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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비행장

좋은 스킬 잘 받아갑니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비행멧돼지
작품등록일 :
2022.05.06 13:07
최근연재일 :
2023.02.26 09:52
연재수 :
263 회
조회수 :
52,508
추천수 :
1,111
글자수 :
1,318,896

작성
22.07.13 20:28
조회
166
추천
4
글자
11쪽

79. 필요한 일이면 할 뿐이고

DUMMY

이글스피릿은 바쁘다. 그냥 자기 마음대로 활동하는 히어로처럼 움직이고 있지만 그 녀석은 철저히 미국 국무부와 협조하고, 미국의 국익이 관련된 지역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언론의 응원과 미군이 주는 정보를 등에 업고 미국의 정치 기관이 결정한 사안을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해결하는.


그런 점에서 카메라에 비치는 그 놈의 말과 표정은 모두 프로듀스를 받은 결과. 실제 성격과 그렇게 큰 차이까진 없겠지만... 아마도.


그렇게 착한 말 바른 생각 그럭저럭 훌륭한 척 하게 되어 있는 놈이지만... 실제 성격은 좀 다르다. 얄밉지만 이 놈은 머리까지 좋다. IQ가 160을 찍었다나 뭐라나.


나는 지금 그 이글스피릿과 영상대화를 하고 있다.


"사서, 나는 당신 대단한 거 알아요. 신세도 졌어. 사실 그 날은 우리 예상 밖의 상황이었고 나는 당신 덕분에 안 다치고 끝난 거, 고맙게 생각하죠 당연히, 그러나!"


"이글스피릿- 이해하니까, 본론만 좀 빠르게."


"그래요. 출력, 4만의, 능력자, 는! 우리와 못 다녀요. 내가 9만이야. 구루 영감님이 7만 5천. 프록시마 연약한 척 여린 척 하지만 그 여인이 8만8천이라니까? 프록시마가 사서 꼭 한번 보고 싶어하니까 나중에 데이트 받아주시던가 말던가. 개인적으로는 나 그사람 편견 없고 좋다고 생각해. 메모해놔요 잊어버릴라. 그리고 사서는 본 적 없겠지만 페시디오라고 있어요 그 사람도 8만. 4만? 절반 수준이잖아요! 흔하다고."


흥분하면 시끄러운 놈... 일단 이야기를 진행하자.


"그래도 테스트를 한번 해 봐요. 신학선이는 학선이만의 그 뭔가가 있다니까요."


"그 정도 생성계Crafter는 우리 주변에도 차고 넘쳐요. 안 그러겠어요? 우리가 한국에서 원하는 사람은 한 명 뿐입니다. 레이디 킬리 아니면 연락하지 말아 줘요. 사실 사서 연락이니까 받은 거예요, 이런 걸로 시간낭비 하고 싶지 않은 거! 이해할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예상 범위고,


이제부터가 진짜 이야기다.


"좀 유명해지면?"


"무슨 말이에요."


"신학선이 좀 세계적으로 막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보기만 해도 애틋함에 눈물이 나오는 너무 응원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되면?"


"아, 아. 그건 가능하겠죠. 하지만 우리는 인기보다 살아남을 사람이 중요해요. 매번 강조하죠? 우리는 작전에 실패하면 실패하지 팀원을 잃지 않을 거라고. 약한 사람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겨울잠 자는 개미집 입구만큼 좁아진다고!"


"내년 2월까지 7만 빨리 찍어볼게요. 어때요?"


"냉정하게 말해 그 분이라면 6만도 어려워보이는데요. 감람색 코어는 그만큼 안 나와요."


"우리가 계획이 좀 있어서. 한국을 나가려고요. 넓은 무대로."


"이것 보십시오 사서."


목소리 확 가라앉는 거 봐라. 이야... 노트북 스피커로 들려오는 목소리지만 산 속에서 호랑이 포효를 들은 것처럼 어깨가 저릿하다.


"우리와 일이 겹치는 건 곤란합니다."


"그렇게 말할 것 같아서 여기 계획서를 프린트해왔죠. 봐요."


1항 미국의 이득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활동 지역을 사전 점검받는다로 시작해서 미국 국무부가 원하는 내용만 잔뜩 적어놓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우리가 얻은 어떤 정보도 미국 측이 문의할 경우 가공 없이 제공하며 속일 경우 합당한 책임을 진다' 일 것이다.


자 이걸 안 물을 수는 없을...


"사서. 부탁드립니다. 우리랑 엮이려 하지 마요."


이런...


"우리야 물론 거기 적혀 있는 나라들에 별 관심 없죠. 그런데 이걸 제발 이해해주세요. 우리는, 우리 통제 바깥의 요인이 무럭무럭 자라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사서가 우리 통제를 받을 리는 없잖아요. 그런 성격 아니시잖아? 말 나온 김에 물어봅니다. 사서가 받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뭐였나요?"


협상이 잘 안 통했다면 이 말 많고 목소리 커서 시끄러운 놈과 긴 이야기 할 것 없다. 어쨌든 이글스피릿과 직접 이야기한 것 자체에는 의의가 있으니 여기서 만족하자.


어쨌든, 세 개의 질문 중 첫 번째... 무얼 하고 싶은가.


"내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좀 이상하게 들릴 텐데, 나는 '남' 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타인. 나 말고 다른 어떤 사람."


"왜요?"


"내가 좀 남들에게 부러운 게 많아서?"


"사서가? 당신이?"


"이상해요?"


"이상하네요. 당신 좀 대단하잖아?"


어, 천하의 재수없는 놈이지만 실력은 그래도 있는 놈인데 그 놈에게 이 말 듣는 거 나쁘지 않네? 음, 이번에는 어쩐히 솔직해서 감동이네.


"뭐 그래도 나는 안 끼워줄 거죠?"


"끼고 싶어요? 전~혀 우리랑 놀고 싶어하는 것 같지도 않고, 나는 나하고 똑같은 능력을 쓸 수 있는 사람 생기면 이래저래 문제 있으니 내 근처에 안 왔으면 좋겠고. 그 외에도 복잡한 이유가 조금 있어요."


사실 이게 이글스피릿이지. 솔직해서 더 재수없는 새끼.


하...


아니 학선이가 나오는 영상이 오늘로 조회수 오백만이 넘어가던데 이걸 안 데려가?


내가 스케일이 작은 건가.


우리는 서로의 안부만 나누고 대화를 끝냈고, 나는 혀를 찬 다음 의자를 돌려 양쪽에 서 있는 삼촌과 학선이를 향해 말했다.


"협조는 못 받겠네요."


"우리 맘대로 움직이면 재미없다고 하는 거 맞지?"


"그렇죠, 뭐. 하지만 저 쪽도 제가 그렇다고 찌그러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을 걸요. 자자, 일주일 준비하고 북아프리카부터 시작하자고요. 그사이 신수연 사무관님이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싹 긁어주겠다고 했으니까."


"그리스가 아니라?"


"그리스 상황이 지금 좀 안 좋긴 하지만 의외로 미국하고 EU하고 얽힌 게 많아서 안 풀리는 중이라네요. 거기야말로 이글스피릿이 들어갈 가능성이 커요."


학선이는 아무 말 하지 않는다. 고맙다는 말은 나에게 이미 했고...


자신이 요청한 입장이니 좋은 의견이 나오지 않는 이상 계속 말을 안 하고 있을 거다.


아, 이 친구를 어떻게 내가 아는 그 정의에 미친놈 크레이지 저스티스 신학선으로 만든단 말이냐. 2026년에 만났을 때는 학선이는 효진이와 거의 부부였었지. 효진이가 사람 만든 건가?


우리는 또 흩어져 각자의 준비를 하고, 나는 니콜로가 정한 숙소에 돈을 내고 묵는 대신 그 근처를 서성였다. 니콜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만 전한다.


"사람들의 눈과 귀가 많은데."


"제가 사람 좀 적은 장소를 돌아다니면 찾기 쉽습니까? 다른 나라로 나갈 생각이라서."


"필요한 일인가, 파트너?"


네 행동이 마음에 안 들지만 받아는 들이겠다, 그런 의미라고 봐도 되겠지.


"조금요. 나도 동료가 있어야 활동하기 좋아지니까."


"딜레마가 있다. 너를 잘 찾아오려면 나와 너의 연결을 더 강하게 해야하는데 그럼 목격당했을 때 의심받을 확률이 커진다. 지금은 거의 들키지 않을 정도야. 그 연결을 강화한 상태에서 네가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건 내가 원하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있을 장소를 정해."


"한 달에 한 번, 3일간 한국 부산항 근처에 있을게요. 비행기를 타고 와서 가 있던 니콜로가 준 걸로 바다 아래로 헤엄쳐 오던."


"30일 주기로 부산항. 알겠다. 12월 15일부터."


"매월 14일에서 16일. 그렇게 할게요."


니콜로 문제는 대충 타협을 했고.


음, 그리고.


핸드폰을 열어 메신저 앱을 켜고... 화면을 두드린다.


"미국은 안 좋아할 거라고 으름장을 놨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안 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은 것 같아. 그랬으면 좀 강한 말로 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것 같거든."


"전부 예측이네?"


"근거 없는 예측은 아니지, 이글스피릿이 우릴 박살내러 온다고 안 했다고."


미라는 눈물까지 흘리며 폭소를 하는 곰 이모티콘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이 사람도 어떤 점에서는 내가 아는 현미라가 아니야. 그래서 다행인 것도 있고.


"근데 그 팀하고 우리가 붙으면 우리가 지나? 우린 그래도 한명 더 많잖아."


니콜로의 말대로라면... 미라는 내가 마고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의심만 강하게 할 뿐.


그렇다면 이 질문은 진짜겠네.


"일단 이글스피릿이 학선이 방패를 깰 거고, 구루는 물이 있는 곳이면 삼촌을 방해할 수 있고. 프록시마는... 어떻게 되겠다. 그 사람 강하긴 한데 미라 너에게 상성이 좀 안 좋아서 상대할 만해. 킬리 누님이야 누구와 붙어도 밀리진 않겠지만 내가 뭘 바꿀 수 있을 지는 모르겠고..."


"우리에겐 네 그게 있잖아. <헥사 링크>."


"그 쪽 팀도 뭐 비슷한 거 있지 않을까?"


"그러기엔 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들 같던데."


나는 여전히 잘 이해 안 가는 이상한 관점.


"자기 자신에 집중하면 그런 걸 못 만들까?"


"아무래도 그렇지? 코어 하나에서 짜낼 수 있는 스킬 구조에는 한계가 있으니, 그런 사람들이라면 자기에게 필요한 걸로 채울 것 같아."


이건 어쩐지 칭찬처럼 들리네.


음, 오늘 묘한 날인데.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강해질 두 명이 칭찬을 해 줬다.


출력이 높아서가 아니라 기술이 많아서가 아니라 뭔가 좀 다른 걸로.


어쨌든,


"그러면 나 없는 동안 한국을 잘 부탁합니다?"


"나라 안 망하게 노력은 해볼게. 자신은 없다."


자, 처음은 북아프리카. 지금 당장은 그 지역에 큰 이권이 걸린 중요한 갈등이 없다. 하지만 어느 지역이던 지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없을 수 없고, 우리는 그것에 참견하러 갈 거다.


음...


나는 다시 핸드폰 창을 열었다.


"삼촌 아무리 그래도 남자 셋인데 팀 이름이 '시어머니' 면 좀 그렇죠?"


"야 그거 우리 성별이 해도 되는 농담 아니다?"


"참견쟁이란 뜻으로 뭐 좋은 거 없을까요? 우린 열심히 참견하러 다닐 거잖아요."


"O-G-RAP 어떠냐?"


"아 미친. 최곤데. 학선이에게도 물어볼게요."


예상은 했지만 학선이도 좋아한다. 하, 우리 셋 어디 가서 센스가 있다는 말은 못 듣겠지?


오-지-뢮. 앞으로 뻔뻔하기 짝이 없을 예정이란 점에서 이 막무가내 작명 좋다. 그래.


그럼...


준비 잘 해서 해 보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 Lad
    작성일
    22.07.14 11:50
    No. 1

    오지랖ㅋㅋㅋㅋ 작명 센스가ㅋㅋ

    모바일 기준 9페이지에 ‘목소리만 정한다’는 ‘목소리만 전한다’ 인가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9 비행멧돼지
    작성일
    22.07.14 21:31
    No. 2

    다치지 않은 손가락으로 치는 키인데도 뜬금없이 잘못 쳐놓았네욬ㅋㅋㅋ 고쳐놓았습니다! 언제나 매의 눈 같은 검수 감사드려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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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혼란 속의 가냘픈 질서 22.06.22 170 4 12쪽
60 60. 각자의 할 일 22.06.21 16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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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8년 전 오늘 22.06.19 174 4 11쪽
57 57. 각자의 사정 22.06.18 171 4 10쪽
56 56. 유쾌하지 않은 일 22.06.17 170 4 10쪽
55 55. 차근차근히 풀어나가야 22.06.16 169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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