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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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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471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11.27 20:43
조회
117
추천
4
글자
11쪽

2부 67화 : 선언

DUMMY

코어로 진입하는 것의 나머지는 학장님이 맡았고, 미라와 나는 효진이에게 하라하라의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 상황의 정보를 전달했고, 효진이답게 핵심을 빠르게 추려낸 대답이 돌아온다.


"코어와 균열의 중간 형태, 아날로그식 보안. 틀림없네. 질문도 수집하는 어떤 거 하나, 아니면 여럿이 인간과 코어의 결합으로 뭔가 하려고 하고 미크론 단위 극세영역의 미궁 암호면 우리 기술로는 절대 쫓아갈 수 없는 제조능력. 이런 걸 맘대로 할 수 있으면 벌써 지구를 어떻게 했지! 하지만 코어나 균열을 통해 간접영향만 끼칠 수 있는 게 맞네!"


미라가 하라하라 내부를 쫓아가며 기록한 미로 탐색도를 손 위에 만들어 띄운 다음 사진찍어 효진이에게 보낸다. 막힌 통로와 지나온 통로가 모두 반투명한 상태로 그 복잡함이 잘 보인다. 환승하려면 계단을 수없이 오가야하는 지하철을 삼백 개쯤 겹쳐 이리저리 얽어놓은 것 같다...


"전부 직선, 직각이네."


효진이의 지적. 그게 중요한 거야? 미라가 효진이의 말에 대답한다.


"그래서인지 부딪칠 때 반응이 일정한 편이었어."


"천만다행이다. 그렇다면 시간만 있으면 풀려."


그런가? 미라가 계속 이야기한다.


"나는 균열 안으로 진입한다는 느낌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


"야 이 무슨 큰일을 내려고! 거기 나처럼 세공하는 사람 없어?"


나도 카메라에 비치고 있고, 나는 고개를 빠르게 좌우로 흔든다. 효진이는 가루약을 물 없이 입에 털어넣은 표정으로 웃는다.


"내가 갈게. 내가."


미라는 걱정스러운 눈치.


"할 일 많지 않아?"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게 그 문제 같은데."


"내 생각으로도 그래."


"좋아, 이 모델은... 이게 전체의 4%?"


"5%는 확실히 안 넘을 거야. 싱 학장님이 소리를 분석해 보여준 것이 있어."


"그 학장님이 기계학습 돌리고 있다고 하셨지? 그럼 50%까지만 가면 나머진 금방이란 이야기네. 오케이! 빨리 갈게!"


효진이는 영상통화를 끊는다.


밤이 되고, 나는 캠프의 간이건물 옥상에 걸터앉아 경계를 선다. 미군 중 한 명이 슬쩍 와서 커피를 권하며 묻는다.


"친구. 여기는 여러 눈으로 지키고 있는데 그럴 필요 있어?"


"그 놈은 균열을 열고 나타날 수 있으니까."


"페레이라와 잉그리드는 친구 아니었어? 왜 둘이 그렇게 된 거야."


"간단해. 친구가 아니었거든."


"그래... 그들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대체 뭐야?"


"나도 모르겠는걸. 다 끝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내게 커피를 준 병사는 대수롭지 않게, 하지만 애타게 묻는다.


"세상이 망하는 거야?"


"그럴 일은 없다고 봐."


"너는 세상을 지키는 쪽이고?"


"내 생각에는 그렇지만?"


"그래. 그럼 됐어. 고마워, 친구."


싱겁기는.


새벽 세 시. 캠프 어디에서 알람이 울리나 했더니 학선이가 올라온다.


"나는 다섯 시간 잤어. 내려가."


"나에게 미리 말이라도 해 주지."


"나는 아침에 또 잘 거니까."


학선이가 알고 하는 말은 아니겠지만, 언제 싸워야 할 지 모르면 자둬야한다. 조금씩이라도.


자고 일어나서 미국에서 보낸 문서를 본다. 페레이라에 대해서는 나와 협력하기로 한 모양인데.


페레이라의 어릴 때 이야기와 그후 겪은 일을 통한 프로파일링이 되어있지만 나는 다른 의견을 준다.


"정리하신 내용 잘 봤고, 직접 마주한 느낌하고는 차이가 좀 있어요. 여기 적힌 단순한 일들 보다 더 많은 걸 겪었을 것 같으니 더 추적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그가 여기 캠프로 곧장 오면 시간을 벌 테니 알류샨 열도를 수색해봐요. 협력자를 찾을 지도 모르니."


페레이라에게는 여러 번의 반복된 기억이 있다. 나에게 여러 번 죽었다고 했으니까. 내가 망설임 없이 죽이는 쪽은 무리를 지어서 다른 사람을 죽이며 원하는 걸 얻는 자들. 특히 우두머리.


분명 페레이라는 사람들의 지도자 역할을 한 적이 있다. 여기 적힌 대로 세력 있는 가문의 곤란한 문제를 '해결' 하기만 한 게 아니라...


메일을 보내고 나니 문득 드는 생각. 그럼 여섯째는 내가 활동하는 걸 알고 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놈을 고른 걸까?


그 여섯째에 대해 궁금한 게 있긴 한데.


"니콜로."


없겠지. 그의 연산대로라면 나는 곧 죽을 테니까. 페레이라는 날 잡아 죽이려하고 키브엘이 숨어다니면 이제 그전처럼 <리셋>될 거다.


그럴 수 있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지.


미라에게 가는 방법은 있다. 모두와 같이 갈 방법만 찾으면 되는 거다.


다음 기회는 없다. <리셋>이 일어나기 전에 페레이라를 처리하고, 키브엘과는 대치한다.


그 상태에서 모두와 같이 미라에게 갈 방법을 만들어내면 돼.


그러면 된다... 길은 보인다. 가면 될 뿐이야.










낮에 못 잔 잠을 약간 자고, 다시 해가 떨어질 즈금 두 가지 일이 일어났다.


하나는 가까운 곳에서. 학장님과 미라가 협력해 '하라하라'의 내부에 닿는 길을 추정해놓았다.


"모든 곳에서 이 방향으로 갈수록 울림이 강해져. 그 방향부터 가장 먼저 찾고 <만트라>로 음향을 구별했다. 이제 안전하게 진입해서 제어할 방법을 알아내야 해."


고민은 그것.


"균열로 진입하듯이 빨려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균열은 대놓고 사람은 들어올 수 있습니다! 라고 펼쳐져 있잖아. 이건 아니야."


"페레이라를 족쳐서 알아내죠."


그리고 두 번째 일은 먼 곳에서, 바로 그 페레이라가 일으켰다.


페레이라는 질이 나쁜 한 언론을 골라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한 후 바이럴로 뿌렸고, 각국 정부는 그 영상을 차단했지만 당연히 용량도 적은 짧은 영상이 퍼져나가는 건 통제가 불가능했다.


우리도 영상을 받아 다같이 모여 보기 시작했다. 위치를 숨기려 했는지 인터뷰는 어느 망망대해 한가운데 요트 위에서 이루어졌고, 영상 속의 인터뷰어는 즐겁게 후안에게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모두 알고 있지만! 성함이요?"


"후안 알프레도 페레이라. 반갑습니다, 기자님."


말쑥한 얼굴. 잘 빗어넘긴 머리에 여유있는 웃음. 인터뷰어는 매우 들뜬 기색이다. 그것이 연기인지 진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페레이라가 그것을 원했을 거란 추정은 중요하지만.


"자아, 모두가 미스터 페레이라에게 어떤 비밀이 있는지 궁금해하는데! 하나씩 여쭤볼까요?"


"제가 제 이름을 자주 검색해봅니다. 모두가 아시는대로, 나는 갱이었지요. 치졸한 범죄를 대신하고 원래대로는 감옥도 대신 들락거렸을 갱. 소모품. 인간쓰레기."


미라가 쯧 하고 혀를 차고 내게 묻는다.


"이거 벌써 퍼질대로 퍼진 거지?"


"저화질 버전도 많아. 인터넷이 되는 지역에서는 다 봤다고 해도 될 거야."


"야단났네..."


인터뷰는 계속 이어졌고, 그 중에 중요한 부분은 이것이다.


"그때! 많은 과거와 미래를 볼 수 있었어요. 나는 울면서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선택받은 것이 아닐까? 내가 누군가에게 시험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존경하는 작은고모가 팔려가듯 결혼한 집의 범죄의! 대가를 이걸로 치르라고요."


"아 미스터 페레이라, 페레이라. 얼마나 괴로우셨을까요. 그래서 끝내, 깨달으셨습니까? 아까 말씀하신 사명을?"


"그렇지요, 기자님. 누군가를 대신해 범죄를 하는 것이 나의 일. 누가 차마 할 수 없는 것을 위해 손을 더럽히는 게 내가 해온 것. 달리 어떤 이유가 있어서 저에게 이 일이 맡겨졌겠습니까."


"한 마디로 줄이신다면?"


"지구에,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시는 게 틀림없습니다."


영상을 보고 있던 사람이 모두 탄식을 뱉았다. 나까지도. 싱 학장님은 이마를 짚고 신음을 길게 흘렸다.


"이 자식이..."


영상 속의 페레이라는 계속 말한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묵시룩의 네 기사. 그 어떤 존재께서는, 이 세상을 정화할 네 가지 방법을 우리에게 하나씩 맡기신 겁니다. 역병이나 전쟁 같은 것과는 상관 없지만 우리는 각각 세상을 '조절' 할 방법을 하나씩 갖고 있는 것이겠죠."


미라와 싱 학장님을 제외한 모두의 얼굴이 나를 향한다.


이건 이미 찍힌 영상이다. 미국은 이게 헛소리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매우 강력하고, 강력한 메시지는 헛소리도 근거가 있는 것처럼 논쟁을 일으키는 위력이 있다...


"미스터 페레이라, 사실 알죠? 우리는 질문지를 교환했으니까 저는 대답을 알아요. 하지만 이 영상을 보는 분들은 페레이라의 말을 듣고 놀랄 거잖아요? 그러니 그들을 대신해 제가 묻지요! 사람들이 싹 죽어나가는 건가요?"


"어떻게 그러겠습니까. 어떻게 선택 한 번으로 죄 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우르르 빼앗아가겠어요?"


"하지만?"


페레이라가 슬픈 얼굴을 하다가 울음을 참는 듯 하늘을 올려다본 다음 카메라를 보고 말한다.


"여생에 고통만이 남은 자, 주변을 더럽히고 끝없이 비용을 빨아들이기만 할 자들. 슬프지만, 우리는 이들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여기에 끝없이 남에게서 착취한 자들이 있지요. 다른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가볍게 여기고 자신을 위해 소모한 자들. 이들을 없애야 합니다. 이들의 시스템을 부정해야 합니다! 희망을 잃은 분들을 편하게 보내고, 사악한 자들은 값을 치르게 해야죠. 그렇게 사람들을 덜어내야만 우리와 지구는 재생할 기회를 가지겠죠."


싱 학장이 벌개져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소리질렀다.


"헛소리! 헛소리! 이 개자식이! 찢어 죽일 벌레 놈이!"


구루가 그랬듯이, 싱 학장의 연구실은 원래 하던 일도 지구 환경을 유지할 기술을 찾고 있었다. 사람과 지구가 공존할 방법을.


사람들을 몰살하는 대신.


영상은 몇 초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미스터 페레이라! 어떤 세상이 될까요?"


"거기서부터는 저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을 모아줘야죠!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이전까지 있던 세상은 부정해야 합니다. 제가 그것을 원합니다. 보십시오, 이것을 해낼 수 있는 제가..."


영상 안의 카메라가 흔들리며 카메라맨과 기자의 비명이 들린다. 카메라가 돌아가자 페레이라를 중심으로 바닷물이 파도를 일으켜 퍼져나가는 게 보인다. 보잘 것 없는 능력이지만 렌즈를 통해 퍼질 연출로는 충분하다. 충분히 장엄하다.


"제가 그것을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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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2부 70화 : 탐사 (2) 22.11.30 113 4 11쪽
200 2부 69화 : 탐사 (1) 22.11.29 127 4 11쪽
199 2부 68화 : 대응 22.11.28 113 4 10쪽
» 2부 67화 : 선언 22.11.27 118 4 11쪽
197 2부 66화 : 검증 22.11.24 117 4 12쪽
196 2부 65화 : 불의 고리 22.11.24 117 4 10쪽
195 2부 64화 : 커피 타임 22.11.23 115 4 11쪽
194 2부 63화 : 취합 22.11.21 114 4 11쪽
193 2부 62화 : 주고받는 정보 22.11.20 110 4 13쪽
192 2부 61화 : 빛나는 나 22.11.19 119 4 11쪽
191 2부 60화 : 같이 생각하면 답은 보이고 22.11.18 120 4 12쪽
190 2부 59화 : 각자가 찾는 것 +2 22.11.17 129 3 13쪽
189 2부 58화 : 탐문조사 22.11.16 124 4 11쪽
188 2부 57화 : 각자의 일 22.11.15 128 4 12쪽
187 2부 56화 : 공동전선 22.11.13 126 4 11쪽
186 2부 55화 : 난전 (끝) 22.11.11 130 4 13쪽
185 2부 54화 : 난전 (7) 22.11.10 122 4 13쪽
184 2부 53화 : 난전 (6) +2 22.11.09 130 4 10쪽
183 2부 52화 : 난전 (5) 22.11.08 132 4 10쪽
182 2부 51화 : 난전 (4) +3 22.11.08 122 4 10쪽
181 2부 50화 : 난전 (3) +2 22.11.06 130 4 11쪽
180 2부 49화 : 난전 (2) 22.11.06 130 4 11쪽
179 2부 48화 : 난전 (1) +2 22.11.04 135 4 11쪽
178 2부 47화 : 다시 공격해오는 균열 22.11.04 134 4 11쪽
177 2부 46화 : 복잡한 상황 22.11.01 150 4 13쪽
176 2부 45화 : 질긴 악연 22.10.31 131 4 15쪽
175 2부 44화 : 맏이와 막내 22.10.30 126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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