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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sis. 님의 서재입니다.

Hidden hunter

웹소설 > 자유연재 > 게임, 판타지

Oasis.
작품등록일 :
2016.07.09 13:54
최근연재일 :
2016.11.21 19:01
연재수 :
4 회
조회수 :
434
추천수 :
3
글자수 :
16,967

작성
16.07.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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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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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3쪽

(1)재시작

DUMMY

"후···."


적막한 집 안, 누군가가 수화기를 붙잡고 깊은 고민에 휩싸여 있다. 그 때 수화기 너머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객님. 결정이 확고하신가요?"

"···아아-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아이디 넘버 E45379A89. 이태준님의 계정을 삭제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신규 계정으로 시작하실 수 있으시구요. 지금까지 상담원 강미경이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요."


이태준이라 불린 남자는 통화를 끊으며 한 차례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처음부터 다시··· 라는건가···."


태준은 얼굴을 쓸어내리곤 네모난 케이스를 열었다. 케이스 안에 덩그러니 던져진 헬멧과 산소 마스크.

그는 그 안에 몸을 뉘이며 생각을 되새겼다.


'이미 한 차례 계정 초기화를 한 이상 기존 유저와의 격차는 더욱 심하게 벌어졌다. 더 이상의 실수는 용납될 수 없다.'


헬멧을 착용하고, '실행.'이라는 한 마디와 함께 그의 눈 앞에는 높고 청명한 하늘과 그 아래로 펼쳐지는 왕국이 들어왔다.

곧 이어 그의 귓가에 울려퍼지는 익숙한 목소리.


"환상의 세계 리얼 판타지, 판타지 라이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지금부터 계정 생성에 들어가겠습니다."


태준의 눈 앞이 한차례 빛이 일더니, 곧 자신의 모습이 눈 앞에 들어왔다. 짧고 단정한 스포츠 모리에 훤칠하다 못해 크다고 불릴법한 키는 마치 농구선수를 연상케하였다.


"일단 종족을 골라주십시오. 종족은 5가지로 분류되며, 각기 다른 능력치와 패시브를 지니고 있습니다. 먼저 인ㄱ···."

"인간."

"외형을 꾸미시겠습니까?"

"스킵."

"닉네임을 정ㅎ···."

"이태준."

"시작하실 장소를 골라ㅈ···."

"앤트리 타워."


이미 게임의 내용에 관해서는 빠삭하게 외우고있는 그였다. 더 이상의 불필요한 정보는 필요가 없기에 시스템 음성이 민망하리만큼 그는 빠르게 말을 끊으며 본론만을 이야기했다.

모든 설정을 끝마치며 게임을 광고하는듯 광활한 대륙이 하늘 위에서 내보여졌다. 하얀 구름이 걷히고 새들이 날아다녔다. 드넓고 푸르른 대륙과 그 끝에는 넘실거리는 바다가 보였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멋진 풍경이었지만 태준의 시선에는 그런게 전혀 들어오지 않는듯 보였다.


'마법사? 대인상대로 강력하긴 하지만 유리몸이라 무리가 크다. 네크로멘서? 밤에 강한만큼 버프도 받겠지만 낮의 습격은 치명적이다. 메카닉?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상인? 인맥싸움이라 그다지 하고싶진 않군···.'


"···그럼, 판타지 라이프에서 또 다른 즐거운 삶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태준은 타워의 광장에 스폰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미동을 하지않는 태준. 그의 생각은 아직도 끊이지 않은듯 하였다.


'가장 효율적인 직업은 뭘까··· 일반 직업군이면서, 가장 강력할 수 있는 직업··· '히든 클래스'를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일 수 있는 그런 직업은···?'


"저기요."

"·········."

"저기요?"


태준이 한참 상념에 잠겨있는 사이 누군가 그의 어깨를 흔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자, 상대는 점점 태준의 어깨를 강하게 흔들었고, 결국엔 그 행동이 태준으로 하여금 화근을 불러 일으켰다.


"으윽!"

"시끄럽군."


태준은 자신의 어깨를 잡은 손을 그대로 잡아채어 강하게 비틀었다. 덕분에 당황한 상대는 화들짝 놀라며 태준의 꺽은 손목을 다시 잡았다. 상대는 다름아닌 NPC였다. 타워 앤트리에서 전투교관으로 유명한 클로에. 그녀는 예쁜 외모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많은 유저들로 하여금 입지를 가진 그런 여성이었다.

그 때문인지 주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은 자연히 인상을 구겼고, 몇몇 이들은 무기에 손까지 얹었다.

태준은 클로에에게 인상을 구겨보이고는 그대로 그녀의 손목을 놓은 체, 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가만히 있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그였다. 사냥이라도 하면서 하지않으면 안됐다. 그렇게 결심을 가진 태준은 타워 밖으로 나서기위해 움직였지만 곧장 다시 앞 길이 막혔다.


"어디 가시는거에요? 처음부터 아무 곳이나 돌아다니시면 위험해요."


아까의 그녀였다. 태준은 한 숨을 내쉬곤 그녀의 옆으로 비켜서 다시 길을 걸었다. 그녀는 자신을 기다리는 유저들과 태준 사이에 갈등하는가 싶더니 다시 그의 앞에 달려가 막으며 태준에게 말을 붙였다.


"그럼 하다못해 이거라도 가져가요."


클로에가 허리춤에 매달린 가죽 주머니를 주섬거리며 꺼내든 것은 다름아닌 약초였다. 태준은 약초를 뚱하니 바라보다가 이내 클로에에게 다시 시선을 옮겼다. 이게 무슨 짓이냐는 마냥.

하지만 클로에는 꿋꿋하게 그에게 말했다.


"약초에요. 저랑 가시면 지원함에서 20여개 정도 지원해드릴텐데. 당장은 가진게 이것뿐이네요."


그건 태준도 알고 있었다. 단지 필요가 없었을뿐. 태준은 다시 그녀의 옆으로 비켜서가려 했지만, 클로에가 같이 그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움직여막으며 그를 저지했다.


"받기 전까진 저도 길 못 터드려요."


클로에가 인상을 썼다. 그녀도 단단히 마음 먹었나보다. 여성이라지만 일단 그녀도 NPC로서 레벨을 지닌 엄연한 전투교관이었다. 상당한 레벨을 지닌 그녀가 1레벨의 태준에게 당할리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아니꼽게 그녀의 손에 들린 약초를 갈취하듯 빼앗아들었다.


-약초 3개를 획득하였습니다.


그제야 그녀도 마음이 놓였는지 안심스러운 한숨과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에게 길을 터주었다.


"그럼 고생하세요!"


클로에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자신이 모았던 유저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태준은 자신의 손에 들린 약초를 바라보다 이내 인벤토리에 던져놓듯 넣어두었다.


@


태준이 도착한 곳은 마을 한 곳에 자리한 고블린 움막이었다. 레벨 6의 고블린들이 모여사는 곳에서 좀 떨어진 곳을 골라 태준은 조용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파고 또 파기를 수시간. 어느덧 그 깊이는 태준의 키를 웃돌만큼이나 깊고, 몇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게 파였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는지, 태준은 곧 바로 주변의 나무를 타고 올라가 적당히 굵고 긴 나뭇가지들을 지급받은 무딘 장검으로 열심히 패고 깍기 시작했다. 작업은 이어져 게임시간으로 만 하루가 흘렀다.


"후··· 이쯤이면 된 것 같군."


땀을 어찌나 흘렸는지 입고있던 상의 마저 허리에 두른 체 작업을 끝마친 태준은 마지막으로 얇은 나뭇가지들을 엮어 판을 만들었고, 그 위에 주변의 들풀을 뽑아 뿌렸다. 구멍을 파내었던 흙을 고루 흩뿌여놓는것도 잊지 않았다.

함정을 완성하고나니 여러가지 시스템이 태준의 눈앞에 올라왔다.


-[리얼리티]함정이 완성되었습니다!

-손재주 레벨이 올랐습니다!

-함정 만들기 레벨이 올랐습니다!


판타지 라이프에는 모든 행동에 리얼리티와 오토메틱이 존재한다. 리얼리티란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행동하여 제작하거나 움직이는 행위를 말하며, 오토메틱은 정해진 행동이나 명령어에 기반하여 움직이는 것을 이야기했다.

각각의 장단점이라면 오토메틱은 정해진 것의 100%를 무조건 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리얼리티는 그 수치가 들쭉날쭉하여 복불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유저들이 리얼리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물건을 제작함에 있어서는 오토메틱을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않았다.

태준은 적당히 앉아 휴식을 취한 후 적당한 때가 되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목표는 고블린. 그것도 많은 고블린이 주 목적이었다.

숲 속으로 어느정도 발을 들이자 금새 고블린 움막이 눈에 들어왔다. 태준은 볼 것도 없이 주변의 돌멩이를 집어들어 고블린에게 돌을 집어던졌다.


"칽!"


바닥에 앉아 나무를 모닥불을 지피고있던 고블린의 뒤통수에 정확하게 돌멩이가 박혀들었다. 덕분에 주변에 있던 몇 마리의 고블린들 역시 시선이 돌멩이가 날아든 곳으로 돌아갔고 그 곳에는 당연스럽게도 태준이 서있었다.


"뭘 멀뚱히 보는거지?"


태준은 나 범인 맞다. 라고 광고라도 하듯 씨익 웃으며 그들에게 도발을 해보였고, 고블린들은 당연스럽게도 몽둥이를 집어들며 태준에게 달려들었다.


"거기서라!"

"캬악! 가죽을 벗겨주마!"

"놈을 붙잡아라!"


태준은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는듯 함정이 설치된 곳으로 그들을 이끌었다. 돌멩이가 날아들고 뾰족한 나무침이 날아들었지만 꽤나 떨어진 거리에서 못 피할 정도는 아니었다. 태준은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함정이 위치한 자리에 다다랐을 때, 그는 껑충이며 함정을 건너뛰었다.

그리고 뒤이어 고블린들이 들이닥쳤을때.


"캬아악!"

"크악!"

"사, 살려줘!"


함정은 무너지고, 그 아래에서 뾰족하게 깍인 나무들이 그들을 꼬챙이로 만들기위해 입을 벌리고있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Lv.2)


레벨이 오르긴 했으나 여태 다 오르지 못한 것을 확인한 태준은 조심스럽게 함정으로 다가갔다. 그 곳에는 역시나 아직 숨이 붙어있는 고블린이 두 마리 남아있었다.

태준은 함정 밑으로 내려가 꼬챙이에 박혀있는 고블린들의 목에 검을 휘둘렀고, 마지막 레벨인 3에 다다랐다. 손쉬운 레벨업이었다. 아니, 어쩌면 게임을 알고있기에 가능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태준의 표정에는 일말의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기 때문이리라. 태준은 고블린들이 죽고 남긴 소량의 동전과 동물 가죽들을 수거하며 다시 함정을 보수하고 다음 사냥을 준비했다.


"그나저나··· 아직도 직업을 못정했군."


태준은 여전히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었다.


@


"우~ 하! 드디어 끝났다!"

"고생했어 정말!"


이틀동안 튜토리얼을 끝마치고 나온 두 커플 플레이어는 지급받은 장비를 갖춰입으며 행복에 잠겼다. 이제 제대로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튜토리얼을 끝마치면 레벨 3부터 시작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쓸만한 초보자용 장비와 도구들이 지급된다. 소량의 돈은 물론이거니와 NPC와의 친밀도도 올라가니 이 어찌 좋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지루하지않은 교습과 전직 방향까지 제시해주는 이 모든 것에 두 사람은 고마움이 넘쳤다.


"자, 그럼 레벨 5가 될 때까지는 들판에 있는 동물들을 사냥하라고 했지?"

"응! 나 토끼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걱정마! 그런건 내가 다 할테니까, 넌 파티만 하고있어! 우리 꼭 일주일 안에 10 레벨을 찍고 전직하러 가는거야!"


한참이나 요란스러운 커플 사이에서 한 사내가 나타났다. 깜짝 놀란 여성 플레이어는 남자의 품에 안겨들었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두 사람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무, 뭐야 당신?!"

"···비켜."


사내는 긴 말하지 않았다. 그저 햇빛이 내리쬐는 아래 그늘이 드리워진 무서운 표정으로 그 두 사람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아, 알았어! 알았다구!"


남자는 여자를 뒤로 물리며 길을 터주었고, 사내는 그대로 무언가 가득찬 주머니를 어깨에 짊어진 체 유유히 타워 안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여자가 입을 열었다.


"저 사람. 그 때 그 키큰 남자 아니야?"

"몰라. 신경끄자. 어휴, 저런 몰골이라니··· 이래서 처음부터 게임 제멋대로 하려는 놈들은 안돼!"

"하지만 오빠."

"응?"

"저기, 저거···."


여자는 자신들을 지나쳐간 사내의 머리 위를 가리켰고, 거기에는 레벨 10이 된 유저에게 전직을 요구하는 황금 날개의 징표와 고블린 슬레이어라는 칭호가 떠있었다.


@


"5, 5실버 37쿠퍼 되겠네."


태준은 얼떨떨한 표정의 상인이 내민 돈을 받아들며 잡화점을 나왔다. 하루를 함정 짓는데 사용했다면 하루는 사냥과 함정 보수에 기울였다.

하루동안 같은 행위를 반복한 결과 100마리의 고블린을 처치하면 생겨난다는 '고블린 슬레이어'와 그들이 떨군 잡템들을 수거하여 만든 돈 총 12실링 42쿠퍼를 얻었다.

튜토리얼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치! 그러나 태준은 아직도 조급했다. 하루 내내 직업에 대한 정리를 끝마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들어가야하고 마는군."


태준은 한 숨을 내쉬며 자신이 도착한 곳. 엔트리 나이트를 올려다 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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