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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만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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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여우
작품등록일 :
2024.09.09 12:5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5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114
추천수 :
31
글자수 :
45,949

작성
24.09.10 22:50
조회
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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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4쪽

002. 이레귤러

DUMMY

“어휴······. 개판이네, 개판이야.”


“입을 놀리지 말고 손을 놀려라. 오늘 내로 끝내야 한다.”


“네에엡.”


게이트나 몬스터와 관련된 일은 뭐가 됐든 귀찮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귀찮은 일 중 최고봉은 역시 게이트의 폭주일 것이다.


사고의 피해 규모도 그 뒤처리에 들어가는 자원의 규모는 게이트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 따위가 비할 바가 아니다.


그렇다고 인프라의 복구를 손 놓고 있을 수만도 는 노릇. 협회는 자신들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난 게이트 폭주의 조사와 뒤처리에 들어갔다.


“그래도 이만하니 다행이네요.”


“쉿! 사람들 들을라······. 맞는 말이라고는 해도 때와 장소를 가려.”


다행인 것은 이번에 폭주한 게이트의 규모가 소규모였고, 쏟아져 나온 몬스터들도 그 규모에 맞는 약한 놈들이었다는 점 정도?


하지만 그 몬스터들 때문에 피해를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피가 솟구치는 말이라는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잡다한 것은 나중이다! 일단 큰 것들부터 치워!”


“몬스터의 사체는 이쪽으로 가져와라!”


그렇게 협회가 총력을 다해 수복에 힘쓰고 있을 때였다.


“응?”


그 중 한 명이 자신의 손에 들린 자료와 참상을 번갈아 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왜 그러십니까? 오실장님?”


“야. 너는 이 시체 어떻게 생각하냐?”


오실장의 말에 시체로 눈을 돌렸던 협회의 직원은 순간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윽!”


협회 소속으로 이런저런 수라장을 헤쳐 나온 실적이 있는 그였지만,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싶은 끔찍한 시체였다.


“아주 확실히 작살을 내놨네요.”


“그래 작살을 내놨지. 네 말대로 아주 확실히, 매우 깨끗하게.”


“이렇게 머리를 으스러트려 놓다니······.”


그 고블린의 후두부는 무언가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인지 부서진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박살이 나서 사방으로 튀어있었다.


하지만 그런 직원의 말에 오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후두부의 공격도 대단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그쪽이 아니야.”


“네?”


오실장은 고블린의 시체를 여기저기 건드리며 말을 이었다.


“왼 손으로 복부에 한 방, 그리고 연이어서 턱에 한 방. 아마 복부를 맞은 순간 이미 전투력 상실, 턱에 맞은 순간 절명.”


“복부에 한 방, 턱에 한 방이라······. 응?”


가만히 말을 듣고 있던 직원의 고개가 갸우뚱 옆으로 기울어졌다.


헌터가 초인이라 해도 막 각성한 신인의 경우는 아직 그리 강하지 않다. 평범한 사람보다야 강하겠지만, 아직 간당간당 사람의 영역에 발을 걸친 느낌?


그런데 아무리 약한 몬스터였다고는 하지만, 단 두 방에 숨이 끊어졌다? 그것도 막 각성한 맨손의 신인 헌터에게?


“거기에 확실한 확인사살까지 해놓는 철저함까지······.”


오실장의 말대로라면 그야말로 역대급 신인의 등장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이 기량, 이 위력······. 아무래도 베테랑급이 섞여 있었던 모양인데?”


“역시 그렇겠죠?”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 신인이 이렇게 하는 것은 솔직히 말이 안 된다. 적어도 중견급. 이 고블린의 시체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면 만들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보고는 저희 쪽에 없었습니다.”


이번 일에 중견급 헌터 몇 명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그 중에서 권격을 쓰는 헌터는 없었다. 그 외에 이곳에 있던 것은 이번 사건의 여파로 갑자기 각성하게 된 신인 헌터 뿐.


“그래서 신경 쓰이는 거다. 우리에게 비밀로 활동하는 헌터가 있었다는 건가?”


이것이 오실장의 얼굴이 일그러진 이유였다.


상당한 실력을 보유한 미등록 헌터? 협회의 입장에서 그런 존재를 방치할 수는 없다. 가능하다면 빠르게 찾아내 신상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쯧!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오실장은 혀를 찼고, 직원은 그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폭주한 게이트는 귀찮다.


‘어느 쪽이라고 해도······.’


역대급 신인의 등장? 아니면 협회에는 등록되지 않은 베테랑급 헌터의 존재? 그것도 아니면 제3의 가능성?


“그것도 각지의 게이트가 불안정한 이런 시국에 말이야. 아니 이런 시국이라 이레귤러가 나타나는 건가?”


어느 쪽이 됐든 간에 협회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안건이다.


“야! 농땡이 그만 피우고 빨리 움직여! 오늘 내로 끝내야 한다고!”


“농땡이라니······.”


“시간 없다니까!”


최근 서울 일대는 불온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런 일에 시간을 쓰고 있을 여유는 없었고, 급하게 하루 만에 처리하려 하는 것이었다.


이 고블린 시체의 건도 수상하기는 했지만,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여기에 일일이 신경 쓸 여유, 지금의 헌터 협회에게는 없었다.


“쩝. 그냥 내가 착각한 거라면 좋겠는데······.”


“암튼 이 이상의 이레귤러는 없었으면 합니다.”


“그러게 말이다.”


* * *


“뭐여, 이건?”


헌터라면 상태창. 상태창 하면 스테이터스.


헌터가 되면 얻는 특전 중 하나. 헌터는 자신의 능력치를 직관적인 수치로 볼 수 있게 된다.


그 능력치의 기준. 근력을 예로 들자면 그럭저럭 운동을 한 성인 남성의 완력이라면 9, 10 정도가 나온다 한다. 15 정도면 프로 선수 수준. 20이면 인류의 한계라고들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헌터는 그 능력치가 개인차는 있지만 아무리 낮아도 15, 대부분 20 이상에서 시작된다. 즉, 헌터라는 존재는 그 시작부터가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한계 수준인 초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백? 배애액?”


나는 내 눈을 믿지 못하고 내 눈을 비볐다. 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정도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눈을 비빈다고 해서 내 눈 앞에 떠 있는 숫자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근력 : 100]


“진짜 백이네.”


내 능력치 중 근력은 에누리없이 깔끔하게 1백이라는, 신인 헌터로서는 믿기지 않는 초월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근력을 보며 빛나던 내 눈에는 그 아래에 있는 능력치들 역시 들어왔다.


“근력에 비해 이쪽은······.”


하지만 다른 능력치들이 가관이었다.


[민첩 : 15]

[체력 : 15]

[특수 능력 - 기력 : 00]


민첩, 체력은 말 그대로의 능력치이고, 특수능력은 헌터가 가지는 이능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치이다.


이것은 헌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나의 경우는 그 특수능력이 기력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수치는 무려 0였고.


“뭐지?”


이쪽 능력치들 역시 아무리 눈을 비벼봐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런 능력치를 보고 있자니 내 고개가 자꾸 옆으로 기울어졌다.


“능력치가 15 정도라면······.”


나는 원래 프로 선수를 지망하던 사람이고, 그 이후에도 이래저래 운동은 계속 해왔기에 몸 쓰는 것은 지병이 있다고는 해도 나름 자신이 있었다.


‘죽기 싫어서라도 몸 관리는 꾸준히 했으니까.’


아마 그 신체 능력을 헌터식 계산법에 대입하면 13, 14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러니까 그렇게 간단히 공격을 당하고 그렇게 아팠지.”


즉, 까놓고 말해 지금 나의 헌터로서의 능력은 근력을 제외하면 내 실제 신체 능력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기력이 0이라서 헌터가 가지는 특수한 능력은 아예 사용할 수도 없다.


‘뭐지, 이 상황은? 이래서는······.’


이 무식하게 높은 힘 수치 말고는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힘은 아무리 헌터라 해도 상식을 벗어나는 수준에 닿아 있었고.


“이 특성은?”


이 말도 안 되는 사태에 대한 해답은 다행히도 상태창 안에 이미 있었다.


헌터는 각성한다는 것은 무언가 특성에 눈을 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특성은 사람마다 천차만별. 전사의 적성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법사의 적성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한다.


‘협회쪽 설명으로는 그러한 특성을 헌터의 능력이 헌터가 가진 지식을 바탕으로 번역을 해준다 하던데.’


그리고 나의 상태창이 보여준 특성은······.


[특성 : 천무지체 (상태이상 : 구양절맥)]


앞에 부분도 뒤에 부분도 믿기지 않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처, 천무지체? 무협 소설에 나오는 그 천무지체라고?”


내가 무협소설을 조금 좋아하는 편이라, 이렇게 번역해 준 것일까?


하지만 믿기 힘든 일이지 않는가? 천무지체라니······.


나는 놀란 나머지 아무 생각 없이 손가락을 뻗어 그 글귀를 만져보았고, 내가 만지자 천무지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천무지체 : 당신의 무에 대한 재능은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린 천부의 재능. 무의 재능이 있어서 당신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다.]


“진짜 그 천무지체가 맞나 보네.”


이것만 보면 바로 손을 치켜들고 환호성을 질러야 할 일이다. 만약 이것이 진짜라면 나는 헌터로서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근데 그러면 그 옆에 있는 것도······.”


문제는 그 천무지체와 세트로 붙어 있는 것.


[구양절맥 : 당신의 타고난 양기는 너무 거대해 전신의 기의 흐름을 뒤틀어 놓았다. 기연으로 인해 치유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 뒤틀린 혈맥을 가진 채 24년의 세월을 넘긴 자는 없다.]


안타깝게도 이 구양절맥 역시 무협소설에 자주 나오는 그 절맥이 맞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내 생일이 마침 저번 주였지······.”


그 생일은 23년의 인생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즉, 이 설명문이 맞다고 한다면?


“내 목숨이 이제 길어야 1년 남았다고?”


헌터가 되서 지금까지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던 인생이 좀 풀리나 싶었다. 드디어 내 운명이 바뀌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사형선고였다.


“아마 거짓은 아니겠지. 시스템이 나한테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으니까.”


헌터가 된 것은 나에게 저주였던 것일까?


나도 모르게 내 무릎에서 힘이 빠져나갔고, 나는 나도 모르게 침대 위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렇게 멍하니 침대에 드러누워 나는 한동안 병원의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헌터용 병원은 처음이네.’


병원의 천장. 그 자체는 나에게는 익숙한 풍경이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좋든 싫든 병원에 빈번히 드나들었으니까.


‘어쩌면······.’


나는 내 가슴을, 그 아래에 있을 심장을 쓰다듬었다.


‘구양절맥이라.’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지금까지 나를 괴롭혀 온 지병의 정체일지도 모른다.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태어났을 때부터 타고난 천형, 구양절맥. 기의 균형이 크게 무너져 그 주인을 괴롭히는 질병의 한 종류이다.


그리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이 구양절맥을 풀이한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선천적 유전적 질환.’


지금까지의 현대 의학으로는 이 병을 고치지 못했다. 어떤 병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사실은 구양절맥, 내지는 그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유전병이었다는 건가?’


나는 말도 안 되는 난치병을 타고난 것이었다.


“난치병······.”


그 단어를 입에 올린 순간 내 머리에서 벼락이 내리치는 것 같았다.


“난치······. 그래. 난치야. 불치가 아니라고!”


지금까지 나는 이 병이 뭔지도 몰랐다. 뭔지도 모르니 고칠 수도 없었고, 진통제와 항생제에 의존해 목숨을 연명할 뿐이었다.


어제까지 나에게 있어 이 병은 불치의 병이었다.


“이제는 아니야.”


그런데 이제는 그 병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 병의 특성도 알게 되었다. 어렵기는 하겠지만, 그 병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그래······. 아직 활로는 있어.”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헌터가 된 것은 저주가 아니라 역시 축복이었다.


만약 헌터가 되지 않았다면 나는 내 수명이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모른 채 꼼짝없이 그 1년을 허망하게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다.


‘게다가 헌터라면······.’


구양절맥. 어지간한 기연이라도 있지 않는 이상 이것을 고치는 것은 요원하다고 설명이 나와 있기는 하다.


‘그럼 그 기연을 찾으러 가면 그만이지.’


허나 헌터는 바로 그 기연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존재이다. 아마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게이트 안에서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진귀한 약재를 구할 수 있다. 어디 약재뿐일까? 그곳에서는 몬스터를 포함하여 온갖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구양절맥을 고칠 정도의 약재라면······.’


아마 상당히 높은 난이도의 게이트에 도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간혹 운이 좋은 사람들이 급이 떨어지는 게이트에서 진귀한 물건을 찾는 경험을 한다는 케이스가 종종 소문으로 들려온다.


‘게다가······.’


만약 게이트 안에서 내게 특효약을 찾지 못하면? 그때는 사면 그만이다.


지금 세상 거금을 만지기에 가장 빠른 길은 헌터로 대성하는 길이니까. 헌터로 크게 성공한다면? 돈으로 그러한 약재를 구입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가능성이 있어!”


생각하면 할수록 가능성이 느껴졌다.


죽지 않을 수 있다.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웃기지도 않는 능력인데······.”


하지만 헌터가 됐다고 해서 모든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천무지체라는 특성이 이런 능력을 가질 리 없으니, 아마 구양절맥이 기혈을 뒤튼 탓이려나?”


구양절맥이라는 천형이 만들어낸 기형적인 능력치. 덕분에 지금의 나는 힘이야 강하지만 보통 사람 수준의 방어력 밖에 없다.


그 방어력을 보충할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게이트라는 현세의 지옥에 몸을 던지기에는 너무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상황에서 그냥은 게이트에 도전할 수 없다.


“생각하자. 생각해······.”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적고, 그 어느 것도 쉽지 않은 가시밭길일 것이다.


“그래도 길이 있는 게 어디야.”


* * *


수일 후.


나는 서울 근교의 한 야산 앞에 서 있었다.


“이곳이······.”


그곳에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울렁거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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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04. 나쁘지 않다 +1 24.09.12 147 3 13쪽
3 003.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신인 +2 24.09.11 182 5 14쪽
» 002. 이레귤러 +1 24.09.10 244 7 14쪽
1 001. 대충 망한 세상에서 +1 24.09.09 299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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