 김포공항에서의 난리법석까지···


도저히 하루만에 일어난 일 같지 않았다.


‘아참! 그건 어떻게 됐지?’


리모콘으로 TV를 켰다. 뉴스 프로그램에서 세 명의 패널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진희, 최강호, 진형규 세 헌터가 거대 괴수와 괴수의 새끼 세 마리를 한강으로 몰았습니다. 덕분에 시가지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었죠.”


“네? 방금 뭐라고 하셨죠? 헌터요?”


“아, 저도 모르게··· 세 분의 각성자가 괴수를 추격하는 모습이 마치 사냥처럼 느껴져서요.”


“아, 그거 좋네요 <헌터>!”


이 방송을 계기로 각성자들이 헌터라고 불리게 되었다.


화면이 ‘세 헌터’의 추격전 화면으로 넘어갔다.


“세 명의 SSS급 각성자로 구성된 추격팀이 괴수들을 올림픽대로 쪽으로 몰았습니다. 그리고 한강을 따라서 계속 위쪽으로 올라갔죠.”


“그래서 김포랑 일산 쪽이 난리가 났죠?”


“그렇습니다. 부천과 마포 쪽은 안도했고요.”


“괴수의 새끼들은 김포대교 남쪽에서 죽였습니다. 하지만 괴수의 본체는 상처를 입은 채로 계속 도주했죠. 한강을 따라서 북서쪽으로요.”


“그래서 일산대교 아래까지 가서야 죽일 수 있었죠. 거기서 못 잡았으면 일산이나 김포, 둘 중 한 곳은 큰 피해를 입었을 겁니다.”


“맞습니다. 수방사는 물론이고 인근 군부대들도 초긴장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대 괴수의 마정석 때문에 시끄럽다던데, 어떤 일인가요?”


“아시다시피 이진희 헌터는 삼송, 최강호 헌터는 횬대, 진형규 헌터는 XK그룹 소속이지요. 세 회사의 법무팀이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B급 괴수의 마정석이라니, 정말 그 가치가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요. 대충 어느 정도인가요?”


“마정석이라는 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이니까요. 게다가 글로벌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수백억 원은 기본이라고 봐야죠.”


‘게이트가 열릴수록 가격이 떨어지겠지. 게이트에서 몬스터들이 나오고, 몬스터를 잡으면 마정석이 나오니까.’


몬스터의 사체와 부산물, 마정석을 활용한 사업이 거대 비즈니스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동네 관장인 나조차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세계적인 기업들은 오죽할까?’


TV를 끄고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찾아보았다. 엄청난 양의 기사들과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 진희눈나 직접 봤는데 포스 쩔더라. 오늘부터 팬이다!

- 최강호 오빠 너무 귀여워요.

- 올림픽대로 작살났다며?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 조땐네.

- 지하철 타 새꺄.

- 김포공항 일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되겠죠? 적어도 피해 입은 사람이랑 건물은요.

- 그럴 거예요. 천재지변이랑 똑같으니까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았다. 너무 피곤해서 순식간에 잠이 쏟아졌다.


나는 거의 기절하듯이 잠에 빠져들었다.


눈만 감으면 죽어가던 가족들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그래서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는데···


오늘은 꿈도 꾸지 않고 아침까지 푹 잘 수 있었다.


몇 년 만에 맛보는 ‘꿀잠’이었다.


***


다음 날 오전.


“으아아 잘 잤다!”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참으로 오랜만에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이었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니 다크서클이 사라져 있었다. 피부에도 생기가 돌았고 온몸에 활력이 넘쳤다.


근처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도장으로 향했다. 절반 정도의 식당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어제 SSS급 헌터들이 거대 괴수를 죽인 것에 고무된 듯했다.


‘다행이야.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아서.’


최악의 상황이란 아포칼립스 영화 같은 상황, 전기와 통신과 식량이 끊어지고 문명이 마비되는 상황을 뜻했다.


그래서일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건 그렇고 애들이 도장에 올까?’


파국을 피했다는 것과 생활이 정상화되었다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코로나 때 태권도장들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던가?


불안했지만 애써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명이 오더라도 도장을 열어야지.’


촤르르르-


태권도장 건물 1층 철제 셔터를 올리고 유리문을 열었다. 그리고 관원모집용 배너와 입간판을 내어놓았다. 유세라가 직접 그린 귀여운 캐릭터가 태권도복을 입고 서 있었다.


그때였다.


“계십니꽈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젠장.’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작가의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8괘 조합으로 64배 강해진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광화문 오우거 사건 +2 22.01.26 875 15 11쪽
37 분열과 갈등 (3) 22.01.25 839 14 12쪽
36 분열과 갈등 (2) 22.01.24 818 14 12쪽
35 분열과 갈등 (1) +2 22.01.23 863 16 12쪽
34 촉법소년의 꿈 (3) 22.01.22 861 14 12쪽
33 촉법소년의 꿈 (2) 22.01.19 898 14 12쪽
32 촉법소년의 꿈 (1) +2 22.01.18 941 16 13쪽
31 가성비 좋은 헌터협회장 22.01.17 980 18 11쪽
30 강서고등학교 게이트 (2) +2 22.01.16 1,064 17 12쪽
29 강서고등학교 게이트 (1) 22.01.15 1,122 18 12쪽
28 헌터협회의 탄생 (2) 22.01.14 1,143 17 13쪽
27 헌터협회의 탄생 (1) +1 22.01.13 1,209 21 12쪽
26 일촉즉발 (2) 22.01.12 1,202 21 12쪽
25 일촉즉발 (1) 22.01.11 1,237 22 12쪽
24 드래곤 퀘스트 (6) 22.01.10 1,227 21 12쪽
23 드래곤 퀘스트 (5) 22.01.09 1,314 21 13쪽
22 드래곤 퀘스트 (4) +2 22.01.08 1,338 21 14쪽
21 드래곤 퀘스트 (3) 22.01.07 1,350 23 14쪽
20 드래곤 퀘스트 (2) +2 22.01.06 1,446 24 12쪽
19 드래곤 퀘스트 (1) +1 22.01.05 1,527 27 14쪽
18 헌터길드의 탄생 22.01.04 1,627 26 13쪽
17 손을 깨끗이 씻자 22.01.03 1,706 24 13쪽
» 헌터의 탄생 +6 22.01.02 1,896 28 12쪽
15 미노타우르스 (3) 22.01.01 1,868 29 13쪽
14 미노타우르스 (2) 21.12.31 1,901 28 14쪽
13 미노타우르스 (1) 21.12.30 1,968 31 12쪽
12 저주받은 전쟁 (3) +1 21.12.29 2,012 34 13쪽
11 저주받은 전쟁 (2) 21.12.28 2,088 37 12쪽
10 저주받은 전쟁 (1) 21.12.27 2,167 34 12쪽
9 김포공항 게이트 (2) +1 21.12.26 2,203 4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