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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만 무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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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여우
작품등록일 :
2024.09.09 12:51
최근연재일 :
2024.09.15 22:5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1,111
추천수 :
31
글자수 :
45,949

작성
24.09.11 22:50
조회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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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4쪽

003.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신인

DUMMY

“야, 여기 게이트는 왜 이렇게 울렁거리냐?”


“정상적으로 튀어나온 게이트가 아니라서 그런 거 아니야?”


“게이트에 정상도 있고, 비정상도 있냐?”


“이렇게 우르르 갑자기 쏟아져 나온 게 정상은 아니잖아?”


“그렇기는 하지. 덕분에 쉬지도 못하고 이게 뭔 개고생이야.”


서울 근교에 최근 마구 발생하는 게이트를 처리하기 위해 서울에 근거지를 둔 헌터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중 한 곳, 한 야산 근처에 발생한 추정 E랭크 게이트 [털복숭이 괴수의 위협]을 처리하러 온 최태식은 눈앞의 청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급하게 모집하기는 했는데······.’


원래 이번 공략에 참여하기로 했던 헌터 한 명이 갑자기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하게 되는 바람에 최태식은 그 결원을 메꾸기 위한 사람을 모집했고, 지금 그 사람이 눈 앞에 있었다.


‘일단 활을 들고 있는 걸로 봐서 궁수인가?’


그것 까지는 좋다. 공격 담당이 한 명 빠진 것을 보충하는 것이고, 궁수라면 나쁘지 않다. 원래 3명이 있던 것이 4명이 될 뿐.


‘그런데······.’


쭈뼛거리는 태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몸에 걸치고 있는 복장에서 티가 났다.


‘죄다 싸구려.’


최태식 역시 한 번은 거쳐 간 길. 그렇기에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헌터가 사용하는 물건 중에서 가장 급이 떨어지는 장비류들. 가격도 그렇고 어떤 능력도 요구하지 않는 최하의 품질의 것들.


게다가 들고 있는 활과 화살 역시 그랬다. 이쪽은 아예 헌터를 위해 만들어진 특주품이 아닌, 일반 공산품에 가까운 것들이었다.


물론 저런 것들도 쏘면 날아가고 맞으면 몬스터를 잡을 수야 있겠지만, 도저히 헌터가 쓰는 물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 물건을 쓴다면 그 이유는 하나뿐인데······.’


최태식은 눈 앞의 청년에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물었다.


“설마 쌩신인이냐?”


“아, 네.”


최태식의 질문에 청년은 쭈뼛거리며 대답했다.


“어디 길드에서 지원받은 것도 없고?”


“네. 어디 소속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최태식은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머릿수만 채울 생각으로 모집하기는 했는데,


‘이건 진짜 머릿수나 채우겠는데?’


이놈은 아마 이번 공략에 큰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컸다.


“대장, 시간 없습니다.”


“알아.”


하지만 이렇게 인원 모으는 것도 일이다. 그것도 이렇게 서울에서 게이트가 갑자기 난립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쯧. 여차하면 한 명 없이도 갈 생각이었으니······.’


기껏해야 E랭크 게이트. 이 신인이 방해나 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전부 모였지! 이제 출발한다!”


* * *


최태식과 헌터들은 게이트 공략에 들어갔다.


가르르르!


“어이쿠, 들어오자마자 반응이 살벌한데?”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게이트 안의 내용을 알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아예 모르는 것은 아니다. 최근 서울에서 폭주한 게이트와 게이트의 이름 등을 조합하면 몇 가지 힌트 정도는 얻을 수 있다.


“흥! 역시 저놈들이 나왔군.”


그렇게 유추한 결과, 이 게이트에서 나올 몬스터는 코볼트가 유력했고 역시나 코볼트가 나왔다.


코볼트.


원래는 유럽의 전승에서 나오는 탄광 요정의 한 종류라고는 하는데, 헌터들이 상대하는 코볼트는 인간과 개를 반반 섞은 것 같은 작은 체구의 몬스터였다.


체구는 작지만 그렇다고 무시해서는 안 됐다. 인간 역시 자기보다 작은 개에게 목을 잘못 물리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사전에 준비했던 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들의 등장을 예상했다는 것은? 이미 상대할 방법을 강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한 위력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후위의 헌터들도 그렇게 준비를 갖췄고, 전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날쌘 코볼트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갑옷은 최대한 가벼운 것을 걸쳤다. 이러면 방어력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코볼트 정도의 공격력.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최태식 역시 얇은 갑옷을 입고 가벼운 세검을 들어 전위에 나섰다.


“하핫! 어차피 코볼트 따위!”


최태식은 아무 걱정 없이 칼을 휘둘렀고, 최태식 근처의 코볼트들은 픽픽 쓰러져 나갔다.


물론 너무 무리하면 위험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때를 위해 있는 것이 동료 아니겠는가?


전위의 칼이 닿지 않는 곳이나 위험할 수 있는 때, 후위에서 날아온 화살이 코볼트들의 미간에 날아와 박혔다.


휙!


“엥?”


그 와중에 코볼트에는 스치지도 않는 화살도 하나 있었고.


‘이건······.’


화살만으로 누가 쐈는지 보통은 알 수 없지만 이놈만은 예외였다.


‘에잉.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인가.’


* * *


몬스터의 공격에 제대로 맞으면 죽는다.


‘방어구를 갖추면 또 모르겠지만, 당장 나한테는 없잖아?’


그렇다면?


전위보다 후위. 후방에서 아군의 보호를 받는 포지션이 나에게 맞을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러면서 아군의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헌터로서 게이트에서 한 사람 몫을 할 수 있어야 할 터.


‘내 능력치를 살리면서, 후방에서 활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렇게 해서 생각한 결과, 나온 답이 바로 활이었다.


게임이나 만화의 영향으로 활은 민첩한 무기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활을 쏨에 있어서 근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옛날부터 장사들의 힘자랑 중 하나가 남들은 당기지 못하는 활시위를 당기는 것이었을 정도였다.


‘물론 나는 활 같은 건 다뤄 본 경험이 없지만.’


내가 활을 쏴 본 것은 초등학생 때 한옥마을 체험에서 한 번 쏴 본 것이 전부이다.


게다가 그런 활과 화살을 살 돈도 나에게는 없었지만······.


띠링.


“음? 왠 돈이······. 아!”


게이트 폭주 난리때 공헌한 것에 대한 정산이 완료된 모양이었다.


‘빠르네.’


덕분에 많지는 않지만 자본도 생겼다.


나는 바로 그 돈으로 헌터들이 쓰는 장비들의 구색은 갖춰서 이렇게 게이트에 도전하게 된 것인데······.


‘역시 이렇게 되나?’


헌터는 그 특성에 따라 적성이 나뉜다.


예를 들어 ‘신궁’이니 ‘로빈 후드의 후예’ 이니 하는 특성을 타고났다면? 이름만 들어도 알겠지만, 당연히 활 쏘는 것에 많이 유리하다.


‘이런 저런 보정도 있는 모양이고.’


아니면 뭔가 스킬이라도 있으면 또 모르겠는데, 나는 딱히 스킬도 없었다.


‘아이템은 뭐, 말할 것도 없지.’


활을 사용하기로 마음 먹고 나름 연습을 하기는 했지만, 활이라는 무기가 그렇게 간단히 숙달되는 무기는 아니었다.


게다가 상대가 좋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코볼트만 나오네요.”


코볼트 무리를 대충 소탕한 후, 나는 내 옆의 궁수에게 슬쩍 말을 걸어보았다.


“뭐,그런 게이트 인가 보지.”


“그렇습니까?”


“좋잖아. 만만한 코볼트만 나와서.”


‘에휴······.’


이런 몇 번이고 게이트를 경험한 헌터와 달리, 막 활을 잡은 사람에게 코볼트는 난적이었다. 작고 날렵한 놈이 몸을 푹 숙이고 땅을 기듯이 내달린다. 솔직히 말해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표적이 조금 더 크면 해볼 만 하겠는데.’


나로서는 차라리 크고 둔중한 놈이 상대하기 편했다. 하지만 내가 바란다고 해서 큰 몬스터가 나와줄 리는 없지 않은가?


‘후우. 집중하자, 집중. 적어도 한 마리 정도는 잡아야지.’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활을 향해 손을 뻗었다. 괜히 고민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연습을 하는 것이 활약에 더 도움이 될 것이기에.


‘그런데 코볼트들의 움직임이 조금 이상한 것 같았는데······. 내 기분탓이겠지? 이제 막 헌터가 된 놈이 알아야 뭘 안다고.’


* * *


‘여기까지는 예상대로군.’


게이트 공략도, 갑자기 끼어든 신인도.


원래는 자기네가 사는 굴에 틀어박혀 있는 일이 많은 코볼트들이 소굴 밖에서 날뛰는 것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경계할 일은 아닐 것이다.


덕분에 상정했던 것보다 공략이 빠르니 차라리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신인은······. 나쁜 놈은 아닌 것 같은데.‘


다행히 말도 잘 듣고, 성품에도 큰 하자가 없어 방해는 되지 않았지만, 예상대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최태식이 알기로 저 청년은 아직 단 한 마리의 몬스터도 잡지 못했다. 아니, 잡기는커녕 최태식이 아는 한 몬스터를 상대로 한 방도 적중시키지 못했다.


‘노력은 하는 것 같은데······.’


저 신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였고, 어제도 자기 전에 활을 당기고 있었다.


최태식도 헌터이기 전에 사람이다. 사람이 저렇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저절로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뭐, 달리 말하자면······.’


노력은 가상해 보였지만, 게이트에 들어와서도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기량을 증명하는 증거이기도 했다.


“아무튼 공격 담당은 최저 3마리는 잡아야 한다! 그 이하면 약속한 돈은 못 줘!”


그리고 호감은 호감이고, 돈은 돈.


최태식은 청년에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상기시키기 위해 한마디 했다.


그렇다. 지금 최태식이 이끄는 헌터들은 코볼트들의 굴 앞까지 온 상황. 아마 이곳이 이 게이트 종착역일 터였다.


“마법 걸어줘. 그 빛나는 놈으로.”


“네.”


후위 마법사의 마법을 받은 최태식의 세검이 빛을 발했다.


일행은 그런 최태식의 뒤를 따라 코볼트들의 굴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왜 안 나오지?”


원래라면 가장 코볼트가 많아야 하는 곳. 하지만 코볼트들은 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자기네 굴 지킬 때 만큼은 호전적인 놈들인데······.’


최태식은 의아해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걸어나갔다.


크르릉!


“드디어······!”


그리고 더욱 앞으로 나아가니 짐승이 울부짖는 불쾌한 소리가 들려왔다.


“전원, 전투 준비!”


동굴의 어둠 탓일까? 아니면 굴의 여기저기에 부딪히며 울려 퍼졌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이었을까?


‘뭐지? 이 소리는?’


몬스터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평소보다 더욱 거칠게 느껴진 것은?


그리고 잠시 후 그 소리의 주인은 동굴의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느, 늑대인간?! 웨어울프들이 왜 이런 곳에······!”


최태식은 경악하고 말았다.


‘코볼트가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굴에서는 안 보인 원인이 이놈이었던가!’


본래 코볼트들의 거주지인 이 굴에는, 그 본래 주인을 몰아낸 웨어울프가 자리 잡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보통 D랭크 중에서도 상급에서만 나오는 웨어울프가 왜 E랭크에서 튀어나오는 거야?!’


당연하지만 헌터들에게는 갑자기 나타난 웨어울프를 상대할 준비 같은 것은 없었다.


“큭!”


상정하지 못했던 몬스터의 등장. 최태식은 리더로서 빠르게 지시를 내려야 했다. 하지만 뭐라 지시를 내린단 말인가?


‘도망쳐? 달려들어 상대해?’


어느 쪽을 고르든 성공 가능성은 낮다.


‘실패?’


이대로라면 확실히 게이트 공략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그 실패라는 단어와 함께 최태식의 머리를 스치고 가는 단어가 있었다.


‘죽는다······.’


저 늑대의 형상을 한 거대한 아가리가 자신을 향한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두터운 갑옷을 입고 있었다면 또 모를까, 상대로 코볼트를 상정한 최태식의 갑옷은 저 단검 같은 어금니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크와아아앙!


그렇게 최태식이 고민하는 사이, 늑대인간은 최태식을 먹잇감으로 삼아 달려들었다.


“이익!”


최태식은 재빨리 손을 휘둘렀다.


선수필승. 가벼운 무기를 들고 있던 최태식은, 웨어울프보다도 빠르게 웨어울프를 공격할 수 있었다.


“위력이······.!”


하지만 위력이 부족했다.


두텁고 질긴 가죽을 가진 웨어울프에게 타격을 주려면 그만한 무기가 필요하다. 은제 무기는 준비하지 못하더라도 도끼 같은 묵직한 녀석이 필요했다.


고레어의 무기를 쓴다면 아무 문제 없었겠지만 그런 비싼 물건을 쓸 정도였으면 이런 게이트에 들어 오지도 않았다.


최태식이 코볼트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가벼운 검으로는 웨어울프의 돌진을 막아내기에는 위력이 부족했다. 아니, 최태식 뿐만 아니라, 이 게이트에 들어온 헌터들 중에 그런 위력을 가진 무기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 사실을 재확인한 순간, 최태식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물들고 말았다. 그 공백에 남은 것은 오로지 최태식의 살고 싶은 의지뿐.


“사ㄹ······!”


최태식의 입에서 구명의 외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휙!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최태식의 귀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콰직!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쩍 벌어진 늑대의 아가리로 그 바람이 불어닥쳤다.


그 바람은 여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웨어울프가 순간 뒤로 붕 떠서 날아가 버릴 정도였다.


실로 말도 안 되는 위력이었다.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최태식은 살아난 안도감과 함께, 이 상황에 대한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태식이 아는 한 지금 모인 헌터 중에 이런 위력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터였다.


‘웨어울프를 일격에 절명시키는 위력이라니?’


최태식의 시선은 저절로 웨어울프의 아가리를 향했다.


그곳에는 한 대의 화살의 꽂혀 있었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공산품 화살 한 대가.


“이, 이 화살은······.”


지금 게이트 공략 멤버에 이런 화살을 쓰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최태식의 고개가 돌아갔다.


최태식이 바라본 곳에는 있었다.


도대체 어디에 써야 할지도 모르겠는 청년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신인이······. 그랬던 그가 담담한 표정으로 활을 들고 그곳에 서 있었다.


“설마 저 녀석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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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사람이 모이는 곳 +1 24.09.13 112 3 12쪽
4 004. 나쁘지 않다 +1 24.09.12 147 3 13쪽
» 003.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신인 +2 24.09.11 182 5 14쪽
2 002. 이레귤러 +1 24.09.10 243 7 14쪽
1 001. 대충 망한 세상에서 +1 24.09.09 298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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