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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님의 서재입니다.

기껏 귀농했더니 국보급 관광지가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인절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03 14:44
최근연재일 :
2024.01.10 01:04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342,556
추천수 :
7,507
글자수 :
365,815

작성
23.12.10 18: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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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글자
17쪽

인세가 깨처럼 쏟아진다

DUMMY

[북마크].


업계 1위의 자리를 몇 년째 꿋꿋이 지키고 있는 인터넷 서점 플랫폼.

자체적으로 개발한 종합베스트셀러 순위는 물론이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UI, 의미와 개성을 모두 잡은 굿즈, 그리고 안정적인 서버 운영까지.

이 같은 매력적인 장점 덕에 누구나 책을 살 때는 ‘북마크’를 가장 먼저 떠올리곤 했다.


“빨리! 어서 개발팀 연락해 봐!”


그런데 이른 아침, 이제 막 출근 시간이 지났을 뿐인 지금.

북마크 도서사업1팀은 분주하다 못해 사상 초유의 패닉 상태였다.


“이런 적이 있었어?”

“없지! 아니 무슨, 갑자기 트래픽이 터지고 난리야!”


북마크 사이트의 마비 상태.

그 덕에 직원들은 고객들의 항의 전화와 기타 업무 차질에 고역을 치르고 있는 중이었다.


“팀장님. 저희 어떡해요?”


울먹이며 물어보는 신입의 목소리에 도서사업1팀 조동만 팀장은 말없이 키보드만 두드릴 뿐이었다.

역시, 팀장의 자리엔 아무나 앉는 게 아닌 건지 말보다는 행동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 찾았다! 트래픽 과부화된 원인.”


직원 하나가 탐정 같은 얼굴을 했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궁금해 미치겠다는 듯 물었다.


“이유가 뭔데? 설마 철없는 고등학생 해커의 장난, 뭐 이런 거 아니지?”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어제 저녁부터 어떤 책 하나가 주문이 아주 폭발적으로 늘어났대.”


몇 년 동안 온갖 화제작과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겪어봤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이 정도 폭발력이라면···. 단숨에 상위권 안으로도 진입할 수 있으리라 예측됐다.


“아니. 무슨 책을 얼마나 샀길래 멀쩡한 서버가 터지는데?”


직원들은 너도나도 궁금하다는 듯 속닥거렸다.


한편,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속으로 씩 웃고 있는 조동만 팀장.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북마크에 접속해 긴 장문의 글을 남기느라 키보드가 분주했다.


[트로트 여왕 ‘유자’님이 추천해주신 신묘한 고양이 다방~^^* 넘나,, 재밌게 읽었음....!!! 역시그녀는 보는눈이 있따... 유자 파이팅,,^^! 신고방 파이팅,,^^^^]


그렇다.

그는 먹통이 되어버린 북마크 사이트를 고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가수인 유자가 추천한 책의 리뷰 글을 쓰느라 아까부터 그렇게 바빴던 것이다.


‘울 유자님은 어쩜 책도 잘 골라···.’


업계 1위 북마크의 도서사업 1팀 조동만 팀장.


‘이따 집 가서 소설 또 읽어야지.’


그는 트로트 가수 유자의 팬클럽 [유자천사]의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었다.


* * *


“4,997명···.”


하루아침에 생긴 ‘농부아재’의 팔로워 수였다.

유자가 인스타에 대놓고 언급해준 덕에 유자의 팬들이 내 계정으로 유입됐다.


‘난 그저 진짜 유자나무를 재배했을 뿐인데···.’


얼떨결에 얻은 나비효과가 아주 미쳤다.


다행인 건 그들 또한 내가 올린 게시물들이 마음이 드는 모양이라는 것.

각종 작물 사진들과 실수로 올린 감성 소설책 사진은 좋아요와 댓글 세례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저나, 이젠 좀 무서울 지경이다.’


은향 출판사를 통해 내 책의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단순히 급증이 아니라 뭔가를 폭파시켰다고도 들었는데···.


[작가님!!! 2쇄로는 모자라요!!! 으아, 미쳤다아!!!]


아침에 오아라로부터 온 긴급 문자였다.

이거 대체 책이 얼마나 팔리려고 그러는 건지···.


좀 전에 이 소식을 차유정에게 자랑했더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그녀였다.

화보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전화한다더니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지이잉!


···진동소리만 들어도 그녀인 것 같았다.


“왔네.”


전화를 받자마자 엄청난 기운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나보다 더 신나 보이는 차유정이었다.


-작가님!! 이러다 소설로 떼돈 버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 어째 시골로 내려오니까 돈을 더 버는 것 같냐.”


나는 너스레를 떨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와. 근데 유자 언니가 언급했다면서요?


“어. 그분이 인스타에서 어떤 농부 아저씨? 글을 태그 했다는데, 그거 덕에 완전 입소문 났어.”


사실 그 농부 아저씨는 나였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했다.

이제부터라도 컨셉은 확실하게 지켜야지.


농부아재는 시골에서 농작물을 기르며 가끔씩 소설책도 읽는 투박하면서 감성 있는 컨셉.

제인 작가는 계정은 있지만 아무 게시물도 안 올리는 극강의 신비주의 컨셉.


‘어쩌다 제인 작가의 방이 농부아재 방으로 변해버렸지만···.’


그때, 차유정이 뭔가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 진짜! 내가 제일 먼저 작가님 책 홍보했는데! 역시 유자 언니네···. 전 아직 멀었나 봐요···.”


-에이 아니야! 유정이 니 덕에 초반 스타트가 좋았어.


“···정말요?! 뭐, 그렇담 다행!”


이건 사실이었다.

차유정 덕에 초반 홍보 면에서 확실하게 덕을 봤었다.

팔로워 수로만 치면 차유정이 유자보다 조금 더 많기까지 했으니까.


하지만.


‘유자 팬들 화력이 너무 사기급이야···.’


트로트로 다져진 그들의 결집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게다가 중년층의 그들은 구매력도 상당히 높았기에 유자가 게시물을 공유한 그날 저녁, 곧바로 새벽배송을 통해 내 소설을 받아봤다는 정보도 있었다.

심지어는 한 권이 아니라 두, 세 권씩 소설을 구매해 주변에 나눠줬다는 팬들도 있었다.


‘감사합니다. 유자천사 여러분.’


북마크에서는 종합 베스트셀러 일일판매량이 매일 저녁 6시 갱신된다고 하는데, 이따가 얼마나 순위 변동이 있을지 지켜봐야할 사안이었다.


‘차 뭐 뽑지?’


이래저래 행복한 나날이다.

만약 한 달 전, 드라마 대본을 붙잡고 있는 것을 선택했더라면 지금쯤 나는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었을 것이 눈에 선했다.


역시, 인생은 선택이다.


*


곧 유시진과 평정심이 도착한다고 연락해왔다.

둘은 견원지간답게 차도 각자 따로 타고 온다고 했다.


‘왜 이렇게 설레지?’


새집을 얻고 처음 열어보는 집들이 파티.

도시의 아파트처럼 조심해야 할 아랫집도 없었고 그야말로 모든 것이 자유로웠다.


“똥싸개!”


손님이 오기 전에 숨겨야 하는 녀석이 있었다.

사향고양이 놈은 우다다 달려오더니 벌써부터 눈치를 채고는 어디론가 쌩하고 가버렸다.


‘와, 역시 똑똑하네.’


또 어두운 곳에 숨어야할 것 같다는 촉이 온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됐다.


“야야야! 일로 와봐.”


-싫소로이다! 난 자유를 원한다냥.


녀석은 부리나케 침대 밑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렇담 방법이 있지.’


-왈! 왈왈!


“잡아와 설기야.”


내가 명령하자 듬직한 백설기가 사향고양이 녀석의 목덜미를 물고 나에게 대령해줬다.

어느새 사향고양이보다 힘도, 몸집도 커진 백설기였다.


“잘했어!”


-감히 이 왕족의 목덜미를 잡다니!!! 으, 분하로소이다!!!


-왈!!!


싸움으로는 좀처럼 백설기한테 안 되는 똥싸개 녀석이었다.

그러니 가끔 싸움이 벌어졌을 때 똥싸개가 히트 앤 런 전략을 구사하는 건가보다.


“걱정마 똥싸개. 사실 이 집에는 비밀 공간이 있거든.”


-비밀공간? 나 모험 좋아한다냥? 어디, 어디에 있소로이까?


녀석이 좋아할 줄 알았다.

내가 리모델링 공사를 할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

혹시 모를 손님의 방문에 대비해 똥싸개가 언제든 숨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자. 따라와.”


내가 침실로 향하자 두 녀석이 나를 졸졸 따라왔다.

나는 녀석들의 반응을 기대한 채 침실 벽면에 붙어있는 서랍장 하나를 낑낑대며 옮겼다.


-인간. 갑자기 그건 왜 옮기냥? 힘도 약한 양반이.


-왈!


나는 궁금해 하는 녀석들에게 마술사처럼 포즈를 취했다.


“짜잔!”


그러자 서랍장을 치운 자리에 나타난 조그만 비밀의 문.

사람에겐 작고 녀석들에겐 적당한 크기였다.


“자. 여길 이렇게 열면···.”


-끼이익.


나는 마치 공인중개사처럼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러자 안에는 비밀 통로가 보였고, 두 녀석은 깜짝 놀랐다.


-이게 뭐시다냥? 어디로 통하는 문이로이까?!


-왈! 왈!


“자. 똥싸개 너를 위해 만들었다. 일명 어디로든 문!”


-어디로든 문?!


“그래. 여기로 들어가면 거실, 그리고 나머지 방 두 개랑 모두 연결돼있단 말씀!”


-오호! 언제든 대피할 수 있겠다냥?


“그치.”


집의 크기를 희생하고 가벽을 세워 비밀 통로를 제작했다.

그러니까 마치 아파트의 방들이 베란다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이 가벽 안 비밀통로는 집안 모든 곳과 연결되어 있었다.


-이 쥐굴로 들어가면 내 존재는 들키지 않겠소로이다?


“그렇지. 캐리어 같은 좁은 곳이랑은 차원이 다르지?”


이어서 나는 비밀의 문 바로 안쪽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탁.


그러자, 비밀 통로의 천장에 걸려있던 전구들이 빛나더니 통로를 환하게 밝혀주었다.


-오오! 이런 것도 있냥?


-왈! 왈!


“어두워서 부딪힐 염려도 없다 이거지. 그럼 불 켜놓을 테니까 이따 애들 오면 혼자 동굴 탐험 좀 하고 있어. 알았지?”


사향고양이 녀석은 신났는지 비밀 통로로 잽싸게 들어갔다.


아, 맞다.

똥싸개를 위한 선물이 또 있다는 걸 깜빡했다.


‘무려 시내까지 가서 사온···.’


캣닢이었다.

고양이들이 냄새를 맡으면 아주 환장한다지.


“야! 똥!”


그러자 우다다다다 소리가 나더니 주방 쪽에서 똥싸개가 나타났다.

좀 전까지 침실에 있던 녀석이 갑자기 밖에서 나타나다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마법 같을 것이다.


-오! 싱크대 수납장이랑 연결돼 있소로이다!


나는 동공이 커진 녀석에게 캣닢을 건네주었다.


-이건 또 뭐냥?


“캣닢인데, 고양이들이 좋아한다더라고.”


-오오? 오늘 무슨 날이다냥?


-왈! 왈왈!


똥싸개에만 애정을 듬뿍 쏟는다고 생각한 건지 백설기는 나에게 항의를 하듯 짖어댔다.

나는 주방으로 가 백설기가 환장할 만한 뼈다귀 모양 수제간식을 하나 툭 던져줬다.


-왈! 왈!


마치 감사합니다라고 하는 듯한 녀석.

역시 백설기 또한 먹을 것에 약하다.


그런데.


“야, 똥싸개! 너 괜찮냐?”


좀 전에 바닥에 던져준 캣닢.

그런데 킁킁 캣닢 냄새를 맡던 녀석은 어느새 바닥에 누워 발라당 취한 모습이었다.


-이거. 아주 거하게 취하는 것 같소로이다···.


“뭐···?”


녀석은 마치 술에 취한 듯 해롱해롱 바닥에 뒹굴어 댔다.

캣닢의 효과가 아주 직빵인 것 같았다.


“대체 어떻길래 그래? 기분 좋은 거 맞아?”


-그렇다옹···. 나는 통달한 고양이로소이다···. 이 세상은 음과 양으로 이루어졌소로이다···.


똥싸개는 캣닢에 취해 이런저런 현학적인 얘기를 해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도 않았다.


‘앞으로 캣닢 주지 말까···.’


그렇게 한참을 주정뱅이처럼 떠들어대던 녀석은, 잠시 후 음식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갑자기 먹고 싶은 게 생겼소로이다···.


“뭐? 갑자기?”


좀 전까지 묘생에 대해 떠들던 녀석이 이번엔 먹을 것 얘기다.


-커피나무···. 추르···. 꿀···. 유자···.


“···뭐가 그렇게 디테일하냐?”


참 식욕도 많다.

게다가 저들의 연관성도 모르겠다.

그냥 캣닢에 취해서 아무 떠오르는 음식을 말하는 건가 싶기도 했다.


-모르겠소로이다···. 갑자기 저 음식들이 떠오른다냥···.


그러더니 녀석은 또 같은 말을 반복했다.


-커피나무···. 추르···. 꿀···. 유자···.


나는 똥싸개가 거의 꿈을 꾸는 거라 생각하고 한 귀로 흘려들었다.


“대체 무슨 조합이냐? 그렇게 먹으면···.”


그러다가 문득, 메모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단순히 작가로서의 필기 본능이었을까.


[커피나무···. 추르···. 꿀···. 유자···.]


아니면 똥싸개가 먹고 싶어하는 걸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훌륭한 집사라도 된 것일까.


-띵동!


그때였다.


벨소리가 들린 걸 보면 유시진과 평정심이 도착한 모양이었다.


“···잠깐만! 아, 어쩌지? ···아우, 무거워!”


나는 일단 캣닢에 취해 잠든 똥싸개를 비밀 통로로 옮겨놓았다.

물과 약간의 간식까지 넣어서 말이다.

통로 안쪽의 불은 환하게 켜놔서 무서울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띵동! 띵동! 띵동!


“어휴, 나간다!”


역시 한국인은 성격이 참 급하다.


문을 열자 유시진과 평정심이 투닥거리고 있었다.

나이차도 좀 나는데 참 동갑처럼 잘 싸운다.

그들은 열린 문틈 사이로 집 안을 한번 슥 바라보더니···.


예상치 못한 새집의 아늑함에 환하게 미소 지었다.


*


온전한 내 집에서 벌이는 축하파티.

나는 거실에서 빔 프로젝트를 켜 영화 한 편을 벽에다 쐈다.


“올! 감성 있는데 진우진?”

“그치? 큰맘 먹고 주문했다. 빔 프로젝터.”


나름 시골로 내려오면 꿈꿔왔던 로망 중 하나였다.

고즈넉한 시골집에서 친한 사람들과 함께 맥주 마시며 빔을 쏴 영화보기.


“맞다!”

“······?”

“이제 말 놔도 되는 거지? 정심아.”

“아, 네. 그러세요.”


순례 아주머니를 유자차로 낫게 해준 뒤로 약속을 이행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부로 평정심에게 말을 놓기로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야. 니넨 아직까지 존댓말 쓰고 있었냐 그럼?”


유시진이 내가 준비해둔 과자를 뜯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야. 근데 과자 취향이 왜 이러냐? 와, 죄다 아재 취향이네! 무슨 이장님 댁 놀러온 줄?”

“뭐가. 새우깡이랑 짱구가 얼마나 맛있는데. 안 그래 정심아?”


그러자 평정심도 고개를 끄덕였다.

유시진은 기가 차다는 반응이었다.


“둘 다 취향 봐라. 야! 요즘 MZ는 당연히 꼬북칩이지!"


가장 아저씨 같아 보이는 녀석이 저런 말을 하니 뭔가 재밌었다.


잠시 후 우리는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한 맥주캔을 들고 건배를 나눴다.


“자! 진우진 소설, 대박을, 위하여!”

“위하여!”


꿀꺽꿀꺽.


차가운 액체가 식도를 타고 내려갔다.

맥주는 뭐니 뭐니 해도 머리가 띵할 정도로 차갑게 마셔줘야 한다.


“캬!!!”

“와, 죽인다!”


나와 유시진은 벌컥벌컥 맥주를 들이켰다.

아재 취향이라던 유시진은 이어서 과자를 집어먹더니 맛있다고 감탄했다.


“거봐. 오랫동안 살아남은 과자는 다 이유가 있다니까.”


유시진은 이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평정심을 보며 말했다.


“야. 너 술 못 하지? 괜히 까불지 말고 적당히 마셔라.”

“뭐래. 너보단 잘 마셔.”


평정심은 유시진을 보며 가소롭다는 눈빛을 날렸다.

또 이상한 걸로 대결을 하려는 모양인데···.


“어유. 또 까부네 이 쪼그만 놈이. 감히 나한테 술로 덤벼?.”

“너 술찌 아님?”


그러자 유시진이 발끈했다.


“술찌? 야. 그게 뭔데?”

“그것도 모르냐? 술 찌질이, 멍청아.”

“어우 이게 진짜!”


그렇게 또 둘의 맥주 배틀이 벌어졌다.

500mL짜리 맥주를 넉넉하게 준비해두길 잘했다.


고작 20분 뒤.


“내가. 배만 부르지 않았어도···. 딸꾹!”

“에휴.”


유시진은 아까 전 캣닢에 취한 똥싸개처럼 해롱해롱댔다.

맥주 대결에서도 평정심의 TKO 승이었다.


“정심이, 술 잘 먹네 너.”

“원래 시골 사람들이 술이 세요.”


그녀는 과자를 우왕 집어먹으며 나한테 물었다.


“···맞다 오빠.”

“······?”


갑자기 오빠라고 훅 들어온다.

아무래도 술에 약간 취해서인지 경계심이 허물어진 듯한 그녀였다.


“소설 지금 몇 위에요? 궁금하다.”

“아, 소설?”


‘그러고보니 6시 넘었네? 업데이트됐겠는데?’


그녀 덕분에 잊고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지금쯤 북마크의 종합 베스트셀러가 새롭게 갱신됐을 시간.

나는 핸드폰으로 북마크 어플에 접속했다.


“꽤 올랐을 걸? 누가 내 책 홍보해줬거든.”

“누가요? 아, 차유정?”

“아니. 트로트 가수 유자라고. 그 사람이 내 책 인스타에 올려줬어.”

“올.”


평정심은 내 핸드폰을 보기 위해 가까이 바짝 붙었다.


두근두근.

과연 순위 변동이 얼마나 크게 있을 런지···.


북마크 어플을 킨 순간.


“···어?”


나도 모르게 입 밖에 감탄사가 새어나왔다.


100위권에 있을 때는 손가락으로 한참을 내려가야 했었는데···.


‘내 소설이··· 바로 보여?!’


유자 팬덤의 파워가 이다지도 세다니.


평정심도 뭔가를 발견했는지 곧바로 외쳤다.


“이거 오빠 책 아니에요?!”


그녀 말대로 내 책은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랭크돼 있었다.

심지어 어플 메인 화면에 바로 보이는 위치.


출간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 책이···.


“전체 3위···?!”


얼핏 들은 적 있었다.

북마크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만 들면 예상되는 저자의 인세 말이다.


“하, 하하···.”


맥주에 취한 탓인지, 아니면 너무 당황해서인지, 좀처럼 숫자 계산이 안 됐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하나였다.


앞으로 인세가···. 내 통장에 미친 듯이 쏟아질 것이란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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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녀에게서 온 은밀한 DM +5 23.12.11 7,469 160 15쪽
» 인세가 깨처럼 쏟아진다 +5 23.12.10 7,585 168 17쪽
20 유명 가수가 날 언급했다. +4 23.12.09 7,735 163 17쪽
19 잘못 올린 사진의 나비효과 +4 23.12.08 8,026 163 16쪽
18 웰컴투 에어하우스 +2 23.12.07 8,045 163 17쪽
17 제인 작가 쟁탈전 +4 23.12.06 8,116 155 14쪽
16 제2의 삶, 시작 +2 23.12.05 8,183 165 15쪽
15 계약 체결 +2 23.12.04 8,379 160 15쪽
14 JBS요? 그럼 저 안 합니다. +4 23.12.03 8,637 155 13쪽
13 행운의 백설기 +4 23.12.02 8,507 165 16쪽
12 왜 자꾸 졸졸 따라다니는 건데 +3 23.12.01 8,527 159 16쪽
11 자극적인 맛이 없잖아 +6 23.11.30 8,519 175 16쪽
10 소설(小雪) +1 23.11.29 8,704 169 15쪽
9 상추 한 바구니에 싱글벙글 +1 23.11.28 8,804 159 15쪽
8 맛있는 경우의 수 +2 23.11.27 9,124 185 14쪽
7 스위트 루왁커피 +6 23.11.26 9,454 201 13쪽
6 퇴비가 미쳤다 +3 23.11.25 9,847 188 14쪽
5 루왁커피 +11 23.11.24 10,376 216 15쪽
4 커피나무가 왜 여기에 +3 23.11.23 10,963 187 14쪽
3 군고구마+김치=? +5 23.11.22 11,647 203 14쪽
2 나는 사향고양이로소이다 +9 23.11.22 12,578 226 14쪽
1 느리게 좀 살아보려고 +26 23.11.22 15,024 24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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