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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가 아니라 금수새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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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작품등록일 :
2023.11.05 18:13
최근연재일 :
2023.11.11 11:5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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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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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88

작성
23.11.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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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금수저가 아니라 금수새끼다 - (7)

DUMMY

[오빠, 어떻게 나랑 의논도 안하고 재산을 분할해?]

“네가 뭔데? 근본도 없는 년 주제에 재산 분할? 이게 정신이 나갔네”


오늘도 반복되는 남녀의 기싸움,


성윤 건설의 김동하 회장은 상간녀와 말싸움을 주고 받았다.


얼마 전에 재산 80%를 아내와 가족에게 넘겼고 주주총회를 통해 대주주 자리를 장남에게 넘겼다.


사실상 권력승계를 끝낸 것, 이 과정에서 상간녀가 낳은 아들은 철저히 배제당했다.


내 자식인지 확인해 본 것도 아니고 입막음 용으로 이미 50억을 뜯겼는데 뭘 더 내주나.


아니꼬우면 붙어 보자며 전쟁을 선포했다.


“그렇게 자신 있으면 친자확인 소송 해 보던가, 남자 유혹해서 돈이나 뜯어내는 꽃뱀 주제에 어디서 성윤 건설 안방마님 노릇을 하려고 해?”

[야!! 너 진짜 해보자는 거야?!!]

“그래, 어디서 굴러먹던 놈 애새끼인지 한 번 확인해 보자, 네가 낳은 그 애새끼를 뭐라고 하는 줄 알아? 금수새끼!! 근본도 없는 사생아!!”


김동하 회장은 상간녀 가슴에 다시 한 번 대못을 박았다.


금수새끼가 애미 애비 따지는 거 봤나.


길거리에서 눈 맞으면 그냥 애 낳는 게 길고양이 – 들개들이다.


근본도 없는 천박한 행동,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 새끼들도 많은데 김동하 회장은 잠시 정신이 나가서 그런 것들과 어울렸다.


지금 생각하면 인생 최대의 실수, 그동안은 치부를 덮느라 바빴지만 이제는 피하지 않았다.


“50억이나 받았으면 입 다물고 조용히 살아, 네 애새끼 내 친자 아니라는 거 확인되면 소송 걸어서 그 돈도 다 뺏을 거니까. 알았어? 진짜 들고양이로 만들어 줄까? 네 애새끼랑 길바닥에 나앉고 싶어?”

[오 ··· 오빠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우리 그동안 사이 좋았잖아?]

“사이가 좋아? 길 고양이한테 캣 콜링한 게 내 인생 최대의 실수다. 너 같은 근본도 없는 것들이랑은 다시는 어울릴 생각 없어, 그러니까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마지막 경고야.”


김동하 회장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처음부터 이랬어야 됐는데 그 천박한 길고양이한테 끌려다닌 걸 생각하면 지금도 신경이 곤두설 정도,


애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 애새끼한테 마음 줄 생각도 없었다.


‘내 진짜 손자는 따로 있지. 길고양이한테 별 볼일 없어.’


나이가 먹은 탓인지 뒤늦게 피어오르는 혈육에 대한 애정, 김동하 회장은 이날부터 손자들을 자주 집에 불러들였다.


⁕ ⁕ ⁕


“아빠, 우리 어디 가요?”

“가 보면 알아.”


오늘도 반복되는 일상,


나는 아빠를 따라 어느 건물에 들어섰다.


한사랑집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는데 여긴 뭐하는 곳인가.


입구 앞에 어떤 분이 서 있는데 이 건물의 관리자인게 확실했다.


“어서오세요 미카엘 형제님”

“네 원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죄송해요. 제가 요즘 일이 바빠서”

“아닙니다.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수녀옷을 입은 웬 아주머니가 아빠를 미카엘이라고 불렀다.


아빠가 천주교 신자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곳에도 연줄을 두고 있었다니, 어쨌든 나는 아빠가 시키기도 전에 수녀님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 ”

“어머나 ~ 안녕하세요 ~ 이름이 뭐예요?”

“동준이요.”

“호호 ~ 동준이 형제님 만나서 반가워요 ~ ”


나는 수녀님의 과도한 친절함에 몸서리를 쳤다.


부모 형제도 없는 금수새끼로 살기로 했지만 이제 내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족이라는 게 생겼다.


그것도 감당하기 벅찬데 이 수녀 님은 왜 날 형제라고 부르는 건가.


이 이상의 가족관계는 사양, 아빠와 수녀님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애들은 잘 지내고 있나요?”

“네, 우리 미카엘 형제님이 신경 써주시는 거 다 알고 있어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따지고 보면 전 약속을 어겼으니까요.”


아빠의 사연은 대략 이랬다.


대략 8년 전부터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셨다는데, 처음에는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나름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부모 형제 없이 길거리를 떠돌던 길고양이들이 어른의 애정을 느꼈는데 아빠를 순순히 놔주겠나?


아이들과 헤어지는데만 한 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아저씨, 안 가면 안 되요?”

“미안하다. 일주일 후에 꼭 다시 올게, 무슨 과자 사올까? 말만 해”

“과자 같은 건 필요 없어요. 그냥 나도 데려가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같이 가겠다고 우는 아이들을 어떻게 뿌리치나.


거의 한 시간 동안 계속 된 고문, 겨우 아이들을 떼어놓은 아빠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생각에 잠겼다고 한다.


“저는 그때 혈육의 정에 굶주려 있었어요. 아버지한테 인정도 못 받고, 저 혼자 세상에 내던져진 기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아이들을 위로해주고 저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어요. 그런데 ··· 제 자식이 생기고 나니까 걔들은 뒷전이 되더라고요. 역시 제가 나쁜 놈이겠죠?”

“미카엘 형제님, 자기 자식보다 소중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이렇게 아드님 데려오신 것도 봉사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려는 거 아닌가요?”


나는 아빠가 왜 날 여기로 데려왔는지 깨달았다.


정말 아빠는 나한테 봉사정신을 가르쳐 주기 위해 여길 데려왔을까.


아니면 길고양이한테 함부로 먹이를 주지말라는 걸 가르쳐 주려는 건가.


분명한 건 아빠는 정기적으로 보육원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거다.


나랑 같이 가겠다고 매달리던 그 들고양이들이 귀찮게 구니까, 내 마음을 아프게 하니까 이제는 보기 싫은 거 아닌가?


구차한 변명이지만 이제는 자기 자식도 생겼고 이제는 더 이상 애정을 줄 수 없겠지, 그래도 약간의 죄책감 때문에 가끔 이렇게 찾아와 아이들의 안부를 묻는 거 아니겠나.


사실 그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행동, 난 아빠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분위기를 딱딱하게 몰고 가는 제주가 있는 아빠, 나는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아빠, 밥 먹을 시간 아니에요?”

“응? 그러고 보니 그렇게 됐네? 배고파?”

“저도 그렇지만 여기 있는 아이들도 배가 고프겠죠. 아빠가 뭐 사주는 건 어때요? 아빠 이제 엄청 부자잖아요?”


얼마 전 할아버지한테 180억을 물려 받은 아빠,


아이들한테 미안하면 밥 한 번 쏘면 되는 거 아닌가.


그게 모두에게 이득, 수녀님은 입을 가리고 있었다.


“호호 ~ 동준이가 아주 명랑하네요.”

“네, 그래서 할머니한테 사랑도 많이 받아요.”

“그런 것 같네요. 우리 동준이는 나중에 커서 아빠처럼 훌륭한 사람 될 거죠??”

“아니요. 아빠보다 더 훌륭한 사람 돼서 좋은 일 많이 할 거예요.”


나도 모르게 헛소리를 하고 말았다.


나 혼자 살기도 팍팍한 세상에서 무슨 봉사활동을 한다는 건가, 아빠의 사연처럼 길고양이한테 먹이 잘못 주면 그게 다 내 부담으로 돌아온다.


칭찬을 받고 우쭐해서 나온 헛소리, 나는 원래 이런 놈이었나.


하지만 이제 와서 되돌리기엔 늦었다.


“수녀님, 애들 먹고 싶은 거 시켜주세요. 제가 돈은 보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미카엘 형제님, 형제님이 신경 써주시는 거 아이들한테도 말 할 게요.”

“아니요, 하지 마세요. 아마 걔들은 절 원망할 거예요.”


돈 쓰고도 죄책감을 안고 가는 호구 아빠,


답답함을 느낀 나는 아빠 손을 잡아 끌었다.


“아빠 얼른 가요. 할아버지가 오라고 했잖아요.”

“아 ~ 알았어. 수녀님, 다음에 또 뵐 게요.”

“네 ~ 살펴가세요 ~ 우리 동준이 형제님도요 ~ ”


나는 손만 흔들어 주고 길을 재촉했다.


아까부터 자꾸 형제님 형제님 하는데 저러면 내 마음이 어떻겠나, 도망치듯이 차에 올랐다.


“아빠, 앞으로 여기 오지 말아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돈 쓰고 왜 마음이 불편해야 되는데요? 바보 같아.”


아빠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지나가던 행인한테 다짜고짜 뺨 맞은 얼굴,


정신 차리라고 뺨 때린 거 맞다. 그냥 필요한 물건이나 후원금 정도 보내주지 왜 여기서 이러시는 건가.


할아버지한테 냉정한 척 해도 사실은 애정이 고픈 들고양이, 그게 아빠의 본성이다.


그럼 내가 더 애정을 줘야 되나, 아빠 뺨 때려놓고 밥을 요구했다.


“아빠, 저 배고파요.”

“그래, 얼른 가자”


아빠는 할아버지 집에 가는 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는 너무 강하게 아빠를 단련시키는 건가, 하지만 은근 호구 기질이 있는 아빠를 바른 길로 이끌려면 이 정도 충격요법은 필요했다.


⁕ ⁕ ⁕


“엄마, 저희 왔어요.”

“그래, 어머 ~ 우리 동준이 왔네?”

“할머니이이 ~ ”


이곳은 할아버지의 집, 나는 도착하마자마 할머니한테 눈도장을 찍었다.


할머니도 약간 호구 기질이 있는 편, 남편이 젊은 여자랑 바람을 피웠는데도 눈을 질끈 감고 가정을 지켰다.


이런 호구 기질을 아빠가 물려 받은 거겠지, 그래도 이런 호구들 덕분에 가정 평화가 이뤄지는 거 아닌가.


여기 이기적인 놈들만 모여 있었다면 가정은 벌써 박살났겠지, 할머니가 왜 끝까지 가정을 지켰겠나?


이렇게 가끔 아들을 만나고 손자를 품에 안기 위해서, 나는 할머니가 일평생을 바쳐 지켜낸 신념을 지켜주고 싶었다.


문제는 그걸 깨려는 자들이 있다는 것,


특히 할아버지가 요주의 인물이라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웠다.


“엄마, 아버지는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다고 나갔다.”

“손자가 오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어요?”

“그러게 말이다. 잔소리를 했는데도 나갈 정도면 정말 급한 일이 생긴 거겠지. 그것보다 빨리 밥이나 먹자, 동준이도 배고플 거야.”

“네 엄마”


그렇게 시작된 식사,


한참 밥을 먹고 있는데 할머니가 무거운 주제를 꺼냈다.


“선영이는 시험 잘 봤다니?”

“지금 시험 치르고 있겠죠.”

“에효 ~ 자기 자식이나 잘 키울 것이지 무슨 교사가 되겠다고 ··· ”


할머니는 엄마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다.


아빠와 엄마가 처음 만난 곳은 보육원, 아빠가 애정을 쫓아 보육원을 찾은 것처럼 엄마도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그곳을 찾았다고 들었다.


처음부터 아이를 좋아했던 엄마, 이제는 아동보호 센터에서 하루에 2시간 씩 교육을 해주는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


문제는 할머니가 그걸 이해 못한다는 것, 자기 아들이나 키울 것이지 무슨 아동보호 센터 선생님이 되겠다는 건가.


자기 자식은 끔찍하게 여기지만 남의 자식은 철저히 쳐내는 게 할머니, 그래도 나는 엄마의 편을 들어줬다.


“할머니, 엄마는 나중을 위해 선생님이 되려는 거예요”

“나중에?”

“네, 제가 다 크면 엄마는 이제 할 일이 없잖아요? 그때는 엄마가 다른 애들 키워도 되잖아요?”

“호호 ~ 얘가 자기 엄마라고 편을 들어주네. 동준이 넌 괜찮아?”

“네, 제가 다 컸는데도 엄마가 베풀어줄 애정이 남아 있다면 다른 애들한테 나눠줘도 괜찮아요.”


자식 다 커서 출가하면 부모는 텅 빈 둥지에서 살아야 되나,


자식이 자기 살 길 찾아 떠나가면 부모도 육아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거다.


그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도 되겠지,


나도 엄마를 좋아하지만 평생 내 옆에 묶어둘 생각이 없다.


그러다 가끔 시간 나면 얼굴 보면 그만, 가족이라는 개념에 그 이상의 의의를 두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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