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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만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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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여우
작품등록일 :
2024.09.09 12:5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5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115
추천수 :
31
글자수 :
45,949

작성
24.09.12 22:50
조회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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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004. 나쁘지 않다

DUMMY

‘표적이 크니 맞추기 훨씬 편하네.’


솔직히 지금까지 코볼트를 상대하는 것은 너무 불편했다. 작고 날쌘 코볼트를 잡기 위해서는 이쪽에서도 그에 맞춰 움직여야 했다.


동작은 작게, 위력보다는 빠르게 쏘는 것에 집중. 하지만 이제 막 활을 다루기 시작한 내가 갑자기 실전에서 연습해 본 적도 없는 그런 방식으로 쏴 본들 맞을 리 만무했다.


‘그런 의미에서 저 늑대는 딱 적당해.’


일단 체구가 사람보다 컸다. 즉, 표적이 크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이쪽에서도 맞추기 쉬웠다.


그리고 사람보다 약하기에 기회를 노려야 해서 사람 주위를 이리저리 내달리는 코볼트와 달리, 늑대인간의 움직임은 알기가 쉬웠다.


사람보다 강한 늑대인간이 사람을 상대로 이리저리 도망치는 움직임을 보일 필요는 없다. 일직선으로 내달려 한 방에 제압한다. 그것이 상대적 강자의 싸움이었다.


게다가 빛나는 물체를 든 헌터라는 목표까지 확실했다.


‘움직일 방향도 예상이 되고, 게다가 그 움직임이 일직선이라면야······.’


코볼트 때와 달리 늑대인간을 상대로는 미리 연습했던 대로 활을 쏠 수가 있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할 수 있어.’


그리고 그렇게 단순한 움직임이라면 나로서도 예측하기가 훨씬 편했다.


내 예상은 적중했고, 내가 쏜 화살 역시 늑대인간에게 적중했다.


‘오?’


게다가 운 좋게 급소를 꿰뚫은 것인지, 아니면 보기에 비해 그다지 맷집이 좋지 않은 것인지······. 내 화살에 맞은 늑대인간은 그 움직임을 멈췄다.


‘그럼 이걸로 일단 한 마리는 잡은 건가?’


다행히 첫 게이트 실전에서 몬스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는 추태는 피할 수 있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활을 써서 몬스터를 상대한다는 내 생각이 아예 틀려먹지는 않았다고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증명이 됐으면 더는 망설일 것도 없지 않은가?


‘한 사람당 적어도 3마리라······. 사람들 말로는 여기가 마지막이라고 하던데.’


그럼 최소한 이곳에서 활약을 보여야 했다.


‘그럼 간다!’


지금까지의 활약이 미약했으니 여기서라도 밥값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인지 불행인지 늑대인간은 한 마리가 전부가 아니었다.


“전원! 수비 태세! 또 온다!”


헌터들을 이끄는 리더가 소리를 질렀다. 피 냄새에 이끌린 것인지 굴 안쪽에서 늑대인간이 두 마리 더 모습을 보였다.


“공격해! 다가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리더의 외침에 호응해서 후방에서 공격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잡는다!’


나 역시 죽어라 활시위를 당겼다.


퍽!


크르르르!


‘쳇! 역시 처음은 운도 따랐다는 건가?’


첫 번째로 죽은 놈은 운 좋게 급소를 관통한 것이었을까?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놈들은 안타깝지만 한 방에 죽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미 전투가 시작된 것을 알고 나타난 두 놈은 이쪽의 공세에 팔을 들어 방어했다.


역시 입속과 팔은 받는 데미지가 틀린 것인지, 늑대인간은 화살이 팔에 박히자 고통스러워 하기는 했지만, 일격에 쓰러지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아파하는 걸 보면 효과는 있는 것 같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내 화살은 코볼트 때와는 달리 제대로 늑대인간의 몸에 꽂히고 있었다.


“쏴! 쏘라고!”


‘말하지 않아도······!’


한 방으로 끝장을 내지 못하면 몇 번이고 쏘면 그만 아닌가?


나는 열심히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퍽! 퍽! 퍽!


열심히, 정말 열심히 활시위를 잡아당겼다.


물론 공적 욕심도 있었지만,


“먹히고 있다! 더 쏴! 발을 묶어!”


첫 공격은 운 좋게 막아냈다지만, 저 늑대인간의 송곳니와 발톱은 먼발치에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자칫 접근을 허용하면 사상자가 발생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아니, 단순히 불운한 피해자 한둘이 죽는 것이 끝이 아니다. 최악의 경우, 진열이 붕괴되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으아아아!”


“죽어! 죽으라고!”


“공격해! 쏟아부어!”


그 사실을 다른 헌터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헌터들은 다들 손이 부르터라 활시위를 당기고 마법을 쏟아붓고 있었다.


“대기! 최악의 상황에 우리가 달려들어 숨통을 끊어놔야 한다!”


전위 멤버들은 다들 자신의 애병을 부여잡고, 후위에서 쏟아붓는 공격에 휘말리지 않게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잔뜩 긴장된 눈으로 늑대인간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끼기기긱!


‘어?’


그렇게 공세를 퍼붓고 있자니, 갑자기 무리를 한 활이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내 기우였기를 바랬지만, 아무래도 방금 그 소리는 내 활이 내는 단말마의 비명이었던 모양이었다.


헌터용 무기는 그리 간단히 부서지는 물건이 아니지만, 내가 이번에 가져온 활은 엄밀히 말하면 헌터용 무기가 아니었으니까.


팡!


‘안 돼!’


내 활은 성대한 소리를 내며 끊어졌다. 내 유일한 생명줄이 끊어지는 소리였다.


하지만 생명줄이 끊어진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아우우우우우!


‘이 소리는?!’


온 동굴에 울려퍼지도록 울부짖는 늑대인간들의 하울링.


나는 늑대인간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저 하울링에 담긴 감정은 너무나 명확했다.


“쓰, 쓰러진다!”


늑대인간은 우리의 맹공을 끝내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이, 이겼다!”


“우리는 살았어!”


그렇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아 이 게이트를 공략한 것이다.


* * *


웨어울프들과의 전투가 끝났다.


다들 갑작스럽게 등장한 웨어울프의 등장에 잔뜩 긴장해 있었다.


“아이고, 죽겠다.”


“끝난 거지? 이걸로 다 잡은 거 맞지?”


“끝이어야지. 나 손가락에 피가 나서 더는 활시위를 못 잡아당기겠어.”


“나도 마력이 완전 바닥이야.”


그 웨어울프를 쓰러트려 목숨의 위기를 겨우 넘긴 헌터들. 그들은 긴장이 풀린 것인지 하나둘 앓는 소리를 하며 다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흠······.”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주저앉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는 다른 한 손에 부서진 활을 부여잡은 채로, 어슬렁어슬렁 웨어울프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는 쓰러진 웨어울프의 시체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그 무거운 입을 열고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쩝. 한 마리면 할당량은 못 채운 게 되는 건가?”


그 청년. 오늘 들어온 신인이 내뱉은 한마디를 듣고 최태식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야이!”


긴장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최태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청년의 등짝을 후려쳤다.


“야! 그냥 코볼트랑 웨어울프랑 같냐!”


최태식은 이 세상 물정 모르는 신인을 상대로 저도 모르게 빽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코볼트같은 그냥 잡몹스터와 헌터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이 게이트의 보스급 몬스터가 같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일단 웨어울프 세 놈 중 한 마리는 온전히 이놈 혼자서 잡았다.


‘그것도 뭘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단 한 방으로 말이야.’


게다가 나머지 두 마리.


한창 싸울 때는 정신이 없어 몰랐지만, 지금 차분함을 되찾고 이 시체를 보면 모든 것이 일목요연했다.


웨어울프는 원거리에서 쏟아진 화살 세례에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하지만 헌터로서 경험을 쌓은 자라면 이 시체를 본 순간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뭐······. 유효타가 거의 없다시피 하구만.’


코볼트용으로 준비된 화살이 웨어울프의 질기고 두꺼운 가죽을 뚫어낼 수 있을 리 없었다. 맞추기야 쉬었겠지만, 그 대신 치명타 한 방 한 방이 치명타는 되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피해를 줄 수 있던 공격, 이 질긴 가죽을 뚫고 웨어울프의 살을 헤집은 것은 아무런 세공도 되어 있지 않은 공산품 화살뿐이었다.


‘이놈 것만 코볼트용이 아니란 것도 있지만, 그걸 고려해도 위력이 장난이 아니야.’


아마 다른 헌터들이 코볼트 용의 가벼운 화살이 아닌 평범한 화살을 가지고 왔다고 해도, 웨어울프를 잡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예 웨어울프용으로 철저하게 준비하면 또 모를까······.’


그저 저 신인의 화살이 특출나게 위력이 강한 것이다.


‘그럼 계산해보면 한 마리는 쌩으로 혼자 잡은 거고, 나머지 두 마리 잡을 때도 가장 큰 활약을 했다는 건데······.’


전혀 예상치 못한 몬스터의 등장으로 전멸당할 뻔한 위기를 저 신인이 해결한 것이다. 이번 게이트 공략의 제일 공로자라고 해도 좋았다.


그런 사람을 상대로 이대로 입을 싹 씻으면?


‘뭐, 그 다음은 말할 것도 없지.’


아마 그런 짓을 하면 헌터 업계에서 최태식의 평판은 말 그대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칠 것이다. 아마 그렇게 되면 최태식은 두 번 다시 레이드 공략 팀을 꾸릴 수 없게 될 것이고.


‘그것도 그렇지만······.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지.’


이 청년이 오늘 이 자리에 없었다면, 그렇다면 최태식의 머리는 저 늑대인간의 뱃속에 들어갔을 것이다.


자신의 생명의 은인을 그런 취급 할 정도로 최태식은 글러 먹은 사람이 아니었다.


“까놓고 말해 보스 몹을 너 혼자 잡은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 나 그렇게 나쁜 놈 아니다. 네가 활약한 만큼 제대로 계산해서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최태식은 신인의 등짝을 두들기며 이 자리에서 약속했다. 몇몇 헌터들은 그런 최태식과 신인을 못마땅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허나 그런 그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들도 나름 수라장을 헤치며 살아온 헌터들. 그런 헌터라면 모를 수가 없다. 오늘 제일 수훈갑이 누구였는지.


“아,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직 한 명, 이 신인은 아직 자신이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성격 자체가 썩 나쁘지 않은 놈 같단 말이야.’


뿌리가 글러먹은 놈이라면 이럴 때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도 이상할 것이 없는데, 이 신인은 그렇지 않았다.


공략중에 보인 태도도 그렇고, 근본부터가 확실한 놈이라는 뜻.


“너 이름이?”


“선우찬이라고 합니다.“


“선우찬이라······. 나는 최태식이라 한다. 앞으로 잘 부탁하마!”


성품에 큰 하자가 없고, 실력은 말할 것도 없다. 아직 미지수인 부분이 많지만, 쌩신인이 첫 도전 게이트에서 웨어울프를 잡았다?


‘말도 안 되는 대형 루키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지.’


그런 루키와 사이가 좋아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 * *


몬스터들의 정리가 끝날 무렵, 게이트 내부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와 똑같은 공간이 하나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제 나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 나가면 해산하고 이번 공략은 완전히 마무리 되는 것이다.


“아, 그렇지.”


그렇게 끝을 향하기 전, 최태식이 나를 불러세웠다.


“말하는 걸로 봐서, 너, 아직 소속된 길드 없지? 그렇다면 우리 쪽에 들어오는 것은 어떻겠냐?”


“네?”


“내가 잘 지원해 줄게.”


최태식은 가슴을 두들기며 호언했다.


“이 최태식이가 바로 동방황룡문의 문주니까!”


그리고 최태식의 말이 끝난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도, 동방······. 뭐라고 하셨죠?”


“동방황룡문! 멋지지 않냐? 내가 무협지를 좀 좋아하거든!”


최태식은 한 점 부끄럼 없이 자신의 가슴을 두들기며 답했다.


“도, 동방황룡문······.”


나도 무협 소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때로는 조금 낡았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 특유의 감성을 싫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하. 그, 그게······.”


‘아무리 그래도 저런 길드명은 좀 아니지.’


일반적인 감성으로는 물론이고, 무협 감성으로 봐도 저 이름은 영 아니었다. 하지만 그 길드의 길드장을 상대로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아무 말이 없으니, 나 대신 최태식의 옆에서 입이 열렸다.


“아! 씨! 대장! 그 이름 좀 제발 바꾸자니까!”


“왜? 멋지지 않냐?”


“멋지기는! 그 이름만 아니었어도 길드원이 적어도 지금의 두 배는 더 많이 들어왔어! 두 배가 뭐야? 세 배는 더 늘었겠다!”


다행히 감성이 뒤틀린 것은 내가 아니라, 최태식 쪽인 모양이었다. 최태식과 같은 길드 소속으로 보이는 사람이 그렇게 최태식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아, 니들이 자꾸 불만이니까 문주가 아니라 대장이라 부르게도 해줬잖아?”


“에라이! 문주라 부르라 했으면 나도 나갔지!”


'흐음······.'


솔직히 처음에는 꽤 틱틱대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것은 그냥 상정 외의 사태 때문에 짜증이 났던 것일까?


게이트 내부에서 은근히 나를 신경 써 주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렇고, 길드원들과 접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느껴지는 점이 있었다.


‘나쁜 사람은 아니야.’


아니, 나쁘지 않다 뿐일까? 헌터들의 성격에 관해서는 꽤 유쾌하지 못한 소문이 떠돈다. 그런 풍문을 고려하면 최태식은 꽤 성격이 좋은 편에 속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친해져서 나쁠 건 없겠지.’


아직 헌터로서 부족한 점이 많은 나 같은 신인 헌터가, 이런 베테랑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


이것은 큰 행운이었다.


‘그건 그렇고 길드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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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4. 나쁘지 않다 +1 24.09.12 148 3 13쪽
3 003.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신인 +2 24.09.11 182 5 14쪽
2 002. 이레귤러 +1 24.09.10 244 7 14쪽
1 001. 대충 망한 세상에서 +1 24.09.09 299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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