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앤트비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이 날 구독해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앤트비
작품등록일 :
2018.05.16 16:36
최근연재일 :
2018.05.18 20: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233
추천수 :
7
글자수 :
27,315

작성
18.05.16 16:37
조회
61
추천
2
글자
12쪽

1화

DUMMY

1.


“엘프님 만 원 감사합니다! KHJ1010님 풍선 200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김수혁, 그는 인터넷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였다.

BJ 명 ‘맨티스', 그는 카카오티비 트위치와 아프리카를 통틀어서 역대급 실시간 시청자와 조회 수 신기록을 항상 깨버리는 괴물이었다.

스트리머 사이에서는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 저기 갓 태어난 움직임을 보이는 적이 손에 땀 냄새 풍기면서 뛰어가네요! 야 이 갓난아기 새끼야~! 안녕!”


멘트는 가벼운 듯하지만 그의 화면은 900미터 이상 거리의 적을 단숨에 포착하고 달려가는 적을 단 한방에 제거하는 탈 인간의 플레이를 송출 하고 있었다.

타고난 게임 재능, 그리고 기름을 발라둔 것마냥 돌아가는 머리와 입은 그 누구도 그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했다.


“김사장님! 또 왔어~! 오늘의 게임 미션을 주셨네요, 총알 10발로 일등 하면 오만 원? 그건 너무 쉬운데 괜찮겠어 형님? 오케이 그럼 공정하게 내가 6발로 이길 테니까 10만 원 콜? 오케이!!”


맨티스를 아예 안 본 네티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네티즌은 존재할 수 없다는 건 맨티스를 아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그는 불가능한 난이도를 쉬워 보이게 만들면서도 가장 중요한 즐거움을 언제나 잊지 않았다.


하는 게임마다 최고를 찍어버리는 게임 천재이자 모든 스트리머들의 선망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그에게도 어려움은 존재했다.

바로 합방.

그는 합방할 수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도 그와 합방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와의 합방은 업계의 금기니까.


‘맨티스'의 뜻은 사마귀다.

사마귀는 짝짓기 후 배우자의 머리를 뜯어먹는다.

그리고 김수혁은 합방만 했다 하면 바로 그 사마귀처럼 다른 스트리머의 시청자를 전부 흡수해버리고 만다.

자신의 실력과 입담을 믿고, 맨티스와 친분을 쌓으려는 마음으로 합방을 한 유명 스트리머들도 처참하게 시청자들을 김수혁에게 빨아 먹혔다.

그런데 그 누가 최고 게임과 방송 실력 스트리머 김수혁과 합방을 하겠는가.

결국, 오늘도 그는 시청자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노캠 방송으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아주 아주 마안티스!!”


김수혁의 시그니처 멘트가 등장했다.

바로 ‘마안티스'.

그것은 김수혁이 만들어낸 희대의 유행어였다.

‘마안티스'가 읊어지면 사람들의 눈에 불이 들어오고 채팅창은 과열된다.

적이 많다, 돈이 많이 걸려있다, 보여줄 게 많다 등으로 해석되는 김수혁의 유행어.

그의 유행어의 시작은 작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김수혁은 12명의 적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모두가 김수혁에게 주목했다.

이제 곧 시작될 전투에서 김수혁이 어느 정도 활약을 보여주고 죽을지를 예상하기 바빴다.

그런데 그 순간 그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말을 내뱉었다.


“12명···. 정말 마안티스···. 하지만 내 이름도 마안티스!”


그와 동시에 그는 12명의 적을 향해 달려들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김수혁의 승리였다.

압도적인 플레이는 수적 열세를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날의 전투 영상은 전설이 됐고 덕분에 ‘마안티스'는 인터넷을 휩쓰는 유행어가 되었다.


오늘도 김수혁은 ‘마안티스’를 읊으며 또 하나의 전설을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아··· 시청자분들이 싹 다 나가시네요···”


전설의 김혁수도 거의 모든 시청자를 순간적으로 잃을 때가 있었다.

아니, 요즘엔 평균 시청자 수도 예전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줄어들었다.

그것도 다른 스트리머들 때문에.

천하의 맨티스가 다른 스트리머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랬다.

바로 ‘플레이어’들의 모습을 담는 스트리머들 때문이었다.

지금도 한 스트리머가 초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모습을 방송에 담은 것이었다.


“플레이어...형님 누나들 덕분에 세상이 참 깨끗해지고 좋아졌어요!! 플레이어분들 화이팅 사랑해요!!”


행여나 목이 날아갈까 아첨을 떨었지만, 김수혁은 플레이어들을 혐오하고 있었다.


몇 년 전, 플레이어, 초능력자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새로운 인간들이 세계 곳곳에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수의 인간이 능력을 얻기 시작했다.

일반인이었던 열 명 안팎의 사람들이 엑스맨, 어벤저스 같은 힘을 가진 ‘플레이어’로 각성하는 현상이 일어났고, 그 수는 천천히 늘어났다.

현재는 한국에만 수백 명의 플레이어가 존재하고 추가로 사람들이 각성하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플레이어가 그들만이 볼 수 있고, 들어갈 수 있는 차원인 ‘던전'에서 사망을 하기도 하며 플레이어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대비 소수가 유지되고 있었다.

과연 이번엔 어떤 플레이어가 방송에 잡혔을지 김수혁도 타 스트리머의 방송 채널을 방문했다.


‘조무래기 삼류 플레이어. 타입은 마법, 불의 계열 스킬이랑 템으로 도배되어있구만.’


어느 게임이라도 빠르게 분석하고 랭커를 밥 먹듯이 찍는 김수혁은 이미 플레이어 세계에 대해서도 어느 일반인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잠시 타 스트리머의 채널에서 플레이어 구경을 같이하던 김수혁은 본인의 채널로 돌아왔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여러분! 내일 이 시간에 마안티스!”


방송을 일찍 종료한 김수혁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는 성인이 된 이후로 방송을 시작하고 바로 금전적 여유와 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몇 년 전 플레이어들이 나타나며 김수혁은 생계를 위협받게 되었다.

게다가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온 플레이어 때문에 일어난 차 사고로 목숨까지 위험했던 적도 있었다.

법과 무법을 마음껏 넘나드는 그런 거만한 플레이어들이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플레이어 따위 되기만 하면 내 아래로 싹 다 차렷시켜서 에티켓부터 딱 가르칠 놈들 에휴..."


이런저런 생각과 감정에 휩싸여 씁쓸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김수혁이었다.


“후··· 배달음식도 지겹다. 나갔다 와야지.”


김수혁은 트레이닝 복을 집어 입으며 그렇게 본인과 플레이어 세상의 운명을 바꿀 외출을 준비했다.


***


보통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 김수혁이지만 간식거리를 사러 잠시 외출 길에 나섰다.

항상 가는 편의점 옆 지하상가에 새로운 노래방인지 술집 같은 것이 보였다.


‘누군지는 몰라도 쓸데없는 외딴곳에 돈 지랄을 한 것 같네. 잘못된 투자 같은데···’


입구는 생전 처음 보는 전광판과 불빛으로 은은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초입자]


너무 튀는 조명 때문에 항의가 들어올 만한 전광판과 불빛이었다.


‘식상하게 초입자냐 또···. 잠깐...근데 저 빛은···? '


‘초입자’ 라는 단어는 각성 직후에 플레이어들이 볼 수 있는 던전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우상화되면서 초입자 던전의 이름을 빌린 가게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 가게들은 입구에 특이한 조명을 달아 두는 것이 유행이었다.

왜냐면 던전 입구들이 특이한 빛을 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 가게, 아니 저 불빛은 정말 뭔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김수혁의 본능이 말했다.


‘저건 던...전...일 확률이 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김수혁의 온몸이 떨리고 심장을 소리가 들릴 정도로 뛰었다.


‘내가 만약 플레이어가 된 거라면··· 침착하자 김수혁!’


두려움은 없었다.

세간에 돌아다니는 정보, 그리도 박 사장에게 들은 모든 정보에 따르면 플레이어 세상은 게임 같았다.

단지 죽으면 되살아나는 것이 없다는 차이가 있을 뿐.

노력을 했다 하면 게임 세계에서 최고에 서지 못한 적이 없는 김수혁은 몇 년간 기다리던 게임의 시작을 앞두었을 때의 특유 긴장감과 흥분에 몸이 떨렸다.

허겁지겁 마트 안으로 다시 들어간 김수혁은 봉투 몇 개를 집어 들고 계산했다.

그의 옷, 지갑, 휴대폰 등을 넣어둘 봉투였다.


던전에 들어가면 현실 세계의 물건들은 입구에 남겨진다.

보통 중급이상의 던전에서는 그것들을 보관해 주는 길드원이나 요원들이 있지만 이런 저렙 던전, 특히 갓 각성한 자들에게만 보인다는 초입자 던전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다.

막힘 없이 구매를 마친 후 급하게 마트에서 뛰어나와 지하상가 입구로 다가가는 김수혁이었다.

그리고 서둘러 옷과 소지품을 봉투 안에 넣고 던전 입구 옆의 골목길에 숨겼다.

던전이 위치한 지하상가 입구까지 왔지만, 빛 안쪽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김수혁이 빛 안쪽으로 발을 디디는 순간, 그는 어둠 속으로 떨어지며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


‘진짜다. 나는 이제 플레이어다···!’


눈앞에 스킬창이 떠오르는 걸 보고 김수혁은 확신했다.


[능력치]

-레벨: 1

-타입: 없음

-능력치: 체력(1)/마력(1)/근력(1)/민첩(1)


지금 김수혁에겐 타잔의 팬티 같은 하의에 나무막대기 하나만 쥐어져 있었다.

그것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흥분상태인 김수혁의 몸은 아직도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다른 플레이어였다면, 긴장감과 두려움에 의한 것이었겠지만 지금 김수혁의 감정은 고대하고 고대하던 게임을, 아니, 꿈을 이룬 심정이었다.


김수혁이 들어와 있는 초심자 던전은 마치 개미굴 같은 흙 동굴이었다.

다른 점은 동굴이 매우 크다는 것과 동굴을 환하게 밝혀주는 빛이 공중 곳곳에 떠 있다는 것이었다.

던전이라는 곳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빛 덩어리들은 유유하게 움직이기까지 했다.

‘자 던전 맛 좀 봐볼까?’

김수혁은 해맑게 웃으며 눈앞에 있는 쥐 모양의 갑각류에게 달려들었다.

딱!

김수혁이 막대기를 쥐에게 휘둘렀지만 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깊은 잠에서 깨어난 듯한 쥐는 공격 태세를 취했다.


‘말로만 듣던 거보다 이거 오래 걸리겠는데? 그래도 이걸 잡아야 히든 퀘스트를 달성하지!’


김수혁은 본인의 열혈 시청자 겸 채널 매니저인 플레이어 세계의 정보망 박 사장을 통해 이미 몇 가지 히든 퀘스트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김수혁은 철갑쥐 같은 적을 상대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상대가 강하지만 느리면, 하루 종일 도망 다니면서 막대기 질을 해야 한다.

일명 카이팅.

한번이라도 물리면 철 가시 같은 철갑쥐의 이빨에 살점이 통째로 도려질 게 뻔했다.

절대 느리지 않은 속도의 철갑쥐를 카이팅 하며 막대기 질은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삼십 분이나 뛰어다니며 막대기 질을 한 뒤에나 철갑쥐를 쓰러뜨렸다.


‘철갑쥐 이거 생각보다 빡세네...’


삼십 분 동안 쉬지 않고 고강도 팔 운동에 유산소까지 한 김수혁이 숨을 몰아쉬며 생각했다.


‘그래도 체력은 빠르게 회복되네.’


플레이어에 대한 이론이 빠삭한 김수혁도 처음 몸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며 감탄했다.

철갑쥐는 원래 싸우라고 있는 몬스터가 아니었다.

던전 길을 처음 오는 이들이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다시 쫓아내거나 안쪽으로 몰아넣어 제대로 된 사냥을 시키게 하는 용도였다.


그리고 그 순간 작은 알림창이 눈앞에 떴다.


<신튜브에 영상이 업로드됩니다.>


‘시작됐다. 역시 사실이었어. 으하하하!’


김수혁이 플레이어가 된다면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게임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는 바로 신튜브였다. 왜? 인터넷 방송이라면 그를 따라올 자가 없으니까.

눈앞에 알림창이 연달아 뜬다.


<신튜브란 신들이 영상을 보는 플랫폼입니다. 인간 세상의 유튜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신들은 플레이어들의 영상을 보며 즐깁니다. 신들은 이 던전들은 만든 존재들이고, 수많은 신이 천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의 전투들은 앞으로 자동으로 신튜브에 업로드됩니다.>


<신튜브를 통해 신들은 아이템이나 코인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신튜브라는 존재의 확인을 확실히 한 김수혁은 속으로 로또 맞은 기분이 들어 쾌재를 불렀다.


‘이 세계도 쓸어 먹어 주겠어. 신들인지 귀신들인지 싹 다 빨아들여 주지. 이제부터 마안티스 타임이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조아라에서 제 첫 작품에 도전하는 앤트비입니다. 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매일 글을 써보기로 다짐을 하고 조심스럽게 시작해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들이 날 구독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 5화 18.05.18 59 1 11쪽
4 4화 18.05.17 30 1 11쪽
3 3화 18.05.16 35 1 13쪽
2 2화 18.05.16 48 2 12쪽
» 1화 +1 18.05.16 62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