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잠시 누군가 만날 때를 제외하면 항상 집구석에 숨어 있었다. 시시한 것들로 시끄럽게 구는 사람들도 싫었고 관음증과 욕구불만에 찌든 텔레비전도 싫증이 났다. 그렇게 땅벌레처럼 살던 어느날 구석에 처박아 놓은 거울을 보았다. 나는 그곳에서 소름끼치게 변한 내 모습을 보았다. 솜털이 뽀얗게 후광처럼 감싸던 앳된 얼굴과 터질듯이 탱탱하게 요동치던 팔다리는 온데간데없고 곰팡이 슬은듯 거무죽죽한 얼굴과 벗겨 낸 쇠가죽을 뼈다귀에 다시 걸쳐 놓은 듯한 몸뚱이만 그곳에 있었다. 나는 꼼짝없이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가 그곳으로 빨려들었다.
제목 | 날짜 | 조회 | 추천 | 글자수 | |
---|---|---|---|---|---|
5 | [음지] - 2 | 16.04.25 | 100 | 0 | 6쪽 |
4 | [음지] - 1 | 16.04.22 | 107 | 0 | 6쪽 |
3 | [두려움의 샘] - 3 | 16.01.12 | 199 | 0 | 9쪽 |
2 | [두려움의 샘] - 2 | 16.01.05 | 139 | 0 | 7쪽 |
1 | [두려움의 샘] - 1 | 16.01.01 | 177 | 0 | 7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