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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르 님의 서재입니다.

토끼 탐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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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르
작품등록일 :
2019.07.01 00:50
최근연재일 :
2019.08.31 18:30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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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2
글자수 :
249,994

작성
19.08.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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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달빛 마을 경찰서 (3)

DUMMY

항아의 질문에 뭐라 대답하려던 김 형사는 말을 멈추고 박 팀장에게 물었다. 초등학생들이 사건 회의에 참여 하고 있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건 이 형사도 마찬가지였는지 이 형사도 박 팀장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새삼스럽게. 내가 아까 말했잖아. 이 사건에 대해 애들에게 물어볼 게 있다고.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고 계속 말해. 책임을 내가 질 테니까. 그래서 권우진은 왜 저렇게 서둘러 집으로 들어간 거야?”


김 형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살짝 한숨을 쉬고는 항아와 박 팀장의 질문에 답했다.


“저때 전화가 왔었습니다. 권우진은 집 안에 핸드폰을 두고 나갔었기 때문에 벨소리를 듣고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간 겁니다. 전화를 걸었던 건 권우진의 대학 친구로 조별과제 때문에 전화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권우진이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받으러 들어가서 받지도 않았다고?”

“네. 집에 남아있던 권우진의 핸드폰에도 부재중 전화로 남아있었습니다.”


김 형사는 권우진의 핸드폰 통화 기록이 적힌 종이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확실히 11시 37분에 걸려 온 부재중 전화 기록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저 집 앞은 왜 저렇게 지저분한거야?”


이 형사의 말대로 권우진의 집 앞은 지저분했다. 쓰레기봉투가 여러 개 집 앞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권우진은 당시 청소 중이었습니다. 이 영상 전에 쓰레기봉투를 양손에 든 권우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을 내려가는 모습이 찍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빈손으로 돌아왔으니 쓰레기를 밖에 버리고 온 걸로 보입니다.”

“그렇군. 그러면 영상을 마저 틀어봐.”


하지만 김 형사는 박 팀장의 명령대로 영상을 재생하지 않았다.


“영상은 이게 끝입니다. 이후 권우진은 오늘 발견되기 전까지 이 cctv는 물론이고 자취집 주변 어느 cctv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게 말이 돼? 전화를 받으러 들어가서 전화는 받지 않고 청소 중이었다면서 저 쓰레기들을 마저 버리지도 않았다고?”

“하지만 사실입니다. 실제로 경찰이 출동했을 때도 저 쓰레기는 그대로 저기에 있었다고 합니다.”

“문도 계속 저렇게 열려 있었고?”

“네.”

“집 안에서 싸움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흠······.”


박 팀장은 신음을 흘렸다. 항아는 경찰이 오고 나서 그 자취집에 갔을 때를 떠올렸다. 확실히 문은 열려 있었고 쓰레기봉투는 집 밖에 나와 있었다. 그래서 항아도 단순 실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었다. 설마 준우 사건과 이렇게 연결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그리고 여기까지가 이 사건에 대해 조사된 내용 전부입니다.”

“그렇군. 수고했어, 김 형사.”


김 형사는 서류를 가지고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사라졌다 나타난 세 사람. 수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우선 피해자들의 공통점에 집중해 보자.”

“공통점이요? 사라진 동안 같은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있었다는 것 말고 다른 게 있나요?”


이 형사가 유리벽에 적힌 내용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말했다.


“그 이유 때문에 이 세 사람을 같은 사건의 피해자로 보고 있는 거지만 정말 그거 말고 다른 공통점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사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김 형사가 뚜껑을 닫은 마카로 자기 머리를 툭툭 두드렸다. 박 팀장은 잔을 들어 반 정도 남아 있던 주스를 한 입에 다 마셔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 더 있어. 피해자들이 동물학대범들이라는 거지. 그렇지, 항아야?”

“네. 맞아요.”


항아는 자신을 향해 고개를 돌린 박 팀장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동물학대범이요?”


이 형사와 김 형사가 박 팀장과 항아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아까 경찰서로 복귀하기 전에 항아가 나한테 이걸 말해줬는데 지금처럼 막막할 때 고려해 볼만 해. 항아야 괜찮다면 형사 아저씨들한테 한 번 더 말해줄래?”


항아는 흔쾌히 말을 시작했다.


“준우는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길고양이들에게 비비탄 총을 쐈어요. 그 아주머니가 공원에 육포와 초콜릿을 뿌린 이유는 거기를 산책하는 강아지들이 그걸 먹어서 다치게 하려 했던 거예요. 육포에는 바늘이 박혀있었던 데다 강아지에게 초콜릿은 독이거든요. 거기다 이게 한두번이 아닌 걸로 보이는데 달빛 공원에 누가 일부러 뿌리는 걸로 보이는 육포와 초콜릿이 전부터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인터넷 기사가 있어요. 이 기사에서도 누가 강아지와 고양이를 노리고 육포와 초콜릿을 뿌리는 걸로 보인다고 하고 있어요.”


항아는 전에 준우가 보내준 인터넷 기사를 열어 사람들에게 보여줬다.


“항아야, 그 기사 나에게도 보내줄래?”

“네.”


항아는 박 팀장에게 폰으로 기사 주소를 보내주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대학생 오빠는 전부터 강아지들을 유기동물 보호소에 계속 버려왔어요. 어리고 귀여운 애기들을 데려다가 잠깐 돌보다가 지겨워지면 보호소에 버리는 걸 반복한 걸로 보여요. 며칠 전에는 새끼 고양이도 버렸어요.”

“그건 어떻게 알았니?”

“몇 년 전에 그 오빠한테 강아지를 한 마리 보냈거든요. 그러고 나서 그제 처음 만나서 강아지가 잘 지내는지 물어봤는데 얼버무리는 게 이상해서 좀 조사해봤어요. 그랬더니 그 오빠가 강아지를 몇 년 전에 버렸고 그 강아지가 다행히도 다른 집에 거두어져서 잘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오빠가 강아지들을 몇 번씩 입양했다는 것도 알아냈고요. 달빛 보호소 소장님 딸인 유미는 그 오빠가 유기견들을 곧잘 발견해서 보호소로 데려온다고 했는데 발견한 게 아니라 자기가 키우던 걸 거기에 버린 거였죠.”

“피해자들이 다채롭게 나쁜 사람들이구만.”


이 형사가 탄식하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하튼 사람이 제일 나쁘네요.”


김 형사가 맞장구를 쳤다.


“어쨌든 우리는 이 공통점에 집중해야 해. 이게 범인의 동기와 관련 있을 수 있어.”


박 팀장은 침착하게 말했지만 표정은 좋지 않았다.


“박 팀장님 말씀이 맞아요. 피해자들 때문에 다친 동물의 가족이나 원래부터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을 범인 후보에 넣는 게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항아는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빠르게 두드리다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최씨 아저씨도 잘 지켜봐 주세요.”


항아는 얼마 전에 새로 알게 된 가장 끔찍한 동물학대범을 떠올렸다.


“걱정 마. 그 아저씨는 유치장에 있으니 별일 없을 거야.”


박 팀장은 가슴을 펴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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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영웅 탐정 최항아 (2) -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 종결. 19.08.31 23 1 10쪽
54 영웅 탐정 최항아 (1) 19.08.30 22 1 10쪽
53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 (3) 19.08.29 65 1 16쪽
52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 (2) 19.08.28 31 1 16쪽
51 달빛마을 연쇄 납치 사건의 범인 (1) 19.08.27 30 1 12쪽
50 또 다른 피해자 (4) 19.08.26 15 1 10쪽
49 또 다른 피해자 (3) 19.08.24 22 1 7쪽
48 은우의 조사 보고 19.08.23 22 1 9쪽
47 묘안 님 (3) 19.08.22 19 1 10쪽
46 묘안 님 (2) 19.08.21 38 1 11쪽
45 묘안 님 (1) 19.08.20 22 1 8쪽
» 달빛 마을 경찰서 (3) 19.08.19 22 1 7쪽
43 달빛 마을 경찰서 (2) 19.08.17 23 1 8쪽
42 달빛 마을 경찰서 (1) 19.08.16 32 1 7쪽
41 또 다른 피해자 (2) 19.08.15 22 1 8쪽
40 또 다른 피해자 (1) 19.08.14 52 1 13쪽
39 별세계 조사 보고 19.08.13 21 1 8쪽
38 하얀 강아지 19.08.12 20 1 9쪽
37 탐정과 조수들의 조금은 소란스러운 아침 19.08.10 34 1 13쪽
36 율도국 (5) 19.08.09 55 1 7쪽
35 율도국 (4) 19.08.08 22 1 9쪽
34 율도국 (3) 19.08.07 60 1 9쪽
33 율도국 (2) 19.08.06 51 1 15쪽
32 율도국 (1) 19.08.05 27 1 9쪽
31 탐정과 조수들의 고요한 밤 19.08.03 24 1 9쪽
30 내 강아지 (2) 19.08.02 22 1 14쪽
29 내 강아지 (1) 19.08.01 26 1 8쪽
28 병문안 (6) 19.07.31 27 1 9쪽
27 병문안 (5) 19.07.30 2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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