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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굴림실패 님의 서재입니다.

치킨 없는 판타지에 구원은 오는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D6굴림실패
작품등록일 :
2019.10.28 19:34
최근연재일 :
2021.03.04 14:24
연재수 :
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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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8,912
글자수 :
2,157,900

작성
20.0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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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글자
17쪽

탈환 #1

DUMMY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족들이 있고 그 숫자만큼의 차이가 종족들을 구분하는 지표가 되지만 종족에 상관없이 적용되는 진리가 있다.

예를 들어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형제자매는 어린 시절부터 서로를 공격하라고 프로그램이 짜여있다거나, 나쁜 짓을 할 때 머리가 더 잘 돌아간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케트라 산에 남아있는 팔라딘들 중 전투 계열 팔라딘들의 지루함은 그들의 이럴 때만 작동이 되지 않는 인내심의 태업 덕택에 한계까지 증폭된 상태였다.

포이부스가 사라지고 처음 며칠동안은 서로 대련을 하거나 도박을 하거나, 카드로 탑쌓기 경쟁을 하거나 하면서 보냈지만 이미 수백년 동안 해왔던 일들이라 금세 질려버렸고 그렇다고 뭔가 하자니 포이부스의 얌전히 있거나 연구를 도와주라는 명령 때문에 케트라 산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결국 누가 오랫동안 자는지 대결하고 누가 오랫동안 숨참는지 대결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연구로 알차게 시간을 보내는 동료 팔라딘들과 달리 이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하루하루 식량과 산소를 낭비하는 것 뿐이었고 그렇게 시간만 죽이고 있던 중 팔라딘들 중 하나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우리 이렇게 계속 가만히 있으면 예전처럼 폐인이 될 거야 뭔가 집중해서 할만한 일을 찾아야 해!"


"..."


"..."



그러나 다른 팔라딘들은 반응이 없었다.

이미 그들의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성향과 상충되는 케트라 산에서 얌전히 코카트리스 연구나 하고 있으라는 포이부스의 명령 때문에 오작동을 일으킨 로봇마냥 그들은 동료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뭔가 사건이 터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가만히 있다못해 스스로를 봉인해버린 것 같은 팔라딘들은 혀와 입술과 턱을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고 숨쉬는 것도 귀찮아졌는지 숨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너희들 출동명령 떨어질 때까지 숨 참는다고 하더니 진짜로 숨 멎어버렸냐?"


"..."


"흐으으읍! 후우우우... 숨 참기 너무 힘들다. 왜 엘프는 숨을 들이켜야 살 수 있는 걸까?"



팔라딘 이젝투스는 동료의 말에 드디어 숨을 쉬기 시작했고 먼저 말을 꺼낸 팔라딘은 점점 미쳐가는 동료들을 보고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대로 있으면 우리는 그냥 하루하루 공간낭비만 하는 창고 깊숙한 곳의 잊혀진 마른 걸레처럼 될 거야. 뭔가 해야 해."


"그럼 뭐 어떻게 하려고 샤고스? 우리가 제니스나 파일라네처럼 연금술에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마르세우스처럼 모든 걸 적당히 잘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 뽑힌 꼬맹이들처럼 정령이나 동물을 잘 다루는 것도 아닌데 여기서 뭘 할 수 있는데?"



이젝투스는 다시 숨 오래 참기 기록 경신에 도전하려는지 숨을 크게 들이쉬기 시작했고 팔라딘 샤고스는 잠깐 고민하다가 이젝투스에게 말했다.



"우리 특기가 뭐지?"


"싸우는 거"



그 말 그대로 지금 이곳에서 다 같이 누워서 하루하루 산소를 낭비하고 있는 팔라딘들은 죄다 전투가 특기인 자들이었다.

그나마 몇 명은 전투에 더해서 지휘와 도박이 특기였지만 이곳에는 지휘할 군대도 없고, 도박은 이미 몇 백년 동안 질리도록 해서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포이부스가 오리스와 모르테스 패거리만 데리고 간다고 했을 때 제발 데려가달라고 했던 것이지만 그들의 상관은 혈관에 피 대신 얼음과 철이 흐르는지 매정하게 그들을 놔두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케트라 산 꼭대기를 벗어나지 말라고 하였다.

예전 같았으면 만신전을 모신 최초의 신전의 먼지라도 털었겠지만 그 최초의 신전마저 하로나스가 관리하는 이계로 사라져버렸고, 축사 청소는 신입들이 하고 있으니 그들은 할 일이 없었다.



"이참에 연금술이나 배워볼까? 지루해 죽겠어"


"나 같으면 그런 거 배울 시간에 무기 손질이나 하겠다."



팔라딘 이젝투스는 연금술이나 마법은 영 맞지 않는다는 듯이 누운 채로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말했고 그렇게 호흡을 몇 번 할 시간동안 멍하니 있던 팔라딘 샤고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바로 그거야!"


"뭐?"


"우리 한 번 무기 개발 좀 해보면 어떠냐?"



팔라딘 샤고스의 제안에 반응 없이 황태가 되어가는 동태 같았던 나머지 팔라딘들이 반응을 보이며 고개를 들었고 팔라딘 샤고스는 축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때 두목님도 저 새대가리들을 써먹을 방법 찾아보라고 그러셨잖아. 그럼 부산물 말고 저것들 자체를 써먹는 것도 나름 하나의 방법 아니냐?"


"오호?"


"호오?"


"그거라면 예전부터 생각해놓은 게 있지 좋아 기다려라 준비해온다"



포이부스는 코카트리스들로 나름 평화로운 이용법을 추구했지만 평생동안 전장을 누벼온 이들은 순식간에 코카트리스들을 군사적으로 써먹을 방법들을 여럿 생각하였고 나쁜 짓을 생각하는 악당들처럼 사악한 웃음을 흘리며 준비를 한 뒤 축사 건물로 향했다.

분사되어 있는 수컷들은 여전히 암컷과 알들을 보고 싶어서 미쳐 날뛰고, 케트라 레기온에서 연구원으로 차출된 엘프들은 수컷 코카트리스들을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팔라딘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엘프와 짐승들의 시선 모두가 그들에게로 향했다.



"꼬꼬꼭?"


"얌전히 있어! 뭔가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야."


"꼬끼오오옥!"



팔라딘들이 축사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갑자기 자신에게 달려들자 코카트리스들은 팔라딘들에게서 달아나려고 했지만 영문도 모른 채 눈에 군마용 눈가리개가 씌워졌고 석화광선을 연신 발사했지만 금속인 눈가리개가 돌이 되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팔라딘들은 코카트리스의 날개와 발과 목을 붙잡고 손이 비어있는 자들이 즉석에서 작은 말에게 걸치는 안장을 코카트리스 등에 달아놓고 연신 독의 숨결을 내뿜는 부리에 재갈과 고삐를 채웠다.

물론 고삐와 안장 모두 코카트리스에게 맞춰진 것이 아니고 말에게 사용하던 것이라 꽤나 헐겁고 구조가 맞지 않았지만 전장에서 망가진 마구를 긴급수리하던 솜씨를 발휘한 팔라딘들은 코카트리스의 부리와 머리에 맞춰서 금세 재갈과 안장을 조정했다.

아쉽게도 등자는 남는 것이 없어서 안장에 걸어놓지 못했지만 오랜 세월 군에 복무하면서 말을 타온 팔라딘들에게는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수컷 코카트리스는 계속해서 몸부림 쳤지만 팔라딘들의 무식한 힘은 코카트리스를 꼼짝도 못하게 하였고 이번 일을 제안한 팔라딘 샤고스는 가장 먼저 코카트리스의 안장에 올라타 고삐를 당기며 말했다.



"너 오늘부터 코카트리스 기병대 일원이야! 알았어?"


"꽤애애액!"


"잠깐 대화의 시간 가져볼 테니 자리 좀 비워줘."



코카트리스를 구속하고 있던 팔라딘들은 웃으면서 코카트리스를 놔주고 유리벽의 문을 열고 나갔고 축사 안에는 팔라딘 샤고스와 마구가 채워진 코카트리스만 남게 되었다.

코카트리스는 어떻게든 자신을 속박하는 것들을 풀어내려고 독의 숨결을 흘리면서 이리저리 날뛰었고 벽에 몸을 부딪치고, 몸을 뒤집고, 날개짓을 하면서 2초 정도되는 시간동안 비행을 하는데도 팔라딘 샤고스는 고삐를 놓지 않았다.

로데오를 하는 투우사나 카우보이처럼 팔라딘은 끈질기게 달라붙었고 코카트리스가 탈진하여 결국 모든 걸 포기하고 얌전해진 것은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였다.



##



알티로스 제국 동부 지역에 에스티나 왕국 첩자들을 위해 마련된 은신처는 주인들이 나가서 들어오지 않아 촛불도 없이 깜깜했으나 갑자기 테이블 옆의 공간에 시커먼 구멍이 나타나면서 빛이 번쩍였다.

잠깐의 번쩍임이 사라진 뒤 아무도 없던 허공에 4명의 엘프와 한 명의 인간이 나타났고 그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은신처의 사물이 잘 보이는 것인지 촛대에 불을 붙였다.



"오를란과 카스트너는 아직 안 돌아왔나?"


"벌써 남쪽으로 내려간 것 같습니다. 최소 이틀은 된 것 같군요."



팔라딘 모르테스는 입구에 쌓여있는 먼지를 보고 그들이 은신처를 떠난 시기를 가늠해보았고 포이부스는 이난나 여신의 근거지인 케스토스까지 내려간 사이 계획이 꽤나 진행되었다는 걸 실감하며 은신처에 남아있는 자료들을 확인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오를란과 카스트너는 외부로 유출되면 곤란한 자료들을 싹다 폐기처분하거나 가져간 것인지 자료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고 있는 것이라고는 자폭 마법진을 숨기면서 동시에 부비트랩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그릇과 식기로 쓰는 포크와 나이프 세트, 약간의 양초 뿐이었다.



"우리측 요원들의 집결지가 어디인지 모르니 테자르 왕국군을 찾아야겠군."


"그냥 에스티나로 돌아가서 첩보국 국장인 리키니우스한테 물어보는 게 빠르지 않습니까?"


"그러네? 그럼 케트라 산으로 가자"



포이부스는 어차피 공간이동을 가능케하는 유물들도 손에 넣었는데 뭘 일을 복잡하게 하냐는 모르테스의 말에 납득하면서 공간 이동으로 마력을 꽤나 소모해 지친 오리스를 대신해 공간이동을 발동시켰다.

지팡이와 천궁도가 마력을 상당량 빨아들인 뒤 다시 공간의 틈새를 열고 통로를 만들어냈고 포이부스와 일행들이 통로를 넘자마자 느낀 것은 쩌렁쩌렁 울리는 코카트리스들의 울음소리였다.


포이부스는 그 소리가 수컷들이 내는 소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암컷인 로마는 저것보다 더 날카로운 고음을 내기 때문에 조금씩 다른 3개의 소리가 수컷들이 내는 소리임에 틀림이 없었고 포이부스 일행은 축사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고 여겨서 수컷들을 수용한 축사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



"뭐야? 얘네 다 어디갔어?"



하지만 축사에는 코카트리스들이 없었다.

마른 풀을 깔아놓은 축사 내부에는 코카트리스들이 날뛴 흔적만 남은 채 유리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포이부스가 당황하는 사이 건물 밖에서 코카트리스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포이부스는 설마 수컷 코카트리스들이 탈출했고 케트라 산의 엘프들이 코카트리스를 잡으려고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서 급히 건물 밖으로 나왔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이랴! 이랴!"


두두두두두!


"꼭꼭꼬곡!"


"....?"


"뭐야 저거?"


"꼬끼오오오오~옥!"



그런 그들의 앞을 쏜살같이 지나가는 코카트리스들과 그 위에 타고 있는 팔라딘들의 모습에 포이부스는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고 코카트리스들은 포이부스가 돌아온 것도 모른 채 서로 경쟁하며 달려갔다.

코카트리스들은 트랙을 돌면서 코너부분에서 서로를 밀쳤고, 그 위에 타고 있는 팔라딘들은 서로 발차기를 하면서 상대를 견제했다.

그렇게 서로를 견제하는 사이 코카트리스 수컷 1호와 그 위에 타고 있는 팔라딘이 운 좋게 다른 2명을 제쳤고, 그는 그대로 차이를 벌리며 그대로 조잡하게 나무를 깎고 천을 달아놓아서 만든 골문으로 들어왔다.



"이번 레이스의 승자는! 팔라딘 술라!"


"와아아아아!"


"샤고스 이 퇴물아! 너한테 솔리두스 금화 5장을 걸었는데!"


"뭐하는 거냐 이젝투스! 좀 더 발을 잘 쓰란 말이야!"



트랙 바깥에 돌과 바위를 쌓은 자리에 나머지 팔라딘들이 임시로 만든 나무 마권을 집어던지면서 패배한 동료 팔라딘들에게 욕을 하였고 승자가 된 술라와 코카트리스 수컷 1호는 위풍당당하고 근엄하게 관중석 앞을 지나갔다.

그러면서 코카트리스는 하늘을 향해 석화 광선을 쏴대며 자신의 강력함을 뽐냈고 포이부스는 저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관중석으로 다가갔다.



"니들 뭐하냐?"


"어? 언제 오셨습니까?"



포이부스가 관중석으로 가서 하라는 연구는 안하고 코카트리스 경마를 즐기고 있는 팔라딘 제니스에게 묻자 제니스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샤고스 녀석이 가만히 있다가 심심했는지 코카트리스 수컷들에게 마구를 씌웠습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훈련한다는 핑계로 코카트리스 경마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그럼 로마랑 알들은 누가 돌보고?"


"파일라가 틈틈이 봐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남쪽에서 개고생하면서 신이 남긴 유물을 회수하는 동안 케트라 산에 남아있던 팔라딘들이 한다는 게 겨우 경마였다는 사실에 포이부스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코카트리스를 말 대신 써먹는다는 발상 자체는 좋았지만 결국 한다는 게 경마라는 것이 문제였다.



"니들이 그럼 그렇지. 애들 안 다치게 조심조심해라"


"보아하니 밑에 애들한테 안들키고 올라오신 거 보면 유물 회수에 성공하신 것 같은데 어디가십니까?"



팔라딘 제니스는 일 다 끝냈으면서 포이부스가 왜 다시 산에서 내려가려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고 포이부스는 성실하게 대답했다.



"제국 남쪽에 테자르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 내 갑옷 가지고 놀고 있다고 해서 그거 회수하러 가야 해. 아 맞다! 너희 편지 받았냐?"



포이부스는 제니스에게 대답하고 다시 길을 떠나려다 마침 관중석에서 돈을 잃어서 시무룩한 에라스와 반대로 돈을 따서 싱글벙글한 얼굴을 한 마가렛에게 말했고 마가렛과 에라스는 잠깐 포이부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가 뒤늦게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편지는 받았어요. 솔직히 기분이 좀 이상하기는 한데... 우릴 버린 가문에 더는 미련 없어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제 마가렛만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식은 언제 올릴 거냐?"



포이부스는 슬슬 마가렛과 에라스 커플이 마음을 완전히 정하고 가문에 대한 미련을 떨쳐낸 것으로 보고 물었고 에라스와 마가렛은 잠깐 고민하다가 마가렛이 대답했다.



"굳이 올릴 필요가 뭐가 있나요? 그냥 실제로 같이 산다는 게 중요한 거죠."



의외로 마가렛은 딱히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반면 에라스는 그래도 식은 올려야한다고 생각하는지 마가렛의 말을 듣고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말을 할까말까 고민하는 게 보였다.

포이부스는 남녀 사이의 일에 끼어들면 피곤하기만 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인간 커플에게 잘해보라고 한 뒤 다시 수도 스도티르로 가려다가 레이스 트랙을 청소하는 팔라딘들과 마구를 벗은 뒤 축사로 알아서 돌아가는 코카트리스들을 보고 발걸음을 멈춰서 제니스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코카트리스들은 탈 것으로는 어떻지?"


"일단 전투력이 매우 높습니다. 달려가면서 석화 광선 한번 쏴주고 근접전 붙으면서 독의 숨결만 쏴줘도 그냥 말은 물론이고 그 위에 타고 있는 기수도 순식간에 죽일 수 있습니다."


"그건 나도 알아. 내가 말하는 건 장점만이 아니라 단점까지 포함한 상세한 데이터다."



포이부스는 이왕 이렇게 된 거 놀고 먹고 있는 수컷 코카트리스들을 제대로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한 건지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고 팔라딘 제니스는 천천히 자신이 봤던 것을 토대로 대답해주었다.



"말에 비해 길들이는 난이도가 극도로 높고 생각보다 등짝 면적이 좁아서 기수 한명 태우면 짐을 실을 공간이 안 나옵니다. 거기에 괴물답게 체력은 말보다 좋은데 속도가 은근히 안 나옵니다."


"중갑을 씌운 충격기병에 딱이군."



코카트리스들은 말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체력과 힘과 전투력은 좋으니 튼튼한 마갑을 씌운 중기병 혹은 충격기병으로 써먹기에 좋아보였다.

단순히 돌격을 한 뒤 물러났다가 적의 빈틈을 향해 다시 돌격하고 빠지는 일반 기병들과 달리 아예 치고빠지는 것 없이 전선을 밀어버리는 용도로 쓰면 좋겠지만 그러면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쟤네 기병으로 써먹으면 치킨은 뭐로 만들어야 하냐?"


"어... 일단 먹을 것보다는 당장 기병으로 써먹는 쪽이 더 좋지 않습니까?"



제니스는 뒤늦게 자신이 무엇 때문에 여기서 연구를 하고 있었는지 기억났다는 듯이 말했고 포이부스는 슬슬 화를 내도 될 시점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참고 말했다.



"내가 뭣 때문에 널 여기서 연구하라고 박아놨다고 생각하는 거냐? 응?"


"일단은 기병으로 써먹다가 품종개량하면서 작고 얌전한 놈들은 고기용도로 쓰고, 크고 사나운 놈들은 기병용으로 훈련시키시는 게 어떻습니까?"


"만약 크고 사나운 놈만 나오면?"


"그럼 먹는 건 포기해야죠 저 코카트리스들은 제가 보기에는 이미 훌륭한 전략 물자입니다."



포이부스는 뭘 그리 고민하냐는 듯이 즉답을 내놓는 제니스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이마를 부여잡은 채 뒷목이 땡겨오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이번 일 끝나면 대균열 가서 코카트리스 좀 더 잡아와야겠군."



포이부스는 일단 최대한 유전적 다양성을 늘리기 위해 대균열에서 추가로 코카트리스를 포획해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모르테스 패거리와 오리스를 불러 수도 스도티르로 공간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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