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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맛첵스 님의 서재입니다.

내 머릿속 공략본 100만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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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맛첵스
작품등록일 :
2023.08.22 19:03
최근연재일 :
2023.08.28 21:15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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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
글자수 :
40,211

작성
23.08.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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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화 - 탈출

DUMMY

4화 - 탈출


[흑마법사의 비전서]

[마력 물약]

[실험실의 열쇠]


눈앞의 상태창을 주시했다.


“보상을 선택한다.”


작은 빛이 반짝인 후 세 가지 물건이 나타났다.


가장 먼저, [흑마법사의 비전서].


이건 십중팔구 흑마법사로 전직할 수 있는 전직서다.


‘흑마법사가 나쁜 직업은 아니지만...’


아직 전직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일단 챙겨두자.

언제고 쓸 일이 있을 테니.


‘물약은...곧바로 사용한다.’


[마력물약]을 들이켰다.


[마력이 5만큼 영구적으로 상승합니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지닌 보상.

마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 다음으로는...”


[퀘스트 아이템: 실험실의 열쇠].


흑마법사를 처치하면 낮은 확률로 떨구는 퀘스트 아이템이다.

이건 당장은 쓸 수 없다.

이런 지하광산에 실험실을 두는 멍청한 마법사는 없을 테니까.

열쇠를 품에 숨겼다.


“무슨 일입니까!”


그때, 멀리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흑마법사 녀석이 죽기 전 지른 비명.

다른 감독관들이 그 단말마를 듣고 달려오고 있는 게 분명했다.


‘다시 바쁘게 달려야겠군.’


흑마법사의 시체에 손을 뻗었다.

녀석의 상처에서 피를 퍼내, 전신에 발랐다.

놈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것처럼 연기하기 위해.


“크르륵, 이쪽인 것 같다!”

“피 냄새가 난다!”


부산스러운 소음이 점차 가까워졌다.

나는 현재 고블린으로 의태한 상태다.

겉모습은 고블린일지언정, 신체능력은 해골병사의 것을 따라간다.

[연약한 뼈], [낮은 인지능력] 등의 제약이 덕지덕지 달린 상태.

즉, 저들과 드잡이질을 벌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다.


‘소음을 듣고 올 이들을 물리치는 건 불가능해.’


전투를 택하는 건 자살이나 다름없다.

곧 수십 명의 고블린 무리가 도착했다.


“끼룩, 흑마법사님이 죽었다!”

“불에 타 죽은 것 같다!”

“켈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들의 당황한 표정이 여실히 읽혔다.

당황스러울 만도 하겠지.

그들의 고용주가 죽었으니까.


“크륵, 동지들이여, 진정하라!”


나는 목청껏 소리 질렀다.

살아남으려면 상황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가야 한다.

이번엔 힘이 아닌, 머리로.


“여기 이 흑마법사 놈이, 우리를 광산에 파묻어버리려는 계략을 짜고 있었다! 우리 모두를 죽여 마석을 통째로 먹으려 했다! 참으로 간악한 놈이 아닐 수 없다!”

“뭐라고?”

“키릭, 그게 정말인가?”


무리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걱정 마라! 내가 그 계략을 읽어내, 놈을 유인하여 죽였다! 바로 내가!”


동시에 한 물건을 꺼냈다.


“내 이름은 켈! 위대한 부족장님의 아들이다!”


반신반의하던 고블린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저건?”

“후계자의 증표다!”

“부족장님의 자식이었던 건가!”


아까 이 몸의 원주인을 죽이고 빼앗은 퀘스트 아이템. 후계자의 증표.

이 물건이 내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차기 부족장님이 정의를 바로 세우셨다!”


고블린은 단순하다.

단순한 만큼 맹목적이기에, 선동하기도 쉽다.

권위 높은 이가 앞으로 나서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며 금세 수긍하는 모습.

나는 여세를 몰아 외쳤다.


“이제, 우리가 이 광산을 접수한다! 이곳은 이제 우리 바위절벽 부족의 것이다!”


흑마법사의 시체에서 회수한 금화를 흩뿌렸다.


짤그랑!


휘황찬란한 금화의 세례에 고블린들의 얼굴이 멍해졌다.


“금화다!”

“엄청난 양이다!”


그들이 허겁지겁 돈을 줍기 시작했다.

이제 내 말의 진의는 중요치 않다.

보물을 사랑하는 고블린의 눈앞에 보물이 나타났으니.


“동지들이여, 놈의 사무실에는 이보다 몇 배는 더 많은 금화가 있다!”


쾅!


발에 마력을 실어, 온 힘을 다해 바닥을 굴렀다.

둔중한 소리에 무리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뭉쳐야 한다! 간악한 인간 놈들이 우리의 것을 훔치게 내버려둘 셈인가!”

“끼릭! 그럴 순 없다!”

“우리 부족, 가족에게도 이 기쁨을 안겨주고 싶지 않은가!”

“끼릭! 그렇다!”


숨을 한껏 들이켰다.


“위로 올라가자! 광산을 접수한다! 고블린을 다시 위대하게!”

“끼루루룩! 고블린을 위대하게!”

“모든 이들에게 전달하라! 고블린을 위대하게!”

“고블린은 위대하다!”


광산 안의 고블린들이, 내 편이 되었다.


***


쾅! 콰앙!


“젠장, 왜 우리를 공격하는 거야!”

“끼루룩! 인간의 더러운 속셈에 우리는 놀아나지 않는다!”

“고블린을 위대하게!”


흑마법사의 하수인들이 하나둘씩 쓰러져갔다.


“제...젠장! 파이어볼!”


퍼엉!


하수인들도 간단한 마법을 다룰 수 있었지만, 금세 진압당했다.


“크르륵! 칼린이 죽었다!”

“칼린의 복수를!”

“칼린을 위해!”


흉성을 일깨운 고블린들의 숫자는, 물경 수백에 달했으니까.

군중의 운집된 힘은 상상이었다.

그들은 물량공세로 몇 안 되는 하급 흑마법사들을 몰아붙였다.

내가 직접 처치한 놈을 제외하면, 이곳엔 강력한 흑마법사가 없었다.


‘나도 가만있을 수 없지.’


손에 쥔 완드를 전방에 겨눴다.


“해골 병사들이여! 전진!”


절그럭-


내 손짓에 수백의 해골병사들이 일제히 발을 옮겼다.

죽은 흑마법사가 가지고 있던 완드.

언데드를 부리는 녀석답게 완드에도 관련 마법이 내장되어 있었다.


[아이템 획득! - 흑마법사의 썩어가는 완드(Rare)]

[마법: 네크로맨시(하급)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켈님이 적의 무기로 우리를 돕고 계신다!”

“해골은 우리 편이다! 길을 내줘!”


적의 공격 대부분은 해골에 맞아 무의미하게 소모되었다.


[마력 재능(Legendary): 모든 종류의 마법에 필요한 마력이 감소한다.]


‘본래 같으면 해골병사 몇 명을 다루는 데 그쳐야겠지만...’


마력의 소모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수백을 다루는 데 100의 마력이 필요하다면, 10 정도의 마력으로도 충분한 느낌.

그야말로 엄청난 효율이었다.

또한,


[고유스킬, ‘뼈 제어’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고유스킬, ‘뼈 제어’의 숙련도가 대폭 상승합니다!]


고유 스킬 숙련도가 끝없이 상승하고 있었다.

그야, 이것도 뼈를 다루는 것이긴 하니까.


띠링!


[당신은 이 무리의 리더입니다. 구성원이 얻는 경험치를 소량 획득합니다.]

[레벨 업!]


아주 소량이지만, 고블린과 해골 병사들의 경험치도 얻을 수 있었다.


‘이게 일석이조지.’


하늘 높이 올라가려는 입가를 애써 내렸다.

들뜬 기분과는 정반대로, 지금 나는 아픈 척을 해야 했다.

앞에 나서 싸우기엔 아직 약하니까.


“크윽...”

“켈님, 괜찮으십니까?”

“크륵, 괜찮다.”

“혹시 그 간악한 놈과 싸우다 입으신 상처가...!”


그들은 내가 흑마법사와 싸우다 다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지만.

놈의 피를 전신에 흩뿌렸기에, 겉으로는 크게 다친 걸로 보일 거다.


“켈 님을 지켜라!”


주변의 고블린들이 날 지키기 위해 뭉쳤다.


‘눈먼 공격에 죽을 일도 없겠군.’


곧 지상에 도달한다.

그때까지는 폭업을 즐겨보자.


***


콰앙!


지상에 있는 사무실이 터져나갔다.

고블린들이 미쳐 날뛰며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끼익, 여기 보물이 있다!”

“모든 걸 불태워라!”

“인간을 죽여!”


대다수의 고블린이 약탈에 참여했다.


“...켈 님, 이제 어쩌실 겁니까.”


약탈에 참여하지 않은 소수의 무리만이, 걱정스레 말을 걸어왔다.


“끼룩, 그게 무슨 말이냐.”

“무슨 뜻인지 아시지 않습니까.”


그들은 전부 늙은 고블린이었다.

그나마 본성에 휘둘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이들.


“...저희가 아무리 날뛴다 한들 도시 경비대를 이길 수 없습니다.”


이 광산은 요새 도시 켈트란 이라는, 거대한 도시의 시설이다.

수많은 종족이 살아가는 접경지역 최대의 도시.

이곳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다.

흑마법사마저 규칙만 지킨다면 용인되는 곳이지만, 이런 학살과 약탈은 절대 용납받을 수 없을 터.


“끼릭, 그래. 곧 경비대가 찾아와 소란을 진압하겠지.”


우리같은 고블린은 그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도시 경비대는 평균 레벨 30 이상의 강자들, 쪼렙 고블린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기에.


“그렇다면 어떻게...”

“끼룩, 마석은 잘 모아두었겠지.”

“예, 명령대로.”


아까 이들에게 따로 명령을 내려놓았다.

마석을 되는대로 챙겨 올라오라고.


“가져와라.”


쿵!


곧 그들이 대량의 마석 주머니를 가져왔다.

엄청난 양이지만, 저급 마석광산답게 태반이 최하급 마석이었다.

본래라면 잡템에 불과하다.


‘하지만 나라면 유용하게 쓸 수 있지.’


[강화]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서.


강화, RPG 게임의 꽃.

이 게임에서의 강화는, 주로 마석을 소모한다.

그리고 내 앞엔 수많은 마석이 놓여있다.

나는 이걸 이용해서 폭탄을 만들 거다.


‘예전 생각이 나는구만.’


아주 화려하게, 누구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멋진 폭발을.

한때 대륙 전역을 혼란에 빠뜨린 폭탄마 시절의 기억.

그때를 되새겨볼 차례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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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 탈출 23.08.23 30 1 9쪽
3 3화 - 탈출 23.08.22 33 2 11쪽
2 2화 - 지하광산 23.08.22 34 1 10쪽
1 프롤로그 23.08.22 4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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