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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리에스 님의 서재입니다.

에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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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드리에스
작품등록일 :
2020.05.24 19:07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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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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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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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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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DUMMY

감옥에서 풀려난 다음날.


하루를 침대에 누워서 쉬며 건강을 회복한 에릴은 외관을 정돈하자마자 곧바로 시청으로 향했다.


감옥에 갇히면서 압수당했던 돈을 되찾으러 가기 위해서였다.


"계획상 돈이 없더라도 별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돈이 있는것과 없는것은 차이가 있으니까."


시청에 도착한 에릴은 자신을 알아보는 경비병들, 그리고 시청의 관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무죄 방면이 되셨다고 했었지요. 그럼 압수했던 돈도 돌려드려야지요. 저를 따라오십시오."


원래라면 무죄방면이 되고 압수되었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꽤 긴 절차를 밟고,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리기 마련이었지만. 바로 어제.


타진스키 시장이 직접 그녀를 들쳐업고 의원에 달려가는 것을 목격했던 그들은.


시장과 가까운 사이(?)인 에릴에게 잘 보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곧바로 일처리를 시작해 준 것이었다.


"자. 여기 있습니다. 저희도 이 일을 하느라고 시간을 썼으니 조금 수고비를 뺐습니다. 그 점은 양해해 주십시오."


"네. 알겠어요.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수수료 명목으로 몇 푼을 줘야했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돈을 돌려받은 에릴은, 시청을 나서기 전에 어제 타진스키가 자신에게 주고 갔던 쪽지를 펼쳤다.


쪽지의 내용은 에릴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로. 오늘 저녁. 시청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만나자는 이야기였다.


내용 자체는 별것이 없었지만, 꽤나 공들여서 예쁘게 글씨를 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것도 그렇고.


식당에서 꼭 다시 만나자는 표현에 그의 절절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을 확인한 에릴은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좋아. 시장님께선 내게 관심이 많으신 모양이네. 그러면 이번 일을 해결하기 쉬워지겠어. 하지만 그렇다고 데이트 전까지 놀고있을 수는 없지."


밤중에 시장님과 데이트 약속을 확인한 에릴은 그 시간동안 자신이 세워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슬슬 냄새가 나네. 적도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건가."


멀리서 느껴지는 적의 기척을 벌써 감지한 것인지 그렇게 중얼거린 에릴.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긴장감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자신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 있었기 때문.


에릴이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바로 얼마전.


젤리맨 베니시오가 시엘이라는 여성에게 죽임을 당한 장소였다.


"이 자리네. 이제는 흔적도 거의 안 남았다니. 너무해."


에릴은 그가 죽은 자리에 서서 그를 추모하는 기도를 올렸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을 위해 목숨을 바친 그에게 나름의 의식을 치루어준 것이었다.


'자네의 희생을 잊지 않겠네. 반드시 이 세계를 지켜낼테니 지켜봐주게.'


베니시오를 위한 간단한 의식을 마친 에릴은 계획에 따라 다시 몸을 움직였다.


그녀가 향한 곳은 바로 몰타, 슈크, 로트 등이 살고 있는 아지트.


그들이 시장과 친한 것도 있었지만, 시장이 움직일 수 없는 시간에 쓸 수 있는 동료들을 만들어 둘 꿍꿍이도 있었다.


"얌전해 보이는 아가씨가 이런 위험한 곳에 오다니. 어지간히 겁이 없는 모양이군. 응?"


에릴이 아지트의 근처에 모습을 드러내자 어디선가 들려온 불량배의 목소리.


하지만 어제 의원에 함께 있는동안 시장의 머릿속에서 빼낸 정보로, 그 목소리가 몰타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에릴은 쿡쿡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덕분에 감옥에서 나오게 된 에릴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덕분이라니. 무슨 소리일까? 당신 나 본 적 있어?"


"본 적은 없지만 시장님에게 들었어요. 자기를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이 곳에 살고 있고, 그 분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다고."


"형. 순진해 보이는 아가씨 그만 놀리고 어서 안으로 모시자고. 아가씨. 이쪽으로 오시죠. 대접할 건 별로 없긴 합니다만."


"야 너! 평소에는 안 그러더니! 예쁜 아가씨 왔다고 매너있는 척 하는거냐? 이거 너무한데?"


평소처럼 외부에서 손님이 왔을때 불량한 역할을 했던 몰타는, 슈크가 그렇게 나오자 어처구니 없다는 듯 물었지만.


슈크는 그런거 모른다는 듯 뻔뻔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아가씨. 저 불량배는 놓아두고 안으로 드시지요. 제가 모시겠습니다."


"네. 그럼 부탁드립니다."


에릴은 몰타와 슈크를 번갈아 보더니 쿡쿡 웃고는 슈크를 따라 아지트의 안으로 들어갔고.


안에서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던 로트와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예쁜 누나를 보며 놀랐다.


"어? 형? 이 누나. 그 누나지?"


"그 누나라니? 그게 누군데?"


"응 맞아. 억울하게 갇혔다고 하는 그 누나야. 우리가 노력한 덕분에 이렇게 나오게 되었대."


"네 맞아요. 그래서 뭐 도와드릴 것 없나 싶어서 이렇게 찾아왔답니다."


"하하. 그렇게 말하셔도 말이죠..... 도와주실거라면 산더미만큼 있긴 합니다만. 그걸 아가씨께 시키기는 좀......"


안으로 함께 들어온 슈크는 제대로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아지트 안을 보며 한숨을 쉬었고.


에릴은 쿡쿡 웃고는 말했다.


"저 보기보다 청소는 잘하는 편이라서요. 이 정도는 제가 지휘해서 함께 치우면 오늘 안에 정리가 될 것 같아요. 다들. 저를 좀 도와주시겠어요?"


"그거 정말이시죠 아가씨? 괜히 손만 대고 도망가시면 안 됩니다?"


안 그래도 평소 지저분한 아지트 안을 좀 정리하고 싶었던 몰타는 청소를 도와주겠다는 에릴을 의심하며 그렇게 물었고.


에릴은 걱정말라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 그건 걱정마세요. 참. 청소 전에 옷 좀 갈아입을 곳이 없을까요? 이 옷으로는 청소가 힘들것 같아서요."


"예. 침실로 쓰는 저쪽 방이 있으니 저 쪽에서 갈아입으시면 됩니다."


"네. 그럼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에릴은 그렇게 말한 뒤.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고 나와 말했다.


"자 그럼! 청소를 시작해요!"


에릴은 방 안에 모여있던 몰타, 슈크, 로트, 지미에게 해야할 일들을 시키고는 자신도 아지트 안 청소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던 각종 물건을 먼저 치우게 하고. 곳곳의 먼지를 쓸고 닦았으며.


제대로 빨지 않아 냄새가 나는 옷을 모아 근처의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고, 대충대충 놓여 있어 통행에 방해가 되는 가구들의 배치를 다시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의 일부로 잡화점에서 장식용 물건과 향초 등을 사와 퀴퀴하기만 하던 아지트 안에 배치하는 등.


그야말로 대청소 작업을 거쳤다.


꽤나 힘든 일이기는 했지만 안에 살던 모두가 언젠가 하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일이었던데다, 예쁜 누나가 솔선수범하며 착착 지시를 내리기까지 하자.


아지트의 네 남자는 모두 신나게 청소작업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해가 저물기 전에 아지트의 대청소를 모두 마무리 할수가 있었다.


에릴이 처음 아지트 안으로 발을 들였을 때의 퀴퀴하고 어지럽고 난잡하던 모습은 간데없이.


깔끔하고 단정하며 좋은 냄새까지 나는 곳으로 변하자 모두는 청소를 한 보람을 느꼈는지 힘든것도 잊고 말했다.


"와... 그 더럽던 곳이 이렇게 바뀌다니. 청소 잘 한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었네요?"


"후후. 모두가 함께 노력한 덕분이에요. 그렇지?"


"네 누나!"


힘든 청소를 함께 하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동료애가 쌓인 네 사람은 어느새 에릴을 한 식구처럼 느끼게 되었다.


"저희를 위해 이렇게나 힘써 주셨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을순 없죠. 요즘 지갑 사정이 말이 아니긴 하지만 꼭 누님께 저녁을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누나 우리랑 저녁 같이 먹어요? 네?"


청소를 마치고 배가 고파진 남자들이 그렇게 말했지만 에릴은 아쉽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아쉽게도 오늘은 시장님과 선약이 있어서 그곳에 가봐야 해요. 내일 또 올테니까 식사는 그 때 같이 하는게 어때요?"


"쳇. 시장님과 선약이 있으셨다면 어쩔 수 없네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꼭 지키셔야 합니다? 그렇게 말해놓고 내일 안 오시면 저희 울어버릴 거에요?"


"맞아! 누나 꼭 와야해? 알았지?!"


"후후. 꼭 올테니까. 걱정말고 기다려 주세요. 그럼 내일봐요."


"살펴 가십쇼 아가씨!"


에릴은 이별을 아쉬워하는 남자들에게 상큼한 미소를 남기며 떠났고, 가슴 속에 에릴이 들어찬 네 남자는 일단 평소에 먹던대로.


형편없고. 적당적당한 식사로 허기를 채웠다.


내일. 예쁜 누나와 근사한 식사를 할 것을 기대하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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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비상사태 - 2 20.09.26 33 0 8쪽
50 비상사태 20.09.19 41 0 8쪽
49 언데드 요리사? 20.09.12 38 0 8쪽
48 바쁜 하루 20.09.12 42 0 8쪽
47 수정구슬 20.09.06 43 0 10쪽
46 20.09.05 40 0 7쪽
45 밑다짐 작업 - 3 20.08.29 42 0 8쪽
44 소문 20.08.29 44 0 9쪽
43 밑다짐 작업 - 2 20.08.22 56 0 8쪽
42 밑다짐 작업 20.08.22 40 0 7쪽
41 나를 죽여 20.08.16 43 0 7쪽
40 싹 태워버려 20.08.15 48 0 8쪽
39 천사같은 그녀 20.08.15 45 0 8쪽
38 언데드의 알 - 2 20.08.08 41 0 9쪽
37 언데드의 알 20.08.08 43 0 9쪽
36 취한 시장님 20.08.08 59 0 8쪽
» 대청소 20.08.01 57 0 9쪽
34 힘이 필요해 20.08.01 46 0 7쪽
33 해방 20.08.01 49 0 8쪽
32 부시장의 몰락 20.07.25 46 0 9쪽
31 에릴은 무죄 20.07.25 47 0 9쪽
30 시장과 부시장 20.07.25 48 0 11쪽
29 옛 친구 20.07.19 55 0 7쪽
28 불타버린 순정 20.07.18 51 0 8쪽
27 자료확인 20.07.18 53 0 7쪽
26 조사관의 결단 20.07.18 5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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