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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검님의 서재입니다.

강호 만리행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로맨스

도리검
그림/삽화
도리검
작품등록일 :
2022.08.24 22:06
최근연재일 :
2024.05.20 00:30
연재수 :
81 회
조회수 :
120,571
추천수 :
1,902
글자수 :
430,894

작성
24.05.02 00:00
조회
636
추천
10
글자
12쪽

비고의 네번째관문

DUMMY

청동상 뒤쪽으로 또 다른 문이 열려 있다.

“참, 신비하기는 하네, 천마 비고 이름 값은 하는구나.”

이러면 천마가 천마 비고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천마 비고가 천마를 통제하는 지경이다.

천마의 개인사야 백 년을 넘지 못하지만, 천 년을 넘게 이어온 비고의 신비가 시간의 힘으로 천마를 압도하는 것이다.


육포와 물은 불편한 모양새로 챙겨들고, 3번 째 문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서자 문은 저절로 잠기더니 흔적 없이 사라졌다.

문이 일종의 진법으로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거 같다.


“크흐, 여기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이 있네!”

여러발의 무복이 걸려 입고, 각종 병장기가 있다.

우선 너무 튀지 않고 평범하게 보이는 무복을 선택해 입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어도 옷을 입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한쪽 벽에는 검이 나란히 열병식을 하고 있다.

특이하게 다른 무기는 두서없이 쌓여있고 검만 줄을 서 있다.

수많은 싸움의 결과로 얻어진 전리품 중에 쓸만한 것들을 모아 둔 것으로 짐작된다.

검을 주로 쓰는 마교 무공의 특성상 다른 무기들은 아예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 많은 검들이 선택 장애를 느끼게 한다.

하나하나 살피니, 검집에 이름이 새겨진 것들이 많다.

구대문파, 도사들의 이름, 오대 세가 가문의 이름과, 그 주인임을 짐작하게 하는 무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아무래도 누군가 알아보는 검은 여기서 가지고 나갔다가는 관심을 받게 될 것이 빤해서, 그 중 평범해 보이는 것을 하나 골랐다.


여기에 가지런히 정리 되어 있을 정도면 아무래도, 상당한 검법 고수의 애병이 분명하다.

화려하게 빛나는 검 보다, 평범한 장식, 평범한 무사가 소지하고 다닐 것으로 보이는 외관을 하고 있는데, 여기 대단한 검들 속에 있다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단 그건 허리에 차고, 검이 아닌 다른 무기들을 살핀다.

그냥 무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질 좋은 병기들이 대부분이다.

무질서 하게 쌓여있는 것이 그다지 대우받지 못하는 것들이라는 느낌이 온다.


이상하다.

천마 비고라면 천마가 필요로 하는것만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상당히 많은 여자 무사의 무복, 쌓여있는 신교의 평범한 무사들이나 사용할만한 각종 병장기가 말해 주는 것이 있다.

“뭐야, 천마 비고가 천마를 위한 장소만은 아니라는 뜻 아니냐.”

천마 비고가 오직 천마의 탄생을 도우기위한 기연이 가득한 비처라고 생각한 건 편견인 거 같다.

천마의 비고가 아니라 천마신교의 비고라는 생각이 강하게 나를 침략한다.

각 석실마다 하나의 주제가 있다.

이 석실의 주제는 무기다.

욕심내지 않고, 그 검 하나만 들고 절로 생겨난 다음 관문으로 들어갔다.


“헠!”

놀랍게도 거기 신선 같은 풍모의 도사 한명이 차를 마시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사람이라니.

전혀 상상해 보지 않은 일이다.

도사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나를 바라만 본다.


오욕 칠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얼굴.

먼저 말을 할 것 같지 않은 무심한 표정에 먼저 말을 했다.

“소생은 관 은우라 합니다. 도사님은 뉘신지요?”


“나? 글쎄 내가 누구지?”

내가 그걸 어떻게 아나?

멀뚱히 쳐다보는 시선 교환 시간이 잠시 흘러갔다.

“너, 그거 뭐냐?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는데...”

“아, 이거 육포지요. 소고기 육포와 당나귀 고기 육포입니다만.”

손을 내민다.


한 웅큼 쥐어 손바닥에 올려 주었다.

“크크, 육포라니, 여기 오면서 이런 걸 가져오는 기특한 놈이 다 있네, 다 맨손으로 와서 벽곡단이나, 먹고 가던데...”


“흐흐, 어르신이 계실 수도 있는데 좀 챙겨 와야지요.”

지어낸 말을 하면서도 내 머리는 바쁘다.

여기를 누가 드나 든다 말인가.


“누가 그리 싸가지 없이 왔다 갈까요?”


“예전에는 말이야, 천마와, 천마의 제자라는 놈들만 한번씩 왔다 가더니, 요즈음은 명왕이라는 놈이 들락거리더라, 얼마 전에는 광명 좌사라는 놈이 천마 이 극한의 목을 들고 왔다가 갔지.”


“이 극한 말고 그 윗대 천마를 만난 적이 있다는 말인가요?”


“너 바보냐, 사람이 몇 년을 산다고 윗대 천마를 만나? 내가 이 극한과 나이가 비슷하다.그인간이 어린 나이에 천마가 되어 장기 집권했었지.”

말도 안 되는 걸 왜 묻나 하는 표정.


“난 말이야, 천마 비고의 사관이다.”

사관!

무림맹에도 무림 역사관이 있어 사관들이 중원 무림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백년 이전의 것은 무사들이 절대 못 보게 되어있지만 그게 절대적으로 지켜 지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다

자신이 죽은 뒤 어떤 세평이 남을 까 그건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러니.중원 무림은 허울 좋은 위선이 가득하다.

신교도 그런 세평을 두려워할까?

세상의 평가를 두려워하면 그게 마인 일리가 없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파, 흑도, 마교들은 그렇다.


천마 비고를 수시로 들락거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존재, 천마 비고의 사관.

참 상상해 본 적 없는 존재다.

여기 와서 제일 궁금하게 여긴 존재에 대해 물어 보아야지.


“혹시 임 청천이라는 천마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요?”

“킄킄, 그 계집애 된 놈? 그놈인지, 그년인지 몰라도 당연히 알지. 천마 좌에 오를 때 나이가 겨우 약관인 천재였지., 그 후에 제일 급변한 놈이야, 그 놈이...”


“중원 무림을 궤멸시키고, 중원의 옥토로 진출 할 수 있었는데, 그놈이 다 망쳐 버렸어!

아니 천하를 궤멸 시킬 무공을 가지고도 뭐가 모자라는지, <규화보전>이라는 괴서를 수련하고 여자가 되고 말았어!”


“여자가 되었다고, 중원 점령을 못 하란 법은 없지 않나요?”

“크크, 그리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지! 그런데 그놈 아니 그년이 말이야, 사랑을 했다 말이야, 그것도 정파의 신진 고수를 말이야! 그러더니 돌연히 정마 대전을 끝내고 말았어!”


이건 정말 흥미로운 비사다.

“그게 누구였을까요?”

“그건 아직도 몰라, 아마 정마 대전때 죽었다고 알려진 정파 무림의 신진 고수 중 한명이었을거야.”

“나 원, 껍떼기가 아무리 멀쩡해도 사내 였던 놈이고, 나이도 오십줄을 바라 보는 놈이 어린 신진 고수와 연애질하다 사랑의 도피행각이라니...”


“그래도 신교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청 풍양이라는 무사에게 천마 좌를 무탈하게 넘겨준걸 보면 마냥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었네요.”


“흐흐, 내 생각대로 네가 내 자리를 이어 받을 놈이구나!”

“고맙다, 드디어 삼십년을 짊어졌던 이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구나.”


이건 또 무슨 개풀 뜯는 소리냐!

날더라 신교의 사관을 하라고?


“아...그렇군요.”

“그게 그런 뜻이었군요, 천마님이, 나에게 천마기를 심어주고, 천마비고에 들어 가라하시더니..”

“그런데, 이거 감옥 아닌가요?”


“감옥은 무슨, 내 마음대로 천마 비고를 들락거릴 수있는데...내가 중원에서는 다른 신분으로 살고 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건 그런 뜻이다.”

“단지 한번 신교도라면 영원히 신교도 라는 언약은 꼭 지켜야 하니, 내가 할 일은 하는거지.”

“든든한 후계자만 있다면 나 정도 나이 먹은 인간은 할 일 다하고, 은퇴하는거야.”


“내가 나를 모른다는 건 이곳의 사관인지, 중원의 약초 거상인지 모르겠다 말이야.”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그런 뜻 이었구나.

“너, 참 이상하다, 다른 놈은 나를 처음 보면 말이야, 내가 여기 신교에서는 신분이 무엇인지부터 묻던데...넌 왜 안 묻는거지?”

“그야 묻는다고 대답 해 줄 거 같지 않으니까요. 말해 준다고 내가 알 수있을 거 같지도 않고요”

이쯤 되면 자신의 정체를 말해 주고 싶어 안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설령 인간이 아닌 인간 너머의 존재라도 그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잘 생각했네, 나도 내가 누구인지 대답해 줄 수가 없어.”

그 대답에 내가 다시 궁금증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생각나는 대로 막 질러본다.

천마 이 극한의 실종 사건 후 사라졌다는 암왕은 다음대 천마가 될 후보중 한명인이라제거되었를 확률이 높은거고,

광명 좌사가 이 극한의 목을 들고 왔다했으니 신교의 내부 일을 관장하는 세가의 총관 같은 살림꾼 광명우사만 남는다.

마교의 인물치고 너무 신선 같은 풍모라 의심스럽기는 하다.

“그래요? 아무래도 광명 우사님 이신 거 같은데요?”


그 도사질 하는 인간이 약간 놀라며 째려본다.

“헐, 아는 것이 너무 많네, 그러면 나는 좋지, 빨리 손 털 수 있으니까.”

“나는 광명우사 자리를 내려 놓고 신교 수호대의 일원으로 마지막 임무를 하고 있는거라네!”


“명왕이 곧 천마 좌를 이었음을 선포할건데 이제 명왕이 선택한 새로운 사람들이 이 신교를 책임져야지. 내가 빠른 시간에 모든 것을 다 넘겨주마.”

이 인간이 신교의 충성된 자 인거 처럼 말하면서도, 신교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속내가 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아직 신교의 사관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명왕에게 선택 당한 놈도 아니고요.”

말이 여기에 이르자. 그 인간의 표정이 험악해진다.

“이봐, 젊은 공자, 사관은 하고 말고 자네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야, 차기 천마님에게 선택 당했으면 해야만 하는거야! 천마님의 명을 거역하면 곧 죽음 이라네.”

신선 같은 표정이던 조금 전과 확연히 다르다.

그 기세에 밀릴수는 없다.


“거참, 도사님!”

“무얼 보고 천마님이 나를 신교의 사관으로 임명했다고 그러시지요? 천마님이 나를 신교의 사관으로 임명 한 적이 없다구요.”


도사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벌떡 일어선다.

“공자! 천마님 아니 천마좌는 현재 비어있으니 차기 천마인 명왕이 이 천마비고에 까지 출입할 수있도록 천마기를 나누어주고, 천마 심법도 가르쳐 준거하며, 천마 비고의 문을 여는 요령까지 다 가르쳐 주었는데, 이유 없이 그랬다는 말도 아닌 생각을 어떻게 하는거지?”


저 할배가. 신교의 명왕이라는 권위를 빌어 나를 뭉개려고한다.

어림 없는 소리.

나도 똑 같이 일어 서며 소리쳤다.

“명왕은 무슨! 얼어 죽을 명왕! 난 명왕이라는 분은 만난 적도 없다구요!”

“난, 천마 이 극한님이 무슨 일인지, 다 죽어 가는걸 구해 줬다말이오, 그 보답으로 천마님이 그리한 것이오, 나를 뭐, 신교 사관으로 임명했니 마니 하는 소리는, 전혀 맞지 않는 소리요!”


순간! 그 도사의 얼굴이 극심하게 떨린다.

“뭐라, 천마 이극한을 구해줘?”

“아 구해 준 것이 아니라, 내 집에 업고 들어가서 물 한잔 주고 10여일 잘 돌봐 드렸지요.”

나는 이미 사실로 만들기로 작정한 천마 구출이라는 허위 사실을 상세히 이야기 해주었다.


내말에 정신 가출 했는지, 의심 가득한 눈알을 굴리며 침묵을 지키고 있는 그 도사에게 말했다.

“도사님이야 뭐, 그 사건과 상관 없지 않나요? 있는 그대로 기록만 하시라구요.”


도사는 무릎을 치며 탄식한다.

“그렇군! 아무래도 명왕 일파가 장난을 친거야! 그러니 명왕의 최대적수인 암왕도 사라져 버렸고..”


“광명 좌사님이나, 광명 우사님이나 신교의 살림꾼들이니 무슨 모략에 가담할 일이 있겠어요. 그냥 하던 일하고 계시면 되지요.”


“이보게, 이걸 누가 또 아나?”

“팔마신 님이요, 그 분이 나를 이리로 데려 왔어요. 아무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지 말라 하던데..이번이 두명 째네요, 이 사실을 말한 것이..”


“이보게, 관공자, 아무에게도 더 이상 이 사실을 말하지 말게.”

“당연하지요, 이건 천마 이극한님이 직접 해결할 일이지요.”


“공자, 내가 도와 줄 일이 뭐있나?”

후후 이제 또 한 명 엮었다.

천마 이 극한의 생존, 이거야 말로 아주 절대 무공초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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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개 망나니 등장 24.05.20 199 6 11쪽
80 개파 24.05.18 288 7 12쪽
79 천종문 24.05.16 407 9 12쪽
78 귀향 24.05.13 517 8 12쪽
77 살인 멸구 24.05.11 487 8 11쪽
76 세상의 끝 24.05.09 508 8 12쪽
75 암왕 24.05.07 543 8 12쪽
74 신교의 사관 24.05.04 597 8 12쪽
» 비고의 네번째관문 24.05.02 637 10 12쪽
72 여자 천마상의 정체 24.04.29 653 10 11쪽
71 천마상 24.04.27 671 10 12쪽
70 천마 심법 24.04.26 684 11 12쪽
69 천마비고 24.04.25 677 11 12쪽
68 계락 24.04.24 646 11 11쪽
67 환혼마제 24.04.22 654 11 12쪽
66 초 일령 24.04.21 641 11 12쪽
65 전대 암왕 24.04.19 674 10 12쪽
64 천마림 24.04.18 698 11 12쪽
63 해후 24.04.15 790 12 12쪽
62 독갈낭 24.04.14 722 12 11쪽
61 12마신 사초영 +1 24.04.13 751 14 12쪽
60 천마신교 24.04.12 805 14 11쪽
59 천마신교 24.04.11 814 14 11쪽
58 팔 마신 24.04.10 820 14 11쪽
57 정체불명 24.04.09 861 14 12쪽
56 검총의 실체 +1 24.04.07 879 15 12쪽
55 검총의 무사들 +1 24.04.06 863 15 12쪽
54 무검산 +2 24.04.04 962 21 12쪽
53 커지는 의문 +2 24.04.03 990 19 12쪽
52 천마 주검의 진실 +2 24.04.02 1,084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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