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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i*** 님의 서재입니다.

백의제국3:성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2inro
작품등록일 :
2017.07.22 18:32
최근연재일 :
2017.11.18 23:33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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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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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27,351

작성
17.07.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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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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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
21쪽

10. 태양이 미소 짓는다(4)

DUMMY

백의제국 3.10 - 태양이 미소 짓는다(4)




제국 44년 4월 2일 오전 2시 20분 대한제국 동해 울릉도 인근 해상, 귀수산 함대



하늘은 검은 수채화로 빼곡하고, 진하게 칠한 도화지 같았다. 수줍은 달은 구름 속에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달빛이 퍼져야 할 자리를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한기 섞인 바람이 대신했다. 하지만 바다는 밝았다. 검은 도화지 속에 노란 물감을 떨어뜨린 듯이 그곳만 밝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수십척의 군함들이 있었다. 매 순간마다 사방에서 불빛이 번쩍이면서 하늘을 찢을 듯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절망과 공포, 분노로 가득한 빛은 어둠을 지배했다.


"3번 포탑 장전 완료!"


"쏴!"


-꽈웅! 꽈웅! 꽈웅!


흑동고래급 전함의 14인치 함포탄 세 발이 공기를 가르며 나가토 전함을 향해 포물선으로 나아갔다. 포탄은 하늘의 어둠 속에 잠시 자취를 감추었다가 하강하면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나가토의 25mm 2연장 기관포좌에 앉아 있었던 대공포병들은 뾰족한 그것을 보았고 "어, 어." 하는 사이에 포탄은 그들의 몸을 찢어버리고 대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앙!


무수한 파편이 퍼지면서 여러 수병들이 죽거나 다쳤다. 포격에 견디지 못한 몇몇 구조물들이 붕괴되면서 괴기한 소리를 냈고, 불덩이들이 수병들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또다시 폭발이 일어났고, 이번에는 5.5인치 단장포가 처참하게 박살났다. 그러나 나가토의 시련은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우현에서 어뢰 포착! 2발! 아니 3발 입니다!"


적 1함대에 비해 압도적인 잠수함 전력을 보유 중인 대한제국이었다. 수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함장의 우현 전타 명령이 떨어지고 나가토가 온 힘을 다하여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합하! 212함이 침몰 합니다!"


이장현 원수는 서둘러 쌍원경을 들어 함장이 가리킨 방향을 보았다. 돌고래는 그 어느 때보다 눈부셨다. 숨 막힐 정도로 뜨거운 화염이 함선 전체를 뒤엎고 있었고, 온 몸에 불이 붙은 수병들이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치며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때 후미에서 폭발이 일었고, 그동안 불로 달궈져 복숭아 껍질처럼 달궈진 철덩어리가 어느 수병의 하반신을 깔아뭉겠다. 그대로 깔린 수병은 비명을 지르다가 거품을 물며 심장마비로 전사했다. 그는 그 끔찍한 장면들을 보며 쌍원경을 바닥에 집어던졌다. 비싼 쌍원경이 완전히 박살났다.


"호위함 풀어서 당장 구조해! 전부! 한 명도 빠짐없이 구해!"


정신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멍 때린다면 벌써 수십가지의 사건들이 지나버릴 정도로 혼돈의 공간이었다.


"적 함대가 돌아갑니다!"


그 순간 그들의 목을 꽈악 쥐고 있었던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벗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사령관은 즉시 신의 눈으로 적 함대의 움직임과 적 전투기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정말로 돌아가고 있었다.


"잠수함 전대더러 공격을 중단하고 경계에 힘쓰라 하도록. 지금부터 우리는 구출 작업에 집중한다!"


"합하!"


그때 한 젊은 하사가 그를 불렀다. 그는 두 눈썹을 올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사는 무언가를 말하고는 싶어하는 눈빛이었으나 우물쭈물 했다. 그는 가만히 기다리다가 하사가 계속 말을 하지 못하자 그의 앞으로 다가가 양 어깨에 부드럽게 거친 손을 얹었다.


"내가 원수에 있다해도 하사의 말을 무시할 것 같은가? 우리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네. 어서 말해보게."


하사는 그 말에 용기를 내어 말했다.


"적 수병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는 급박한 상황 때문에 생각하지도 못한 문제였다. 그는 허공에서 턱을 괴고 침몰한 적 군함들을 보며 제자리에서 왔다갔다 했다. 마음 같아서라면 바다에 떠 있는 적 수병들을 기관총으로 갈겨버리거나 프로펠러로 갈아버리고 싶었지만 대한제국의 전쟁 기본법에 의하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다. 그는 일단 이 문제를 감정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절차대로 해결하기로 했다.


"일단 우리 수병 구조에 총력을 다한다. 그런 다음 적 수병들을 구조한다. 단, 적 수병들 중 부상자는 구조하지 않는다. 정상인들만 구조하고 나머지는 얼어 뒤지게 냅두도록. 군법에 따르면 그들은 우리에게 있어서 기생충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우리 수병들이 적 포로를 폭행하지 않도록 따로 격리할 수 있도록 한다."


"네!"



제국 44년 4월 2일 오전 7시(독일 시각 4월 2일 오전 0시 30분) 독일 제국 수도 베를린



이민호는 영혼 없이 차가운 철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그에게 유일한 베게는 2장 뿐인 전차 설계도 뿐이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침을 질질 흘려가며 자신의 볼과 설계도를 축축하고 냄새나게 적셨다. 그때 뒤에서 사람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눈을 다시 감았다.


"에헴!"


뒤에서 중년의 기침 소리가 들리자 그는 즉시 허리를 폈다. 전차 설계도 두 장이 그의 왼쪽 볼과 하나가 되어 같이 올라왔다. 그러나 잠에서 덜 깬 그는 그것도 모르고 반 즈음 감긴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친구 얀 예거와 이름 모를 SS 장교 한 명, 그리고 SS 병사 둘이 서 있었다. 얀 예거는 자신의 왼쪽 볼을 손가락으로 톡톡 쳤다. 그는 느긋하게 볼에 붙은 설계도를 떼어내고 후루룩 침을 들이마시고 소매로 볼에 묻은 침을 닦았다. 병사 둘이 애써 웃음을 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이 새벽에? 고향은 아침이겠군..."


"불 타는 아침일 것 입니다."


SS 장교의 말에 그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그 한마디로 고향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교를 살짝 내려보았다. 장교는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어제 한국 시각으로 새벽 3시 20분에 일본이 대한제국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개시했습니다. 대사관에서 보낸 소식이 여러 문제로 인하여 1시간 전에 도착 했었습니다. 총통 각하께서 진위여부 확인 이후 즉시 소장님께 말씀드리라 하셨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건 모두 사실입니다."


그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는 이마를 두 손으로 쓸어넘기며 자리에 천천히 앉았다. 그러다 그는 주먹으로 철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 꽈앙! 하는 소리가 연구실의 벽과 벽을 타고 퍼져나갔다. 그는 다시 그 장교를 올려다보았다.


"선전포고 없이?"


"선전포고문은 기습 공격 개시 4시간 후에 공식적으로 발표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들어 온 소식에 의하면 부산과 울산이 공습으로 수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국경에서는 민간인 대피를 우선으로 하여금 대대적인 후퇴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오늘 아침 9시에 총통 각하께서는 대일비난 선전을 발표하실 예정입니다."


그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가족이 있는 고향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고 몸이 힘들었다. 혹시라도 딸이나 아내가 국경 지대 인근으로 여행을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의 친구들이 부산이나 울산에서 변을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알겠네. 고맙네."


SS 장교는 그에게 나치식 경례를 하고 왔던 길로 돌아갔다. 얀 예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를 살피며 그의 오른쪽에 있는 의자에 조심히 앉았다. 이민호는 다시 두 손으로 이마를 쓸어넘기며 허리를 뒤로 젖히며 묵직하게 욕을 내뱉었다.


"아아아아아! 이 쪽바리 새끼들은 싫어하고 싶지 않아도 싫어할 수 밖에 없어! 이제 이 좆 같은 미개인 새끼들이 우리 한국인들에게 할 짓은 내 손금 보듯이 훤하다고! 제2의 난징 대학살이 될 거라고!"


얀은 그더러 진정하라고 할 수 없었다. 이건 예전 일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얀은 그의 친구로서 그를 심리적으로 도와야만 했다.


"아마 베를린에 있는 일본 대사관 강제 폐쇄 될 거야. 그리고 모조리 죽이겠지."


얀은 가장 가능성 있는 상황을 이야기 해보며 그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줘보려 했으나 그는 진정할 수 없었다. 그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아침 9시가 되자 예정대로 히틀러는 일본의 대한제국 침공에 대해서 맹렬하게 비난을 퍼부었고, 얀의 예상대로 일본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하고, 일본 대사관을 강제 봉쇄했다. 또한 히틀러는 일본이 '전선에서 잔악무도한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른다면 그에 맞는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민호는 그 소식을 듣고서 걱정과 분노 속에서 그대로 침대로 향했다.



제국 44년 4월 2일 오후 7시 30분 대한제국 요서도 전소진 구 방어선 1보병사단



개전 하루만에 최전방에서 약 12~15km 가량을 후퇴한 정규군과 예비군, 그리고 민병들은 전소진 구에서 후퇴를 잠시 멈추었다. 전소진 구 뒤에는 크지는 않지만 여러 개의 항구들이 있었다. 육로로 갈 시간 조차 없이 촉박한 민간인들에게 있어서 그 항구는 탈출구였다. 요동 반도를 비롯하여 후방 해안 지역에 있는 모든 배가 민간인 대피에 총동원 되었다. 어부들도 자신들의 작은 배를 끌고 가 그들의 대피를 도왔다. 군인들은 후방 지역 5km 내에 있는 민간인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때까지 버텨야만 했다.


"또 온다!"


-카르르르르르륵!


콘크리트로 덕지덕지 칠해진 고지의 요새에서 35식 경기관총이 순간 엄청난 속도로 총알을 쏟아냈다. 고지를 향해 반자이(만세)를 외치며 돌격하던 일본군 수십명의 발목이 묶였다. 일본군들은 태어나서 저 정도의 연사력을 가진 괴물은 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저 기관총 때문에 막힌 공격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1시 방향 적기 출현! 총 일곱기!"


*KI-51 97식 습격기였다. 200kg의 폭장량을 자랑하는 습격기는 5시간 동안 홀로 버티고 있는 요새를 박살내기 위해 *KI-27 94식 전투기 5대와 함께 상공에 나타났다. 그들은 자신이 지상의 연약한 사냥감을 포착한 독수리라도 되는 줄 알고 요새를 보며 입으로 자신의 자신감을 홍보했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요새는 나름 견고했다. 세 개의 콘크리트 벙커가 있었고, 참호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내부에는 대공차량과 박격포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 뒤쪽은 멀어서 잘 볼 수 없었으나 쉴세 없이 포염을 토해내는 것을 보아하니 포병대가 있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요새 앞에 쓰러져 있는 수많은 시체들과 엎드려만 있는 아군이었다.


"자! 저 조센징들을 학살해보자고!"


"가자!"


습격기 조종사들은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몸을 풀었다.


"급폭이다! 39식 끌고 와!"


"적 유.사. 진입! 사격 개시!"


천둥1과 천둥2 대공 차량의 무차별 공격이 개시되었다. 그들은 4연장 포로 25mm 구경의 기관포탄과 30mm 구경의 기관포탄을 쉴세 없이 토해냈다. 사수는 입을 굳게 다물고 조종간을 보며 적기를 맞추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는 동안 무언가가 실린 진도개 트럭 한 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트럭 후문을 내리고 병사 세 명이 즉시 화물칸에 올라갔다. 그리고 천막에 덮여 있었던 무언가를 잡고 벗겼다. 개틀링건처럼 생긴 5연장 기관총이었다. 사수는 즉시 사수석에 착석했고, 나머지 두 명은 신속하게 긴 탄띠를 기관총과 연결하고 뒤로 물러났다. 사수는 조준간으로 아무 적기나 조준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드르르르르르르르르륵


중기관총에나 사용되는 12.7mm 기관총탄이 엄청난 속도로 발사되었다. 순간 사수의 눈 앞이 뿌옇게 변하고 코와 목을 찌르는 뿌연 연기가 화물칸을 뒤덮었다. 그는 잠시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떼었다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요새의 강력한 대공화력에 습격기 한 대가 공중에서 산화했고, 그 파편들이 사방으로 퍼졌다. 그 파편들 중 하나가 94식 전투기 조종사의 머리통을 날려버렸고, 그 기체는 검은 꼬리를 물며 엎드려 있는 아군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슈우웅 콰앙! 콰앙! 콰앙!


그때 일본군 포병대의 요새 공격이 개시되었고, 사방에서 붉은 꽃이 피어올랐다. 어두운 주변을 아주 환하게 밝혀주었다. 포격은 짧았지만 콘크리트 벙커 하나가 날아갔고, 대공차량 두 대가 손실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강력한 대공망을 형성하고 있었기에 그들은 막대한 손실을 감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계속 전진했고, 결국 남은 것은 97식 습격기 한 대 뿐이었다. 그 조종사마저 어깨와 복부에 총상을 입게 되었다. 조종사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 한 콘크리트 벙커를 향해 조종간을 고정했다.


"어? 어? 으아아아악!"


벙커에서 적에게 기총소사를 하던 한국군이 저고도에서 자신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오는 적기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그들은 문을 박차고 나가 땅을 굴렀다.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일어날 수도 없었다. 양익에 100kg 폭탄을 장착한 적기는 그대로 벙커와 충돌했고, 벙커가 통째로 날아갔다. 뒤늦게 뛰쳐나온 병사 한 명은 그 폭발에 휩쓸려 전사했다. 순간적으로 벙커 두 개를 잃은 요새는 그 위력이 약해졌다.


-삐이이이익!


-덴노 하이카 반자이!(천황 폐하 만세!)


그동안 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 일본군들이 호루라기 신호와 함께 만세를 외치며 돌격을 하기 시작했다. 적 수가 적은 줄로만 알았던 한국군은 거대 해일처럼 다가오는 대규모 적들을 보고 기겁을 했으나 그들에게는 이곳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비록 벙커 두 개를 잃었어도 아직 수백의 대대원들이 남아 있었다. 사격 각도가 나오지 않아 대인 공격이 불가능한 대공차량들은 즉시 후방으로 머리를 돌렸다


-퍼엉! 펑! 퍼엉!


미리 심어두었던 지뢰에 걸린 일본군들이 비명을 지르며 공중에 부웅 떠올랐다. 누군가는 다리가 날아가고 누군가는 팔이 날아갔다. 누군가는 배가 터져 내장까지 공중 부양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물러서지 않고 미친 개처럼 달려들었다.


-푸와아아아아아악!


모든 것을 녹여버릴 붉은 화염이 밀집하여 달려들던 적 수십을 집어삼켰다. 화염에 제대로 당한 적들은 비명을 지를 시간도 없이 사망했지만 일부에만 불이 붙은 적들은 비명을 지르며 땅을 굴렀다. 그 비명은 돈 주고 다시 들으라고 해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그들은 적을 최대한 저지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수류탄들이 여기저기에서 폭발하고, 화염이 일었다. 하지만 모든 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군이 소리를 지르며 참호로 뛰어들었고, 그들은 처절하디 처절한 백병전을 개시했다.


"쵸르뜨!(제기랄!) 저러다 다 죽겠어!"


세번째 참호에 있는 연해주 출신의 백인 군인들은 2번째 참호 속 한국군들까지 나가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안절부절 했다. 그들은 막 연해주에서 온 따끈따끈한 신참들이었고, 대부분이 공병들이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었던 같은 슬라브인 공병 장교는 허리 춤에서 권총을 뽑아 부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비록 민족은 다르지만 대한제국은 갈 곳 없는 우리를 차별 없이 받아주었다! 우리는 제국의 인민이며 제국의 수호자다! 우리가 2선급 공병 소대에 불과하더라도 이 요새를! 수만의 인민을 지켜야 한다! 그게 우리의 사명이다! 동지들이여! 모두 무기를 들어라! 총과 연장을 들어라!"


공병들은 즉시 돌격 소총과 야전삽, 도끼, 쇠지레 등 온갖 도구들을 들었다. 장교는 참호 위로 올라갔다. 병사들도 하나 둘씩 참호 위로 올라갔다. 후퇴하던 방공포병들은 차량을 멈춰세우고 그들을 뒤돌아보았다. 장교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목청이 찢어져라 소리쳤다.


"우라아아!"


-우라아아아아아아!


슬라브 공병들이 우라(만세)를 외치며 돌격하자 방공포병들도 차에서 내려 무기를 챙기고 함성을 지르며 적을 향해 돌격했다. 참호 위로 올라 한국군의 뒤를 치려던 일본군들은 갑자기 뒤에서 나타난 슬라브 공병들을 보고 당황했다. 그들은 적들을 향해 소총을 난사했다. 장교는 적의 누런 시체를 밟고 지나가 다른 적을 쏘았다. 총탄이 다 떨어지자 두 손으로 야전삽을 쥐고 어린 적군의 안면을 그대로 찍었다. 피가 그의 전신에 흩뿌려졌다.


-콰직! 콰악!


그의 뒤에서 달려들던 일본군이 한 공병에게 저지 당했다. 그 공병은 군용 도끼로 적의 가슴팍을 사정없이 내리찍었다. 장교는 야전삽을 버리고 허리춤에서 단검을 꺼내어 쓰러진 한국군의 등을 총검으로 마구 쑤시던 참호 속 일본군에게 뛰어들었다. 일본군과 그는 함께 굴렀다. 적은 총을 놓쳤다. 그는 즉시 적의 턱 아래에 칼을 쑤셔넣어 비틀었다. 적의 눈이 뒤집어지면서 전신이 부르르 떨렸다. 그때 무언가가 그를 그대로 깔아뭉겠다. 적의 시체였다. 그는 적의 시체를 치우고 일어나려다가 또다시 참호 위에서 떨어진 시체 두 구에 깔려 바둥거렸다. 그는 온 몸에 힘을 주어 겨우 시체를 밀어내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다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봉황1 전투기들이 그들의 머리 위로 지나갔다. 전투기들은 아직 참호에 도착하지 않은 적군을 향해 모든 화력을 퍼부었다.


"씨발! 백두산 새끼덜 왜 안 오는 거야!"


"후퇴하라! 전군 후퇴하라!"


항공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수적으로 밀렸고, 후퇴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후퇴 명령을 들은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냥 누군가가 도망치니 나도 같이 살자는 생각으로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렇게 도망치는 병사는 백여명이 넘었으나 그 이상이 여전히 참호에서 적과 싸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호 속 병사들의 피해가 커지자 대대장은 최후의 결단으로 진지 내 포격을 요청했다. 그는 직접 요새의 좌표를 포병대에게 전달했고, 곧이어 포병대가 방사포와 곡사포를 동원하여 요새를 포격하기 시작했다. 대대장은 그 장면을 보면서 뜨거운 눈물이 끊임 없이 흘러내렸다.


"미안하다. 못난 내 탓이다."


그는 즉시 허리 춤에서 권총을 뽑아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의 반대편 머리가 수박 쪼개지듯이 터졌다. 그는 힘 없이 쓰러졌다. 그의 최후의 결단으로 요새에 있던 일본군은 큰 피해를 입고 퇴각해야만 했으나 대대 중 살아남은 자는 120명에 불과했다. 요새는 다시 한국군 대대가 차지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남은 것이라고는 폐허와 불러도 대답없는 싸늘한 시체들 뿐이었다.



38식 돌격소총

구경: 7.92mm

탄창: 35발들이 탄창

유효사거리: 720m


32식 권총

구경: 9mm

탄창: 10발 들이 탄창

유효사거리: 75m


28식 기관단총

구경: 9mm

탄창: 30발 들이 탄창

유효사거리: 200m


39식 다연장 기관총

구경: 12.7mm 5연장

유효사거리: 1.9km

연사속도: 분당 1,500~1,600발

단점: 가격이 매우 비쌈


22식 군용 단검


25식 군용 도끼


39식 경박격포

구경: 50mm

유효사거리: 800m


40식 중박격포

구경: 81mm

유효사거리: 1.4km


38식 대공기관포

구경: 30mm

연사속도: 분당 500발

유효사거리: 2.2km


진도개 트럭

중량: 2톤

전장: 6m

최고 속도: 70km/h

항속거리: 420km

최대 수송 가능 인원: 10명


풍산개 트럭

중량: 4톤

전장: 7m

최고 속도: 70km/h

항속거리: 420km

최대 수송 가능 인원: 12명


삵 방사포

전장: 7m

발사관: 20개

로켓 구경: 240mm(소이탄)

최대사거리: 15km


천둥 대공차량

차체: 진도개 트럭 기반

무장: 4연장 27식 대공기관포

최고속도: 68km/h


천둥II 대공차량

차체: 풍산개 트럭 기반

무장: 4연장 38식 대공기관포

최고속도: 65km/h


돌고래급 구축함


전장: 110m . 전폭: 10.3m

기준 배수량: 1,800톤

만재 배수량: 2,100톤

최고 속도: 35노트

승무원: 280명

무장: 5인치 단장포 x 2, 2연장 27식 대공기관포 x 6, 2연장 38식 대공기관포 x 2, 4연장 36식 중기관총 x 6, 상어급 어뢰 x 8 (2x4)


곰치급 호위함

전장: 93.5m

전폭: 11.3m

기준 배수량: 1,540톤

최고 속도: 34노트

승무원: 200명

무장: 3인치 단장포 x 2, 27식 대공기관포 x 4, 38식 대공기관포 x 4, 상어급 어뢰 x 3, 폭뢰투사기 x 8


흑동고래급 전함

전장: 180m

전폭: 29m

기준 배수량: 35,200톤

만재 배수량: 38,600톤

승무원: 1,150명

최고 속도: 26노트

무장: 14인치 3연장 포탑 x 4, 5인치 2연장 포탑 x 4, 2연장 38식 대공기관포 x 8, 2연장 27식 대공기관포 x 8, 40식 고사포 x 4, 36식 중기관총 x 10, 수상기 x 2


이무기급 잠수함

전장: 73m

전폭: 8m

최고 속도: 22노트(수상), 10노트(수중)

배수량: 1,800톤

최대 잠함심도: 280m

승무원: 56명

무장: 발사관 함수 6, 50cm 어뢰 20발



*KI 27 94식은 원 역사에서 97식이라 불린다.

*ki 51 97식은 원 역사에서 99식이라 불린다.


작가의말

곧 대한제국군 편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25 lo*****
    작성일
    17.07.27 16:59
    No. 1

    이제 대한제국 황제가 쪽바리를 죽이고! 죽이고, 더 많이 죽이는 겁니다! 하겠군요. 아니면 현실 세계처럼 제독이 할수도 있겠지만.. 뭐 아무튼 간에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면 이번 전투는 꽤나 힘들겠군요. 물론 기술력 앞에서는 지원을 받아도 차이는 좁히더라도 추월할수는 없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7.27 17:21
    No. 2

    미국이 엄청나게 퍼주지는 않을 겁니다. 적어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이 퍼주었다간 일본이 한국을 이겨버리겠죠. 미국이 원하는 건 양측의 오랜 전쟁 후 휴전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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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79 늑대의하루
    작성일
    17.07.27 17:45
    No. 3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3 2i***
    작성일
    17.07.27 18:04
    No. 4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변진섭
    작성일
    19.07.09 19:56
    No. 5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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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3:성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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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2. 용의 기상(1) +9 17.08.03 1,440 16 21쪽
24 21. 4대 비극(4) +9 17.08.02 1,386 10 19쪽
23 20. 4대 비극(3) +3 17.08.01 1,233 12 20쪽
22 19. 4대 비극(2) +5 17.08.01 1,381 11 18쪽
21 18. 4대 비극(1) +7 17.08.01 1,575 11 17쪽
20 17. 기만전(5) +7 17.07.31 1,477 10 19쪽
19 16. 기만전(4) +3 17.07.30 1,435 11 20쪽
18 15. 기만전(3) +3 17.07.29 1,710 14 20쪽
17 14. 기만전(2) +3 17.07.28 1,773 13 19쪽
16 13. 기만전(1) +8 17.07.28 1,576 15 22쪽
15 12. 태양이 미소 짓는다(6) +3 17.07.27 1,678 12 21쪽
14 11. 태양이 미소 짓는다(5) +7 17.07.27 1,536 14 19쪽
13 백의제국-공군, 해군,동원민병대, 특수부대 편제 17.07.27 1,693 10 12쪽
12 백의제국-육군,황실친위대 편제 17.07.27 1,740 11 16쪽
» 10. 태양이 미소 짓는다(4) +5 17.07.27 1,684 12 21쪽
10 9. 태양이 미소 짓는다(3) +5 17.07.26 1,743 13 20쪽
9 8. 태양이 미소 짓는다(2) +5 17.07.26 1,848 13 20쪽
8 7. 태양이 미소 짓는다.(1) +5 17.07.25 1,913 16 17쪽
7 6. 이승만 +5 17.07.25 1,854 12 14쪽
6 5. 최민아 +5 17.07.24 1,820 12 16쪽
5 4. 윤다희 +5 17.07.24 2,252 12 13쪽
4 3. 이민호 +5 17.07.23 2,088 16 16쪽
3 2. 이한준 +5 17.07.23 2,577 17 14쪽
2 1. 이기찬 +5 17.07.22 3,894 22 14쪽
1 프롤로그 +5 17.07.22 6,039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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