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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비
작품등록일 :
2018.05.16 16:36
최근연재일 :
2018.05.18 20: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234
추천수 :
7
글자수 :
27,315

작성
18.05.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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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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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화

DUMMY

김수혁이 철갑쥐 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자 철갑쥐의 몸이 살짝 분해되며 무엇인가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비위가 약한 사람이라면 멈칫했을 장면이었다.

하지만 김수혁은 얼굴에 미소를 띈 체 시체에 손을 넣었다.

그러자 알림창이 떴다.


<아이템은 보관함에 넣어나 장착하실 수 있습니다.>


[철갑쥐의 갑옷]

-아이템 설명: 철갑쥐의 껍데기다.

-방어력: +10


‘그래. 역시 그냥 게임이야!’


철갑쥐의 갑옷을 들어 올려 장착하는 생각을 하니 몸에 철갑이 감기며 창작되었다.

‘진짜 마치 히어로가 된 느낌이긴 하네.’

김수혁은 더 깊은 던전 속으로 들어갔다.

퍽퍽!

퍽퍽퍽!

한동안 막대기질 소리만이 던전 안에서 경쾌하고도 섬뜩하게 메아리쳤다.

철갑쥐 이후로는 일반 쥐들만 잔뜩 출현했다.

김수혁이 일반 쥐라고 취급하는 적은 대형견 정도의 크기를 가진 끔찍한 놈들이었다.

어쨌든 별다른 위협적인 공격을 하지 않는 놈들을 일방적으로 때려잡으며 전진했다.


초입자 던전은 아무리 빛이 있고 적들이 강하지 않다고 해도 세상 처음 보는 공간에 혼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공간이었다.

왜 몇몇 플레이어들이 던전을 두려워해 성장하지 못하는지 새삼 이해가 갔다.

‘하하하하 좋아 좋아 상상하던 만큼 재밌어.’

하지만 몇 년간 혼자 자취방에서 게임만 하던 김수혁에게는 이런 환경은 익숙할뿐더러 게임 같은 요소가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이곳은 천국 같은 세상이었다.


‘자 초심자 방 보스가 언제든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땐데. 어딨냐 맛 좀 보자 빨리.’

동굴을 몇 시간 동안 헤집던 김수혁은 인간같이 생긴 무언가를 봤다.


<쥐왕 출현.>


그 순간 김수혁의 스트리머 본능이 이야기했다. 이거 대박 콘텐츠로 만들어본다!

그렇기에 그는 외쳤다.


“신님들! 안녕하세요. 신입 플레이어 뒤늦게 인사드립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지금부터 쥐왕과 시원하게 한판 가겠습니다! 변태 닌자 거북이 사부 젊은 시절같이 생긴 쥐새끼야 덤벼!”


초심자 던전 보스몹인 쥐왕은 그런 김수혁을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160센티미터 정도의 키에 근육질의 몸, 그리고 대형 쥐의 머리는 어느 초보 플레이어든 당황 시키기에 충분했다.


‘박 사장이랑 말했던 공략법에 이 녀석도 있었는데··· 맞아 이 녀석의 공격력과 방어력은 매우 낮은 편이었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이빨뿐이고.’


기막힌 기억력으로 공략법을 기억해낸 김수혁은 오히려 들고 있던 막대기를 보관함에 넣어버렸다.

그의 생각에 따라 막대기가 손에서 증발하듯 사라지며 김수혁의 보관함 15칸 중 하나를 채웠다.


그 후, 김수혁이 쥐왕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자 쥐왕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퍽!

서로 바디 슬램을 하며 나가떨어진 후 약속했다는 듯이 재빠르게 일어나 유리한 상위 포지션을 잡으려 했다.

그렇게 뒤엉키며 주먹질을 해대는 둘.

가끔 김수혁의 얼굴을 물어뜯으려는 쥐왕의 동작만 제외한다면 자존심과 쇼맨십을 겸비한 격투기 선수 두 명의 화끈한 경기 같은 난타전이 펼쳐졌다.


***


“크크크···. 야 이거 또라이 아니야? 들어오자마자 겁 주기용 철갑쥐를 때려잡고 앉아있어 하하하하”

“나도 보자, 김수혁이라고 새로운 영상목록에 있네? 이거 뭐야 이 자식 하하하! 들어오자마자 철갑쥐한테 웃으면서 달려들어?”

“이런 놈들이 가끔 있긴 했는데, 빨리 죽거나 실력자인 경우가 많더라고. 지켜볼 만하겠어 얘는.”


신들의 대화.

그리고 올라가는 조회 수.

던전을 만들어 두고 그곳에서 분투하는 플레이어들의 전투 영상을 보는 신들의 모습이었다.


한 신의 신튜브 영상 속에서는 철갑쥐를 열심히 카이팅하며 열심히 때리는 김수혁의 뒷모습이 보였다.

일반적인 RPG 게임의 3인칭 관점에서 방송을 보는 듯했다.


많은 신은 조회 수가 올라간 영상 중 재밌을 만한 것을 골라 봤다.

인간들의 모습과 흡사했다.

게다가 그들은 플레이어 개개인에게 지정된 영상 채널에 구독과 후원도 했다.

이미 몇 명의 신들은 김수혁의 채널을 언제든 볼 수 있도록 구독을 해두었다.

눈요기와 심심풀이를 시켜줄 놈이라는 냄새가 났기 때문이었다.


“음 새로운 영상 중에 조회 수가 빠르게 올라가는 게 있군···. 뭐야 이 초심자 던전 영상은? 오··· 오··· 이런 또라이가 있나...”


김수혁의 영상은 신들의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


<던전을 클리어 보상: 2 코인, 초심자의 검>


김수혁의 공격력은 쥐왕보다 약했지만, 철갑쥐에게서 얻은 방어구 덕분에 장기전 후에 승리했다.

그가 흙과 피가 묻은 몸을 털어내며 일어나자 알림창이 떴다.


<김수혁 님 축하합니다. 철갑쥐 영상이 조회 수 1,000을 돌파하며 첫 후원을 받으셨습니다.>

< ‘내가 제일 잘생김’ 신님이 후원하셨습니다.>

<후원내용을 후원 창에서 확인해주세요.>


[후원내용: 2 코인]


그리고 이어지는 알림.


<아이템은 상점 창에서 구매해주세요.>


상점을 떠올리는 김수혁의 눈앞에 상점 창이 나타났다.


<구매 가능 아이템 목록: 낡은 방패, 물약, 부러진 검, 해진 신발 외 10개의 아이템>


김수혁은 어떤 아이템을 골라야 할지까지 3초도 쓰지 않았다.


[기본 투구]

-아이템 설명:매우 기본적인 투구다.

-아이템 효과: 방어력 +2


아이템을 착용한 김수혁은 그다음 알림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철갑쥐 사냥에 성공했기에 얻을 수 있는 초심자 던전의 히든 보상.

초심자 던전의 히든 보상은 매우 고급정보로써 박 사장의 귀띔이 아니었으면 절대 인터넷 따위로는 알아냈을 수 없는 정보였다.


<히든 보상을 취득하였습니다. 스킬젬 중 하나를 골라주십시오. 보상 목록을 한번 바꿀 수 있습니다.>


[스킬젬: 화염의 질주] [스킬젬: 얼음 표창] [스킬젬: 낙뢰침]


‘모두 공격 스킬들이군. 목록 한번 바꿔봤자 거기서 거기인 방어 스킬이 섞여 나올 건 뻔하고.’

히든 보상 목록을 보았을 때 김수혁의 본능이 서행하라는 신호를 주었다.

김수혁이 여러 게임을 하며 배운 것이 있다면 빠른 판단은 좋을 때가 많지만, 신중해야 할 때는 서행을 하는 것이 실수와 후회가 적다는 것이었다.

‘집에 가서 천천히 생각해보자.’

그는 일단 던전을 나가서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한밤중 던전에 들어가 밤새도록 던전에서 뛰어다닌 것 치고는 그렇게 피곤하지 않았다.

플레이어의 몸을 갖게 된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지하상가를 걸어 나와 골목으로 향하며 김수혁의 눈에 띈 것은 동이 트기 시작한 하늘이었다.


‘듣던 대로 던전 안에서의 시간은 똑같이 가는구나아.’


괜히 하늘을 바라보며 뿌듯함과 동심 비슷한 무언가를 느끼는 김수혁이었다.

그렇게 소지품을 보관해둔 골목에 도착한 김수혁은 아이템을 모두 보관함에 넣었다.

김수혁이 아이템을 해제하는 생각을 하자 비어있던 보관함의 칸수가 채워지며 몸에 착용 되어 있던 갑옷과 투구 등이 증발하듯 사라졌다.

‘역시 히어로가 된 느낌이라니까. 플레이어들이 왜 나대고 다녔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해줄 수 있겠군. 그래도 완전히 용서는 안 돼 개념 없는 것들은.’

그는 옷을 갈아입고 소지품을 챙기자마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부재중 전화 2통]

[박 사장으로부터 메시지: 맨티스님 오늘 휴방하시나요? 아무 말도 안 하셔서 당연히 방송하실 줄 알고 대기하고 있었어요. 혹시 무슨 일 있으신 건 아니죠?]


‘박 사장에게 도움을 좀 받아야겠다. 신세 좀 집시다 박 사장님.’


****


박 사장의 꿈은 처음에 좋은 추억으로 시작됐다.


‘맨티스님! 이 보스만 잡으면 우리 신기록이에요!’

꿈속에서 박 사장은 온몸에 휘황찬란한 장신구를 휘두른 본인의 예전 게임 캐릭터에 빙의해 있었다.

피융!

죽어가던 보스몹이 예상치 못하게 날린 공격이 박 사장 캐릭터의 몸을 뚫을 기세로 날아왔다.

탕!

갑자기 생긴 투명 보호막에 의해 박 사장의 캐릭터는 목숨을 건졌다.

‘박 사장님 집중해요! 지금이 타이밍!’

저 멀리서 맨티스의 캐릭터가 보였다.

그는 보호막을 형성해주고 있었고, 박 사장은 그 기회를 틈타 보스 몹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그리고 박 사장과 맨티스는 세계 최고의 랭커 목록에 나란히 아이디를 올렸다.


꿈속에 뿌듯하게 떠올라 있던 랭킹 창이 갑자기 흐릿해지고 흐물흐물 해졌다.

녹아내리듯이 사라진 랭킹 창 뒤에 킹사이즈 침대만한 거미가 나타났다.

‘저 새끼··· 저 새끼 때문에··· 죽여야돼···. 빨리···’

박 사장이 있는 곳은 이제 더 이상 게임이 아니었다.

바로 던전이었다.

그리고 거미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려가는 박 사장이었다.

하지만 몸이 무겁다.

거미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마력도 바닥난 상태였다.

박 사장은 거미줄에 휩싸였다.

매일 매일 그의 악몽에서 그래왔던 것처럼.

‘박 사장님! 거미줄을 제가 녹일게요!’

‘...아니야···. 아니야··· 난 괜찮아 인마···. 너 뒤를 봐야지······’

애타게 소리 지르려고 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박 사장의 눈에는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보였다.

그리고 청년의 뒤에는 거미가 덮쳐오는 모습이 보였다.


어억!

또다시 악몽에서 잠을 깨는 박 사장이었다.

‘맨티스님 기다리다가 잠드니까 옛 기억이랑 합쳐졌네···’


게임계 마당발 박 사장.

그는 현재 김수혁 방송 채널 관리자이자 플레이어다.

작년에 의도치 않게 플레이어로 각성을 해버렸지만, 플레이어 생활은 취미처럼 하며 기존 생활도 유지하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돈도 많고 붙임성도 좋은 아저씨다.


몇 년 전 그는 김수혁과 스트리머와 시청자의 관계로 만나 남다른 후원과 의리를 보여주며 김수혁의 채널 관리자까지 임명받게 되었고, 플레이어 각성 후에는 게임 고수인 김수혁과 플레이어 세계의 초반 공략법을 상의하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박 사장의 가장 특별한 이력은 그가 창설한 플레이어 길드 ‘박퀴벌레’ 일 것이다.

그는 본인이 활동하고 관리하던 게임 커뮤니티에서 각성한 플레이어 중 게임을 정말 사랑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만을 모아 작은 길드를 형성하였다.

박퀴벌레 길드원들은 며칠간의 여러 밤샘 게임을 통한 나름 엄정한 기준의 실력과 인성 테스트를 거친 정예 맴버들이었다.

그렇게 박 사장은 길드원들과 저렙 공략법을 만들어가며 플레이어의 삶을 취미처럼 여기는 사람이었다.


박 사장의 정보력과 여러 재능을 보면 플레이어 생활을 취미로 여기기에는 아까운 인재였다.

사실 그도 플레이어 생활을 처음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했었다.

하지만 몇 달 전 던전에서 길드원을 잃는 불의의 사고 이후에는 주로 김수혁의 방송 채널 관리를 하며 지내고 있었다.


그때, 경쾌한 벨 소리가 울렸다.


김수혁이었다.


-박 사장님, 오늘 방송 사전 통보 없이 쉬어서 죄송해요 하하. 중요하게 상의할 것이 있는데 혹시 시간 되시나요?”


“아 아닙니다 맨티스님! 네 저는 시간은 항상 있죠. 무슨 일인가요?”


-실제로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제가 계신 쪽으로 갈 테니 어디로 가면 될까요?


“네? 아, 네. 이쪽 카페 주소 보내드릴게요. 언제 오실 예정이시죠?”


-세 시간 후에 갈게요.


“네 맨티스님!”


김수혁과 박 사장은 몇 년간 알고 지냈지만, 아직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

김수혁은 사람 만날 시간에 게임과 방송을 했고 그 둘은 온라인상에서 충분히 많은 소통을 했기 때문이었다.

둘은 여러 게임도 같이했고 어떤 게임에서는 가볍게 나란히 랭커도 되어보았다.

그런 그들 사이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게임 파트너 간의 끈끈한 신뢰와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있었기에 둘의 첫 만남은 갑작스럽지만 자연스럽게 계획될 수 있었다.


“이거 약간 설레는구만! 뭘 입어야 하지?”


박 사장은 원래의 성격답게 밝은 모습으로 김수혁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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