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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54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06.28 17:34
조회
169
추천
4
글자
11쪽

66.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보다

DUMMY

정신을 잘 차려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생각한대로 의도한대로 움직이면... 너무너무 만족스럽거든. 막 황홀감이 오거든.


이거에 한 번 맛이 가서 중독되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말 그대로 뇌가 타버린다.


내 목적은 사람들이 나에게 주목하게 하는 것이 아니야.


나 자신을 위험인물로 만들어 정부에서 충분히 공격하고 싶게, 그러나 막상 명분을 세워 검거하려면 탄압처럼 보이게. 애매하게. 판단이 어렵게.


내게 손을 대고 싶지만 쉽지 않게. 고민이 되도록.


삼촌의 작전은 그런 거였고, 확실히 설명했다.


"사서요. 점마들 누군지 알어? 흐느적흐느적 대니는 척 자꾸 이짝을 보는데."


오늘 같이 균열을 돌기로 한 사람도 눈치채고 물어본다. 잘 됐다. 나도 자연스럽게 저 미행하는 사람들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불편해한다.


"눈도 좋으셔. 400미터는 떨어져있는데 보이세요?"


"균열에서 나올 때 덮치는 XX구리들이 있다는데 아니겠지?"


"그런 것 치곤 너무 잘 보이는 데 있네요. 자 자 들어가죠 일단. 들어가는 데 집중하죠."


이제 아주 모르는 척은 하지 말고 나도 불안한 시늉을 한다. 삼촌에게 전화하고, 킬리 누님에게 전화하고, 미라에게 전화하고.


"세 명이었고 얼굴 봐놨는데 등록된 헌터는 아니더라고."


"나도 아빠에게 뭘 듣는 건 아니라서."


"이사는 잘 됐고?"


"잘 됐어. 현재로선 언니만 들어와서 나하고 살고 엄마는 아빠가 정신차리는지 좀 보겠대. 사직서 내고 은퇴하던가 아니면 엄마도 내 집으로 오던가."


"잘 됐네."


"아주 잘 됐지. 으하하하."


"아 삼촌이 나한테 좀 초조하고 불안해보이라고 했는데."


"심각한 이야기 하는 척 하면 되지."


"대출 금리 떨어지던데 나도 대출 받아 집을 살까 말까."


"그만둬, 떨어졌다고 해도 5%일걸. 지금 경기 상황 보면 그거 2~3% 더 뛰는 거 일도 아니야."


"점점 안좋아지는 건가?"


"무역하는 배들이 공격을 받는 것도 있고... 아직 우리나라 뉴스에는 안 떴는데 이번에 LNG선 하나 통째로 나포당했어. 되찾으러 출동했다던데 폭발하는 거 아닌가몰라."


"걱정이네..."


"뒤늦게 값을 치르는 거지 이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값."


"응. 값. 이런 이야기 했으면 충분히 심각해 보였으려나?"


"하하..."


"웃으면 안 되지."


다음날부터 미행이 세 명에서 네 명으로 늘었고, 새로 온 놈은 어떻게 보아도 순수 전투형이다. 빠릿빠릿한 물리계. 몸을 강화시키는 타입.


지금 이러는 목적은 하나다.


정부가 코어를 일괄적으로 걷는 건 관리가 필요하다는 모두의 합의가 있었으므로.


그 합의에 대해 각자 생각한 건 다르겠지만, 그 중 최대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가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된 사회다. 많은 나라가 그러고 있다. 효진이는 정부가 그러리라 믿었다.


나는 사실 효진이처럼 믿지는 않았고, 그래서 이제 점점 더 떠들 생각이다.


주장을 공격하기 어려우면 주장하는 사람의 행적을 공격할 것이고, 내 출신이나 과거 행적이나 여러 가지 말은 이미 예전에 현상금이 걸렸을 때 다 시시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저 멀리서 감시하는 놈들은 내 행동에 트집을 잡으려는 거고, 나는 전~혀 책잡힐 게 없도록 군단 말이지? 그러면서 매일매일 이렇게 인스타그램이고 유튜브고 같은 주장을 반복한다.


다른 사람 및 효진이를 위한 목적은 이렇고.


내 목적은, 그래서 미라 아버지를 시켜 날 공격하라고 한 게 누구냐는 것.


아마도 남을 오래 조종하면서 뇌가 타 버린 사람이다. 분노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황홀감에 취해온 사람.


최근에는 그렇게 권력을 한 손에 쥐고 마구 휘두른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예전엔 있었지. 오래 전엔 있었다.


그 오래 전에 있다가 나타난 사람...


그 조건에 맞는 사람은 한 명. 균열대응본부 윤상욱 관리실장.


이 사람이 나타나면서 알파 팀에 공급되던 균열의 수가 줄어들기까지 했다.


자, 나를 공격해올까? 아니면 이렇게 트집만 잡으면서 목소리를 내려고 할까.


나를 공격한다면 위장할 시나리오는 두 개, 내가 떠드는 문제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과격파 헌터들의 공격으로 위장하거나 내가 재판 죽지 말고 받으라고 맡아둔 코어를 노린 범죄자들의 공격.


그리고, 점점...


내게 배정되는 균열이 내가 있는 곳에서 멀어지고 있다. 나는 지도를 보며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올 코스를 그려보면서 공격해 올 만한 위치를 챙겨보기 시작했다.


"당연히 기습하고 싶을 거고 기습하려면 숨어야 하고 기습 후에 남들 눈을 피해 있을 만한 곳...."


그렇게,


마침내 오늘 오도록 배정된 균열이 조건에 맞았고, 아예 내일 가게 된 균열은 꽤 가까운 곳에 배정되었다.


오래 기다렸다... 어흐흑. 이런 뻘짓에 시간을 한참 쓰다니.


삼촌은 이런 경우 알려달라고 했지만 괜히 저쪽이 눈치챌 빌미를 두면 쓰나.


어쨌든 균열을 마쳤고, 이제 흩어질 시간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진협 씨 진짜 대단하네. 다음에 녹색 같이 안 돌래요?"


"그럴까요? 신청 한 번 해보죠."


"우리도 이제 녹색 들어갈만큼 컸죠, 뭐. 이진협씨 있으면 해볼만 할 것 같은데."


나는 같이 균열을 돈 모두와 헤어진 다음 <망원>을 쓰며 천천히 걷는다. 숨을 장소는 뻔했다. 군데군데 배수구가 있고 그 앞뒤로 긴 파이프를 묻은 배수로.


무슨 스킬을 써서 기척을 숨겼든 뭘 했던 다같이 움직인 발자국은 숨기지 못하지...


그렇지. 찾았다.


여섯 명.


나는 잽싸게 달려간다. 아주 빠르게 달리고 있지만 그래도 1분 정도 가야 하는 거리.


배수로 아래에 얼굴을 살짝 내밀고 환하게 웃어준다.


"거기 편해요?"


다들 바퀴벌레 씹은 표정이 되어서 천천히 바깥으로 나오고 날 둘러싼다. 긴장하기는...


한 명이 <필드>를 펼칠 줄 아네. 이걸로 코어에서 나오는 에너지반응을 숨겼어.


미리 봐두지 않았으면 가까이 올 때까지 몰랐겠는걸...


"누구길래 그런 데 숨어있는 거야? 거기요, 거기. 이미 얼굴 봤거든? 뭐 써도 소용 없다니까."


지휘자로 보이는 사람이 얼굴에 뭘 쓰려던 사람에게 눈치를 준다.


음...


이거 아무리 봐도... 삼촌 기준에서 '어마어마할' 놈들인데?


진형을 유지한 채 거리를 두고 공격해온다. 흠.


한 명은 <와이어>. 생성인가 조작인가... 조작이네. 낚싯줄을 빠르게 움직여 뭘 자르거나 조아서 부러트리는 데 쓴다.


고맙다. 잘 쓸게.


다른 놈은 <필드>. 꽤 응용하는데... 내가 움직이는 걸 방해하고 주변에 소리가 나가는 것까지 차단한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나 이런 기술 많이 필요했는데.


다른 공격은 별 거 없고 핵심은 이 놈. 순간 가속력이 대단하다. 출력도 4만 정도에 기술이 좋아. 들고 있는 경찰봉 끝에 정확히 힘을 모아 찔러넣는다.


방어 기술이 별로 안 좋은 3만~4만 출력이면 심장이 바로 뚫린다.


심장과 뇌가 망가지면 아무리 헌터라도 즉사하는 수밖에 없고...


이놈은 몸 쓰는 게 좋지 스킬은 그냥 평범하다. <가속> 이라... 이름도 평범하게 지었네.


그리고.


몇 번 공격이 안 통하자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도망치...


안 되지!


어딜 가!


나는 다섯 명 중 가장 약해보이는 사람에게 달려가 목을 조르듯이 붙잡았다... 어라?


몸을 변형시켜서 빠져나간다고? <슬라임>. 좋아, 이 스킬도 좋아.


이 사람은 못 붙잡겠고 어디... 저 와이어 쓰는 사람이나 잡아야겠네.


윙윙거리는 와이어를 피하고, 뚫고, 일부러 손으로 감은 다음 뜯어버리고, 깜짝 놀라는 사이 잡아당겨서 붙잡는다.


그렇지.


모두 멈출 수밖에 없지...


나는 와이어 쓰는 남자의 팔을 꺾고 짓누른 다음 소지품을 뒤져 본다.


흠... 신분증 같은 거 안 들고 있네.


섭섭하게시리.


몸 잘 쓰는 리더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날 본다. 나는 실실 웃으며 대답해준다.


"전화해."


"뭐?"


"대응본부 관리실장이 보낸 거 맞지?"


리더는 과연 리더답게 처음 듣는 이름이라는 표정으로 시치미를 뗐지만,


"네 뒤에 있는 두 명이 놀라는데?"


사실 한 명이 흠칫한 정도지만 거짓말을 좀 해 준다.


리더는 숨을 길게 들이마신 다음에 뭔가 말하는 척을 하려다...


오. 급작스러운 공격. 자기의 속도를 잘 살린다. 대단한데.


정확히 심장 위치를 노리고 송곳으로 찔러들어왔어. 이거는 미라나 삼촌 정도 아니면 당했다.


좌절 좀 하라고,


찌르고 들어오는 송곳을 손바닥으로 막아 구기고, 주먹을 쥔 뼈를 좀 으스러트려주고... 하는 김에 어깨도 빼 주자.


우와 리더는 역시 리더. 아플 텐데 참는다.


나는 생글생글 웃어주고...


"네가 이 중에서 제일 세냐?"


다들 이상하고 괴롭다는 표정. 그렇지, 너희들은 효진이가 애써 세공한 걸 받은 나름 엘리트 요원들이겠지?


"전화하라니까. 나는 윤상욱 씨 전화번호가 없어서 못 한다고. 너희들에게 온 거 전화시키려고 온 거야."


"..."


"어디서 정보가 샜냐고? 너무 우습게 보네... 금방 알아낼 수 있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여차하면 내가 지금 있는 곳 가서 뭘 검색했나 뭘 메모했나 같이 볼래?"


"그 사람, 풀어 주면 내가 대신 잡혀 있겠다."


"네가 제일 세잖아? 너 잡고 있으면 다른 놈 대응하기 힘들어서 안 돼. 아참, 지금 대화 녹음되고 있으니까 그렇게 알고."


"..."


"인상 쓰지 말고 전화하라니까."


리더는 뒤를 돌아보고, 눈이 마주친 사람이 흠칫하고 갑자기 두려운 표정으로 변한다.


...뭔데?


어허?


저 리더와 눈 마주친 놈이 눈을 질끈 감더니...


아 망할, 저놈 나하고 같은 특수계다!


리더 놈의 몸이 붉은색으로 달아오르고...


어이쿠야 이거 내 아래 있는 놈도 죽겠는데? 나는 와이어 쓰는 놈을 옆으로 던졌고 그런 직후 리더가 밀고 들어온 어깨에 맞았다!


허허, 뭐지.


끽해야 출력 4만 될까말까한 놈인데 지금 6만? 7만?


"죽어라!"


맛도 좀 간 것 같은데? 저 뒤에 놈이 걸어 준 스킬은...


....스킬명이 <동귀어진>... 이라고?


아니 잠깐, 잠깐! 뭔데. <아카이브>를 열어본다.


...코어를 폭주시켜서 몇 배의 에너지를 만드는 스킬? 야 이 미친놈들아 이런 걸 하면 코어가 깨지는 순간 사람이 죽...


아 씨, 점점 강해진다. 더 빨라지고. 코어는? 코어는 앞으로 얼마나 버티지 이 놈?


하... 이거 이러다 죽으면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빨리 생각하자, 빨리.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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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세계는 평화롭고 +2 22.07.04 19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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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 복기 (2) +2 22.07.02 183 4 10쪽
69 69. 복기 (1) 22.07.01 167 4 10쪽
68 68. 귀찮은 사람들 +2 22.06.30 172 4 11쪽
67 67. 어설픈 명석함 22.06.29 165 4 11쪽
» 66. 리더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보다 22.06.28 170 4 11쪽
65 65. 선동과 날조로 진검승부 22.06.27 168 4 10쪽
64 64. 몸통은 누구 22.06.26 164 4 12쪽
63 63. 드러나지 않은 권력은 언제나 22.06.25 170 4 9쪽
62 62. 사람의 일이 가장 골치아프고 22.06.22 171 4 11쪽
61 61. 혼란 속의 가냘픈 질서 22.06.22 170 4 12쪽
60 60. 각자의 할 일 22.06.21 169 4 11쪽
59 59. 악몽 22.06.20 175 4 12쪽
58 58. 8년 전 오늘 22.06.19 174 4 11쪽
57 57. 각자의 사정 22.06.18 171 4 10쪽
56 56. 유쾌하지 않은 일 22.06.17 170 4 10쪽
55 55. 차근차근히 풀어나가야 22.06.16 169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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