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니드 님의 서재입니다.

죽어서도 천살성이 사라지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니드
작품등록일 :
2018.07.30 01:19
최근연재일 :
2019.10.09 22:32
연재수 :
207 회
조회수 :
166,443
추천수 :
2,436
글자수 :
1,062,755

작성
19.07.11 12:54
조회
85
추천
2
글자
11쪽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

DUMMY

아무리 생각해도 쓸모없는 마검보다는, 엘리온이라면 무언가 알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방금 엘리온의 방에서 나와놓고 또다시 엘리온을 찾아가려니 이상했지만, 내가 지금 약간의 낯간지러움을 부끄러워할 정도의 여유가 못되니까.


-...짜증나는 이야기지만, 확실히 그녀석이라면 알고있을지도 모르겠군. 차원의 틈도, 마탑에서 조사를 안했을리 없으니까.


그렇게 다시금 마계에 대한 한가닥의 희망을 품고, 마탑의 최하층에 있는 내 방에서 나서자 밖이 소란스러움을 느낀다.


마탑에는 지하가 없으니, 최하층이래 봤자 이곳이 1층이고 일반적인 외부의 용무를 여기서 해결하느라 원래 상당히 시끄러운 편이지만...


오늘은 무언가 유달리 소란스러운 느낌이다. 외부에서 사람들이 찾아와 북적거리기 보다는, 마탑에서 일하는 사람들마저 진정하지 못하고 무언가에 흥분된 느낌이랄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비어있는 창구를 찾아 접수원에게 다가가자, 내 외투에 붙어있는 마탑의 표식을 한번 바라본 접수원이 먼저 내게 용건을 묻는다.


“ 무언가 필요한게 있으신가요? ”


깍듯하고 친절한 태도. 접수원의 우러러 보는 듯한 시선 속엔 마탑의 인원으로써 이상화 되어 있는 나의 모습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외부의 사람들이 마탑의 인원들을 어떻게 보는지 알게해주는 단편적인 모습.


물론 창구에 있는 사람들은 마탑에서 고용한 일반인일 뿐, 마법사들이 아니다. 물론 그와중엔 마탑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마법사 지망생이 포함되어 있는 탓에, 이러한 선망어린 시선이 특이한건 아니곘지.


물론, 난 제대로된 마법사도 아니고 얼결에 인맥으로 들어온 마탑소속이라지만...


“ 혹시, 오늘 무슨일 있나요? 조금 소란스러운 것 같아서... ”


상대의 기대어린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운 탓에, 왠지 모르게 말을 신경써서 하게 된다. 여기있는 접수원들은 용병업계 쪽 보다 여성인원이 많은데다, 하나같이 정갈해 보이는 사람들 뿐인 것도 왠지 말을 조심하게 되는 이유중 하나겠지.


“ 아, 혹시 시끄러우셨으면 죄송합니다. 그게... 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오셔서... ”


‘특별한 손님’?


마탑이라고 하면 바빌리온의 중앙이자 국가의 핵심지역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이 오가고, 각국의 지위높은 사람도 많이 오는데, 그 와중에 ‘특별한 손님’이라니.


“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


무의식적으로 접수원 앞에서 중얼거리자, 접수원이 시선이 어느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는게 보인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간 곳에서는, 마탑의 유리창 밖으로 말 한필이 서 있는게 보였다. 겉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는 것 같은 말.


바깥에는 바람이 꽤 강하게 부는지, 말의 갈기가 흩날린다. 그리고 그 사이로 얼핏 보인 것 같은...


뿔?


뭔가 눈에 익은듯한 말이다. 솔직히 내가 말을 많이 타지 않았다 보니 어떤게 무슨 말인지 구분할 능력따윈 없다만, 저 뿔은 분명히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접수원의 시선을 따라 말을 쳐다보며 머릿속의 기억을 되새기는 순간, 귀 한편으로 접수원의 말이 들려온다.


“ 그게, 상인분이신데... 아무래도 마계의 마수를 데리고 다니시는 분이라... ”


뭐라고? 방금 무시못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 마계의 마수? 그렇다는건 혹시, 마계를 건너다니는 사람이란건가요? ”


순간적으로 말을 꺼내놓고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번뜩하고 머릿속을 차지한다. 단순히 이쪽으로 넘어온 마수를 잡아서 데리고 다니는 걸 수도 있고, 일반적으로 그럴 확률이 더 높으니까.


마계의 마수를 데리고 다닌다고 해서, 마계를 오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건 너무 내 형편에 맞추어 생각하는거겠지.


“ 그건... 저도 확실히 모르겠네요. 그냥 저 손님이 ‘누군가를 찾고있다는 것’밖에는 저도 아는게 없어서요. ”


점원의 말에 내 기대를 반쯤 접으면서,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에 안고 그 손님의 소재지에 대해 접수원에게 물었다.


“ 아무래도 사안이 사안이다보니, 즉각적으로 서류를 마탑주님께 올렸거든요. 방금전에 마탑주님께서 직접 뵈시겠다고 모셔갔어요. ”


접수원의 말을 듣고, 내가 나오기 전에 엘리온이 무언가 서류를 들춰냈던 것을 기억한다. 그게 그건진 모르겠지만...


그녀가 내게 마룡의 피가 필요함을 알려준거니, 어쩌면 무언가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접수원에게 간단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다시금 엘리온이 있던 장소로 찾아갔다. 그녀가 그 손님을 맞이하고 있을지, 아니면 이미 손님이 용무를 마치고 나가버렸을진 모르겠지만 인연이 된다면 볼 수 있겠지.


에초에 모든일이 쉽게 풀린적이 없다. 이번도 아마... 별 다를게 없겠지. 괜한 기대는 가지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


똑똑-.


다시 찾아온 엘리온의 방문을 두드렸다. 얼핏 들리는... 이야깃소리. 엘리온이 미쳐서 혼자 떠드는게 아니라면 분명 상대가 있다는 말.


엘리온의 할아버지 목소리도 아니다. 분명히, 처음듣는...


아니,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


자꾸 이상한 기시감에 사로잡히는것만 같다. 아까 본 갈기에 뿔이 있는 말. 들어본 목소리. 분명히 기억에 있는 목소리다.


파울로형? 아니, 이런 목소리가 아니었는데. 분명 그 용병대의 일원 아니면, 무언가 그때에 연이 있었던 인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명확하게 기억이 안나는걸.


문을 두드린 후에 잠시 기다리자, 안쪽에서부터 엘리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뭐야, 벌써왔나? 들어와. ”


반응을 보면 뭔가 나를 다른사람이랑 착각한 것 같은데. 일단 들어오라고는 했으니 들어가면 되겠지.


끼익-.


유난히 시끄럽게 열리는 것 같은 소음이 귀를 긁는것과 동시에, 문 안쪽의 풍경이 눈 안에 비춰진다.


안에 있는 인원은 총 세명. 엘리온과 그녀의 할아버지인 칼라한, 그리고... 얼굴은 익숙하지만 기억에 나지 않는 한명. 얼굴을 직접 맞대면 기억이 날것도 같았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선가 봤다는 확신만이 늘어날 뿐.


드레이크아저씨의 용병대에 있던 인원은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접수원이 상인이라고 했었지. 상인이 용병에 속해있을리는 없으니...


“ 생각보다 빨리왔네? 조금 더 걸릴줄알았는데. 생각보다 호출이 빨리 전해졌나봐? ”


엘리온이 나를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마치, 그녀 본인이 나를 부르기라도 한 것처럼.


“ 뭐? ”


“ 응? 호출로 불러서 온거 아니었어? ”


그녀가 자신의 품에서 접힌 판자같은 것을 꺼냈다. 목각과는 조금 다른 재질인 것 같은 그것은, 펼치자 넓은 사각형 판의 형태로 바뀐다.


“ 너한테도 침묵의 서를 줬을텐데...? 그거에 적힌 호출을 보고 온거 아니야? ”


침묵의 서라고 하면, 그 티르나 에다누나가 쓰던 것 말인가. 성기사들이 사용했던 성언과 비슷한 개념의, 정보전달 수단이었던 것 같은데.


그녀가 줬다고 했으니 분명 배낭이나 그런데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아직 한번도 안꺼내봤지만, 대충 허리춤에 걸려있는 소가방을 뒤적여본다.


이것도 아티팩트라, 안쪽이 이상하게 넓단 말이지. 솔직히 그탓에 그녀가 준 물건을 모두 확인해보지 못한 탓도 있다.


“ 아마 네껀 두루마리 같은 모습일 거야. 스크롤형태인데, 한번 확인해봐. ”


그녀의 말을 듣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로 뒤지자, 무언가 종이가 말린 것 같은것이 손에 스치는게 느껴졌다.


이건가 싶어서 꺼내 본 것은, 그녀의 말대로 말린 두루마리 같은 종이. 저번에 본 에다누나의 아티팩트와 비슷한 형태다. 두루마리를 펼치자, 그 안엔 엘리온의 글씨체로 보이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 네 손님이 왔으니 지금 당장 아까 그방으로 돌아와. ’



...이번엔 운이 좋았던 것 같지만, 앞으로는 이 두루마리를 틈틈이 확인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내 손님?


“ 이분이 너를 찾아오셨다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야? ”


두루마리를 확인하는 내 모습을 바라본 엘리온이,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남성을 가르키면서 물었다.


“ 오랜만이죠? 이젠 꼬마손님이라고 부를수도 없겠네. ”


무언가 연극이라고 하는 것 같은 말투. 이야기꾼이 어울릴것만 같은 나긋나긋하면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소리.


기억났다. 이사람은, 내가 처음으로 드레이크아저씨들과 마을을 나섰을 때, 함께 했던 상인.


마탑 밖에 서있던 말도 어디서 보았나 했더니, 이 상인의 수상한 말이었다. 그때도 말의 갈기 틈으로 뿔이 나있는게 보여서, 내가 헛것을 본게 아닌가 했었지. 이세계의 말이 모두 그런건가 싶기도 했었고.


마부도 없이 혼자 마차를 이끄는 이상한 말. 뿔이 달린 말. 일반적인 말에는 뿔이 달려있지 않다. 접수원이 이 ‘특별한 손님’은 마계의 마수를 데리고 다닌다고 했지. 그 이야기는...


그 말 또한 마수의 일종일 수도 있다는 것.


그때는 너무 어려 몰랐던 것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그 중 하나로, 이 사람에게서 흐르는 마나가 이상하다. 마치 저주나, 무언가 나처럼 봉인이라도 걸린 것 같은 마나의 흐름.


이 세계의 마나는 심각할정도로 농도가 짙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들의 몸속에 있는 마나 또한 비슷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옅은 마나가 느린 속도로 흐르는 상인의 몸속.


무림이었다면 그정도의 농도가 당연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이 세계에선 이상한 농도인 셈이다. 그리고, 흐름 자체가 과연 사람이 맞을 정도인지 의심될정도로 순환이 느리다.


“ 많이 크셨네요. 부럽군요. 그렇다면 이젠 어른이 된 꼬마모험가님께 제 소개를 다시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


...상인의 몸 상태에 대해 이해를 마친 순간, 몸에 소름이 돋을것만 같았다. 그때는 단순히 젊은사람이라고 봤던 상인. 젊은데, 이상하게도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던 그때.


그게 아니다. 이사람,,,


“ 반갑습니다. 제 소개를 다시 드리죠. ”


그의 손이 내게 내밀어진다. 무심코, 움찔하게되는 그의 모습. 그의 몸은 분명히 젊다. 그것도, 비상식적으로 젊다.


젊은데도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았다?


...그럴 수 밖에. 하지만, 정작 중요한 부분이 틀렸다. 젊어서도 많은 경험을 한 것이 아니라,


그는 반대다.



그가 가진 많은 경험... 아니, 저주가, 그의 몸을 강제적으로 젊게 만들고 있었다.



이건, 저주? 봉인...? 그의 몸속에 흐르는 마나가 느리게 순환하고, 그로 인해 그의 몸 전체의 노화가 느리게 진행된다. 거의 저주에 가까운 무언가가, 그의 몸속을 휘저으며 강제적으로 노화를 늦출 뿐.


뻗어진 손과 함께 그의 목소리가 울린다. 따스함을 연기하는것만 같은, 그의 목소리가.




“ 저는 마계를 오가는 상인, 머튼이라고 합니다. 제가... 도움을 드릴만한게 있지 않나요? ”


작가의말

너무 비정기적인가 싶기도 한데...

요새 할게 많아서 자꾸 미뤄지는것같습니다...ㅠ


머튼은 여행 초기에 셀리에게 마왕의 이야기, 마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사람입니다.

그가 가진 말이 너무 뛰어나서 이카노스는 애매한 입장이 되었었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어서도 천살성이 사라지지 않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세계관입니다. 설정오류 발견/문의는 이곳에 댓글로 남겨주세요.(2018/12/25 갱신) 18.12.25 450 0 -
207 차원의 틈-3 +2 19.10.09 55 1 14쪽
206 차원의 틈-2 +1 19.09.03 48 1 12쪽
205 차원의 틈-1 +1 19.08.14 53 0 12쪽
204 차원의 틈 +1 19.08.03 53 0 11쪽
203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3 +2 19.08.01 74 1 12쪽
202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2 +1 19.07.22 56 1 11쪽
201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1 +1 19.07.16 59 1 11쪽
»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 +1 19.07.11 86 2 11쪽
199 마탑의 마법서-1 +1 19.07.08 61 1 12쪽
198 마탑의 마법서 +1 19.07.05 65 1 11쪽
197 마룡의 피 +1 19.07.03 61 1 11쪽
196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3 +1 19.07.02 95 0 12쪽
195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2 +1 19.07.01 69 1 12쪽
194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1 +1 19.06.04 88 1 12쪽
193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 +1 19.06.02 80 1 12쪽
192 성검-10 +1 19.06.01 134 2 12쪽
191 성검-9 +1 19.05.31 73 1 11쪽
190 성검-8 +1 19.05.30 89 1 11쪽
189 성검-7 +1 19.05.29 81 1 12쪽
188 성검-6 +4 19.05.23 105 1 12쪽
187 성검-5 +1 19.05.22 87 1 11쪽
186 성검-4 +1 19.05.21 97 1 11쪽
185 성검-3 +1 19.05.20 100 1 12쪽
184 성검-2 +1 19.05.19 90 0 11쪽
183 성검-1 +1 19.05.18 98 1 12쪽
182 성검 +1 19.05.15 89 1 11쪽
181 강탈-2 +2 19.05.14 110 1 12쪽
180 강탈-1 +1 19.05.12 111 1 11쪽
179 강탈 +1 19.05.11 112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