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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 속 하이브 마인드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무협

bamboowife31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최근연재일 :
2023.07.24 00:47
연재수 :
60 회
조회수 :
4,769
추천수 :
175
글자수 :
312,860

작성
23.05.10 10:10
조회
387
추천
13
글자
6쪽

서장(序章) - 비인(非人)의 길

DUMMY

“시주는 정녕 인간의 길을 포기할 셈이오?!”


노승의 호통에 전각에 붙은 화염이 잠시나마 일렁였다.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파의 태두, 소림사.


그러나 그 거창한 이명이 무색하게 소림은 화마에 집어 삼켜지고 있었다.


모닥불 속에서 쪼개지는 장작 소리가 전각을 받드는 나무 기둥들에게서 들려왔고, 그 주황색 조명 아래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찰박.


그리고 그 끈적한 피를 사정없이 짓밟는 존재가 있었다.


찰박 찰박.


아니, 정확히는 존재 ’들’ 이.


“킥, 크르르르르···.”

“캬오오오오!”


주황색 화재를 조명 삼아 작금의 소림사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원흉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입 양쪽에 달린 거대한 협각,


다수의 작은 눈이 뭉쳐져 이루어진 5개의 겹눈,


마치 창과 같이 날카로운 6개의 다리와 길쭉한 촉수까지···


그야말로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흉물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말이라곤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그것들을 향해, 노승은 노성을 쏟아붓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소, 시주. 지금이라도 이 살겁의 업보를 그만둔다면···”


“캬아아아악!!!”


그 순간, 흉물 중 하나가 노승을 향해 달려들었다.


놈의 곡도를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앞발톱이 승려 특유의 민머리를 노리며 치고 들어왔다.


“하압—”


그러나 노승은 이를 예측했다는 듯 손에서 금룡십이해의 수법을 펼쳤다.


그의 수도가 순식간에 공격을 흘려보내며 괴물의 몸을 내던져 버렸다.


쾅!


“키오오옥—”


타격에 실패하고 뒤로 넘어간 괴물이 땅바닥에 부딪히며 괴성을 질렀다.


[적 개체. 금나수 사용 중.]


그 광경을 보던 누군가에게 어느 목소리가 보고했다.


[단전에서 발생한 사이오닉 에너지. 전완부 부위에서 방출. 위협적.]


여럿이서 하나를 이루고, 하나가 여럿으로 이뤄진 듯한 기괴한 목소리가.


“···. 청풍검법의 각인은 완료되었나요?”

[그러함.]

“그럼 하등 교도들로 발을 묶은 뒤 고등 돌격대원을 투입하지요.”

“캬아악!!”


그것을 시작으로 수십 마리의 괴물들이 잇따라 노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끄륵, 끼요오옥!!”


마치 메뚜기처럼 길쭉하게 발달한 뒷다리를 이용해 크게 도약하며 달려드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기근을 불러 일으키는 황충 그 자체였다.


차이점이라면 커봐야 농부의 중지만 한 황충과는 달리, 이들은 들개보다도 더 크다는 것.


쾅!!


노승의 수도가 쉴새없이 자신을 향해 휘몰아치는 벌레떼의 공세에 맞섰다.


내기를 두른 그의 권격과 금나수에 벌레들은 그 흉악한 모습이 무색하게 쓸려 나갔다.


팔다리가 부러지고, 몸통이 양단되며 뜨거운 장기와 액체가 쏟아졌다.


노승의 주변에 벌레 떼의 시체가 쌓이기 시작한 순간,


퍼석—


“끼야아아악!”


그가 내지른 일격에 한 마리의 괴물이 복부가 꿰 뚫린 채 바둥거렸다.


그러자 순간 놈의 눈이 붉게 빛났다.


‘아뿔싸!’


노승은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황급히 뻗었던 왼주먹을 거둬들이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덥석!


“크흙흙흙흙흙흙···..”


복부가 꿰뚫린 괴물이 몸을 웅크려 노승의 팔을 강하게 감쌌다.


놈의 몸이 걸리는 바람에 관절이 접히지 않는 상황.


“콰아아아아!!!”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까지 상대한 괴물들과는 전혀 다른, 쩌렁쩌렁한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날카로운 검날이 그를 노리고 찔러 들어왔다.


그것은 소림과 같은 구파일방의 한 축, 청성의 검법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청품검법이라고?!”


—촤악


인간의 것으로 보기엔 너무나 이질적인 그 검이 노승의 팔에 달라붙은 괴물의 몸을 양단했다.


그의 팔과 함께.


서걱.


“크윽—”


전각에 붙은 불 마냥 치솟는 고통에 노승은 재빨리 신형을 뒤로 날렸다.


“쿠르르르르릉···.”


죽어가던 동족과 그의 팔을 동시에 절단한 괴수가 그의 앞에 우뚝섰다.


양 손에 뼈로 만들어진 괴검을 하나씩 든, 노승보다 머리 두 개는 더 큰 갑충을 닮은 거대한 짐승.


“쿠와아아악!!!”


파샥!!!


그것이 검은 유리알 같은 눈이 희번득거리더니 이내 바닥에 떨어진 노승의 창백한 왼팔을 거대한 역관절 발로 짓밟아 박살내 버렸다.


사방으로 육편이 튀겼고, 그 중 몇 점은 노승의 볼에 날아가 찰짝 달라붙었다.


“으으···..”


그가 그것을 미처 닦아내지 못한 채 왼쪽 어깨를 부여잡으며 뒷걸음질 친 순간,


바사삭!


마른 껍질이 밟히는 소리와 함께 뭔가 끈적이는 게 느껴졌다.


그가 고개를 숙이자, 거기엔 그의 권격에 먼저 명을 달리한 괴물 중 하나가 그의 발에 머리가 으스러진 채 죽어 있었다.


주변의 수많은 다른 괴물 시체들과 함께.


[언덜링(Underling). 100마리 손실.]

“그 정도로 절정 고수의 팔 하나를 가져간다면 충분한 이득이지요.”


우드득.


근육이 파열되는 소리와 함께 노승과 대치하던 쌍검 괴물의 머리가 갑자기 뒤틀렸다.


촤아아악—


그것은 갑자기 양 옆으로 갈라지더니, 가운데에서 마치 뱀의 몸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촉수가 하나 솟아올랐다.


그 끝에 달린 사람의 얼굴은, 노승에게도 익숙한 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천마 시주···.!”

“한덕로. 교인들의 보충은요?”

[추가 언덜링 전달 중.]


콰—앙!!!


말이 끝나기 무섭게 땅바닥이 무너졌다.


그와 동시에 입이 세 갈래로 갈라진 거대한 지렁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꿰에에에엑—"


놈이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며 입을 벌리자, 그 안에서 방금 전까지 노승이 죽였던 벌레 괴물들과 똑같이 생긴 괴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죽은 백 마리의 빈 자리를 이백 마리의 새로운 ‘마교도’들이 채운 순간,


“효명대사, 질문이 잘못됐어요.”


싱긋.


할 말을 잃고 그 광경을 보던 노승을 향해 괴물, 아니 천마가 미소를 지었다.


“본좌는 애초에 단 한번도 인간이었던 적이 없으니까요.”


작가의말

공모전 기간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16 누루파파
    작성일
    23.05.15 22:29
    No. 1

    재미있어요 ^^ 재미있어요 꾹! 선호작등록 쿡! 하고.... 혹시 시간되시면 제 글도 읽어보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화이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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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박싱 (2) 23.05.13 141 5 13쪽
5 언박싱 (1) 23.05.12 149 7 14쪽
4 에볼루션 컴플리트 (3) (삽화) +1 23.05.11 189 7 14쪽
3 에볼루션 컴플리트 (2) (삽화) +1 23.05.10 217 13 13쪽
2 에볼루션 컴플리트 (1) 23.05.10 263 11 13쪽
» 서장(序章) - 비인(非人)의 길 +1 23.05.10 388 1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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