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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비
작품등록일 :
2018.05.16 16:36
최근연재일 :
2018.05.18 20:0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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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추천수 :
7
글자수 :
27,315

작성
18.05.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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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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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화

DUMMY

김수혁은 박 사장의 도움으로 하루 동안 두 개의 던전을 더 돌았다.

다른 초보 플레이어들과는 비교될 수 없는 아주 빠른 페이스였다.

마치 어떻게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었는지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듯 논스톱 사냥을 하고 있었다.

강원도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경험치를 최대한 많이 얻을 수 있는 던전 위주로 사냥을 했고, 매번 던전을 깬 후 박 사장이 운전하는 동안 김수혁은 뒤에서 열심히 잠을 자고 식사를 하며 체력을 채웠다.

정말 먹고 자고 싸고 게임만 했던 프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수혁이었다.


김수혁이 던전을 클리어 하는 동안 박 사장은 근처 피시방과 차를 오가며 김수혁을 기다렸다.

“오케이 치킨! 다시 랭킹 100위안에 진입!!”

“저 아저씨 봐봐 개잘해.”

“혼자서 다 잡았네?”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게 되면 그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특유의 우월감과 만족감이 있었다.

가끔 가서 느끼기에는 나쁘지 않은 그런 시선이었다.

그렇게 박 사장은 다행히 던전들이 매매된 근방에 번화가가 있었기에 조금 덜 심심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김수혁이 레벨을 3까지 쉬지 않고 올린 이유는 지금 들어와 있는 ‘버려진 마을’ 던전의 히든 퀘스트를 안전하게 클리어하기 위해서였다.


[버려진 마을]

-적정 레벨: 3

-최대 인원: 4명

-던전 목표: 버려진 마을에서 하루 동안 생존하라.

-던전 보상: 주인을 잃어버린 검, 8코인

-히든 퀘스트: 1개

-히든 퀘스트 힌트: 떠나지 못한 아이와 독수리의 소원.


이곳에는 쓸만한 검이 보상으로 나왔다.

게다가 박 사장의 공략 책에 의하면 히든 퀘스트를 클리어 했을 때 ‘절풍단’이라는 스킬을 얻을 수 있었다.

‘절풍단’은 마법을 펼치는 동안 걸리는 시간, 즉 캐스팅 시간도 없었고 원거리 공격도 가능했으며, 공격력도 괜찮았다.

사정거리가 길지 않고 파괴력도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습득하기에는 최적의 스킬이었다.


‘빨리 던전 클리어부터 하고 히든 퀘스트를 하자.’


김수혁은 음산한 기운이 맴도는 마을 가운데 위치한 작은 집안에 앉아있었다.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는 오두막집은 집이라기보다는 나무토막들이 빼곡히 쌓여있는 편에 가까웠다.

터엉!

느릿느릿 집 주변을 맴돌던 좀비들이 김수혁이 검을 땅에 치는 소리를 듣고 일제히 달려왔다.

허름한 집치고는 나무토막들은 나름 견고했다.

좀비들이 몸을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은 김수혁이 들어온 한군데뿐이었다.

팍팍!

김수혁은 좁은 입구로 하나씩 들어오는 적을 초보용 검을 이용해 차근차근 쓰러뜨렸다.

일반인들에게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들만 한 던전이었다.

음침한 마을에서 피투성이인 좀비들을 종일 토막을 내는 일을 쉽게 해낼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공포심을 나눌 수 있도록 최대 인원이 4명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았다면 아무도 혼자는 들어오지 않았을 던전 같았다.

그리고 최대 인원이 높으면 높을수록 던전의 난이도 또한 어려워지기 때문에 혼자서 들어오는 것은 웬만한 초보 플레이어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김수혁에게는 무리가 되지 않았다.

‘가상현실게임에 빠졌던 게 도움이 이렇게 되네.’

한창 핫하던 공포 가상현실게임을 최단시간에 최고점수로 깨기 도전을 한 김수혁에게는 그렇게 무섭지는 않은 공간이었다.


“오! 이번 놈한테는 진짜 맞을 뻔했습니다 신님들!”

한 마리의 좀비가 다른 좀비들을 뛰어넘어 김수혁에게 팔을 뻗었다.

이렇게 적 중에는 가끔 정말 재빠른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상당한 민첩 수치를 가진 김수혁은 한 번의 공격도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적들의 공격을 교묘하게 피하며 하나하나 베어나갔다.

시간이 지나자 좀비의 시체가 집안과 바깥에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음 집에 있는 인형들이 생각나는군. 그놈들이 집에 쌓이다 보면 귀찮았었지···’

본인은 인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믿었지만, 은근히 인형들을 그리워하고 있는 김수혁이었다.

‘하지만 버릴 수는 없었어. 그래서 인형들을 차곡차곡 쌓아두면 푹신하긴 했지···’

김수혁은 수북한 인형을 떠올리며 좀비 시체를 쌓아 올려 요새를 만들었다.

‘이제 반나절 남았나··· 좀 자야겠다.’

그리고 좀비 시체로 나름 견고하게 만들어진 요새에서 잠을 청하는 김수혁이었다.


***


쿵!쿵!

잠시 눈을 붙였던 김수혁은 굉음에 실눈을 떴다.

‘뭐야 이건 또.’

무엇인가 김수혁의 요새를 두드리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좀비 시체들을 디디고 올라 밖을 보니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모습은 인간과는 차이가 있었다.

조금 오뚝한 코와 입 그리고 큰 눈.

우리가 알고 있는 엘프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응? 저건 히든 퀘스트용 소년인데? 왜 여기까지 왔지?’

히든 퀘스트는 저 소년을 데리고 지정 장소로 가는 것이었다.

박 사장의 공략 책에 의하면 저 소년은 마을 외곽에 잠들어 있어야 했다.

‘음 이상하네. 어쨌든 저 소년이 퀘스트인 건 확실한데. 들여보내야겠다.’

김수혁이 손을 내밀어 소년을 들어 올렸다.

소년은 집안에 들어오자마자 히든 퀘스트에 묘사된 것과 같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김수혁은 왜 소년이 여기까지 찾아왔는지 곧 알아낼 수 있었다.


으어어어어!!

김수혁의 요새 밖에 190센티가 넘는 거구의 좀비들이 끝없이 몰려왔다.

‘좀비가 쌓이다 보니까 소년이 도망 왔구만.’

그랬다.

박 사장은 길드원들과 좀비들을 없애면서 버텨본 경험은 많았지만, 요새를 만들어 놓고 자면서 기다렸던 적은 없었다.

바깥에 수북이 줄지은 거구의 좀비들은 소년의 뒤를 따라 김수혁의 위치를 알아낸 뒤였다.

위기였다.

아니, 일반인에게는 위기였을 것이다.

‘이거 꽤 재밌는 영상이 나오겠는데?’

김수혁에게는 기회이자 콘텐츠였다.


“웰컴 투 마이 홈! 여러분 오픈 하우스 개장합니다!”

김수혁은 외침과 함께 좀비 시체로 쌓인 입구를 발로 차 무너뜨렸다.

투두두둑!

그러자 입구 위에 작은 시체언덕이 생겼다.

그 위에서 김수혁은 거구의 좀비들을 하나하나 상대하기 시작했다.

슥! 퍽!퍽!

김수혁은 좁은 통로에 고지라는 지형을 활용해 거구의 좀비를 쓰러뜨려 갔고 시체언덕은 서서히 더 크고 높아졌다.

“다 덤벼!”

한참을 싸우고 김수혁도 몸이 뻐근해 올 때 즈음.


<버려진 마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레벨이 4가 되었습니다.>

<주인을 잃어버린 검을 획득하셨습니다. >

<8코인을 획득하셨습니다.>


남아있던 모든 좀비가 쓰러지며 던전이 클리어됐다.

김수혁은 우선 새로운 검을 창작했다.

기존에 쓰던 낡은 초보용 검보다 길었고 공격력 또한 5가 올라갔다.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초반용 검으로서는 충분했다.

아이템을 정리한 김수혁은 능력치 창을 열었다.


[능력치]

-레벨: 4

-타입: 없음

-스킬: 영상편집

-능력치: 체력(5)/마력(3)/근력(3)/민첩(1+15)/공격력 +10/방어력 +12

-사용 가능 포인트:4


김수혁은 여태 해왔듯이 체력 2, 마력 1, 근력 1에 투자했다.

‘이번 콘텐츠 꽤 괜찮았어. 빨리 영상 편집해서 올려놔야겠다.’

신튜브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자 신님들! 미처 떠나지 못한 아이를 독수리와 같이 떠나보내는 감동적인 퀘스트를 진행하러 가볼까요~?”


보통사람이었다면 피곤해서 쉴 만도 할 테지만 김수혁은 달랐다.

그는 신들에게 멘트를 던진 후 신나는 발걸음으로 마을 구석으로 향했다.


***


“오 김수혁 영상 올라왔다!”

“그래? 볼만해?”

“야 이놈 머리 좀 쓸 줄 아네. 깡이 있어 깡이.”

“엥 좀비 시체를 쌓아놓고 잠을 자? 얘 좀 미친 거 아니야? 처음부터 좀 이상하긴 해서 사람이.”

“기가 막히게 차분하게 잘 싸우네.”


신튜브에 영상이 올라오자 천계가 다시 한번 김수혁의 영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모든 플레이어의 전투가 자동 업로드가 되는 신튜브에서 김수혁은 아직 입지를 다져 놓지 못한 신규 플레이어다.

그러므로 김수혁은 자주 영상을 올려주지 않는다면 잊힐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적절한 시기에 특이한 콘텐츠로 영상을 올려서 신들의 관심을 유지했다.

김수혁의 계산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대형 스트리머의 감은 김수혁에게 큰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이놈 꽤 하잖아? 그래 이제 시험을 제대로 해봐야지. 후원은 역시 즐거워!”

후원 중독문제가 좀 있는 듯한 신튜브 닉네임 ‘갓스피드’ 신.

그의 관심도 유지를 시키는데도 성공했기 때문이다.


“내가 웬만하면 이런 초보자랑 놀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이 상황이니 너랑 좀 놀아주겠다 내가.”


갓스피드같이 후원에 돈 좀 써본 신들은 자존심과 자부심이 있는 후원자가 되었다.

누구도 따로 책정하진 않지만, 후원자들도 액수에 따라 시청자들과 서로가 느끼는 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갓스피드 정도로 재산을 쓴 신은 그것에 대한 프라이드가 남달랐다.

사실 후원자들은 인간세계나 신튜브나 마찬가지로 퀄리티가 높은 방송을 만드는 장본인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프라이드가 있을 만했다.

후원자들에게도 나름 전략과 구성이 있다.

큰 플레이어들에게 후원할 돈이 부족하다면 가끔은 이런 가능성 있는 초보들에게 와서 관계를 형성해두는 것도 장기적인 투자였다.

그래야 나중에 커서 적당히 후원을 해줘도 감사하는 마음을 유지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급히 이상의 후원자들은 방송인들을 키우는 기분을 갖게 된다.

그리고 갓스피드는 김수혁을 키워볼지에 대한 시험을 시작했다.


***


소년을 등에 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쉬지 않고 히든 퀘스트를 마무리해가던 김수혁에게 알림음이 들려왔다.


<갓스피드 신님이 후원하셨습니다.>

[후원내용:20 코인]

[후원 메시지: 내일까지 레벨 5 찍고 증명 영상 올리면 선물 줌.]


그것은 스트리머 출신 김수혁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후원 퀘스트의 등장이었다


‘오호 후원 미션이라···! 좋아, 틈틈이 영상편집을 해서 올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군.’

얼마 전 편집해서 올린 영상에 대한 반응이 온 것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소위 이런 어그로가 끌렸을 때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수혁이었다.

‘오케이 제대로 받아주지.’

후원 미션을 위해 김수혁은 서둘러 미션을 마무리해야 했다.


“갓스피드 신님 후원 감사합니다! 우리 갓스피드 신님께서 미션을 주셨습니다. 여러분! 내일까지 레벨 5 찍으러 달려보겠습니다! 가즈아~!”


김수혁은 잠시 내려 두었던 죽은 듯이 잠든 마을 소년을 다시 안아 들었다.

그리고 김수혁이 바라보는 곳은 커다란 나무 위의 둥지였다.

그곳에 소년을 업고 올라가니 큰 독수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소년을 둥지에 내려놓으니 독수리가 소년을 집어 들고 날아갔다.


<히든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민첩이 영구적으로 5 증가합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겼습니다.>


[절풍단]

-스킬 레벨: F

-스킬 설명: 바람을 이용해 공격의 범위를 늘려준다.


계획한 대로 절풍단 스킬을 얻었다.

이제 미지의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했다.

기뻐하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서둘러 던전을 나가는 김수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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