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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무지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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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rtop
작품등록일 :
2020.10.01 00:43
최근연재일 :
2021.01.08 08:3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512
추천수 :
1
글자수 :
134,042

작성
20.10.01 00:46
조회
40
추천
1
글자
6쪽

프롤로그

DUMMY

“윤세아! 수업 시간에 책상에 올라서서 또 뭐해? 당장 내려가!”


책상 위에 올라서서 팔을 휘적거리던 윤세아는 결국 선생님께 또 한소리 들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한참을 그러다 그가 가까이 오고서야 자리에 앉았다. 주변 학생들은 학기 초부터 틈만 나면 책상 위에 올라서서 춤을 추거나, 조례시간에 갑자기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심지어 입학식 때는 대강당에서 강단 위에까지 갑자기 달려든 그녀를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 지금도 이렇게 수군대고 있는 것이다.


“쟤는 진짜 멀쩡하게 생겨서 왜 저러냐.”

“그니까.”


윤세아는 그런 말들을 뒤로 한 채 한숨을 내쉬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니.... 이렇게라도 안했으면 너네 다 죽었을 거라고.’


그녀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신의 입지가 불행하게만 여겨져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그렇게 이상한 아이는 아니었다. 다만 남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일어날 불행한 일들을 미리 볼 수 있었던 것뿐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항상 남들이 보기에 운이 좋게 자잘한 사고들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런 그녀였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미쳤다’고 보게 되는 날이 도래했으니.


그날은 그녀가 14살이었을 때로 그녀는 그날 자신이 여태껏 보았던 불행 중 가장 끔찍한 불행을 보았다. 바로, 죽음. 그것도 자신만 아니라 온 가족이 휩쓸리는. 가족과 드라이브 중 전복사고로 인한 것이었다. 운전대는 그녀의 어머니가 잡고 있었기에 그녀는 처음으로 피하지 못할 불행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에서 본 사고지점이 다가오자 그녀는 늦어버리고 말겠다는 생각에 급한 마음으로 주행하던 차의 문을 열어버렸다. 갑자기 열린 문에 그녀의 어머니는 당장 차를 멈추었고 그녀는 여태껏 그래왔듯 또 한 번의 불행을 넘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날, 그녀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계속 그녀가 죽는 미래를 마주한다. 계속 그 죽음을 피하기 위해 평소 하지 않던 이상행동을 지속했고 그것이 결국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죽는 미래의 규모는 커지고 커져서 그녀의 주변인물들이 전부 휩싸이는 정도까지 되어버렸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으로 어떻게든 자신의 목숨을 구하며 주변인들의 목숨을 구해냈지만 그녀와 잠시 떨어져 지낸 사이 그녀의 가족들은 일어나야 할 사건을 바로 잡는 듯 하나, 둘 그녀의 곁을 떠났다.


그렇게 그녀는 혼자 살게 되고 매일 죽음을 마주하지만 죽음을 선택하지는 못했다. 이제는 커져버린 규모가 그녀가 죽을 때면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혼자 죽는다 해도 그 사실을 모르는 척하고 그대로 죽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머릿속에서 이미 자신이 고통스럽게 죽는 장면을 보고야 말았는데 어떤 사람이 그냥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결국 죽지도 살지도 못하고 애매한 상황에서 머물러 몸부림을 실컷 쳐도 기껏해야 생명을 연장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상황이 그녀를 더욱 울적하게만 만들었다.


“다들 조심해서 집 가도록.”


그녀가 하루 종일 혼이 나가도록 겨우 죽음을 피하고서야 겨우 학교의 일과는 끝났다.


웅성거리면서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윤세아가 갈 장소는 바로 정해져 있었다. 곧장 집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괜히 사람 많은 장소를 갔다 또 다른 사람들이 죽는 미래를 보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어? 이상하네...?’


보통 두세 걸음만 걸어도 곧장 죽음이 보이던 길가였는데 이상하게도 그녀에게 그런 나쁜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녀는 오랜 습관 때문에 한걸음, 한걸음을 신중하게 걸었다. 결국 그녀는 그녀의 집까지 다다랐다. 문제는 골목 어귀였다. 항상 어귀를 돌고나면 빠르게 미래가 머릿속을 지나가고 사고가 빠르게 일어나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녀는 어귀를 돌기도 전에 미래를 보고 말았다. 웬 백발에 검은 면사포를 두른 남자가 자신에게 창을 들이미는 미래를. 그녀는 어귀를 돌지 않고 빠르게 몸을 돌려 달아났다.


‘잠깐만....’


또다시 그녀에게 미래가 보였다. 몸을 돌려 피했건만 그 남자가 다시 자신의 앞에 와있는 미래를. 그녀는 재빨리 다시 몸을 돌렸다. 침착하게 남자의 공격을 다 피한 셈이었지만 세아는 혼란스러웠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으니까. 예를 들어 그녀가 차사고로 죽는 미래를 보고 피하면 간판에 깔려 죽는 죽음이 보였지, 또다시 같은 차에 죽는 죽음이 보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그녀는 벌써 두 번이나 고통스럽게 그 남자에게 창을 맞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훅-


고민하던 세아의 뒤로 칼바람 소리가 들렸다. 순간의 충격으로 그녀는 몸이 굳고 말았다. 옆을 힐끔 보니 머릿속에서 본 창이 아슬아슬하게 얼굴에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있었다.


“윤새아 씨, 본인 되십니까?”


머릿속에서 보였던 무거운 분위기의 남자치고는 은근한 미성에 세아는 무언가 살짝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그것도 잠시, 다시 그가 날을 세우고는


-본인 되십니까?


라고 물었을 때 세아는 단단히 잘못 걸렸음을 직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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