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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i*** 님의 서재입니다.

백의제국3:성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2inro
작품등록일 :
2017.07.22 18:32
최근연재일 :
2017.11.18 23:33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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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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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27,351

작성
17.07.2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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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14. 기만전(2)

DUMMY

백의제국 3.14 - 기만전(2)




제국 44년 4월 17일 오후 6시 대한제국 수도 서울 주한 독일 대사관



선화 공주의 훙서 소식으로 인해 국내의 분위기는 한 단계 가라앉아 있었으나 외국 대사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건은 아니었다. 바스티안 베르너 주한 독일 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공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나자마자 황제에게 편지를 작성하여 보냈으나 그녀를 기리지는 않았다. 물론 그는 그녀를 매우 좋은 인상으로 보아왔었고 그녀가 죽었다는 소식은 그에게 잠시나마 안타까운 감정이 들도록 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그는 한국인이 아니었고, 한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기에 그들의 감정에 대한 공감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저 창가에 앉아 느긋하게 노을이나 보며 커피를 마실 뿐이었다.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릉


심심하던 찰나에 전화가 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잔을 동그란 외발다리 상 위에 올려놓고 전화기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수화기를 들고 먼저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네. 주한 독일 대사관의 바스티안 베르너 대사 입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송진수 외교부 장관입니다.


그는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거물급 인사와 직접 전화로 통화를 해본 게 한두번이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이에 놀란다면 그 사람은 분명 부적응자일 것이다.


"아. 장관님이시군요. 공주마마의 소식은 정말 유감 입니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는 그녀에 대한 유감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장관은 몇 초 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그가 침묵을 함으로서 그녀를 기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슬픈 일 입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장관님께서 제게 직접 전화하셨는지요?"


-제국군 총사령관님의 요청 입니다. 오늘부로 일본 열도 즉, 훗카이도, 혼슈 섬, 규슈 섬, 시코쿠 섬, 난세이 제도 인근 해역에서 대대적인 무제한 잠수함전을 선포하신다고 합니다. 일본으로 향하는 함선은 국적 불문하고 경고 후 격침 또는 나포합니다. 혹시라도 독일 국적의 선박이나 독일인이 탑승해 있는 배가 나포 되거나 격침 되면 큰 일이 날 테니 미리 알려드리는 바요. 분명 이는 퓌러께서도 들으셔야 할 것 입니다.


그는 무제한 잠수함전을 시행하겠다는 말에 조금은 당황했다.


"타국 대사들은 이 사실을 압니까?"


-우리 지부 측에서 모두 전달 했습니다. 전화로. 전화가 안 되면 여러 장의 편지로.


"아. 알겠습니다. 본국에 곧장 연락 넣겠습니다. 네. 수고하십시오."


전화가 끊기자 그는 불안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전쟁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떠올렸다. 그때에는 경고 없이 말그대로 '무제한'적으로 공격을 가했고, 미국의 참전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물론 지금은 각 국 대사들에게 경고를 주고, 외국 국적 선박에게 발사 전 경고를 한다. 하지만 과연 이게 제대로 시행될 지는 물론이거와 이 와중에도 꼭 말을 듣지 않는 선박들이 소속된 국가와의 마찰로 인한 외교적 갈등이 걱정 되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나라가 미국이다. 전쟁의 뒷면에는 항상 그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들은 분명 일본에게 군사적 지원을 몰래 몰래 해주고 있을 것이며 무제한 잠수함전이 시행되도 무턱대고 들이댈 가능성이 컸다. 그들은 항상 자기 멋대로인 청소년들이었으니 말이다.


"이거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질 거 같은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다고 해서 이상할 게 전혀 없어. 하지만 그건 개인적인 문제이고 개인적인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에 영향을 주면 안 될텐데."


그는 창 밖의 붉은 노을을 보며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제국 44년 4월 18일 오전 8시 30분 대한제국 평양 광역시



이기찬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그가 일어났을 때, 벽을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거실 바닥에서 그의 아버지가 코를 골며 곤히 자고 있었다. 오늘은 목요일이었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즐거운 개교기념일이었다. 그는 누가 개교기념일이라는 것을 생각해냈는지는 몰라도 정말 훌륭한 생각이라고 여겼다. 비록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9시까지 등교하여 2시 30분에 귀가하고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이유도 없다. 그 정도로 세계 최고의 교육 수준을 자랑하는 대한제국에서 사는 학생일지더라도 학교 안 가는 날은 기쁜 날이다. 이기찬은 어제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놓았기에 즉시 화장실로 달려가 준비를 했다.


"기찬아! 일어났니?"


안방에서 자고 있다가 인기척에 깨어난 그의 어머니가 실눈을 뜬 채 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부엌으로 달려가서 그에게 아침밥을 차려줄 듯 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제가 밖에서 친구들이랑 먹고 올게요."


그는 빠르게 씻고, 이빨을 닦고 아무런 옷이나 집은 다음 머리를 대충 빗고나서 집을 나섰다. 확실히 가방을 메고 걷는 기분과 놀러가기 위해 걷는 기분은 확실히 달랐다. 그는 집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한참 출근 시간인지라 도로나 도보에서 많은 차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가로등 기둥에는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은 선화 공주에 대한 하얀색 추모 깃발들이 걸려 있었다. 그는 쓴 입맛을 다시며 바람에 펄럭이는 작지만 티끌 없이 깨끗한 하얀 깃발을 보았다.


"기찬!"


그를 흥분시키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즉시 뒤로 돌았다. 이예린이었다. 그녀는 여김없이 부드럽고 매끈해보이는 흑발을 흩날리며 그에게 미소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다른여학생 세 명과 함께 있었으나 그는 오직 그녀만을 바라보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가 그녀에게 한눈 팔려 있을 때, 암살자처럼 조용히 그의 뒤로 다가온 강용민이 그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그는 맞은 부위를 쓰담으며 뒤로 돌았다.


"새꺄. 그렇게 좋냐?"


강용민과 그의 친구 두 명이 키득키득 웃었다. 이기찬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나오기로 했었던 한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영섭이는?"


"걔? 오늘 아침에 오다가 걔 만났는데 할머니께 일이 생겨서 가족이랑 어디 급하게 가더라고. 미안하다고 전해달래."


"영섭이랑 오랜만에 밖에서 놀 기회였는데. 영섭이 할머니 무탈하셨음 좋겠네. 자! 그럼 다 온 거네?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갑시다."


그들은 약속한대로 모두 밥을 먹지 않아 위가 밥 달라고 꽥꽥 소리 지르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속이 약하여 아침에 다양한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기에 그들을 배려하여 근처에 있는 한솥밥집으로 향했다. 아침부터 많은 손님이 한 번에 들어오자 가계 주인은 신이 났다. 그들은 간단하게 주문을 하고 길죽한 직사각형 상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이기찬은 위쪽에 놓여 있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아침 소식통을 보았다.


-개고기 유통을 주도하고 개를 산 채로 끓여죽이거나 때려 죽인 최씨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최씨는 지난 3월 27일 평안도 온천군에서 체포 되었으며, 그 혐의가 불법적이며 실로 잔인할 뿐더러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대법원에서는 최고 형량인 무기징역에 전재산 몰수를 선고했습니다. 최씨는 2개월 동안 주인이 있는 반려견들을 납치하거나 유기견들을 대거 납치했고 그 수가 무려 오백여마리에 이르렀습니다. 한편, 최씨와 함께 동업을 한 16명의 직원들은 80년형과 전재산 몰수를 선고 받았습니다.


"드디어 뒈지는구나!"


이기찬은 소식통을 보며 속이 시원해졌다. 한때 평안도의 반려견 주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반려견 납치 사건이 드디어 종결 되었으니 말이다. 그의 친구들이 고개를 들거나 돌려서 소식통을 보았다. 그들이 본 소식통은 방금 전 최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늘 오전 5시, 제국군 총사령부는 요서도에서의 방어선 구축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더 이상 불가피한 후퇴나 전략적 후퇴는 없을 것이고,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승리 뿐이라 발표했습니다.


"오오! 우리 이길 수 있데!"


"오, 진짜? 그럼 너희들 전쟁터 안 나가도 되는 거야?"


여학생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물어보았다. 그리고 남학생들의 시선은 이기찬에게 향했다. 아무래도 이 반에서 그리고 이 장소에서 군사 지식이 가장 많은 사람은 그일 테니 말이다. 그는 뭐라고 답해야 할 지 막상 생각이 나지 않아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어볼 겸 찬물이 가득 차 있는 플라스틱 잔을 들어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우리가 지원해서 나가는 건 국가 동원령이고, 강제로 나가는 건 총력전이니까 아마 우리가 전쟁터로 강제로 끌려갈 일은 없을 거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 그보다 우리가 더 걱정해야 할 건 '고난의 행군'이 다가온다는 거 아니냐?"


그들은 일제히 탄식을 터트렸다. 강용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벽 기둥에 붙어 있었던 달력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현재 날부터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날짜를 세었다. 달력은 5월로 넘어갔고, 5월 18일을 짚었다. '고난의 행군'까지 정확히 30일 남았다.


"하지만 마지막 고난의 행군이라고! 지금까지 여러 번 했는데 마지막은 시원하게 넘겨보자. 다른 분들은 우리보다 더 고생하는데 우리가 이거 가지고 질질 짜면 안 되지!"


강용민이 힘차게 말하자 그들은 모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다시 이기찬의 옆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용민은 그 표정을 놓치지 않고 확인 했으나 그는 별 일 아니라며 넘겼다.



제국 44년 4월 19일 오후 5시 30분 울산 광역시 민족 제일당 중앙당



민족 제일당의 총재 김강준은 자신의 아래 배에서 꾸준히 성장해 온 동네 뒷산을 매만지며 서류들을 읽고 있었다. 그는 배가 고픈 돼지가 입맛을 다시는 것마냥 아무 것도 없는 입으로 쩝쩝거렸다. 그러다 그의 머리카락을 톡톡 건들여보았다. 옆머리는 짧게 밀고 주변머리를 풍성하게 한 머리였다.


-똑 똑 똑


누군가가 문을 소심하게 두드렸다. 그는 문을 힐끗 쳐다보고 짧고 감정 없이 "어."라고 말했다. 문이 열리고 그의 젊은 여비서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었다. 그는 그녀에게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계속 서류만 보고 있었다.


"부총재님께서 총재님을 만나뵙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서류와 틀이 두꺼운 네모난 안경을 함께 살짝 내리고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긴장한 표정이었다.


"들어오라 해."


비서가 뒤로 물러나고 갈색 단발머리에 적갈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송유민 부총재가 들어왔다. 그녀는 자신의 청바지를 툭툭 털고서 그의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그는 서류를 내리고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앉은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오, 며칠 만에 뵙네요. 요즘 공사 때문에 많이 바쁘죠?"


그는 마치 소녀에게 묻듯이 상냥하게 물어보았다. 그녀는 그의 눈빛을 티 나지 않게 읽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부숴진 저희 앞마당 공사는 물론이며 폭격으로 무너진 울산을 재건하느라 많이 뛰어다녔습니다. 아직도 한참 남았습니다. 저희 당원들이 나서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기는 어려운 문제 입니다. 게다가 몇몇 곳에서는 불발탄이 뒤늦게 작동하는 바람에 저희 당원 세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다쳐서 병원에 입원 중 입니다. 이쪽으로 해서 예산을 조금 더 투자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홍보도 해서 더 많은 시민들이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서의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그녀는 전혀 미소 없이 필요로 하는 바를 또박또박 이야기 했다. 비서처럼 쪼그라드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기뻐했다. 하지만 빨리 답하기를 주저했다. 그는 잠시동안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으로 다가갔다. 뒤뚱뒤뚱거리는 게 펭귄이 걷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왼쪽 다리를 오른쪽 무릎 위로 올려 무릎을 꼬았다. 그는 책장에서 한 서류 뭉치를 골라 꺼내 제자리로 돌아와 풀썩 앉았다. 소파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명확하게 들렸다. 그는 서류를 몇 장 넘겨보더니 허리를 살짝 숙였다. 그의 배가 허벅지에 닿으면서 그게 최대임을 보였다. 그녀는 이 유머스러운 행동에도 미소 짓지 않는 돌상 마냥 가만히 있었다.


"미안합니다만... 우리 정당의 예산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닙니다. 물론 지원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풍부한 지원은 어려울 겁니다."


"하아... 역시 그렇습니까? 뭐 그렇다면 최소한의 지원만 약속해주십시오. 그리고 제가 생각 중인 계획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에게나 말하면 야심찬 계획이 탈로날까 믿음직스러운 총재님께만 먼저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등받이에서 등을 떼어내며 상체를 살짝 앞으로 내밀었다.


"오, 야심찬 계획이라면 뭐죠?"


"저희 당의 지지기반을 탄탄하게 하고, 범위를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 입니다. 어쩌면 부족한 예산도 어느정도 충당할 수 있겠죠. 바로 저희 당원들이 전쟁에 참전하는 것 입니다. 신체 조건이 되는 사람 모두 말 입니다."


그는 그 계획에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빠르게 머리 속의 계산기를 꺼내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자신은 자격 미달이라 참전이 불가하다. 허나 올해는 유난히 자격이 되는 신입 당원들이나 경력 3년 이하의 당원들이 여럿 된다. 정당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보내버린다면 민족 제일당을 지지하는 지지 국민들도 참전할 것이며 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난 이후, 정부의 강력한 지원은 무조건 들어오게 된다. 더불어 자신에 대한 반대 세력이 전장에서 전사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익이 된다. 그는 이의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다.


"아주 좋은 생각입니다! 그렇담 저도 차차 준비를 해야겠군요. 분위기 조성은 제 장점 중 하나랍니다."


"감사합니다. 총재님. 전 다시 현장으로 가봐야 하니 이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다음 총재실을 나갔다. 그는 문이 닫혔음에도 한동안 문을 바라보고 있다가 제자리로 돌아가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제국 44년 4월 20일 오후 5시 대한제국 수도 서울 광역시 국정원 본부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정원도 바빠졌다. 그들은 미리 계획 했었던 대로 미리 열도에 심어놓았던 200여명의 요원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고, 현재에도 일본 본토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철도가 파괴 되고, 산이 불 타오르고, 농작물들이 병 들어 죽고, 똥통들이 폭발하면서 일본은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내부 분위기도 흉흉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활동을 총지휘하는 곳이 바로 국정원 본부이다.


"방금 살모사가 전사 했습니다. 시신은 자폭시켰습니다."


국장은 13번째 전사 소식에 두 손으로 넓은 이마를 쓸어넘겼다. 요원들의 수가 많은 것은 좋지만 한가지 단점이라 하면 신참들의 비율이 5할 이상이라는 것이다. 중국 식민지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한 의가작수에게 더 이상 인력 보충을 요구할 상황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에서 아무나 요원으로 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직은 많은 요원들이 남아있지만 요원의 손실이 커지면 훗날 활동에 문제가 생긴다.


"아무래도 조 재편성을 해야 할 것 같다."


"국장님! 국장님! 대박 사건 입니다! 대박 사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던 젊은 직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를 치며 커다란 화면을 보고 있었던 국장에게 달려갔다. 몇몇 직원들이 깜짝 놀라 뒤로 돌았다.


"뭔가?"


"방금 일본 해군의 암호를 해독 했습니다. 내용은 전라도 지역에 대한 대규모 상륙 작전 준비 입니다. 그리고 시모노세키 항구와 나가사키 항구에 있었던 적 함대가 상해로 대거 이동 중이라고 합니다. 한 척도 빠짐 없이 말 입니다."


커다란 소식이었으나 그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내용의 정확성을 물었다. 직원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컴퓨터의 화면을 짚어가며 국장에게 보여주었고, 그는 그 사실을 어느정도 확신하게 되었다. 앞서 상해에 대규모 상륙 함정들이 있다는 정보가 있으니 일본군의 전라도 상륙은 95% 사실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5%였다.


"그런데 전라도에 상륙할 만한 곳이 있나? 섬이 하도 많고, 어디는 조류가 심해서 배가 들어서기 어렵다. 왜놈들도 그건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차라리 총력전으로 부산에 상륙을 하던가, 아니면 요동 쪽에 상륙을 하던가..."


"하지만 이건 명백한 사실 입니다. 그 어느 국가도 저희들의 감시망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 입니다."


직원은 '사실'을 강조했다. 국장은 팔짱을 끼고 고민을 했다. 그는 제자리를 서성거리며 고민을 하다가 상황 통제실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하던 일 계속해." 라고 말하고 국장실로 돌아갔다. 그는 노란색 전화기 앞으로 걸어가 수화기를 들어 누군가로 통하는 전화번호를 입력했다.


-네. 신진철 총사령관 입니다.


딱딱한 군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국장 입니다. 방금 일본 군대가 전라도에 상륙한다는 정보를 입수 했습니다. 나가사키와 시모노세키의 함대가 모두 상해로 이동 중이며, 해군 사령부 쪽 암호를 해독한 결과 전라도 상륙이라는 단어가 수 차례 언급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현재 상해에는 중국 침공 때에 사용된 대규모 상륙 함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들려오는 대답은 침묵 뿐이었다. 국장은 서둘러 그가 대답을 해주기를 바라며 가만히 기다렸다.


-신뢰할 만한 정보 입니까?


"왜 하필 전라도인지 의심이 가지만 사실일 확률이 지극히 높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뚜-'하는 소리가 그의 귓가를 울렸다. 국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수화기를 내렸다. 그리고 벽에 걸려 있는 십자가를 보았다. 예수는 언제나 그렇듯 고개를 살짝 떨군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을 펼쳐 머리와 양쪽 어깨 부근, 그리고 가슴 중앙을 차례로 짚고 두 눈을 감으며 모든 것을 위해 기도했다.


작가의말

편당 내용이 많다보니 다음부터는 한 편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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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25 lo*****
    작성일
    17.07.28 18:12
    No. 1

    그러게요.. 하긴 지리적으로 보자면 울산이나 부산보다 더 가까운 곳이 전라도이니 왜 전라도로 침입한건지는 이해는 갑니다만.. 좀 뜬금없긴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7.28 18:22
    No. 2

    네 뜬금없는 소식이죠. 하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게 현실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19.07.09 21:04
    No. 3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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