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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제국3:성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2inro
작품등록일 :
2017.07.22 18:32
최근연재일 :
2017.11.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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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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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DUMMY

***인물 관계도 공지사항 확인***



백의제국 3 - 프롤로그




1936년(제국 40년) 8월 9일 독일 제국 수도 베를린 AVUS 마라톤 경기장



1936년 8월 1일, 독일 제국의 수도 베를린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렸다. 이 올림픽에는 51개국의 4천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올림픽 개막식 때 모인 선수들의 모습은 정말 다양했다. 어느 선수는 머리를 멋들어지고 번쩍번쩍 빛나게 기름칠 했는가 하면, 어느 선수는 금메달을 각오했는지 아예 머리를 밀어버리기도 했다. 북유럽 선수들 중 누군가는 뒤로 밀어 재낀 가운데 머리만 남겨두고 양 옆머리는 완전히 밀어버리기도 했다. 외모도 워낙 굳세게 생겼고, 심지어 그들 중 몇몇은 복싱 선수였다. 체격 좋고, 당장이라도 도끼를 꺼내 찍어누를 듯하게 생긴 그들을 상대하게 될 운명에 놓인 선수들은 개막식 때부터 똥줄 탔다. 그러나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국가 간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참여했고, 그들 중 어느 국가들은 서로 경쟁자 관계에 있었다. 특히 대한제국과 일본의 신경전이 엄청났다. 동양의 대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과 20년째 내부를 가다듬고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대한제국과의 대결은 경쟁 관계에 놓여 있는 다른 나라 선수들도 가끔씩 자신의 경쟁자가 누구였는지 잊은 채 그들의 대결을 감상했다. 누군가는 그들의 대결을 보고 마치 '배고픈 호랑이와 살기 넘치는 사무라이의 대결'이라 칭했다. 그리고 그 이름값대로 그들은 첫날부터 치열하고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특히 복싱 경기에서 깝쭉거리던 쪽바리 새끼 주둥아리 부셔버린 게 가관이었지."


마라톤을 준비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는 이민호는 팔짱을 낀 채 옆에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중절모를 쓰고 있는 자신의 독일인 친구에게 말했다. 이민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옷인 대한제국 육군 원수 제복을 입고 있었다. 제복의 구조는 독일군 제복과 비슷했다. 색깔은 완전 검정이었고, 제복모 가운데에는 한국 군인들의 로망인 하얀색 해골이 오얏꽃 대신 박혀 있었다. 하얀 해골의 이빨은 햇빛에 반사되어 막 새로 나온 은이 빛나듯이 반짝였다.


"그나저나 오늘 뛰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들은 거 있어?"


독일인 친구는 그가 관심 있게 보았던 복싱 경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사람들의 열기에 더웠는지 중절모를 벗어 옆에 있는 네발다리 상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그의 갈색 생머리가 드러났다. 이민호는 그의 머리 색깔을 한 번 보고는 그의 질문에 대해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답했다.


"한국인 맞아? 오늘 마라톤 출전 한국인 선수는 손기정과 남스...스응요옹. 아 발음하기 어려워. 그렇데."


"남승룡. 잠깐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라고? 풋! 오늘도 왜놈들 분통 터지는 날이겠구나."


그는 자신만만하게 한국인 선수들의 우승을 확신했다. 그는 그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는 지 알 수 없었다. 지금까지 치루어졌던 경기들 중에서 일본인이 금메달을 딴 경기도 여럿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이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혹시 저 선수들과 아는 사이야? 아니면 전에 개인적으로 분석이라도 해 봤어?"


이민호는 "나만의 역사 책에서 봤지."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독일인 친구는 잠시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로 떠났고, 그 사이에 어느덧 경기가 시작 되었다. 많은 군중들이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민호는 손기정 선수를 찾아보려 애써보았다. 58명의 선수들 중에서 손기정을 찾기는 꽤 쉬운 일이었다. 그는 우선적으로 백인과 라틴계 사람들을 제외하고 선수들을 보았는데 동양인 선수는 단 4명 뿐이었다. 그 중에서 그는 역사 책에서 보았던 손기정의 얼굴을 최대한 기억해내며 그를 찾아보았다. 7~8등 되는 위치에서 가슴팍에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단 채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바로 우측 대각선 뒤쪽으로 남승룡 선수가 뛰고 있었다. 반면 일본인 선수들은 그들의 앞에서 뛰고 있었다.


"오우! 경기 시작했네? 소변 보다가 갑자기 똥까지 마려워서... 아 뭐야. 우리 선수들 왜 저리 못뛰냐?"


독일인 친구는 가장 먼저 하켄크로이츠를 가슴팍에 달고 있는 자국 마라톤 선수의 위치를 운 좋게 단박에 파악하고는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그는 시선을 앞으로 돌려 이민호가 승리를 확신한 한국인 선수들을 찾았다. 평소에 숨은 그림 찾기를 정말 못하던 그는 오늘따라 숨어 있는 선수들을 금방 찾았다. 그는 한국인 선수들의 위치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한 어조로 물었다.


"어라? 조금씩 뒤쳐지고 있는 거 같은데?"


그때 그들의 뒤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들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자신의 눈높이보다 위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누런 제복모만 보일 뿐이었다. 그들은 시선을 아래로 낮추었고, 그제서야 그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기무라 헤이타로라는 이름을 가진 일본 제국 육군성 병기국 국장이었다. 그들은 이미 그의 존재에 대해 한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대면해본 적은 없었다. 지금 이렇게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허허. 너무 위를 보았나보군."


이민호가 그를 깎아내리는 농담을 하자 독일인 친구가 헛기침을 한 번 하며 눈치를 주었다. 하지만 이민호는 그를 경멸하는 시선으로 내려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납치한 다음 독수리로 만들어버릴 것만 같은 눈빛이었다.


"눈에 살기 좀 죽여. 다른 일본인 장교들도 함께 왔는데 괜히 시비 붙으면 안 되잖아."


그의 뒤에는 네 명의 장교들이 허리 춤에 손을 얹은 채 그를 기분 나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살기는 느낀 주변 독일인 군인들이 혹시라도 그들이 주먹 다짐이라도 할까 내심 기대하며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거만함이 느껴지는 기무라 헤이타로는 허허 웃으며 그의 옆으로 다가가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친구를 제외한 독일인들은 실망했다.


"보아하니 나보다 어려보이는 듯 한데... 내 나이가 올해 48이요. 반면 그쪽은 가장 많게 쳐주면 38세나 39세 정도 되겠군. 음... 마흔 살 정도 되려나?"


그가 다짜고짜 나이 이야기를 꺼내어 서열을 가리려는 상대방의 태도에 헛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지금 여기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은 지팡이를 짚고 팔다리를 후들후들거리는 노인들 뿐일 겁니다. 내 나이 올해 63살 입니다."


이번에는 기무라 헤이타로가 빵 터졌다. 뒤에 서 있는 일본인 장교들과 독일군들은 뭔가 싶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서 있던 그의 친구 역시 이상한 말을 하지 말라며 오른쪽 어깨를 툭툭 건들였다. 이민호는 입을 아래로 내밀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고는 한국인 선수들을 보았다. 기무라 헤이타로 역시 자국의 선수들을 보았다. 여전히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보다 선두에 서 있었다. 그는 순식간에 기세등등해져서 자신의 콧수염을 살짝 쓸어보고는 여유 넘치는 어조로 한국인들에 대해 조롱을 했다.


"황국의 신민이라면 몸과 마음이 필히 건강하리라. 그리고 그 건강에서 나오는 힘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지. 영광이 가득한 대한제국은 20년 동안 아무런 것도 하지 않아 실력이 녹슨 모양 입니다.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인해 땅까지 잃어버리다니... 역시 건강이 최고 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뭐 건강은 그렇다치지만 우리들이야 말로 사람 두뇌를 가지지 않았습니까? 지금 당신네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선수들의 표정을 보세요. 처음보다 좀 힘들어하는 것 같고, 속도도 확실히 떨어졌습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여유롭습니다. 하하하. 이건 훤히 보이는 승부라고 할 수 있겠군요. 아! 마침 한 명이 추월 당하네요. 허허허. 다리가 좀 짧아서 다리 긴 선수들과 건강이라는 개념이 조금 다른가 봅니다?"


그는 한국인 선수들 뒤로 밀려난 일본인 선수를 보고 그의 조롱을 가볍게 받아쳤다. 기무라 헤이타로는 자신이 당했음을 깨닫고 불쾌감을 표정에서 감추지 못했다. 이민호는 여유롭게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난간에서 팔을 떼고 허리를 쭈욱 폈다. 그보다 10~15cm는 더 컸다. 게다가 바로 앞에 있다보니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차이가 있어보였다. 이민호는 그를 어린아이 쳐다보듯이 내려다보며 도발적으로 말했다.


"만약 당신네들의 왕국이 우리 제국과 싸워 이길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일 겁니다. 오십 년이 지나도 백 년이 지나도 천 년이 지나도 대한제국과 일본의 대결에 있어서 승자는 언제나 우리일 것 입니다."


그는 마지막 말에 힘을 주어 말했고 일본 장교들이 자국어로 뭐라뭐라 욕을 하며 주먹을 꽈악 쥐었다. 기무라 헤이타로는 이를 악 물며 지글지글 불 타는 눈으로 그를 노려보다가 등을 돌려 장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이민호는 피식 웃으며 양손을 들어 등을 보인 그들에게 당당히 엿을 날렸다. 주변 독일인들이 키득키득 웃으며 체구가 작은 일본인들을 조롱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민호는 다시 경기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느덧 한국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을 모두 재치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30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가 미국과 영국 선수들을 재치고 각각 1,2등을 지키기 시작했다. 그들은 푸른 대초원을 마음껏 달리는 건강하고 젊은 야생마 같았다. 전까지만 해도 자국 선수들의 활약에 기뻐하고 있던 외국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연이어 베를림 올림픽을 보러 온 한국인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아! 그로스 한 라이히(대한제국) 선수들이 비스마르크 언덕에서 두 선수를 재쳤습니다! 현재 손기정 선수가 1위로, 남승룡 선수가 2위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아! 마침 아르헨티나 선수가 미국과 영국의 선수를 재치는군요! 하지만 1,2위는 변동이 없습니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이민호 역시 속으로 연신 '제발'을 외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의 독일인 친구는 그의 예상이 적중하였다 생각하고 꽤나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손기정 선수가 1위로, 남승룡 선수가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자 한국 관중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더군다나 손기정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2시간 29분 19.2초로 결승점을 통과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는 가슴팍에 당당히 태극기를 달고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은 채 경기장에 흘러나오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왼쪽 가슴에서 손을 내리지 않았다. 이민호는 그 장면을 보며 마음 어딘가 막혀있던 것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기분이 들어 소리 내어 웃었다.



***인물 관계도 공지사항 확인***


작가의말

전에 올렸는데 삭제하고 다시 올립니다. 앞서 읽으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제목 수정도 그렇고 공모전도 있길래...ㅠㅠ

변명을 조금 하자면 고3 수능생인지라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같은 분량이라도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늘어져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공지사항에 1권과 2권 줄거리 정리하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공지사항 한 번씩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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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에필로그(완결) +5 17.11.18 1,507 10 19쪽
109 외전 8. 이질적인 거울(3) +5 17.11.18 1,015 11 13쪽
108 외전 8. 이질적인 거울(2) (1996년 지도 첨부) +7 17.11.17 1,312 11 16쪽
107 외전 8. 이질적인 거울(1) +5 17.11.16 1,050 10 13쪽
106 외전 7. 철혈 여제(2) +4 17.11.15 1,016 13 15쪽
105 외전 7. 철혈 여제(1) +5 17.11.15 1,139 12 15쪽
104 외전 6. Deutschland(1970년 지도 첨부) +5 17.11.13 1,271 13 13쪽
103 외전 5. 제국 친위대 +5 17.11.10 1,124 11 13쪽
102 93 - 봄은 찾아온다(3) +5 17.11.05 1,358 9 18쪽
101 92 - 봄은 찾아온다(2) +4 17.11.04 1,022 9 14쪽
100 91. 봄은 찾아온다(1) +7 17.11.03 1,099 11 13쪽
99 90. 날개 부러진 독수리(3) +5 17.11.02 1,100 12 14쪽
98 89. 날개 부러진 독수리(2) +6 17.11.01 1,074 9 17쪽
97 88. 날개 부러진 독수리(1) +5 17.10.29 1,142 13 13쪽
96 87. 포위(2) +5 17.10.29 1,196 9 13쪽
95 86. 포위(1) +7 17.10.28 1,009 10 14쪽
94 85. 타들어가는 심지(2) +5 17.10.23 1,217 11 14쪽
93 84. 타들어가는 심지(1) +3 17.10.22 1,039 13 16쪽
92 83. 하나씩 떨어지는 잎사귀(4) +5 17.10.15 1,282 13 16쪽
91 82. 하나씩 떨어지는 잎사귀(3) +5 17.10.15 1,108 11 15쪽
90 81. 하나씩 떨어지는 잎사귀(2) +8 17.10.11 1,090 11 16쪽
89 80. 하나씩 떨어지는 잎사귀(1) +7 17.10.10 1,143 9 15쪽
88 79. 둥지(3) +3 17.10.09 1,082 12 16쪽
87 78. 둥지(2) +5 17.10.07 1,118 12 16쪽
86 77. 둥지(1) +3 17.10.06 1,133 1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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