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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르 님의 서재입니다.

토끼 탐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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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르
작품등록일 :
2019.07.01 00:50
최근연재일 :
2019.08.31 18:30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921
추천수 :
62
글자수 :
249,994

작성
19.08.20 18:30
조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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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묘안 님 (1)

DUMMY

항아와 로망은 경찰서를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항아는 안내판에 뜬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했다. 항아와 로망이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버스가 막 떠났는지 좀 많이 기다려야 할 거 같았다. 예상 하지 못한 사건들이 발견된 바람에 많이 늦어져 항아는 마음이 급했다. 게다가 덕분에 조사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그리고 기다림은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도와줄 것이다. 항아는 털썩 의자에 앉았다. 로망이 항아를 따라 옆에 걸터앉았다. 십 분 정도 지나자 로망이 지루하다는 듯 항아에게 물었다.


“항아야 우리 왜 여기서 이러고 앉아 있는 거야?”


로망의 품에 인형처럼 얌전히 안겨 있던 바람이도 궁금한 듯 항아를 올려다봤다.


“달빛산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거야.”


항아는 바람이의 턱을 긁었다, 바람이는 항아가 긁어줬으면 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항아의 손길을 즐겼다.


“크비랑 크니를 부르면 될 텐데 왜 버스를 타고 가려는 거야?”


항아가 바람이의 턱을 긁던 손을 멈췄다. 그러자 바람이가 항아의 손에 턱을 괴고 부볐다.


“너 달빛산에 가본 적 있어?”


사실 로망은 이미 달빛산에 가본 적이 있었다.


“전에 바람이를 잃어버렸을 때 여기 저기 찾아다녔거든. 그때 가본 적 있어. 달빛 산에서 큰 힘이 느껴졌거든.”


로망이 일어서며 항에게 손을 내밀었다.


“크비를 부를 수 있을 만한 곳으로 가자.”


항아는 로망이 내민 손을 잡았다. 항아는 은우가 보내준 cctv가 없는 곳 지도를 떠올리며 골목 사이를 뛰어갔다. 생각했던 곳에 도착한 항아는 멈춰 서서 로망의 손을 놓았다. 로망은 주위를 둘러봤다. 과연 사람도 없고 cctv도 없었다. 로망이 손가락을 튕기며 크비를 부르자 아무 것도 없던 공간이 벌어졌다. 로망은 다시 항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항아는 로망의 손을 다시 잡았다. 항아와 로망은 손을 꼭 잡고 크비가 크게 벌린 입안으로 들어갔다.




항아와 로망이 들어가자 크비가 입을 닫았다. 그러자 금세 캄캄한 어둠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벽이나 천장 같은데 붙지 않아도 크비랑 크니가 나타날 수 있는 거야?”


지금까지 크비랑 크니는 벽이나 천장 같이 어딘가에 붙어서 나타났다. 그래서 항아는 크비와 크니는 어딘가에 붙어서만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전에는 그냥 아무 것도 없는 공기가 갈라지며 크비가 나타난 것이었다.


“응. 이 아이들은 그런 거에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어.”

“그러면 그 때 앞뒤가 같아? 어디로도 크비 입속으로 들어가는 거야?”

“아니. 앞뒤가 구분되. 앞으로 들어가야만 크비 입속으로 들어가고 뒤로는 그냥 크비가 있는지 느끼지도 못하고 크비를 통과하게 돼.”


로망이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항아와 로망 앞에 어둠이 갈라지며 빛이 들어왔다.


“로망아 잠깐만.”


로망이 크니의 열린 입을 향해 걸어가려는데 항아가 로망을 불러세웠다.


“항아야, 왜?”

“아침때처럼 머리카락이 후드에서 삐져나왔어. 후드 벗어봐. 내가 머리 묶어줄게.”


항아는 가방에서 당근 모양 방울이 달린 머리끈을 꺼내 손가락에 걸었다. 항아의 머리를 묶은 두 머리끈과 같은 것이었다.


“탐정님이 조수의 머리를 묶어주다니 영광이야.”


로망은 흔쾌히 웃으며 후드를 벗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이 후드를 벗어나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항아는 금빛이 도는 신비로운 검은 머리카락의 아름다움에 감탄 하며 로망의 머리카락을 매만지기 시작했다.


“항아야 아까 누구한테 문자를 보낸 거야?”


경찰서에서 회의가 끝날 때 쯤 항아는 바삐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누구에게 어떤 문자를 보냈는지 로망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아빠랑 은우한테 보낸 거야.”


빗이 없었기 때문에 항아는 손가락으로 로망의 머리카락을 빗어 내렸다. 결 좋은 로망의 머리카락이 항아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빠져나갔다.


“아빠한테는 전에 모아둔 증거물들 성분 분석 좀 부탁드렸어. 엄마 사건 쪽 증거물 분석을 먼저 해야 해서 좀 늦을 거 같지만 그래도 오늘 안으로는 해 주신다고 하셨어.”

“그래? 빨리 해주시면 좋겠다. 그러면 은우는?”


항아는 한 손 안에 모아 쥔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돌려말았다. 단순한 모양이라 쉽게 될 줄 알았는데 얄밉게도 머리카락은 계속 풀려서 단단하게 묶이질 않았다. 결국 항아는 손을 풀고 머리를 세 갈래로 나눠 땋아 내려갔다.


“cctv 확인이 다 끝나서 우리가 산에 다녀오고 나서 같이 조사 다니기로 했어. 준우가 쫓아갔던 걸로 보이는 하얀 강아지는 달빛 공원으로 간 건 확인했는데 공원에서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사라졌대. 근데 그게 준우가 발견됐던 그 곳이라서 거기도 다시 한 번 보려고 해.”

“그러면 공원에서 만나는 거야?”

“아니. 전에 준우가 사라졌던 공원 뒷길에서 보기로 했어. 그리고 은우는 그전에 마을에 있는 모든 동물병원들로 가서 초콜릿이나 바늘에 찔려서 다친 강아지들이 있는지 조사해올 거야.”

“그렇구나.”


로망은 눈을 살짝 감았다. 누군가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이 낯설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자매 같다.”


로망이 나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로망아 혹시 언니 오빠나 동생 있어?”


항아가 다 땋은 머리끝을 당근 방울로 묶으며 물었다.


“아니. 나는 외동이야.”

“그러면 지금 집에는 너랑 바람이랑 집사 할아버지랑 권 비서 님만 사는 거야?”

“응. 맞아.”


항아는 다 땋아 묶은 머리를 후드티 안으로 집어넣고 다시 로망에게 후드를 씌웠다. 로망이 항아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항아와 로망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외롭지는 않아?”


항아의 물음에 로망의 눈꼬리가 예쁘게 휘었다.


“아니, 전혀. 이렇게 너랑 있잖아.”


그때 로망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던 바람이가 멍하고 짖었다. 로망은 바람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상냥하게 말했다.


“그럼. 바람이 너도 있지. 너는 내 하나뿐인 동생인걸.”


로망의 말에 바람이는 만족한 듯 헥헥 소리를 내며 로망을 올려다봤다.


“그러고 보니 아까 경찰서에서 바람이는 왜 갑자기 뛰쳐나간 거야?”


귀여운 바람이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궁금해진 항아가 로망에게 물었다.


“그러게. 한 번 물어볼게. 바람아 왜 그랬어?”


로망이 바람이를 양 손에 잡고 들어 올려 두 눈을 마주 봤다. 바람이가 몇 번 낑낑대고 멍멍대자 로망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그래. 마음은 알겠지만 다음부턴 그러면 안 돼! 아까 내가 얼마나 놀랐다고.”


로망이 뭐라 하소연하는 바람이를 다독였다.


“바람이가 뭐래?”


바람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항아가 로망에게 물었다.


“최씨 아저씨의 냄새가 나서 따지려고 간 거래. 항아 너도 알지만 그 아저씨가 우리 바람이도 괴롭혔잖아.”

“아······.”


항아는 안타까운 마음에 바람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바람이는 고개를 돌려 항아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핥았다. 로망이 바람이를 안지 않은 손을 항아에게 내밀었다.


“항아야 이제 슬슬 나가자. 이러다간 버스를 타는 거 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어.”


로망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항아는 그런 로망을 따라 웃으며 손을 마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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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 (3) 19.08.29 65 1 16쪽
52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 (2) 19.08.28 31 1 16쪽
51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 (1) 19.08.27 30 1 12쪽
50 또 다른 피해자 (4) 19.08.26 15 1 10쪽
49 또 다른 피해자 (3) 19.08.24 22 1 7쪽
48 은우의 조사 보고 19.08.23 22 1 9쪽
47 묘안 님 (3) 19.08.22 19 1 10쪽
46 묘안 님 (2) 19.08.21 38 1 11쪽
» 묘안 님 (1) 19.08.20 22 1 8쪽
44 달빛 마을 경찰서 (3) 19.08.19 21 1 7쪽
43 달빛 마을 경찰서 (2) 19.08.17 23 1 8쪽
42 달빛 마을 경찰서 (1) 19.08.16 32 1 7쪽
41 또 다른 피해자 (2) 19.08.15 22 1 8쪽
40 또 다른 피해자 (1) 19.08.14 52 1 13쪽
39 별세계 조사 보고 19.08.13 21 1 8쪽
38 하얀 강아지 19.08.12 20 1 9쪽
37 탐정과 조수들의 조금은 소란스러운 아침 19.08.10 34 1 13쪽
36 율도국 (5) 19.08.09 55 1 7쪽
35 율도국 (4) 19.08.08 22 1 9쪽
34 율도국 (3) 19.08.07 60 1 9쪽
33 율도국 (2) 19.08.06 51 1 15쪽
32 율도국 (1) 19.08.05 27 1 9쪽
31 탐정과 조수들의 고요한 밤 19.08.03 24 1 9쪽
30 내 강아지 (2) 19.08.02 22 1 14쪽
29 내 강아지 (1) 19.08.01 26 1 8쪽
28 병문안 (6) 19.07.31 27 1 9쪽
27 병문안 (5) 19.07.30 2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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